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 미국 없는 세계에서 어떤 국가가 부상하고 어떤 국가가 몰락하는가
피터 자이한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앤김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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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피터 자이한은 국제정세, 지정학, 인구학 전문가이다. 나는 저자의 앞선 두권의 저서를 모두 읽었는데, 핵심내용들은 모두 같다. 


'전후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미국은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질서를 보장하는 역할을 자임했고, 그 체제 아래 무역이 자유롭게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세계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 셰일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되었음이 확인되고, 이를 채굴하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2000년대 셰일혁명),  미국은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되어 더이상 중동의 석유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테러와의 전쟁이나 세계평화유지 등 희생에도 불구, 돌아오는 대가는 없었으며 미국 내에서도 그 역할을 포기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래서 미국은 무대를 아메리카 대륙에 한정하는 먼로주의로 회귀할 것이다. 미국이 사라진 새로운 체제 하에서는 곳곳에 국지적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정부는 직접 외교를 꺼리고, 글로벌 투자에 나서는 기업가들 활동이 곧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이 될 것이고, 미국정부는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다(달러외교).'


이 책 각론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나라의 지리적 기반, 인구구조를 서술한 후, 미국이 지원하던 체제 하의 모습과 미국이 사라진 이후의 모습을 비교하여 예측한다. 동아시아 관련해서, 저자는 중국과 일본을 거론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일견 크게 보이지만, 국가주도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는 거품을 불러 일으키고 결국 붕괴될 것이다. 더구나 중국은 주변국들의 영토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강조하며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함에 따라 중동으로부터 이 지역을 통과하는 에너지 수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반면 일본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함대를 바탕으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데다, 동아시아 각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수 소비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의 부재에도 건재할 것이다. 중국의 팽창정책은 결국 일본의 견제를 받게 된다. (직전 저서에 언급했지만, 이때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군사-경제 강국인 한국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 정세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책의 한국판 서문에서는 미국의 부재와 함께 도래한 혼란의 세계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은 일본의 모델을 따르는 것이라고 권유하고 있다. 역사적 경험 때문에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심스레 예측해봤다. 몽상가적 이야기이지만, 맨먼저 함대, 함대가 필요하지 않을까한다. 미국없는 남중국해에서 패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일본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한에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우리국적의 운송선들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함대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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