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 꽃밭을 지나간다

                             -  김금용 -


자운영꽃밭을 지나간다
선홍빛으로 설레던 첫 키스 아련히
지펴지는 스무살 기억 너머를 지나간다
슈크림 가득 묻은 봄 햇살 싣고
세상으로 나가는 강둑 따라 은빛 자전거 지나간다
발 뒷꿈치 세워 한껏 키 높인 미루나무
혓바닥 속까지 까칠한 황사 밀쳐내는 동안
푸른 기다림 끝에 씻긴 소담한 풀씨
콩나물 머리 들고 일어서는 강둑을 지나간다
외로움에 코끝이 날카로워진 산비둘기
풋정에 부푼 겨드랑이 파고드는 동안 앞서
걸어간 시간 밑으로 지워진 그림자 하나 지나간다
눈자위 시큰하도록 향내 몸 일으키는
자운영꽃밭을 지나간다.


 

 

 

 

 

 

 

 

 

 

 


 

 

 

 

 

 

 

 

 

 

이토록 보랏빛 자운영 밭에서 나는 울었네. 울었네..그녀와 같이 나도 울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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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5-19 23:10   좋아요 0 | URL
멋진 시와 고운 꽃과 그림 보여 주셔서 잘 보고 갑니다..
요즘 산책길에서 들꽃들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화려하게 치장하고 팔리는 꽃들보다 어찌나 이쁘던지요..^^

밀키웨이 2004-05-20 02:28   좋아요 0 | URL
아...이뻐요...너무 이뻐요...

호밀밭 2004-05-20 12:49   좋아요 0 | URL
꽃은 다 예쁘지만 이 꽃들은 그림같고, 불타는 듯 예쁘네요. 좋은 시의 소재가 될만큼 예쁜 꽃이네요.

이파리 2004-05-20 20:10   좋아요 0 | URL
자.운.영. 이름만 많이 들어본 꽃이었습니다. 그러다 6시 내고향서 자운영을 봄에 심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고, 벼 심을 땐 갈아서 비료로 활용한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지리산 가는 길에 자운영이 심어진 꽃밭, 아니 논을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작은 꽃이더군요.
뿌리에 혹이 질소를 어쩌구저쩌구 해서 비료로 쓸수 있는, 천연비료인 자운영. 게다가 농촌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자운영.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꽃 같습니다.

sooninara 2004-05-21 11:48   좋아요 0 | URL
이번 풀빛모임에서 제예명을 자운영으로 할려고했더니 이미 다른분이 있어서..그냥 토끼풀이 되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