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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디자인하는 습관 10C
최정화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5년 1월
평점 :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그것은 후회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 무의미한 감정 낭비에 불과하다. 그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감정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나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언제나 그것이 최고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물론 객관적인 기준에서 내 선택이 최고가 아닌 때도 분명 있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내가 선택한 것에 집중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것도 항상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pp.48-9)
<내 삶을 디자인하는 습관 10C>는 한국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이며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이자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등을 역임하고 있는 최정화의 책이다. 30년 간 국제회의통역사로, 10여 년 간 문화소통전문가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 오늘날의 자신을 만든 성공 습관 10가지를 담았다.
성공 습관 10가지는 집중, 문화, 소통하는 즐거움, 협력, 배려, 창조성, 자신감, 도전, 호기심, 헌신이다. 이 중에 제일 먼저 내 마음을 울린 대목은 첫번째 키워드 '집중'에 있었다. 한국 최초 국제회의 통역사, 아시아 최초 통번역학 박사, 한국 최고의 국제회의 통역 전문가 등 최초, 최고의 삶을 살아온 저자의 인생에도 실패와 시련은 있었다. 경기여고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입시에 실패했고, 파리 유학 시절에는 꼴찌를 도맡아해서 교수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상황이 늘 최고이며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임했다. 대학 입시에 실패했어도 한국외대에서 4년 장학금을 받으며 좋아하는 불어를 공부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유학 시절에는 응급실에 실려가서도 의사, 간호사를 붙잡고 모르는 단어를 물어볼 만큼 공부에 푹 빠졌다. 그러한 집중력과 긍정 마인드, 열정이 지금의 저자를 만든 것 같다.
들리지 않더라도 들릴 때까지 듣고,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더라도 읽고 또 읽고, 외우고 외우는 것 이외에는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두 눈 딱 감고 하루 30분씩, 딱 일 년만 이 수행을 반복한다면 기적처럼 귀가 뚫리고, 말문이 열리고, 눈이 트이게 될 것이다. 외국어 실력이란 결국 수없는 반복으로 듣고, 말하고, 읽게되는 것이 아닌가. 일 년, 이 년, 그 시간이 계속 쌓이면 언젠가는 몸에 배어 모국어처럼 조건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이다. (pp.181-2)
국내 최고의 통역 전문가답게 외국어 학습법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저자의 외국어 학습법은 단순하다. 하루 30분씩 일 년 동안 들릴 때까지 듣고, 계속 읽고 외우는 것이다. 쉬워 보여도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만 해도 중국어를 배우기로 작심한 게 언제인데 아직도 중국어 초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눈 딱 감고 하루 30분만 교재를 큰 소리로 읽고 강의 파일을 들으면 좋으련만 그 30분을 못 낸다. 언제까지 어영부영, 우유부단 이렇게 살까. 이러다가는 중국어는커녕 고민하고 자책하느라 다른 일 할 시간도 빼앗기겠다. 오늘 밤부터라도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전 포기를 잘해요. 내가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내가 마치 나폴레옹처럼 '내 사전에 포기라는 단어는 없다'고 말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모양이다. 내가 포기를 '잘한다'는 것은 포기해야 할 때는 '잘' 한다는 말이지, 포기를 자주, 쉽게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일단 포기를 해야 할 시점이 오면 질질 끌며 우유부단하게 굴기보다는 단칼에 과감하게 하는 편이다. 어정쩡하게 포기하는 것도 아니고 포기하지 않는 것도 아닌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pp.236-7)
어영부영, 우유부단한 나와 달리 저자는 결정을 잘 내린다고 한다. 포기해야 할 것은 단호하게 포기하지, 어정쩡하게 머물러있지 않는다. 안 된 일, 안 되는 일에 미련 두지 않고 앞만 보고 걷는다니 참 멋지다. 나도 본받고 싶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유명 인사가 자기 자랑하는 자서전 내지는 흔한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고, 저자가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입시에 실패해 좋아하는 전공만 보고 대학에 진학했다든가, 외국어에 평생을 바치느라 결혼 같은 개인적인 행복은 미룬 것 등이 나와 비슷해 매우 공감되었다. 나도 저자처럼 좋아하는 분야에만 2,30년 오롯히 한 우물을 파면 멋진 삶을 살게 될까? 멋진 책, 멋진 저자를 만나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