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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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2025년3월2일
오늘의정진: 大丈夫秉慧劍 대장부병혜검 / 대장부가 지혜의 칼을 잡으니
- 100일 정진, 67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예순 여섯 번째 구절은
<是以禪門了却心시이선문료각심/그러므로 선문에서 마음을 물리치고
頓入無生知見力돈입무생지견력/태어남이 없는 지견의 힘에 단박에 들어가도다.
선(禪)에서는 말이나
글자가 그다지 필요가 없다. 그래서
불립문자(不立文字) 라 한다.
직지인심(直指人心), 즉 사람의 마음을 곧 바로 가리킨다.
견성성불(見性成佛), 즉 마음의 성품을 바로 보면 부처를 이루게 된다.
그렇게 마음 하나 깨우치면 바로 태어남이 본래 없음을 단박에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선은 마음으로 곧장 들어가는 문(門) 이다.
오늘은 예순 일곱 번째 구절
大丈夫秉慧劍/ (큰 대, 어른 장, 사내
부, 잡을 병, 지혜 혜,
칼 검 )
대장부병혜검 / 대장부가 지혜의 칼을
잡으니
般若鋒兮金剛焰/ ( 돌릴 발, 반야 야, 칼끝 봉, 어조사
혜, 쇠 금, 굳셀 강, 불꽃
염 )
반야봉혜금강염 / 반야의 칼날 이요, 금강의
불꽃 이로다.
불자라면 오계(五戒)를
수지(受持) 하도록 하고 있다.
오계는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 불음주(不飮酒), 불망어(不妄語) 이다.
오계중 첫번째가 불살생(不殺生)의 계이다. 남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불교의 첫번째 계율이 불살생인 이유는 생명의 소중함을 실천하는
것이고 이 생명들이 r곧 부처의 또 다른 모습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동체대비’ 라고 한다.
동체대비(同體大悲)는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한 몸인 듯 함께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는 것을 뜻한다. 즉 나와 남을 둘로 보지 않고 하나의 생명으로 여기며 사랑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비(慈悲)이다.
칼은 남의 생명을 헤치는 도구이다. 날카로운 금속의 예리함으로
닿는 모든 것을 동강 내버린다. 고대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살상을 저지른 도구가 바로 칼이었다. 장수는 칼로 적들을 베어버린다. 생명이 따뜻함을 상징한다면 죽음은
차갑다. 전장에서는 죽음처럼 차가운 칼의 속성에 빗대어 냉병기(冷兵器)라고 부르기도 한다. 칼은 따뜻한 생명의 기운을 차갑게 만들어 버리는
도구인 것이다.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지만,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듯이, 칼도 마찬가지로 남을 해치려 한다면 살인 무기가 되지만 의사가 칼을 쓰면 남의
생명을 살리게 된다. 이누야사에 나오는 셋쇼마루가 쓰는 칼 천생아(天生牙)는 한번 휘두르면 백명의 목숨을 살린다.
이처럼 불교에서 칼은 생명을 죽이는 칼이 아니라 깨달음을 가로막는 무명(無明)을 베어버리는 용도로 쓰인다.
탐진치(貪瞋癡), 즉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지배하는 나의 업식을 지혜의 칼로 베어버리는 것이다. 이때 수행자는 대장부가 되는 것이다. 대장부가 쥔 지혜의 칼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만나는 모든 장애물들을 거침없이 베어 버린다.
금강은 다이아몬드처럼 가장 강한 물질을 상징한다. 반야는
지혜를 상징한다. 금강경(金剛經)의 원래 제목이 금강반야바라밀다경(金剛般若波羅密多經)이 바로 이런 뜻에서 나왔다. 금강경의 영어 제목이 바로 ‘Diamond Sumatra’ 이유도 바로 이와 같다. 그래서 불교는
지혜와 자비를 함께 추구하는 종교라고 하는 것이다.
<일일 소견>
길가에 서있는 메마른 나무 가지에
연두 빛이 보인다. 봄은 이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