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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와 앨리스 - 같은 시간을 두 번 산 소녀의 이야기
페넬로페 부시 지음, 정윤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과연 어떠 내용일까 부 제목으로 '같은 시간을 두 번 산 소녀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먼저 연상시킨다. 주인공의 이름이 동일해서 더욱 그렇기도 한데, 동화속의 앨리스와는 다른 열네살 소녀의 처절한 삶(?)이랄까. 읽으면서 안타까움 동시에 발버둥 치는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한창 민감한 시기의 소녀에 대한 인격이나 스트레스 등을 잘 소개시키고 있어 읽는 내내 같이 화를 내기도 하고 간혹 '앨리스'의 성격이 탐탁치 않게 보여지기도 했다. 왜 '앨리스'는 자신만 아는 이기적이고 엄마와는 항상 반대되는 행동을 해서 화를 내고 친구란 '이모젠' 한명 밖에 없을까, 그리고 자신만 불행하다는 생각이 그녀 안에서 사라질 날이 없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앨리스와 앨리스>통해 알아가보자.
첫번째는 앨리스의 캐릭이다. 열네살 답게 모든것에 예민한 시기에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고 평범한 가정에 이쁘게 꾸미고 싶은 소녀의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은 바쁜 엄마 대신 어린 동생을 돌봐야하며 살고 있는 집도 언제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불어, 학교에서는 유일한 친구 '이모젠'만 있고, 엄마와의 대화는 몇일에 한번씩 할까 말까하는 상황인 것이다. 청소년들은 가족과 애기하는 시간보다 친구와 지내는 시간들이 많다. 이럼으로써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데 왜 '친구따라 강남간다'라는 말도 있듯이 이 시기에는 동성친구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추억을 만드는데 앨리스는 예외이다. 그렇다고 엄마와 대화를 자주 하는 것도 아니니 그녀는 더더욱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만족이 없는 대신 불만이 차차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항상, 이성보단 감정이 앞서다 보니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지지 않고 있다. 누구나 고민을 한겹 벗겨내면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은 고민에 쌓여 주위를 볼 수 없으니 이렇게 '앨리스'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단순한 10대의 표본이 아니라 행동에서 빗어지는 모든 것들이 어른과 아이 구분없이 가족간의 대화나 자신만의 틀에서 벗어나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그녀의 주위 환경이다. 열네살 나이에 어린 동생과 함께 이혼한 아빠의 결혼식에 가야한다. 과연 어느 자녀가 좋아할까. 어릴적 엄마가 아빠를 내쫓았다는 애기에 여전히 엄마를 미워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하게되면 아빠와 같이 살거라는 그녀의 상상은 안타깝기만 했다. 만약, 아빠가 나가지 않았다면 이렇게 자신이 불행하게 살까..하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누구나 어느 순간의 선택으로 불행으로 갈지 평탄한 길로 갈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말이다.
" 만약 네 인생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다면 그건 노력해서 바꾸면 돼.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면 현실에 적응해서 살면 되고.
괜히 투덜거리고 화를 내는건 인생을 힘들게 만들 뿐이란다"
- 본문중 -
앨리스가 처한 상황을 보니 왜 그녀가 그토록 학교에서나 가족에서나 불만 투성인지를 알 수가 있다. 단순한, 10대의 반항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온전한 가족이어도 때론 비뚤어진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모든 것을 바꾸고 싶다. 아빠와 엄마의 이혼전으로 돌아가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이루어 질 수 없는 희망이다. 그렇기에,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투덜거리는 대신 노력해서 현식에 적응하고 나가야 한다. 쉽지는 않다 자신의 마인드를 바꾸어야 하는데 쉽게 변화된다면 누가 고민을 할까..그렇기에 노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바꾸려고 하는 노력과 의지야 말로 새로운 길로 갈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는 나비효과를 말하고 싶다. 헐리우드 어느 영화에서 현재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과거로 가서 한 사건을 바꾸어 버려 미래를 다르게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과거가 바꾸어짐으로 미래 역시 바뀌어지는데 만약 만족스럽다면 무관하나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앨리스'는 엄마와 싸운 후 놀이 공원에서 쓰러진 후 7년전 과거로 가게 된다. 그녀의 나이 일곱살이다. 학교에서 왜 단짝이었던 친구와 멀어지게 되는지, 더불어 부모님의 이혼을 막기 위함을 계획으로 세운다. 총 3가지 일을 계획하고 그중 첫번째 였던 기르던 고양이의 죽음을 막고,남동생을 출산 후 엄마의 우울증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의 이혼을 막지 못하는 대신 엄마가 여전히 아빠를 사랑하고 있고, 내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엄마를 위로하는 일곱살의 '앨리스' 더불어 미웠던 동생도 자신이 보호해줘야 하는데 어리석은 모습을 깨닫게 된다. 비록, 부모님의 헤어짐을 막을 수 없었던 그녀지만 다시 열네살로 가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달라질 것을 다짐한다. 스스로는 한편으로 부모의 이혼을 막기를 원했다. 자녀에게는 부모 존재가 귀하기 때문에..그러나, 그렇지 못했고 대신 성숙하게 된 앨리스를 보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다시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온 그녀..과거에서 한 것이라곤 고양이를 지킨것과 엄마의 산후우울증을 지킨 것 뿐인데 현재는 모든것이 변했다. 허르스름한 집도 아기자기하게 있으며, 언제 비워줄지 몰랐던 집은 엄마가 소유한 것이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에게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한가지, 아빠의 결혼식 역시 변하는 않는 사실이라는 점이다. 아빠의 자리를 그리워하면서도 한편으로 자신들을 책임 질 수 없었던 그의 행실을 이제는 포기하고 엄마와 남동생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살기도 한다. 어느 것에 미련을 두면 안되는 점이다. 가보지 않았기에 호기심과 희망을 걸 수도 있다. 하지만,주위를 보지 않고 그것에만 매달리다 보면 정작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은 강과 바다와 같다.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말이다. '앨리스'가 과거로 갔기에 바뀌어진 것이 있고 그렇지 않는 것이 있는데 변하지 않는 것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순응하는 것..비록 소설이지만 그녀의 감정을 통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인생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