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 - 기후 위기 시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 온다
그레천 바크 지음, 김선교 외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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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미 카터를 기점으로, 그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던 전력 생산이 분산화, 소규모화 되어, 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가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그리고, 기존 기존의 유틸리티(전력회사)들이 구축한 그리드는 이러한 분산화된 발전시설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현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공급이 불안정한 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하고, (한국의 지금과 같이) 에어컨 등 일시적인 전력의 피크수요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전기 저장 장치로서 '전기차'를 언급한다. 배터리가 충분한 전기차가 (무선으로) 그리드에 연결되면, 차량 운행 중에는 그리드에 전력에 공급하고, 운행 중지 때에는 그리드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체제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렇게 전력공급 방식이 초분산화되면 기존의 유틸리티는 전력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스마트그리드를 매개로 전력을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변신하게 된다고 본다.


그러나,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생 에너지는 밀도가 극히 낮기 때문에 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원들을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는게, 복수의 에너지 관련 책을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이다. 아, 가능할 수도 있겠다. 전역을 태양광 패널로 뒤덮고, 시민들이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가주택으로 태양광 지붕 설치에 유리한 미국과 달리, 아파트는 태양광 패널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에너지 포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파트 벽면 자체를 태양광 패널로 덮는 방법도 추측해볼 수 있으나, 가뜩이나 높은 분양가에 그것을 감당하려 할 주민이 있을까? 


재생에너지는 계속 연구가 필요하고 기술적 진보는 있겠으나, 향후 수십년 간은 보조적 역할에 그칠 거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원전은 나쁜 에너지, 태양력-풍력은 착한 에너지'라는 프레임에도 반대한다. 그렇다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에너지 주체가 우리나라 단 하나의 '유틸리티'인 한국전력에서 벗어나 개개의 커뮤니티로 귀속되어야 위기에 대한 대응이 향상된다는 방향성은 옳기 때문이다(플랫폼 기업의 특징인 독과점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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