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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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이 한 마디가 한 남자를 미궁에 빠지게 만들었다. 작가이며 괴테 연구 일인자로 불리는 남자 '도이치'는 어느 날 가족과 함께 차를 마시다 본 문장으로 괴테의 명언 찾기에 몰두하게 되었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도서 제목이면서 동시에 도이치가 이를 증명하려고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시간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읽다보면 괴테 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한 문장이 도이치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했던 것일까? 누군가는 그냥 흘러넘길 수 있었지만 괴테 연구자로서 절대 넘어갈 수 없었다는 점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느꼈던 건 '고요함'이다.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문장을 읽다보니 정말 괴테의 명언이 맞는지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되었다. 또한, 가족이지만 한 지붕 안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는 이들이 어느 날 한 방에서 같이 자면서 이야기를 하고 듣는 장면은 뭉클했다. 크게 가족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나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괴테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또한, 도이치의 가족을 보면서 삶에서 변화는 사소한 것에서 우연히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언어란 무엇일까?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으면서 그 단어에 의미를 부여할 때 존재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했고, 괴테라는 인물로 인해 타인과 이어지고 연결이 되는 그런 과정들이 잔잔하게 다가왔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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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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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지급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도서관에서 처음 이 책을 보고 궁금해서 읽었지만 읽는 도중 무서워서 덮었던 기억이 있다. 평소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는데 읽는 경우가 생긴다면 미스터리한 사건이랄까? 좀비가 유령이 확실히 등장하는 것보다 인간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공포감을 맛보게 하는 책을 보곤 한다. 오늘 만난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도서는 바로 이점을 느끼게 하는 책으로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소설이다.

소설은 기존의 흐름처럼 기승전결이 없다. 또한 단편적으로 등장하는 내용들은 서로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지만 하나의 공통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기이한 현상을 겪은 사연이 소개되고 그 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가 등장한다. 저자인 세스지가 화자로 등장하여 실종된 친구 오자와 군의 정보를 구한다는 말을 하면서 과거 수집 되었던 자료를 보여준다. 앞서 적었듯이 책은 하나의 시선이 아니라 여러 장소에 일어난 소름끼치는 현상을 보여주는데 이게 과연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하면서도 마지막 그 현상이 일어난 장소를 다시 한번 언급이 되고 독자는 그 순간부터 '그 장소'를 기억하면서 읽게 된다.

누군가 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자료를 보여주는 것이라 그들이 겪은 일들은 무엇도 확인되지 않은채 마무리가 되니 순간 이게 뭐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댐과 산 그리고 메아리처럼 들리는 기이한 목소리....그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일상 생활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여주는데.... 오컬트 잡지를 맡았던 오자와군의 실종 그리고 그가 남긴 자료로 보는 것만으로 섬뜩함이 몰려온다. 물론, 실화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일까? 왜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찾기 보단 '그 현상'은 무엇이었나? 라는 의문과 같이 나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했던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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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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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작비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 그 패턴의 흐름을 파악한다. 일반 소설과 달리 이 분야는 독자가 읽으면서 범인은 누구일까? 어떤 속임수를 쓴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기에 밋밋하거나 뻔한 스타일은 추리소설이라도 흥미를 잃게 된다. 오늘 만난 <나의 살인계획>은 프롤로그부터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물론 도서 제목을 보고 살인을 하되 왠지 정당화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추리시장은 광범위하다. 내용부터 트릭까지..고전추리소설과 달리 인간의 어두운 심리도 드러내면서 안타까움과 놀라움을 보여준다. <나의 살인계획>은 프롤로그를 통해 독자의 호기심을 이끌어냈고 책장은 넘길 때마다 프롤로그에서 보여준 상황에 대한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계속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렇게 책장을 넘기면서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하는 다치바나에게 살인 협박과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독자의 시선은 다치바나였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누군가의 이야기가 등장하니 이 인물은 또 누구를 말하는 거지? 다치바나 뿐만 아니라 외모콤플렉스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던 미사, 팬이라면서 다치바나에게 접근한 하토리 그리고 동료인 유카의 친모가 문득 그를 만나러왔던 날 등 모든 등장 인물들이 읽을 수록 의심스러웠다. 이중에 다치바나를 협박한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마지막까지 읽은 후 반드시 다시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 <나의 살인계획>은 완성이 되었다. 책을 덮은 후반전과 혼자서 범인이 누구지라고 찾았던 허탈감!! 하지만 다시 한 번 읽게 함으로써 소설을 이해하게 된 <나의 살인계획>. 정말 오랜만에 추리소설에 빠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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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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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으로 알게 된 작가 우케쓰. 딱 여기까지로 일본에서도 작가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복면을 쓴다고까지 했는데.. 하여튼, 작가는 책이 아닌 먼저 sns를 통해 수수께끼 같은 글을 올리고 곧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점이 독특하고 출간된 책 역시 복잡한 구조보단 마치 트릭을 풀어가는 듯하다. 오늘 읽은 <이상한 그림>은 총 4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데 첫 장은 한 심리학자가 한 소녀의 그림을 보고 해설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 2014년, 사사키는 오컬트에 관심이 많은 동아리 후배 구라하라로부터 이상한 블로그를 알게 되고 그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해 왔고 쓴 사람이 남자로 일상을 담은 블로그로 나중에 아내가 임신까지 해서 기쁜 일과 태아가 역아로 있어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무사히 수술로 태어났지만 부인인 '유키'는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남자는 묘한 말을 남기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 사사키는 무엇이 이 블로그가 이상한지 알 수 없었는데 글 중간마다 아내가 죽기 전 그림을 그려준 것이 있는 데 이 그림을 순서대로 나열해 봐도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 그림은 이상한 것일까? 그리고 마침내 그 그림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되면서 무서운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 이어, 죽은 아내의 남편은 그 진실을 알게 되면서 블로그를 중단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그림은 무엇을 말했던 것일까?

 

두 번째 단편을 마지막까지 읽기까진 그저 각자 다른 내용이라 생각을 했는데 죽은 아내의 이름 '유키'와 남편인 다케시 그리고 시어머니 곤노 나오미 등 등장 이름이 나오면서 여러 개의 이야기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유치원에 다니는 '유타'의 그림을 보고 담당 교사는 뭔가 묘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결국 유타가 그린 그림엔 죽은 친모의 이름을 새겨 넣으려다 만 흔적을 발견한 것이고 죽은 친모의 이름은 '유키'다. 여기서 독자는 각 단편들이 앞서 동아리 선후배가 이상한 그림에 대한 사건임을 감지할 수 있다. 각 장을 읽을 때마다 생각지 못한 전개와 현재 흐름이 아니라 과거의 일이 현재로 달려가고 있다.

 

사실, 초반 오컬트 동아리 두 학생이 어떤 풀이를 하고 진실을 파헤치나 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여기서, 기자로 입사한 이와타는 몇 년 전 산에서 사망한 은사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혼자 조사를 하다가 결국 그 역시 동일범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죽은 은사의 죽음은 타살이라고 해도 정확한 증거가 없어 자살로 처리된 이 일에 늘 의심을 품었던 이와타. 설마 그가 죽을 줄은 몰랐는데 그는 죽어가면서 은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다잉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고 자신 역시 같은 메시지를 남기게 되었다. 죽으면서 꼭 범인이 잡히기 바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와타의 죽음은 곧 해결이 되지 않고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와타를 죽인 범인의 정체가 책장을 넘기면서 서서히 드러날 때 독자로서 난 범인에게 쉽게 동정심을 갖기가 힘들었다. 여기서 책 초반에 등장한 아이가 그린 그림은 책의 전체적인 중요한 맥락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뭐랄까... 씁쓸한 느낌이 상당히 강하다. '이상한 그림'은 분명히 맞는 데 이를 어느 방향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집> & <이상한 그림> 독특한 트릭과 내용 전개에 있어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다음엔 또 어떤 제목으로 신간이 출간이 될까? 저자의 특이한 이력으로 다음 편이 궁금한 '이상한'시리즈다.

 

우리 어른은 눈에 보이는 것 … …, '실물'을 그릴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그린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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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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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여름인데 배경이 겨울인 히가시노의 작품을 만났다.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겨울 배경으로 한 작품을 몇 권 읽었는 데 이번 소설은 어떤 것일까? '외딴 산장'이라는 단어가 외부와 연결이 안되니 더 공포감 같은 것을 주기도 했었다. 소설의 배경은 역시나 외딴 산장으로 이곳에 7명의 남녀가 머물면서 한 명씩 살해당하는 설정이다. 도코 신페이라는 연출가의 요청으로 최종 오디션 장소로 어느 산장에 선택 되었고 7명의 단원들이 도착한다. 그중 구가 가즈유키를 제외한 나머진 인원은 같은 단원들 사람들로 서로 알던 사람들이다. 구가가 굳이 이 오디션에 참가한 이유는 단원 중 유리에 라는 여성 때문이다. 하여튼,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 연출가인 도고는 오지 않고 이들만 이곳에서 나흘 정도 머물면서 도고의 지침대로 준비를 한다는 설정이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심지어 위험한 상황에서 산장을 떠나면 바로 오디션에선 탈락이 된다는 것이니 쉽게 나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남)를 비롯해 유리에(여성), 다카코(여성),아쓰코(여성), 다도코로(남),아마미야(남),혼다(남) 이렇게 모인 겨울의 어느 산장. 그리고 첫날 아쓰코가 혼자 피아노를 연습 하던 중 누군가에게 가격 당했다. 작가는 누군가가 아쓰코의 몸을 끌고가는 부분을 보여주는 데 아쓰코 뿐만 아니라, 유리에 역시 늦은 밤 중 같은 상황을 만들어보인다. 분명 이들은 연극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살해(연극으로)된 두 사람의 방에는 나름 살해 도구(?) 놓여져 있었다. 이를 계기로 누가 범인인지 나름 추리를 하는 데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분위기에서 진범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구가는 알리바이를 확인하기 위해 혼다와 같은 방을 쓰기까지 한다. 서로의 알리바이를 위해서 말이다. 모두가 연극이고 설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유리에까지 사라지고 나니 단원들은 정말 연극일까라는 의구심을 들기 시작하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할 때 만약 이것마저도 시험 단계라면 바로 탈락이 되버리니...쉽게 외부에 전화나 이곳을 떠날 수가 없다.

구가는 나름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데 책에는 그의 독백이 더러 등장하고 마치 탐정 역할로 상황을 풀어간다. 하지만, 또 다른 마음은 유리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구가 뿐만 아니라 다도로코 역시 유리에에게 마음이 있어 산장에서 그녀에게 구애까지 했다. 하지만, 유리에는 아미미야와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 입에서 아니라는 말을 했기에 다도로코는 희망을 가졌다. 하여튼, 원인도 모르고 그저 상황극이라 한 산장에서 두 명의 여성이 사라지고 구가로 인해 상황이 심각성을 느낀 나머지 사람들. 산장에 왜 모였는가를 시작으로 이야기 하던 중 한 단원 여성의 이름이 거론 되는 순간 구가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구가는 이 여성과 만난 적은 없지만 오디션을 본 적이 있고 그녀의 연기를 극찬까지 했었기에 이 산장에(오디션으로) 와도 충분한 인물임에도 그렇지 않아 의심을 품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과 진실. 아쓰고, 유리에,아마미야가 사라지면서 구가는 사건 현장(사라진 사람들)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 알아차리고 풀이를 시작한다. 어쩌면 인간의 나약한 부분을 감당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사건이라 할 수도 있다. 오로지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타인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사람들은 이 점을 너무 쉽게 간과한다. 히가시노의 작품은 소재가 다양하다. 사회파 소설부터 코믹스러운 부분까지 같은 장르소설이라도 감정 기복이 상당히 다른데 이 점이 저자의 매력이다. 그리고 혹시 이번 작품은 '구가'라는 주인공을 탄생시키는 것일까? 아님 단편으로 그의 존재는 사라지게 될까? 배경이 밀페된 공간 그 자체만으로 숨막힘을 전달한다. 분명 범인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누군지도 모르고 심지어 다음 피해자는 '자신'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이런 점을 산장 안에서 적절하게 사용했다. 읽는 독자 역시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에 바빴으니 말이다.

왜 우리 모두인가, 왜 이런 장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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