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육당합니다 1
미사키 나츠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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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성적인 성격의 여고생 아마미야 하지메는 학교에서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입학식에도 참석하지 못해서 그 사이에 (나만 빼고) 다들 친구가 되어 있을까 봐 마음이 무겁다. 하필이면 교실에서 처음 말을 건 남자애가 누가 봐도 날라리 같은 험악한 인상의 하야미 레이지. 게다가 하야미는 시도 때도 없이 아마미야를 찾아와 친한 척을 한다. 같이 밥을 먹자고 하지 않나, 자기 집에 가자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 하야미라는 남자애. 말투가 거칠고 인상이 험악할 뿐이지, 실제 성격은 엄청 온화하고 자상함까지 넘친다. 직접 만든 새우튀김을 아마미야에게 먹여주지 않나,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 아마미야를 데려가 볶음밥을 만들어주지 않나(나도 먹고 싶다...!). 아마미야도 하야미가 겉모습과 달리 착하고 자상하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는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건 아무래도 하야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아마미야의 트라우마 때문인 듯(무슨 트라우마인지는 만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아무에게나 곁을 주지 않지만 일단 한 번 곁을 주면 간도 쓸개도 다 빼줄 태세의 하야미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제목에 '사육'이라는 단어가 있기에 도S인 남자 주인공에게 여자 주인공이 농락당하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 점도 재미있다(아무래도 하야미에게 사육당하는 건 나일 듯 ㅎㅎㅎ). 잘생기고 말 잘 듣고 요리까지 잘하는 이런 남자 어디 없나요. 아마미야, 네가 참 부럽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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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모씨는 밥을 먹이고 싶어 1
사토미 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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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의 독신 여성 야쿠모 슈코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옆집에 사는 야구 소년 야마토 쇼헤이에게 밥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인 여성이 남성, 그것도 미성년자를 거의 매일 자기 집으로 불러들여서 밥을 해주는 상황은 위험하기 그지없지만(남녀노소 불문하고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적어도 슈코의 의도는 (현재로선) 순수하다.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가 된 슈코는 자신이 지은 밥을 누군가가 먹어주는 기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었다. 


마침 옆집 야구 소년이 밥 먹는 모습이 사별한 남편의 모습을 쏙 빼닮았고, 일식이면 일식, 양식이면 양식, 무엇을 만들어줘도 황소처럼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하여 야구부 연습이 끝나고 허기진 상태로 돌아온 쇼헤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밥을 먹이는데, 어쩐지 점점 둘 사이에 연애 감정이 피어날 것 같은 느낌이...?!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연상의 과부와 연하의 호청년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타카하시 루미코의 고전 만화 <메종일각>을 떠올리게 한다. 연상녀 연하남의 러브 스토리인 건 좋지만, 작가가 쇼헤이를 미성년자가 아니라 성인으로 설정했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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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편 3
CLAMP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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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만화 <카드캡터 사쿠라>가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왔다. 토모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사쿠라는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바쁘지만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투명한 카드가 공중에 떠있다 깨지는 꿈을 꾼 사쿠라는 카드북에 잘 간직해 두었던 카드가 전부 투명한 상태로 변해 있는 걸 발견한다. 이건 대체 누구의 짓일까. 투명한 카드는 기존 카드와 무엇이 다른 걸까.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제3권에서 사쿠라는 시노모토 아키호라는 새 친구의 집으로 놀러 간다. 놀랍게도 아키호가 살고 있는 집은 히이라기자와 에리얼이 살았던 집이다. 뿐만 아니라 아키호의 집에는 유나 D 카이토라는 이름의 미소년 집사와 어마어마한 양의 책이 보관된 도서관이 있다. 아키호는 자신의 일족 모두가 책을 좋아하는 애서가이며 자신도 책을 무척 좋아해서 '꼭 갖고 싶은 책'을 가지기 위해 일본에 왔다고 말한다. 과연 아키호가 꼭 갖고 싶다는 그 책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쿠라와 샤오랑의 가슴 설레는 첫 데이트 에피소드도 나온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원작 만화에서 사쿠라와 샤오랑이 첫 데이트 장소로 고른 곳은 수족관이 아니라 식물원이다. 토모에다 식물원으로 향한 사쿠라와 샤오랑은 꽃구경도 하고 사쿠라가 직접 만든 도시락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사쿠라가 계란말이를 맛있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 샤오랑이 엄청 감동할 텐데 ㅠㅠ). 


지난 일요일에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애니메이션 방영이 끝나서 서운했는데 이렇게 만화로 여운을 곱씹을 수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같지만 세부 내용이 조금씩 달라서 차이점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 작화와는 다소 다르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환상적인 작화를 감상하는 기쁨도 상당하다. 어서 4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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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시간여행 -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횡단 열차에 탄 사람들
박흥수 지음 / 후마니타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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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했을 때만 해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려면 비행기를 타고 중국이나 러시아로 가야만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은 잘하면 조만간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평양을 지나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모스크바를 거쳐 베를린, 파리, 런던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수 년 안에. 어쩌면 내년이라도. 


이 책의 저자 박흥수는 현직 철도기관사이다. 철도를 사랑해서 철도를 업(業)으로 삼은 성공한 덕후인 저자는 틈날 때마다 국내외의 기차를 타보고 철도를 답사한다. 그런 저자에게도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감히 도전할 수 없는 로망이었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양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기로 이동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베를린까지 가는 18박 19일의 일정은 체력적, 정신적으로 무리가 있어 보였다. 치밀한 준비 끝에 마침내 여행에 도전한 저자는 상상하지 못했던 특별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


가장 특별한 경험은 북한 사람들과 만난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 열차에 탔을 때 저자는 객실 안에 북한 노동자 24명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놀란 건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서로 멀뚱멀뚱 눈만 쳐다보다가 음식을 나눠먹고 대화를 섞으면서 금세 친해졌다. 나중에는 형님, 동생하고, 물건을 교환하거나 선물을 나누기도 했다. 


외국인이 다수인 외국 땅에서 우리 말이 통하는 우리 동포를 만났을 때의 반가움은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비록 정치적 상황과 사상의 차이 때문에 서로 완전히 마음을 터놓고 사귈 수는 없었지만, 고국에선 결코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해봤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의미 있는 추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일생에 단 한 번은 시베리아 기차여행을 해보고 싶은 나에게도 이 책은 큰 자극을 주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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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1 -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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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전 4권을 읽으며 좋았던 점 하나는 저자 유홍준의 식견과 문장을 통해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또한 부러운 점이기도 했다. 외국의 옛 수도인 교토에 관해 이 정도의 '썰'을 풀 수 있는 분이라면 우리나라의 현재 수도 서울에 관해서는 얼마나 풍성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 섞인 소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 전 2권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서울 토박이 집안에서 태어나 종로구 일대에서 자랐다. 그만큼 어떤 도시, 어떤 지역보다도 아는 것이 많고 가지고 있는 추억도 많다. 1권에 나오는 종묘, 창덕궁, 창덕궁 후원, 창경궁, 2권에 나오는 서울 한양도성, 자문밖, 덕수궁, 동관왕묘, 성균관 모두 저자의 개인적 체험과 깊은 관련이 있는 공간들이다. 덕분에 한국인이라면 국사 시간에 배워서 누구나 알고 있는 서울의 역사, 서울의 문화, 서울의 유적 이야기가 훨씬 친근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에는 故 노무현 대통령에 얽힌 일화도 여러 번 나온다. 참여 정부 당시 문화재청장을 역임했던 저자는 어느 일요일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북악산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고 하산하는 길에 노 대통령이 저자에게 말했다. "유 청장님은 언론에서 지면을 얻어낼 수 있죠? 어느 신문에든 이 좋은 산을 대통령이 독차지하면 되냐고 호되게 비판하는 글을 좀 기고해 주십시오." 이후 저자는 북악산 개방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정부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저항에 부딪히자 서울성곽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조선시대 고궁을 다룬 1권보다는 한양도성과 자문밖, 동관왕묘, 성균관 등을 다룬 2권이 내용이 훨씬 풍성하고 다채롭다. 지금도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세검정과 홍제천, 부암동 부근의 역사와 문화, 동관왕묘의 관왕이 삼국지의 관우라는 사실도 새롭다. 지금의 성균관 대학교 자리에 위치했던 조선시대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가을날 성균관 대학교의 은행잎 지는 풍경은 저자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보러 갈 만큼 장관이라는데 정말 그렇게 장관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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