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
엄지혜 지음 / 마음산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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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말들>의 저자이자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크루였던 엄지혜 작가님의 두 번째 책 제목이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인 걸 처음 알았을 때, 이보다 정확하게 엄지혜 작가님을 표현한 문장은 없다고 생각했다. <책읽아웃>의 청취자였다면 알겠지만, 엄지혜 작가님은 아무 책이나 함부로 좋다고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다. 베스트셀러라도, 유명 작가의 책이라도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추천하는 법이 없고 빈말조차 얹지 않았다. 그 점이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실제로 엄지혜 작가님이 추천하는 책을 읽었을 때 불만족한 적이 없기에, 지금도 엄지혜 작가님의 글과 엄지혜 작가님이 추천하는 책은 믿고 읽는다.


<까다롭게 좋아하는 사람>은 엄지혜 작가의 첫 책 <태도의 말들>과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오랫동안 기자, 에디터, 인터뷰어로 일했고, 직장인인 동시에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는 그동안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아무 책이나 함부로 좋아하지 않는 저자는 사람도 아무나 함부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작 몇 번 만났을 뿐이지만 작은 배려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좋은 인상을 품게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 만났지만 무성의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관심이나 애정이 식어버린 사람도 있다.


"만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이 되어야 진짜 좋은 사람 아닌가." (15쪽) 저자는 불의나 부정을 보았을 때 침묵하기 보다는 표현하는 사람을 신뢰하며 자신 또한 그런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이는 타인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불의를 보고도 눈 감은 나, 부정을 바로잡지 않고 침묵한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낮고, 그런 나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침묵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고 나와의 관계보다 더 소중한 관계는 없다."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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