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또 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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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7-28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눈부신 친구는 표지 정말 산뜻한걸요. 계절의 느낌이 물씬 나는 것이 얼마전 구입한 `머리부터 천천히`가 생각납니다. 표지에 반해서 어떤 책일까 미리보기로 구경했어요. ㅎㅎ

hellas 2016-07-28 22:36   좋아요 1 | URL
먼저 읽어본 친구가 취향이 아니라고.... 기대가 반으로 줄었어요 ㅋ
 
벤야멘타 하인학교 (무선) - 야콥 폰 군텐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
로베르트 발저 지음, 홍길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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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볼륨에 비해 속도가 나지 않는 독서다.

배우고, 습득하고, 경험하고, 발전하고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지극히 당연한 사고를 하고 자란 나는 거의 책을 다 읽어갈 무렵까지 주인공 야콥이 아리송했다.

지독한 반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놓지않고 끝까지 읽었으나,

집념에 가까운 소멸의 의지만 강하게 남는다.

벤야멘타 하인학교에 입학한 야콥 폰 군텐은 외적으로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지적인 성장, 사교의 확장, 지위의 획득 같은 보통의 외적 성장의 측면에선 그렇다.

체념하고 인내하는 것을 지침으로 삼는 학교에 들어간 아이치고는

끊임없이 자아를 곱씹고 의문을 되풀이하면서 오히려 주변인물들을 자극하고는 있지만,

그 자극이 주변인을 급진적으로 변모시키지도 않는다.

보통의 이야기라면 어딘가쯤에서는 발전적인 무엇인가를 보여줘야할텐데.

발전같은건 이 책엔 없다니까? 하는 작가의 비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자기 자신을 깍아내리는 듯 자학과 유사한 언행을 보이며,

세습된 고상한 원칙들이 아닌, 삶이 자신을 교육시키길 원하고,

반항적이면서 자신의 반항이 훈계받길 원하는...

이 소년을 반영웅 서사로 까지 생각해야 하나 싶은... 뭔가 말기 중이병 아니.. 혹은 피학적 경향.....

어쨌거나 야콥의 외적 성장이 0에 수렴하는 것은 내적인 성장역시 0이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결국 제자리를 돌고 돌다 (자의라고 하기엔 외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지만) 새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게 되니 말이다.

그렇게 내딛은 발걸음이 또 어떠한 사색을 낳게 할지는 큰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이게 또 작가의 의도한 바일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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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라고는 단 한 가지뿐인데, 매번 동일한 내용을 반복한다. `소년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수업이라는 것들이 모두 결국엔 이 질문을 맴돌 뿐이다. 지식이라고는 하나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가르칠 사람들도 없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를 이끌고 가르쳐야 할 교사 나리들께서 잠에 빠져 계시다는 뜻이다. 그들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단지 죽어 있는 듯 보일 뿐인지도 모른다. 혹은 화석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들에게서는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 9

나는 나 스스로를 교육시키기 위해, 나 자신에게 미래의 자기 구현을 위한 준비를 시키기 위해 이 벤야멘타 학원의 훈련생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장차 닥칠 힘겹고 음울한 그 어떤 미래에 대새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집에 편지도 쓰지 않는다. 소식을 알리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고, 밑바닥부터 시작하겠다는 내 계획이 완전히 망가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대하고 대담한 일들은 침묵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그르치게 되고 나쁜 결과를 보게 된다.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불꽃도 다시 꺼져버리는 법이다. 난 내 취향을 잘 알고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 77
너는 태만해져라. 음, 그러니까 말이다.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너의 모습 그대로, 그리고 이곳에서 변화된 그 모습대로 살아라. 그리고 부탁건대, 느림보의 역을 해다오 그렇게 해주겠지? 그러겠다고 말해주겠니? - 144

난 이곳에서, 이 사무실에서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이곳에서 완전히 시들어버렸으며, 심지어 이곳에 난 나 자신을 매장해버렸지. 난 세상을 증오했고, 증오했고, 증오했다. 그 모든 것들과 짓거리, 인생이라는 것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증스러워 그것들을 기피했었지. 그때 네가 들어왔다. 활기차고 어리석게, 버릇없이, 뻔뻔스럽게. 그리고 생기발랄하게 순수한 감정들을 발산하면서 말이야. - 174

내가 만약 ......한다면 어떨까?라는 말로 나를 결박하거나 구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 `만약`이라는 말도, `어떨까`라는 말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벤야멘타 양은 이제 땅 속에 있다. 훈련생들, 나의 친구들은 일자리들을 찾아 흩어져버렸다. 그리고 여기서 만약 내가 산산조각이 나고 파멸해간다면, 무엇이 부서지고 파멸하는 것일까? 부서지고 파멸하는 것은 어느 영일 뿐이다. 나 개인은 그저 어느 영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이 펜도 던져버리는 거다. 생각하는 삶일랑 이제 집어치운다. 나는 벤야멘타 씨와 함께 사막으로 한다. 보고싶다. 황야에도 삶이라는 것이 있는지 보고 싶다. 호흡하고, 존재하고, 정직하게 선을 추구하며 살게 되지는 않을지 보고 싶다. 밤에 잠을 자고 꿈을 꿀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이제부터 나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신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인가? 그렇다! 신은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무엇 때문에 신에 대한 생각을 한단 말인가? 신은 생각하지 않는 자와 함께 간다. 자, 이제 그럼 영원한 작별을 고한다, 벤야멘타 학교여. - 184

2016.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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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권력의 기록 1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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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낫다. 처음으로 완주했던 중국드라마.

뭐랄까.

가차없는 전개때문인지 몰입해서 봤는데-주요 캐릭터도 전개에 방해가 되면 분량이 없을 정도.

책은 너무 같은 내용이라 지루하기도.

2016.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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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니지만 오늘 받은 대접이라:)

굽기의 금손 러시안이 구워준 양고기!

아름다운 그릴링 섬세하게 굽습디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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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7-25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네요!

hellas 2016-07-25 14:21   좋아요 0 | URL
황홀했었드랬죠:)
 
구관조 씻기기 -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민음의 시 189
황인찬 지음 / 민음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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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다.

문득문득 담담하지 않게 끓어오르는 지점이 있다.

내가 끓은 건지, 시인이 끓게 만든건지...

좋은 시집이다. 자주 읽어야겠다.


나무는 서 있는데 나무의 그림자가 떨고 있었다
예감과 혼란 속에서 그랬다 - 시인의 말

저 너머에 흔들리는 것이 분명 있는데, 어쩐지 아득한 기분이 들어 너의 손을 잡는다 너는 언제부터 이곳에 없었던 것일까
보이지 않는 어둠이 계속 보이고 있다 - 장막 뒤에서 자꾸 중.

쌀을 씻다가
창밖을 봤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

아침에는
아침을 먹고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 무화과 숲.

2016.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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