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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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으로 알게 된 작가 우케쓰. 딱 여기까지로 일본에서도 작가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복면을 쓴다고까지 했는데.. 하여튼, 작가는 책이 아닌 먼저 sns를 통해 수수께끼 같은 글을 올리고 곧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점이 독특하고 출간된 책 역시 복잡한 구조보단 마치 트릭을 풀어가는 듯하다. 오늘 읽은 <이상한 그림>은 총 4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데 첫 장은 한 심리학자가 한 소녀의 그림을 보고 해설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 2014년, 사사키는 오컬트에 관심이 많은 동아리 후배 구라하라로부터 이상한 블로그를 알게 되고 그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해 왔고 쓴 사람이 남자로 일상을 담은 블로그로 나중에 아내가 임신까지 해서 기쁜 일과 태아가 역아로 있어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무사히 수술로 태어났지만 부인인 '유키'는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남자는 묘한 말을 남기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다. 사사키는 무엇이 이 블로그가 이상한지 알 수 없었는데 글 중간마다 아내가 죽기 전 그림을 그려준 것이 있는 데 이 그림을 순서대로 나열해 봐도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 그림은 이상한 것일까? 그리고 마침내 그 그림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되면서 무서운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 이어, 죽은 아내의 남편은 그 진실을 알게 되면서 블로그를 중단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그림은 무엇을 말했던 것일까?

 

두 번째 단편을 마지막까지 읽기까진 그저 각자 다른 내용이라 생각을 했는데 죽은 아내의 이름 '유키'와 남편인 다케시 그리고 시어머니 곤노 나오미 등 등장 이름이 나오면서 여러 개의 이야기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유치원에 다니는 '유타'의 그림을 보고 담당 교사는 뭔가 묘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결국 유타가 그린 그림엔 죽은 친모의 이름을 새겨 넣으려다 만 흔적을 발견한 것이고 죽은 친모의 이름은 '유키'다. 여기서 독자는 각 단편들이 앞서 동아리 선후배가 이상한 그림에 대한 사건임을 감지할 수 있다. 각 장을 읽을 때마다 생각지 못한 전개와 현재 흐름이 아니라 과거의 일이 현재로 달려가고 있다.

 

사실, 초반 오컬트 동아리 두 학생이 어떤 풀이를 하고 진실을 파헤치나 했는데 그렇지는 않다. 여기서, 기자로 입사한 이와타는 몇 년 전 산에서 사망한 은사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혼자 조사를 하다가 결국 그 역시 동일범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죽은 은사의 죽음은 타살이라고 해도 정확한 증거가 없어 자살로 처리된 이 일에 늘 의심을 품었던 이와타. 설마 그가 죽을 줄은 몰랐는데 그는 죽어가면서 은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다잉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고 자신 역시 같은 메시지를 남기게 되었다. 죽으면서 꼭 범인이 잡히기 바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와타의 죽음은 곧 해결이 되지 않고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와타를 죽인 범인의 정체가 책장을 넘기면서 서서히 드러날 때 독자로서 난 범인에게 쉽게 동정심을 갖기가 힘들었다. 여기서 책 초반에 등장한 아이가 그린 그림은 책의 전체적인 중요한 맥락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뭐랄까... 씁쓸한 느낌이 상당히 강하다. '이상한 그림'은 분명히 맞는 데 이를 어느 방향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집> & <이상한 그림> 독특한 트릭과 내용 전개에 있어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다음엔 또 어떤 제목으로 신간이 출간이 될까? 저자의 특이한 이력으로 다음 편이 궁금한 '이상한'시리즈다.

 

우리 어른은 눈에 보이는 것 … …, '실물'을 그릴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그린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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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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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여름인데 배경이 겨울인 히가시노의 작품을 만났다.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겨울 배경으로 한 작품을 몇 권 읽었는 데 이번 소설은 어떤 것일까? '외딴 산장'이라는 단어가 외부와 연결이 안되니 더 공포감 같은 것을 주기도 했었다. 소설의 배경은 역시나 외딴 산장으로 이곳에 7명의 남녀가 머물면서 한 명씩 살해당하는 설정이다. 도코 신페이라는 연출가의 요청으로 최종 오디션 장소로 어느 산장에 선택 되었고 7명의 단원들이 도착한다. 그중 구가 가즈유키를 제외한 나머진 인원은 같은 단원들 사람들로 서로 알던 사람들이다. 구가가 굳이 이 오디션에 참가한 이유는 단원 중 유리에 라는 여성 때문이다. 하여튼,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 연출가인 도고는 오지 않고 이들만 이곳에서 나흘 정도 머물면서 도고의 지침대로 준비를 한다는 설정이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심지어 위험한 상황에서 산장을 떠나면 바로 오디션에선 탈락이 된다는 것이니 쉽게 나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남)를 비롯해 유리에(여성), 다카코(여성),아쓰코(여성), 다도코로(남),아마미야(남),혼다(남) 이렇게 모인 겨울의 어느 산장. 그리고 첫날 아쓰코가 혼자 피아노를 연습 하던 중 누군가에게 가격 당했다. 작가는 누군가가 아쓰코의 몸을 끌고가는 부분을 보여주는 데 아쓰코 뿐만 아니라, 유리에 역시 늦은 밤 중 같은 상황을 만들어보인다. 분명 이들은 연극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살해(연극으로)된 두 사람의 방에는 나름 살해 도구(?) 놓여져 있었다. 이를 계기로 누가 범인인지 나름 추리를 하는 데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분위기에서 진범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구가는 알리바이를 확인하기 위해 혼다와 같은 방을 쓰기까지 한다. 서로의 알리바이를 위해서 말이다. 모두가 연극이고 설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유리에까지 사라지고 나니 단원들은 정말 연극일까라는 의구심을 들기 시작하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할 때 만약 이것마저도 시험 단계라면 바로 탈락이 되버리니...쉽게 외부에 전화나 이곳을 떠날 수가 없다.

구가는 나름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데 책에는 그의 독백이 더러 등장하고 마치 탐정 역할로 상황을 풀어간다. 하지만, 또 다른 마음은 유리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구가 뿐만 아니라 다도로코 역시 유리에에게 마음이 있어 산장에서 그녀에게 구애까지 했다. 하지만, 유리에는 아미미야와 사귄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 입에서 아니라는 말을 했기에 다도로코는 희망을 가졌다. 하여튼, 원인도 모르고 그저 상황극이라 한 산장에서 두 명의 여성이 사라지고 구가로 인해 상황이 심각성을 느낀 나머지 사람들. 산장에 왜 모였는가를 시작으로 이야기 하던 중 한 단원 여성의 이름이 거론 되는 순간 구가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구가는 이 여성과 만난 적은 없지만 오디션을 본 적이 있고 그녀의 연기를 극찬까지 했었기에 이 산장에(오디션으로) 와도 충분한 인물임에도 그렇지 않아 의심을 품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과 진실. 아쓰고, 유리에,아마미야가 사라지면서 구가는 사건 현장(사라진 사람들)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 알아차리고 풀이를 시작한다. 어쩌면 인간의 나약한 부분을 감당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사건이라 할 수도 있다. 오로지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타인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사람들은 이 점을 너무 쉽게 간과한다. 히가시노의 작품은 소재가 다양하다. 사회파 소설부터 코믹스러운 부분까지 같은 장르소설이라도 감정 기복이 상당히 다른데 이 점이 저자의 매력이다. 그리고 혹시 이번 작품은 '구가'라는 주인공을 탄생시키는 것일까? 아님 단편으로 그의 존재는 사라지게 될까? 배경이 밀페된 공간 그 자체만으로 숨막힘을 전달한다. 분명 범인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누군지도 모르고 심지어 다음 피해자는 '자신'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이런 점을 산장 안에서 적절하게 사용했다. 읽는 독자 역시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에 바빴으니 말이다.

왜 우리 모두인가, 왜 이런 장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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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름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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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과 무더운 날씨 그리고 습도까지 높은 여름에 누구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면을 만나기도 한다. 오늘 만난 [나쁜 여름]은 바로 이런 점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이며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사회의 취약한 한 부분을 군더더기 없이 독자에게 전달한다. 어떤 희망이나 아님 추리소설 처럼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도 책을 다 읽고서 그 자체로 이해가 되었던 책이었다. 사회보장제도...어느 나라든 취약한 가정이 존재하고 이들을 위해 나라에서는 제도를 만들어 제공한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저자인 소메이 다메히토는 바로 이점을 소설을 통해 보여준다. 건실한 모습을 초반에 보여준 사사키 마모루는 생활 복지과 에서 근무하며 그가 하는 일은 생활 보조금을 지원자 상담과 반대로 보조금 수급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다. 원하는 부서가 아니기에 3년만 채우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을거라 생각을 했지만 아직도 이곳에 다니고 있고, 이번 여름은 마모루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

 

마모루가 관리하는 수급자 중 중년 남성 야마다와 노인 야노는 수급자 대상에 적합한 사람들이 아닌데도 보조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건 그들을 직접 만나서 확인을 해야하는 데 누가 쉽게 아니라고 할까? 싫지만 이들의 집을 방문해서 사실 확인을 해야하지만 늘 실패로 돌아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작은 키에 마른 체격인 마모루는 자신의 외모에서부터 벌써 자존감이 상실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반대로 여성 동료인 미야타 유코는 강한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한편, 같은 생활 복지사 동료인 다카노는 일을 게을리고 하고 인격이 좋지 않는 데 이 남자로 수급자인 아이미 성에게 육체적 강요와 돈을 요구하고 있다. 미혼모인 아이미는 우연히 알게된 레이코라는 여성에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신청했는 데 법은 직장을 다니게 되면 이를 알리고 대상자에서 제외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담당 관리자가 부정 수급을 눈 감아주는 대신 다른 것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아이까지 있는 아이미의 이미지는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이다. 결국 다카노의 관계를 레이코에게 말하게 되고, 이를 우연히 듣게 된 한 노인이 생활 복지센타에 신고를 하게 되면서 유코와 마모루를 부정수급자와 동료의 불법 행위를 알게 된다. 유코는 무조건 다카노라고 단정을 짓고 두 사람은 아이미를 만나러 가지만 진실을 얻지 못한다. 그런데 소설은 일이 점점 커져 가는 데 레이코가 아이미의 일을 도와준다고 하면서 야쿠자 애인에게 이를 전달하고 야쿠자인 가네모토는 다카노를 이용해 부정수급을 늘리려는 계획을 만들고 야쿠자의 도움(?)으로 부정수급을 받고 있는 야마다는 여기에 합류를 하면서 내용은 복잡해져 간다.

 

이렇게 부정 수급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소설은 정말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카스미라는 여성을 등장시킨다. 남편이 사망 후 힘들어진 상황에서 직장을 구해도 몇 일이면 쫓겨나게 된다. 심지어 어린 아들에게 줄 음식을 훔치기도 하는 데 물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 이 여성은 마모루외의 다른 인물들과 엮이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생활 복지사를 찾았을 때 마모루와 상담을 하게 되는 데 그땐 이미 마모루는 야쿠자 일행과 어쩔 수 없이 엮이게 되고 심지어 본인 의도와 달리 마약을 하게 된 상태여서 제대로 상담을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곳에 온 모자를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이야기 할 뿐이었다. 여성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이곳이 오히려 이 세상을 떠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 그렇지만,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른다. 그저,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라고 할 뿐이다.

 

소설은 어느모로 보나 희망을 주지 않는다. 앞서 적은 카스미와 어린 자녀를 보면서 반드시 수급자가 될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안되었고, 마모루가 그렇게 부정 수급자로 밝히려고 했던 야노 노인은 밝혀졌음에도 눈을 감아버린다. 도대체 결말은 어떻게 되는 것이지? 아니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게 책장을 넘기게 만들고, 마지막을 읽으면서 서로가 가진 욕망이 결국 그들 자신에게 무엇을 주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정말, 마지막 장면은 복잡한 상황을 전혀 혼란스럽지 않게 서로가 얽혀버려 엉망이 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절로 수긍이 되었다는 점이다. 삶은 매 순간 선택으로 인해 길이 달라지며 이를 부정 할 수 없다. 마모루가 만약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니, 그 전부터 올곧은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리고 사회 보장 제도에 대한 문제점...의식할 수 없는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 하루 또 하루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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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삶 클래식 라이브러리 2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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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에서 출간되는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 두 번째 도서<평온한 삶>을 만났다. 저자가 낯설지가 않았는 데 <연인>, <히로시마 내 사랑>를 쓴 작가였고, <연인>은 소설 보단 먼저 영화로 그것도 평판으로 알게 된 작가였다. 문득, <연인>를 읽고나서 사람들이 말하는 두 남녀의 모습이 아니라 그 안의 심리가 무엇인지...당시 책을 읽으면서 알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 흘러가듯이 잔잔하게 보여주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는 것. 오늘 만난 도서 역시 그랬다. 보통 제목을 보면 본문을 읽기도 전에 어떤 내용인지 가늠을 하게 되는 데 '평온'이라는 단어가 왠지 반어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역시나 첫 장을 넘기면서 싸움에서 패한 한 남성과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다른 이의 시선이 소설 전체적인 분위기를 먼저 느끼게 했다.

책은 화자인 '프랑신' 여성으로 흘러간다. 20년 전 아버지가 시장으로 부유층에 속했으나 외삼촌인 제롬으로 인해 시장에서 물러나야 했고 프랑스 시골로 도망치듯이 왔다. 그렇게 프랑신의 가족은 20년동안 그곳에서 농사를 하면서 근근히 살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동생 니콜라가 여인 클레망스를 임신을 시키면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 데 이것이 불행이었을까? 두 사람의 결혼을 강행한 것은 제롬이었지만 동시에 클레망스와 불륜 관계였던 제롬. 이 사실을 먼저 알게 된 건 화자였고 어떤 결과를 바랐는지는 모르지만 결국 두 사람이 싸워 제롬이 사망하게 된 것이다. 그 뒤 클레망스가 니콜라를 떠나고 이 시기에 맞춰 2년 전 클레망스와 니콜라가 결혼 한 뒤로 간간히 나타나던 뤼스가 니콜라에게 다가온다.

동시에 화자와 그녀가 마음에 둔 티엔 이라는 남자와 관계가 발전이 되는 듯 하는 데 티엔의 존재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문제가 되었던 '제롬'이 사라졌으니 평온한 삶이 시작되겠다 했지만 그 뒤 동생 니콜라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가족들. 이 일로 잠시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지만 그곳에서도 화자는 또 다른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문득, 화자의 입장보단 독자로 삶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의도치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게 인생이라고 해야할까? 뤼스 역시 니콜라를 마음에 둔 줄 알았지만 다른 사람을 두고 있었다. 화자의 시선으로 따라간 인물들을 볼 때면 혼란스럽다. 책이란 본디 작가의 생각을 투영하는 것이라 하는 데 <평온한 삶>은 제목부터가 이질적이었는 데 저자가 쓰는 소설 대부분은 가족의 불안, 절망을 묘사하고 있는 데 <연인>에서도 주인공과 가족의 관계 역시 그러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 인물들의 심리와 화자가 다시 한번 살던 곳으로 돌아오기 위한(?) 과정을 보면서 삶에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권태'에 대한 프랑신의 생각이 등장하는 데 '평온한 삶'에 대한 정의는 없지만 스스로 그 길을 찾는 게 답이라 생각이 들면서 작가의 문체가 뭐랄까..부드럽다고 할까? 그저 묘한 느낌을 들게 하는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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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영화 특별판)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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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해"

"훌륭해. 잘 견뎠어."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고개 숙인 고코로의 두눈에서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본문 중-

최근 한 작가 쓴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학교 폭력은 오늘날의 문제가 아닌 과거에도 이미 수면위에 드러나지 못했지만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다만, 이를 대중매체를 통해 더 직접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 되었을 뿐이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를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인데 여기서 '부모' 뿐만 아니라 성인 누구라면 이일을 같이 해결을 해야한다. 단순히, 아이라서, 어른이 생각하기에 아무 문제가 아니라서 라는 인식으로 이 사태를 대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유아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무수한 감정을 그저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여긴다면 한 사람의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가 되면서 심각성을 낳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거울 속 외딴 성>은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상영이 되었던 작품의 원작으로 이미 출간이 되었던 소설이다. 영화가 상영되면서 특별판으로 새롭게 출간이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 그저 흥미로운 sf 만화로만 생각을 했었다. 무려 600페이지가 되어 언제 읽나 했는 데 손에 잡힌 순간 후루룩 하고 한순간에 책장을 넘겨버린 거 같을 만큼 빠지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소설은 한 소녀의 독백으로 시작이 되는 데 글을 읽는 순간 소녀가 학교에서 제대로 친구과 지내지 못하고 왕따를 겪고 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름은 안자이 고코로 중학교 1학년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 늘 못마땅하게 자신을 보는 부모님에게 솔직하게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니 유일학 안식처에서도 불안하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방에 있는 전신 거울이 강한 빛을 내고 호기심에 손을 뻗은 순간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

낯선 곳으로 떨어진(?) 고코로는 그곳에서 늑대 가면을 쓴 소녀를 만나고 더더욱 자신 뿐만 아니라 그곳에 이미 와있는 6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영문도 모른체 낯선 세계로 오게 된 아이들..늑대소녀는 아이들에게 이곳은 거울 성이며 머물지는 못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아침 부터 오후 5시까지) 언제든지 각자의 거울을 통해 이곳을 드나들 수 있지만 오후 5시 이후엔 절대 남아서는 안된다 말한다. 또한, 늑대소녀는 이들에게 이곳에 소원을 들어주는 열쇠가 있으며 1년이 되는 시점인 3월 30일까지 찾는 자에게만 소원을 빌 수 있음을 상기한다. 그러면서 열쇠를 기간안에 못찾게 되면 기억은 있되 더 이상 거울 성을 방문할 수 없고, 반대로 찾게 되어 소원을 빈 후엔 이곳의 기억이 다 사라진다. 누구도 원치 않는 게임(?)이지만 모두가 암묵적으로 자신만의 소원을 빌기 위해 찾아나선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아이들의 감정이 이렇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코로가 겪는 일은 아무런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에겐 힘든 일이다. 대놓고 왕따는 아니지만 주위 친구들을 이용해 고코로를 괴롭히는 아이와 그 무리들. 분명 어른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다독이고 이겨냈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 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모르기에 어쩔 수가 없다. 하여튼, 이곳에 모인 아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고코로 처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픔을 마음에 담아두며 살아가고 있었다. 고코로를 비롯해 리온(남), 우레시노(남), 후카(여,) 마사무네(남),스바루(남), 아키(여)...암묵적으로 '학교'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는 데 우레시노의 거침 없는 표현으로 금기시 되었던 '학교' 단어가 튀어나오면서 서서히 저들이 갖고 있는 상처를 이야기 한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또 다른 공통점..리온을 제외한 이들은 다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힘들지만 이곳은 괴롭히지 않고 누구나 편안하게 있는 공간이 되 시점에서 마사무네가 먼저 같은 날에 학교에서 만나자고 제의한다. 다들 두렵지만 ... 교실이 어려우면 보건실 아니면 마지막 거울 성으로 오라고. 마사무네의 말로 두려워 하던 학교를 간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들과 함께라면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고코로와 아이들은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고코로가 학교에 갔을 때 5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고코로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 역시 학교에 갔지만 서로를 만나지 못했고 같은 상황을 겪었다는 사실. 그리고 평소 게임을 즐기던 마사무네가 한 달 만에 나타나면서 자신들이 '평행 우주'에 사는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는다. 그제서야 자신들이 살던 곳에 있던 건물이나 배경들이 조금씩 다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늑대소녀는 '만날 수는 있다'라는 묘한 말을 남겼다는 것. 도대체 무엇일까?

책은 마냥 거울 성 상황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고코로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문제 역시 교차로 보여준다. 일반 학교와 다른 학교로 보내질 예정인 고코로는 그곳에서 기타지마 여선생님을 알게 되는 데 인위적인 모습이 아닌 정말 고코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인물이다. 이 선생님으로 인해 사이가 소원해졌던 친구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갇혀 있던 자신을 밖으로 내보내는 동시에 거울 성에서 아키가 규칙을 깨고 그곳에 남아 늑대에게 잡아 먹혔다. 누구나 상처를 얘기했지만 유일하게 말하지 않았던 아키..무엇이 두려워 목숨이 사라질 수 있는 데도 남은 것일까? 원망 보단 상처를 생각했던 아이들...유일하게 밖에 있었던 고코로는 늑대소녀가 말한 내용과 동화 <빨간 모자>가 떠오르면서 아키와 다른 아이들을 구하러 거울 성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게 되는 6명의 아이들의 상처와 왜 같은 학교지만 만날 수 없었는지를 알게 된다.

전부터 생각했어. 왜 우리가 모두 유키시나 제5중학교에서 불려왔는지, 거기에는 뭔가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늑대님이 의도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어.

'서로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본문 중-

반전의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평행 우주를 생각했다가 이것이 아니네 하면서 다시 한번 거울 성의 존재가 어떤 의미였는지...서로 과거부터 미래까지 얽힌 이들을 보면서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아이들에게 용기를 줬다. 고코로와 동갑인 리온은 유일하게 하와이게 사는 데 왜 이곳으로 불려졌는지 역시 소설의 중요한 핵심이었다. 사는 동안 상처와 아픔은 싫든 좋든 겪을 수밖에 없다. 어느 부족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단지,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무수히 겪는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고 헤쳐나가는지를 알려주는 거 같다. <거울 속 외딴 성>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문제가 되는 요점을 환타지와 엮어 풀어냈고 '서로'의 단어를 멋지게 풀어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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