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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당쇠르 1
조지 아사쿠라 지음, 송수영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4월
평점 :
조지 아사쿠라의 신작 <댄스 댄스 당쇠르>는 운동 대신 발레를 택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는 점에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연상케 하지만, 더 비슷한 작품은 만화 <슬램덩크>다. 야생 원숭이 같던 소년이 미소녀의 유혹에 이끌려 진로를 바꾸게 되고, 미소녀에게 실은 짝사랑하는 소년이 있고, 소년이 그 소년에게 제멋대로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그 소년을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하다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까지 <슬램덩크>와 꼭 닮았다.
<슬램덩크>에는 없고 <댄스 댄스 당쇠르>에는 있는 게 있다면 '남자답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다. 긴 머리카락 때문에 종종 여자애로 오해받는 준페이는 어느 날 누나의 발레 발표회를 보러 갔다가 발레리노의 무대를 보고 발레의 매력에 푹 빠진다. 발레는 여자가 배우는 것이라며 놀리는 친구들과 싸움을 불사하며 발레를 배우지만 즐거운 나날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술 감독인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아버지처럼 '남자답게' 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진 준페이는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발레를 그만둔다. 아버지가 했던 절권도를 배우며 '남자다워' 지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흘러 중학교 2학년이 된 준페이 앞에 미소녀가 찾아온다. 소녀의 이름은 고다이 미야코. 우연히 준페이가 절권도 특기인 날아차기를 하는 모습을 본 미야코는 발레를 배운 적도 없는데 540도 회전을 할 수 있다면 천재가 분명하다며 준페이를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발레 교실에 데려간다. '남자답지 못하다'라는 이유로 발레를 그만뒀지만 첫사랑 미소녀 앞에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려면 발레를 해야하는 모순적인 상황. 준페이의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슬램덩크>에 없고 <댄스 댄스 당쇠르>에는 있는 것 또 하나는 재능에 대한 불신이다. 미야코의 어머니는 준페이를 보고 "이제 와서 발레 해봤자 늦었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 말에 오기가 생긴 준페이는 밤새도록 발레 동작을 연구해 이튿날 다시 미야코의 어머니를 찾아간다. 미야코의 어머니는 준페이의 동작을 보고 엉터리라고 핀잔을 준다. 결국 몇 달 남지 않은 무용연맹 발표회에 준페이를 내보내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시작하는데, 어렸을 때 발레를 잠깐 배우기는 했지만 초보나 다름 없는 준페이로선 힘들기만 하다.
강백호가 "나는 천재니까."라며 자신의 재능을 확신했던 것과 달리, 준페이는 너무 늦게 발레를 시작했다는 불안감과 자신에게 재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회의감에 사로잡힌다. 미야코는 준페이는 천재다, 준페이는 발레가 원한다고 하지만 준페이 자신이 그 말을 실감하진 못한다. 준페이가 자신할 수 있는 건 미야코를 좋아하고 미야코의 '왕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뿐. 미야코의 완벽한 왕자가 되고 싶은 준페이의 노력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