꽃에, 달려들다 1
카가 얏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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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제작된 인기 순정 만화 <인사하고, 키스>를 그린 카가 얏코의 두 번째 장편 만화가 출간되었다. 제목은 <꽃에, 달려들다>. 이제까지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여학생 '타카츠키 스즈'가 2학년 1학기 첫날, 같은 반 남학생 '아키시로'를 보고 첫눈에 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키시로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찬 타카츠키는 우연히 보건실에 들렀다가 보건실 침대 위에 아키시로가 누워있는 걸 발견한다. 자는 줄 알았던 아키시로가 타카츠키의 손목을 잡고 입을 맞추는 순간, 타카츠키는 '몸 전체가 심장으로 변해버린 것처럼' 세차게 뛰는 것을 느끼고 황급히 도망친다. 교실에 도착한 타카츠키의 뒤에는 어느새 아키시로가 다가와 서 있었고,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은 둘만이 남아 있는 교실 안에서 서로를 향해 몸을 기울인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모자라 이렇게 빨리 진도를 나가나...?'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갑자기 이야기는 대반전...! 영락없이 타카츠키와 입을 맞출 줄 알았던 아키시로는, 타카츠키의 입술이 아닌 타카츠키의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댄다. 알고 보니 아키시로는 인간이 아니라 뱀파이어. 시선으로 인간의 마음을 빼앗고 인간의 피를 빨아 먹이로 삼는 게 그들의 생존 방식이다.


타카츠키는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아키시로가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서 접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생애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남자로부터 만나자마자 실연당했다는 생각을 되뇐다. '눈을 뜨면 다시는 두근두근하지 않을 거야...' 이대로 죽어서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 줄 알았던 타카츠키. 하지만 얼마 후 타카츠키는 아키시로의 집에서 눈을 뜨고, 아키시로에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뱀파이어를 무는 것... 





인간의 피를 빨아야 살 수 있는 뱀파이어와 그런 뱀파이어를 사랑하게 된 인간. 흔한 소재이지만 카가 얏코 특유의 나른한 그림체로 접하니 유난히 애절하게 느껴진다. 카가 얏코의 전작 <인사하고, 키스>가 끝난 걸 아쉬워하는 독자라면 주저하지 않고 <꽃에, 달려들다>를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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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베 고서점 괴기담 2
콘키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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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사람을 오니(鬼)로 변화시키는 무시무시한 '귀서'를 모으는 고서점 주인 '쇼타로'와 고서점 일을 돕는 소년 '시로'의 모험을 그린 공포 만화 <모노노베 고서점 괴기담> 2권이 출간되었다. 2권은 1권에 비해 훨씬 무섭고 훨씬 잔인하다(이제야 공포 만화답다). 


고서점 주인 쇼타로는 오늘도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고서점의 한구석에 앉아 지루한 얼굴로 책을 읽고 있다. 때마침 마을에서 일어난 괴기 사건을 취재하는 신문 기자 곤도가 언제나처럼 고서점에 들르고, 곤도가 고서점을 빠져나가기가 무섭게 한 손님이 쇼타로를 붙잡고 추궁한다. 


알고 보니 그 손님의 정체는 탐정 시바. 시바는 지난달 '모노노베 고서점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으며, 조사 결과 전 주인의 생사가 밝혀지지 않은 채 쇼타로가 새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문제는 시바에게 조사를 의뢰한 의뢰인이 돌연 사라졌으며, 사라지기 전에 모노노베 고서점에 간다는 말을 남겼다는 것이다. 시바는 쇼타로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쇼타로는 아무 동요 없는 표정으로 시바를 상대한다. 과연 쇼타로가 감추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한편, 마을에선 강에 여자의 시체가 떠오르는 소동이 벌어진다. 문제는 시체의 몸은 멀쩡한데 눈알이 있어야 할 곳만 움푹 패어 있다는 것. 눈알 없는 시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쇼타로는 시로를 데리고 길을 떠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시바가 둘의 뒤를 따른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노파는 짐승이 시체의 눈알을 쪼아먹은 것일 거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쇼타로는 언젠가 귀서에서 읽은 '눈알 빨기'라는 오니가 나타난 게 아닐까 의심한다. 그도 그럴 게 짐승의 짓이라기에는 눈알이 없는 자리가 너무 깨끗했던 것이다. 과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기괴한 그림이 이야기의 공포성을 더한다. 



이렇게 귀여웠던 소년이



이렇게 무서워진다 ㄷㄷㄷ



이번 2권에서 가장 무서웠던 건 모노노베 서점의 마스코트 시로의 두 얼굴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시로는 평소에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인 척하지만, 보는 사람이 없거나 '먹잇감'의 냄새를 맡으면 잔혹한 본성을 드러내며 더없이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에도가와 코난?). 


귀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의 중심에 다름 아닌 모노노베 고서점과 주인장 쇼타로가 있는 듯하여 그 실체가 점점 더 궁금해진다. 2권 말미에 쇼타로와 시로를 따라온 어린아이의 정체도 궁금하고. 궁금증이 가시기 전에 부디 빨리 3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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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5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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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번화가의 전당포 쿠라타야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담은 만화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 상자> 5권이 출간되었다. 


쿠라타야의 손녀이자 보석이 가진 기운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고생 '시노부'와 어린 시절 쿠리타야에 맡겨져 현재는 프랑스의 고급 보석 브랜드 듀가리에서 일하는 '아키사다'는 양쪽 집안이 멋대로 정한 약혼자 사이. 시노부와 아키사다 간에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뜨뜻미지근한 감정이 오가는 가운데, 이번 5권에서 드디어(?) 아키사다의 마음을 흔드는 여성이 나타난다. 





아키사다가 근무하는 고급 보석 브랜드 듀가리에 어느 날 남다른 아우라를 지닌 여성 한 명이 들어온다. 여성의 이름은 노와. 최근 들어 패션지 커버 모델을 독차지하다시피 하며 카리스마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유명 모델이다. 진열대에 전시되어 있는 보석을 전부 보고도 마음에 드는 보석을 찾지 못한 노와에게, 아키사다는 전시회용 특별품인 블랙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서 보여준다. 


노와는 블랙 다이아몬드 반지를 마음에 들어 하지만 끝내 지갑을 열지 않고, 직원들은 이제까지 한 번도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낸 적이 없는 아키사다가 웬일로 영업에 실패했다며 놀라워한다. 하지만 아키사다는 왠지 노와와의 인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고, 얼마 후 아키사다의 예감은 현실로 실현된다. 





한편 시노부는 매달 사별한 아내의 유품인 오팔 목걸이를 맡기고 돈을 빌려 가는 '스시긴'의 사장 타시로가, 웬일로 이번 달에는 오팔 목걸이를 찾으러 오지 않아서 걱정한다. 걱정 끝에 타시로의 집을 찾은 시노부와 아키사다는 타시로가 뇌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타시로는 아내의 유품인 오팔 목걸이를 내다 팔라고 말하지만, 어릴 때부터 스시긴에 드나들며 타시로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초밥을 먹었던 시노부와 아키사다로서는 내키지 않는다. 특히 아키사다는 생판 남인 쿠라타야에 처음 맡겨졌을 때, 타시로가 만들어준 오징어 초밥과 오이 초밥을 먹고 힘을 냈던 추억을 떠올리며 행동에 나선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에피소드도 나온다.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 코지마 카스미는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다가 남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보석을 팔기 위해 쿠라타야를 찾는다. 사랑이 있으면 보석은 필요 없다는 코지마의 말에 시노부는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그날 밤 코지마의 남자친구는 코지마가 자신이 선물한 보석을 전부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당연히) 크게 화를 내고, 코지마는 세간살이를 정리하다가 남자친구까지 정리될 위기에 처한다. 과연 코지마는 단단히 화가 난 남자친구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 많은 1인으로서 이 에피소드가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6권은 얼마나 더 흥미진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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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 김치녀에서 맘충까지 일상이 돼버린 여성 차별과 혐오를 고발한다
서민 지음 / 다시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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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 달 전에 읽었고, 그 사이 몇 가지 버전의 리뷰를 쓰고 지웠다. 리뷰 중에는 이 책을 칭찬하는 리뷰도 있었고 비판하는 리뷰도 있었는데, 지금으로서는 칭찬하는 마음도 비판하는 마음도 희미하다. 다만 이것만은 선명하게 기억난다. 저자 서민이 남자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다. 


저자는 어느 날 강준만 교수가 쓴 계간 <인물과 사상>을 읽었다. 그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얼마나 차별받고 있는지를 '처음으로' 인식했다. 그때까지 저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남성은 일을 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 여성은 집안일을 하며 남성이 일을 잘하도록 돕는 존재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가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혼할 때까지 취미로 다니는 것이며, 그들의 목표는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남성이 주요 직책을 죄다 차지하고 있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 이게 다 여성차별의 결과일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읽고, 저자는 과거 일들을 떠올렸다. 누나가 태어났을 때 눈물을 흘렸던 할머니가 내가 태어났을 때는 만세를 불렀다는 이야기, 아들인 내게만 시켜준 과외, 나만 먹었던 초콜릿, 의대 220명 중 2등으로 졸업할 만큼 똑똑했던 여학생이 "여자는 뽑지 않겠다"는 교수들에게 빌다시피 해서 전공을 정한 일,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여자는 안 뽑는다"는 방침 때문에 모교를 떠나야 했던 동료 교수... (이상 책 240-1쪽 인용 및 참고) 


여기까지 인식한 것도 놀라운데,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주의 책을 탐독하고 대학에 '여성과 의학'이란 강좌를 개설했다. 팟캐스트에 출연해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여혐 문화를 비판하는 책도 냈다. 메갈리아를 옹호하고 여혐 문화를 비판하는 책을 내고도 저자가 사회적으로 매장되지 않은 건 저자가 남성이고 대학교수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남성, 같은 대학교수이면서 여성 차별에 둔감하고, 심지어 이를 조장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걸 생각하면 저자는 용감하다.


다만 '탁현민을 위한 변명'이라는 글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겉보기엔 멀쩡한 남자들도 속으로는 저질스러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여자들이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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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라이프 - 일상 속 스마트한 선택을 위한
알리 알모사위 지음, 정주연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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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쉽게 더 똑똑하게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문구에 혹해 이 책을 구입했는데, 컴퓨터 과학과 프로그래밍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문과 출신인 나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책이었다(안 그래도 비트 코인이니 블록체인 기술이니 하는 용어도 어려워 죽겠는데. 이렇게 도태되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 상황이 상당히 일상에 가깝고 누구나 한 번쯤 문제 해결법을 고민해봤을 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문제 상황 첫 번째. 빨래를 마치고 건조된 양말이 잔뜩 쌓여 있을 때, 양말 한 짝을 꺼낸 후 빨래더미에서 짝을 찾는 게 빠를까, 양말 한 짝을 꺼낸 후 다른 양말을 꺼냈을 때 짝이 맞으면 맞추고 안 맞으면 옆에 놓고 다음 양말을 꺼내는 게 빠를까. 정답은 후자다. 인간의 뇌에는 최근에 본 것을 보다 잘 기억하는 단기 기억 저장소가 있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개의 양말 짝을 보다 쉽고 빠르게 맞출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는 최근에 작업한 파일을 보다 쉽고 빠르게 꺼내는 검색표, 즉 캐시라는 기술을 활용한다. 


문제 상황 두 번째. 폭탄세일 중인 셔츠 중 내 사이즈에 맞는 셔츠를 찾을 때 옷걸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차례대로 뒤지는 게 좋을까, 옷걸이 가운데에서 셔츠를 찾은 다음 셔츠가 작으면 오른쪽, 셔츠가 크면 왼쪽을 뒤지는 게 좋을까. 이것도 정답은 후자다. 찾아야 하는 물건이 100개 중에 있는 경우, 100개를 1부터 100까지 차례대로 살피는 걸 선형함수, 중앙에서 시작해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검색하고 매번 검색할 집합을 반으로 나누는 것이 로그함수를 활용한 로그 시간 알고리즘이다. 


이 책에 나오는 컴퓨터 과학 기술과 알고리즘 용어를 완벽하게 익혔다고 자신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알고리즘이 우리의 일상과 그리 멀지 않고, 알고리즘을 잘 이해하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 상황을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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