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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 한 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국내 최장수 베스트셀러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출간 30주년을 기념해 국내편 전체 12권 중에서 독자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하는 글 14편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1부에는 한국의 자연풍광과 역사,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국토예찬을 담은 글 7편이 실려 있고, 2부에는 한국미의 정수를 보여주는 문화유산 명작을 해설하는 글 7편이 담겨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이미 읽은 독자에게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독서 체험이 될 것이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아직 읽지 않은 독자에게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핵심을 예습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미덕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미덕은 문화유산 답사의 경계를 넓힌 것이다. 예전에는 문화유산 답사라고 하면 옛 왕조의 화려한 유물을 구경하는 일에 그쳤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가 출간된 후로는 전국 각 지역에 남아 있는 선조들의 흔적과 그들이 살았던 자연 환경, 문화 예술이나 사회 풍습 등 무형의 문화유산까지 두루두루 살펴보는 일을 포괄하게 되었다. 답사기의 시작을 옛 왕조의 수도인 서울이나 경주, 부여가 아닌 남도에서 한 것은 그러한 맥락에서 아주 적절했던 선택으로 보인다.
책에는 영암, 강진을 비롯해 안동, 담양, 청풍, 정선, 설악산, 한라산, 영주, 경주, 서산, 부여, 서울 등 다양한 지역의 문화유산이 소개되어 있다. 이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지역은 제주 한라산 영실이다. 저자는 "지금 나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제주도의 한 곳을 떼어가라면 어디를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조건 '영실'이라고 답하겠다고 할 만큼 영실의 아름다움을 극찬한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자는 답사를 할 때 이미 지나온 길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영실에서는 지키지 않는다(같은 길을 여러 번 걸어도 매번 아름답다는 뜻이리라). 언젠가 반드시 영실에 가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