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도 혼자서 할 수 있어 ㅣ 언니공감만화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정은서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산 날,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펼쳤다가 웃음 참느라 혼났다. 저자이자 주인공 모리시타 에미코의 나이 서른넷(2010년 당시). 남편, 자식은커녕 남자친구도 없고, 직장에선 먼저 시집가는 후배들을 보며 짜증내고, 퇴근 후와 주말엔 집에서 뒹굴거리는 게 일상인 평범 그 자체 싱글녀다. 잔잔한 일상을 보내던 그녀가 서른다섯 살 생일을 맞아 선택한 이벤트는 다름 아닌 '이사'. '필요 없는 물건은 전부 버리고 새 집에서 35살을 시작하자'는 발상으로 이사라는 큰 일을 단번에 결정해버린 것도 우습지만, 이사한답시고 부동산이 아닌 점집에 간다든가, 부동산에 가서도 잘생긴 직원에게 정신이 팔려 혼자 설레는 모습이라니 ㅋㅋㅋ 이 언니 참 못 말린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 소개된 2,30대 싱글녀 대상 일본 만화가 중에 마스다 미리가 가장 유명한데, 모리시타 에미코의 작품은 마스다 미리의 것에 비하면 그림도 만화체에 가깝고 내용도 훨씬 코믹하다. 이 나이 먹도록 만화나 보면서 자기 위안을 하는 내 모습이 웃프기도 하지만, 다른 인생을 살았다 한들 별 볼 일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무겁기는 마찬가지인 인생. 내 모습을 쏙빼닮은 주인공이 나오는 만화를 보면서 한바탕 웃고 즐기는 것도 꽤 괜찮은 취미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