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노 군에게 닿고 싶으니까 죽고 싶어 11
시이나 우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 2학년인 카리야 유리는 인생 첫 남자친구인 아오노 군이 사귄 지 2주 만에 세상을 떠나는 끔찍한 일을 겪는다. 더 끔찍한 건 죽은 아오노 군의 유령이 계속해서 유리 앞에 나타나 유리의 일상 생활을 방해하는 것이다. 유리는 처음엔 아오노 군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인해 아오노 군을 따라 죽고 싶어 했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아오노 군의 죽음과 죽음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훨씬 더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0권에서 유리는 학교 문화제에서 마을의 전승 설화인 '부부석의 눈물'을 재연하는 연극을 하게 된다. 설화에 나온 대로 아오노 군의 유령을 불러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아오노 군이 염력으로 극장 문을 잠그고 관객들을 인질로 삼아 유리를 데려가려고 하면서 극장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고 나서 시작된 아오노 군의 과거 이야기가 11권에 자세히 펼쳐진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엄마, 그런 엄마로부터 지켜야 했던 남동생 텟페이, 가난과 가정 폭력으로 얼룩진 하루하루...


아오노 군이 불우한 과거사를 지녔다는 것은 지난 이야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었지만 11권을 읽기 전까지는 '이 정도'일지 몰랐다. 특히 아오노 군의 어머니 히토미가 자식들에게 하는 발언과 행동은 사람에 따라 트라우마가 자극될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트리거 워닝 요망). 이 엄청난 이야기 끝에 나오는 마지막 장면도 무척 충격적이었다. 읽을 때마다 슬픔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만 드는데 계속 읽게 되는 걸 보면 독자를 사로잡는 분명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병아리 왈츠 9 - 완결
사토나카 미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계속 여학교에만 다녀서 남학생을 대하는 게 어색한 모모세 히나코는 부모님의 강요로 남녀 공학인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문제는 이 학교가 원래 남학교였다가 올해부터 남녀 공학이 되었는데 입학을 지원한 여학생 수가 겨우 4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4명 중 1명이 된 히나코는 입학 첫날부터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사건 - 남학생이 여학생들의 체육복 갈아 입는 모습을 도촬한다든지, 학급 회의에서 여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든지 - 을 겪으며 학교 생활에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진다. 그런 히나코의 곁에 두 명의 남학생이 다가오니, 한 명은 옆자리에 앉는 미즈키이고 다른 한 명은 반장인 슈운이다.


미즈키가 곁에서 티 나게 히나코를 도와주는 다정한 성격이라면, 슈운은 차가운 첫인상과 달리 따뜻한 면도 있는 반전 매력(갭모에?)의 소유자이다. 성적도 좋고 외모도 훈훈한 두 남학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히나코는 마침내 9권에서 자신의 마음을 정한다. 여성향 이성애 로맨스 만화의 삼각관계 공식에 익숙한 독자라면 1권에서부터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전개와 결말이기는 했지만, 스스로 '남자 공포증'이라고 말할 정도로 남자를 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소심한 성격의 히나코가 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한 것은 마음에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족에서 서민이 되어서 약혼을 파기당했습니다! 5
오오이와 켄지 지음, 쿠라모토 카야 그림, 타카나시 카오루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족 영애로 자란 안나는 뒤늦게 자신이 다른 아기와 바꿔치기(체인질링)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하루 아침에 서민의 딸로 살아가게 된다. 생전 처음 보는 가족들과 한 집에서, 게다가 귀족 영애로서는 익숙지 않는 서민의 생활을 하게 된 안나는 매일매일이 힘들지만 그래도 밝고 씩씩하게 살아간다. 4권에서는 혼자서 시장에 갔다가 귀족 영애 시절 자신의 아랫사람이었던 마리를 만나 함께 옷 가게에 들르기도 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과거의 안나를 아는 어떤 인물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주고 보답으로 고액의 상품권을 받기도 한다.


(가족의 일원이 된 지 며칠 안 되기는 했지만) 장녀로서 집안 생계에 보탬이 되고 싶었던 안나는 이번 일을 통해 스스로 돈을 벌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들과 목욕탕에 갔다가 벌어진 '어떤 사건'을 통해 안나는 자신의 능력을 더욱 더 신뢰하게 된다. 때마침 안나의 약혼자였던 에드를 길 위에서 만나고, 비록 두 집안 사이의 약혼은 파기되었지만 자신은 여전히 안나를 사랑하며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안나를 기다리겠다는 말을 에드로부터 들은 안나의 기분은 날아갈 듯하다. 아울러 에드는 안나에게 '어떤 제안'을 하는데, 이 제안이 앞으로 어떤 전개로 이어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댄스 댄스 당쇠르 17
조지 아사쿠라 지음, 나민형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오 준페이는 무술 감독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무술을 배우다 중학생이 된 후 뒤늦게 발레로 전향한다. 야생 원숭이처럼 자유롭게 살다가 엄격하고 정확한 클래식 발레의 세계에 들어와 갖은 고생을 한 준페이는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세계 무대를 꿈꾸며 매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에 도전한다. 준페이는 발레를 배운 기간이 짧은 만큼 클래식 발레보다는 컨템퍼러리 댄스 부문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거라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놀라운 무대로 다른 참가자들을 압도하며 뛰어난 성적으로 심사를 통과한다.


컨템퍼러리 댄스 심사 때의 준페이의 무대를 보고 충격을 받은 인물 중에는 무려 니콜라스 블랑코도 있었다. 준페이가 꿈까지 꿀 정도로 열렬히 좋아한 컨템퍼러리 댄서인 블랑코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준페이에게 "최악의 댄스였다!", "완전 쓰레기 같았지!"라며 막말을 내뱉는다. 자신이 동경한 댄서에게 안좋은 말을 들은 준페이는 충격을 받는데, 주변 사람들은 블랑코가 준페이의 무대를 보고 감상을 말해준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준페이를 위로한다. 어쩌면 블랑코가 자신을 뛰어넘을 만한 인재를 발견해 위기 의식을 느낀 걸지도... 누가 봐도 붕어빵처럼 닮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손으로 그린 에덴 2 - 완결
마야마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쿄 요요기의 디자인 전문학교에 입학한 모리야 미노리는 입학 전 자신이 예상한 대학 생활과 현실이 너무 달라서 좌절한다. 과제에 치여 울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미노리를 위로해준 사람은 우등생인 데다가 성격까지 좋아서 모두가 좋아하는 카가미 토우마. 미노리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다정하게 자신을 구해주는 카가미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만, 미노리의 눈길은 자꾸만 예술적인 감각은 뛰어나지만 성격은 괴팍해서 모두가 싫어하는 후지오카 타케루에게 향한다.


마야마 케이의 만화 <손으로 그린 에덴>은 디자인 전문학교 신입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설정만 보면 여주인공이 서로 다른 타입의 두 남성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형적인 삼각관계 로맨스 만화처럼 보이는데, 연애보다는 인물들의 시련과 성장에 주목한 점이 돋보인다. 가령 소심한 성격의 미노리는 다정한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을 도와주는 카가미에게 영향을 받아 남들과 잘 소통하지 못하는 후지오카를 도와준다.


후지오카가 왜 남들과 잘 소통하지 못하는 성격이 되었는지는 2권에 자세히 나온다. 잘생기고 유능하지만 과거의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괴팍한 성격이 된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이 구원하는 서사는 드물지 않은데, 이 만화에서 미노리는 후지오카를 '구원'한 후 후지오카와 커플이 되는 것으로 '보상'을 얻는 대신 인격이 성숙하고 학업에 정진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의 성장을 쟁취한다. 이성애 로맨스 만화가 이런 식으로 끝나는 게 참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