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100일 정진  72일차

<信心不二/신심불이 /믿는 마음은 둘이 아니고,   

不二信心/불이신심/둘이 아닌것은 믿는 마음이니>

 

겨울의 칼을 베는 듯한 바람 소리가 소림굴 안까지 들려온다.

하지만 어떤 휘몰아치는 바람도 소림굴 안의 고요를 깨드리지는 못했다.

단지 굴 앞에서 언제부터 인지 무릎을 꿇고 간절히 애원하는 수행자의 마음의 파동만 느낀다.


그대는 누구인가.

소승은 신광(神光)이라 하옵니다.

나를 찾는가.

대사께서 천축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한번 뵙고 싶습니다.

그대의 알량한 마음으로는 나를 없다.


알량한 마음이라니... 신광은 결심했다. 품 안의 칼을 빼내 들었다.

시퍼런 서슬의 칼날에 휘몰아 치는 바람에 쌓여 있는 자신의 몸이 비춰졌다.

신광은 망설임 없이 오른 손에 칼로 왼팔을 끊어내기 시작했다.

눈위에는 뚝뚝 떨어지는 선혈로 번져졌다.

칼을 집어 던지고 끊어낸 왼팔을 들고 신광은 소림굴을 향해 외쳤다.


하나를 바치겠습니다. 이래도 알량한 마음입니까.

알겠다. 팔을 잘라 도를 구하는 그대의 신심이(信心) 그러하다면 이제 해보게.

저의 마음이 불안합니다. 도무지 그 불안을 없앨 수가 없습니다.

그대의 불안한 마음을 그럼 내게 가지고 오게. 내가 그 불안한 마음을 단박에 없애겠네.


신광은 불안한 마음을 찾으려 했다. 불안한 마음의 근원이 어디에 있던가.


저는 젊었을 군대에서 싸우느라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 살생의 마음 때문에 괴롭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꺼내 보여드릴 수가 없습니다.

꺼내지도 못할 마음을 그대는 불안하다는 감정만 붙들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미 그대의 불안한 마음이란 것은 실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신심불이(信心不二) 믿는 마음은 둘이 아니고,   

불이신심(不二信心) 둘이 아닌것은 믿는 마음이니

 

순간, 신광은 마음의 실체를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팔을 잘라 바쳤던 신심과 불안을 떨게한 마음이 모두 사실 둘이 아니였던 것이다.

불이심이 믿음이 되는 것이고, 믿음  불이심(二心)  되는 순간을 맞이 것이다.

보리달마의 법이 신광에게로 이어지는 시절인연이 도래한 것이다.

이후 달마는 신광에게 새로운 법명을 내렸다.

그가 바로 신심명(信心銘) 남긴 승찬(僧璨) 대사의 스승

2조() 혜가(慧可, 487~593) 였다.

 

: 信心: 믿을 , 마음 심 : 믿는 마음

不二: 아닐 , 둘 이 :  둘이 아니다.

不二: 아닐 , 둘 이 : 둘이 아님은

信心: 믿을 , 마음 심: 믿는 마음이다.

*단비구도(斷臂求道): 팔을 잘라 도를 구하다. 혜가는 진리를 얻고자 자신의 팔을 잘라 도를 구했다는 의미로 간절한 구도심을 대표하는 성어이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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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3-11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분별심의 깨달음일까요?
간절한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해지는 순간입니다.

마힐 2026-03-12 17:4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진심은 통한다고 하잖아요.
간절한 마음은 어디에도 통함을 믿어야죠.
분별심이란 본래 없는데 우리가 만드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계속 속고 사는 것 같아요. ^^
잉크냄새님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호시우행 2026-03-11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구도, 정말 이렇게까지? 난 아직도 거짓말 같아요. 난 아직 한참 먼 재가불자인가 봅니다.

마힐 2026-03-12 17:37   좋아요 0 | URL
저도 호시우행님처럼 그렇다고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습니다.
오래전 부터 도를 구하고자 신체의 일부를 태우는 소지 공양 전통도 있었어요.
예전 베트남에서 ‘틱광득‘ 이란 스님은 전신을 불태우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답니다.
틱광득 스님은 독재정부의 불교 탄압에 반발하여 전신소지 공양을 했었답니다.
아마 당시 전세계에 보도가 되었을 때는 다들 충격이었답니다.
지금보면 너무 과격하고 잔인한 것 같지만 당시 구도자들에겐 세속적인 미련이 없었던 관계로 몸의 집착을 던진 것으로 추측할 뿐입니다.
하루하루 감사히 사는 것도 훌륭한 수행이니, 너무 자책 마세요. ^^
성불하십시요 _()_

yamoo 2026-03-1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네요...단비구도는 정말 아닌 거 같은데...확실히 제가 불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봅니다..ㅎㅎ

마힐 2026-03-12 17:2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끔찍한 광경이 연상 되지만,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 정도까지 간절하다는 마음이란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죠. 그래서 중국 소림사 스님들 보면 한 손으로 합장하잖아요. 그게 다 혜가스님 이후에 한 손으로 합장하는 것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전해졌다는 속설도 있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