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 세계 문학 주인공들과의 특별한 만남
정여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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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서양의 문학 작품들을 정여울 특유의 유려한 문장으로 알기 쉽게 소개한 책. 소설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설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법을 소개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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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사랑, 가족
최석태.최혜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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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명예도 이념도 국경도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사랑하다 떠난 그의 이야기와, 그런 그의 삶과 사랑을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표현한 그림을 보며 여러 번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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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사랑, 가족
최석태.최혜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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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처럼 뜨겁게 살다 간 화가 이중섭의 이야기를 담은 책 <이중섭의 사랑, 가족>. 서점에서 보고 한 눈에 반해 구입해 아끼고 또 아껴 읽다 마침내 다 읽었다. 


일반적인 화첩이나 그림 에세이와 달리 이중섭이 1940년 말부터 1943년까지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와 연애할 때 쓴 100여 점의 엽서와 결혼 후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일본에 있던 아내와 두 아들에게 쓴 편지글과 그림을 모은 귀중한 이 책. 돈도 명예도 이념도 국경도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그리고 사랑하다 떠난 그의 이야기와, 그런 그의 삶과 사랑을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표현한 그림을 보며 여러 번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1916년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태어난 이중섭은 어릴 때부터 그리기와 만들기에 관심과 재능을 보인 천부적인 화가인 동시에 오산학교 재학 시절 일제에 저항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 그해 학교 사진첩이 발행되지 못하게 할 정도로 민족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스물다섯 분카가쿠인 유화과 연구생 시절 사랑에 빠진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야마모토 마사코. 식민지 출신의 가난한 남자가 식민지를 지배하는 나라의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얄궂은 운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섭은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마사코에게 글 없는 그림엽서를 3년이나 보냈고, 마사코는 그가 보내주는 비밀스런 러브레터에 감동해 이 순탄치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사랑을 받아들였다.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비참했고 풍요롭지만 가난했다. 

양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겨우 결혼했지만 징병을 피하기 위해 이중섭은 마사코의 곁을 떠나 고향으로 피신해야 했고, 광복 직전 마사코를 조선으로 불러 겨우 신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가난과 첫 아이의 죽음 등으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으나, 그런 중에도 마사코의 이름을 이남덕(남남북녀 대신 남녀북남이라며 '남', 더덕더덕 아들딸 많이 낳아서 한오백년 후엔 대향남덕국을 만들자며 '덕'이라 붙인 이름이었다)이라 바꾸고, 닭과 소를 그리며 사랑과 예술의 힘으로 버텼다(아내를 "나의 소중한 특등으로 귀여운 남덕"이라고 칭하는 남편이라니. 이보다 더한 사랑꾼은 오늘날에도 없다!). 


그런 그들 앞에 또 한번의 시련이 닥쳤으니 그것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어머니와 형수, 조카들과 생이별하고 겨우겨우 원산을 떠나 부산의 피란민 수용소에 도착했으나, 수용소에서 번 돈을 어린 소년에게 고스란히 줘버리거나 헌병들에게 몰매를 맞아 몸져눕는 등 고난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 정책에 의해 제주도로 보내진 가족은 먹을 것이 없어 바다에서 게를 잡거나 해초를 뜯어먹는 생활을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가 이 가족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1952년, 극도의 생활난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남덕과 두 아들이 일본인 송환선을 타고 일본으로 떠나면서 이중섭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졌다.







가족과 헤어진 이중섭은 1952년 말 또는 이듬해 초부터 1955년까지 아내와 두 아들에게 부지런히 편지를 썼다. 

아내 남덕에게는 '나의 살뜰한 사람. 나 혼자만의 기차게 어여쁜 남덕군. 이상하리만큼 당신은 나의 모든 점에 들어맞는 훌륭한 미와 진을 간직한 천사요.' 같은 찬사를 남발하고, 두 아들에게는 '호걸 씨 태성아! 잘 있었니? 아빠도 몸 성히 그림을 그리고 있단다. 태성이는 늘 엄마의 어깨를 두드려드린다고? 정말 착하구나. 한 달 후면 아빠가 도쿄 가서 자전거 사주마. 잘 있어라. 엄마와 태현이 형하고 사이 좋게 기다려다오.' 같은 애정 어린 응원과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이중섭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며 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낙이자 평생의 소원인 소박한 남자. 이 소박한 남자의 꿈을 야만적인 세상이 민족이니 이념이니 전쟁이니 권력이니 제도니 하는 이름으르 짓밟는다. 그럼에도 남자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짓고 가까스로 웃어보인다. 단 하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다. 결국 그는 평생 자신을 괴롭힌 시대와 사회라는 괴물 앞에 스러지지만, 그가 해준 이야기와 그가 웃어보인 미소를 기억하는 가족은 꿋꿋이 삶을 이어간다. 어떤가. 비슷하지 않은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이중섭이 가족들을 생각하며 엽서며 담배갑에 그렸던 그림이 고스란히 그의 화풍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내 남덕과의 연애시절 그녀를 생각하며 그린 꽃이며 풀이며 때로는 그녀의 몸이며 손이며 발 같은 것, 제주도로 피란 갔을 때 바닷가에서 어린 두 아들이 벌거벗고 게를 잡던 모습, 좁은 방에 네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주린 배를 채우던 것이나 몸을 겹쳐가며 잠을 청하던 모습이 그의 그림과 겹쳐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최고의 예술은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삶이 되는 것이라고 배웠다. 아내와 두 아들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 사랑을 화폭 위에 펼치다 삶을 마친 화가 이중섭. 아름다운 그의 삶과 예술을 보며 내 마음에도 무한한 송이의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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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7-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의 이중섭미술관에 그의 손편지들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요.

라젠카 2015-07-05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봐야 겠네요
 
중고매장 단골 럭키백 (16주년 특별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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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두세번은 알라딘 중고서점 들르는 사람으로서 무척 마음에 드는 기획입니다. 애용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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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eCan (アネキャン) 2015年 07月號 [雜誌] (月刊, 雜誌)
小學館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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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쨩 100매 포토북이 마음에 드네요. 제가 보는 일본 잡지 중에 가장 내용이 알차고 스타일도 우아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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