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의 금융문맹 탈출
존 리 지음 / 베가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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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팔 유혹이 있을 때마다 존리와 1개 블로거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주식은 사는 것이지 파는 게 아니다'라는 그의 투자철학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의 유투브 등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판적으로 접근해서 두 가지만 지적한다.


1. 그는 일본을 매우 낮게 평가하는 시각을 가진 듯하다. 비단 투자 측면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게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이런 경우를 느낀 께, 현정부 인사들의 강연을 들을 때의 기시감이랄까. 생각해보면 존봉준이 이끄는 동학개미운동이 거의 지금 정부 들어서였던 게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 생각에 미치자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월세 살아야 한다, 부동산보다 주식이 낫다'라는 그의 말들이 그다지 진정성 있어 들리지는 않았다.


2.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식은 싸고 저평가 되어 있고 따라서 오히려 기회이다, " 글쎄, 그럴 수는 있겠다. 예전과 다르게 글로벌 기업들도 많고, 우리나라도 좋은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건 안다. 그런데 우리 기업, 특히 대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적합한가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미국의 기업들성장을 위해 많은 인수합병을 하면서 몸집을 불려나가고, 그러면서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도 높여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성장하면 반대로 '분사'를 함으로써 그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에 기업에 투자하는데 소극적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그의 투자철학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 앞으로도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의 동영상이나 글을 찾을 것이다. 다만 비판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주식투자의 결과는 어쨌거나 나 자신의 책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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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벨리니 : 노르마 [한글자막]
벨리니 (Vincenzo Bellini) 외 / OPUS ARTE(오퍼스 아르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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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무더기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무대, 소냐 욘체바의 신비스런 눈빛, 파파노의 압도적인 오케스트라.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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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 미국 없는 세계에서 어떤 국가가 부상하고 어떤 국가가 몰락하는가
피터 자이한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앤김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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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피터 자이한은 국제정세, 지정학, 인구학 전문가이다. 나는 저자의 앞선 두권의 저서를 모두 읽었는데, 핵심내용들은 모두 같다. 


'전후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질서를 보장하는 역할을 자임했고, 그 체제 아래 무역이 자유롭게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세계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 셰일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되었음이 확인되고, 이를 채굴하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2000년대 셰일혁명),  미국은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되어 더이상 중동의 석유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테러와의 전쟁이나 세계평화유지 등 희생에도 불구, 돌아오는 대가는 없었으며 미국 내에서도 그 역할을 포기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래서 미국은 무대를 아메리카 대륙에 한정하는 먼로주의로 회귀할 것이다. 미국이 사라진 새로운 체제 하에서는 곳곳에 국지적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정부는 직접 외교를 꺼리고, 글로벌 투자에 나서는 기업가들 활동이 곧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이 될 것이고, 미국정부는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다(달러외교).'


이 책 각론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나라의 지리적 기반, 인구구조를 서술한 후, 미국이 지원하던 체제 하의 모습과 미국이 사라진 이후의 모습을 비교하여 예측한다. 동아시아 관련해서, 저자는 중국과 일본을 거론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일견 크게 보이지만, 국가주도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는 거품을 불러 일으키고 결국 붕괴될 것이다. 더구나 중국은 주변국들의 영토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강조하며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함에 따라 중동으로부터 이 지역을 통과하는 에너지 수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반면 일본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함대를 바탕으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데다, 동아시아 각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수 소비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의 부재에도 건재할 것이다. 중국의 팽창정책은 결국 일본의 견제를 받게 된다. (직전 저서에 언급했지만, 이때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군사-경제 강국인 한국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 정세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책의 한국판 서문에서는 미국의 부재와 함께 도래한 혼란의 세계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은 일본의 모델을 따르는 것이라고 권유하고 있다. 역사적 경험 때문에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심스레 예측해봤다. 몽상가적 이야기이지만, 맨먼저 함대, 함대가 필요하지 않을까한다. 미국없는 남중국해에서 패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일본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한에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우리국적의 운송선들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함대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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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 기후 위기 시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 온다
그레천 바크 지음, 김선교 외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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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미 카터를 기점으로, 그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던 전력 생산이 분산화, 소규모화 되어,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가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그리고, 기존 기존의 유틸리티(전력회사)들이 구축한 그리드는 이러한 분산화된 발전시설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현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공급이 불안정한 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하고, (한국의 지금과 같이) 에어컨 등 일시적인 전력의 피크수요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전기 저장 장치로서 '전기차'를 언급한다. 배터리가 충분한 전기차가 (무선으로) 그리드에 연결되면, 차량 운행 중에는 그리드에 전력에 공급하고, 운행 중지 때에는 그리드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체제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렇게 전력공급 방식이 초분산화되면 기존의 유틸리티는 전력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스마트그리드를 매개로 전력을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변신하게 된다고 본다.


그러나,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생 에너지는 밀도가 극히 낮기 때문에 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원들을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는게, 복수의 에너지 관련 책을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이다. 아, 가능할 수도 있겠다. 전역을 태양광 패널로 뒤덮고, 시민들이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가주택으로 태양광 지붕 설치에 유리한 미국과 달리, 아파트는 태양광 패널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에너지 포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파트 벽면 자체를 태양광 패널로 덮는 방법도 추측해볼 수 있으나, 가뜩이나 높은 분양가에 그것을 감당하려 할 주민이 있을까? 


재생에너지는 계속 연구가 필요하고 기술적 진보는 있겠으나, 향후 수십년 간은 보조적 역할에 그칠 거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원전은 나쁜 에너지, 태양력-풍력은 착한 에너지'라는 프레임에도 반대한다. 그렇다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에너지 주체가 우리나라 단 하나의 '유틸리티'인 한국전력에서 벗어나 개개의 커뮤니티로 귀속되어야 위기에 대한 대응이 향상된다는 방향성은 옳기 때문이다(플랫폼 기업의 특징인 독과점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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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의 시간 - 어쩌다 우리가 꿈꿨던 세상이 이 지경이 되었나?
권경애 지음 / 천년의상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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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그 곳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을 다룬 책. 


민주당에 대한 이전의 비판서들과 달리 이 책은 권력자들이 함께 하려 했던 민주화 운동가 출신의 변호사의 고발이자 논증서이다. '논증서'라 함은, 로버트 O. 팩스턴 등이 정리한 파시즘 이론을 가져와 권력자와 그 지지자들의 행태를 정교하게 분석했음을 의미한다.


노무현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유시민, 조기숙과 같은 선동가들이 지지자들을 결집한다. 권력을 거머쥔 후에도 자신들은 피해자라며 기존세력을 공격한다. 지지자들은 높은 충성심으로 열정적으로, 기꺼이 거기에 동참한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대한 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무력화하는데, 공수처가 대표적인 조직으로 이는 게슈타포에 비견할 만하다. 이렇게 작가는 독일에서 완성된 파시즘이 우리나라에서 구현되어 가고 있음을 논증하고 있다.


후세는 지금의 이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까? 어떤 평가가 되었든 그의 토대가 될 만한 책이다. 재미있기도 하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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