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숲>,<상실의시대> 이책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고 싶으신가요?


제가 이책을 읽었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게 되는 질문입니다.

독서모임 발제문를 준비하다가 떠올랐는데,

이제는 읽었다는 사람을 만날때마다 물어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한다면 추천 드리고 싶은 발제 입니다 ㅎㅎㅎ


답변들은 이책을 처음에 어떤이름으로 접했는지에 따라서도 다르고.

이책을 어떻게 받아들였냐에 따라서도 다른듯 해서 흥미롭습니다.



저는 <상실의시대>라는 표지로 접했습니다. 이보다 잘 맞는 제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실"이라는 키워드가 작품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오히려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제목이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하루키씨는<상실의시대>라는 제목을 원하지 않으셨다고 하지만요.


모임에서는 저랑 같은 의견인 분도 다른의견인분도 계셔서 재밌었습니다.

<노르웨이의숲>이라는 표지로 읽었음에도,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찰떡같다는 분.

<노르웨이의숲>이라는 노래를 같이 들으며 봤고 가사또한 어울리기에 <노르웨이의숲>이라고 부르시겠다는분.

전반적인 내용이 자신에게는 <노르웨이의 숲>이 어울려서 그렇게 부르고 싶으시다는분.


다른분들의 의견을 들어도 저는 비틀즈의 노래라는 것만으로는 제목이 와닿지 않았습니다.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저의 생각이 굳혀 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뜬금없게도. 독서모임 후에 우연히 읽은 미술사 관련 책을 통해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아무리 유명한 책 이라지만 미술사 책에서 제목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재밌게 읽어서 추천드리고 싶고, 이 책 리뷰도 조만간 써봐야겠습니다.)















뭉크가 노르웨이 사람이며, 극야라는 현상이 있는곳이라고.

날씨가 그림에도 영향을 미쳤을거라는 내용이었고, 뭉크의 그림은 죽음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점이 <노르웨이의 숲>과 비슷한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극야"라는 현상은 하루종일 어둡고 차가운 날씨가 지속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저는 "어두움,"차가움" 이 두가지가 "죽음"과 닮아있다고 느꼈고. 노르웨이 라는곳의 이미지가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지인에게도 이 질문을 하게 되는 순간 저는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부르기로 확정했습니다.


[<상실의시대>라는 제목으로 접했지만, <노르웨이의숲>이라는 제목이 더 좋다.

상실이라는 것이 생각할 여지를 가둬 놓는 제목이라고 느낀다. <노르웨이의 숲>이 생각할 여지를 주고 읽는 사람에 따라 어떤책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면이 좋다.]


저는 이 말에 공감했습니다. 이분은 게임 번역 일을 하고 계시는데, 번역가 분들은 글솜씨,말솜씨가 뛰어나다고 느낍니다. (이분이 번역가는 외국어보다 한국어를 잘해야 된다고 했던게 생각나기도 하네요.) 듣고 보니 상실이라는 것의 등장을 예고하고 시작하는 제목 같습니다. 다시한번 <노르웨이의 숲>으로 부르고 싶어집니다. (개인적으로 문학은 생각할 여지를 열어두고 다양한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작품이 매력 있다고 생각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하루키씨가 원제목을 살리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제 지인과 비슷한 마음도 있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목 하나만을 가지고 이렇게 페이퍼를 쓰다니, 책만 읽으면 수다쟁이가 되는것 같습니다.


책이 좋아지고서 읽고서 대화하고 싶었던게 많았는데. 누군가를 귀찮게 한 적이 있다고 느껴 부끄럽기도 합니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고, 조금은 수다쟁이여도 괜찮은 이 공간이 좋습니다. 


가끔 모임에서 듣는 것 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때 운영진으로서 이 대화를 통제해야 하는건지 하는.. 은근한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일때 느끼게 됩니다..나도 저런적은없는지. 그러면서 못다 한 이야기는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독서모임은 나와 다른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곳으로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서 다하고. 모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느낍니다. 다른 분들 글도 많이 보고 댓글도 많이 달아주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늘 반성과 다짐으로 끝날때가 많네요. 이렇게 말많은 사람의 글을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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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3-27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임에 가면 경청을 잘하자, 다짐을 한답니다. 참 어려운 경청의 시간, 입니다.

책친놈 2024-03-27 18:4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어렵죠.
잘 듣는다는게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4-03-27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상실의 시대> 제목으로 먼저 읽어서 이게 정감이 가긴 합니다...

비틀즈의 ‘norwegian wood‘ 노래도 좋습니다~!!

책친놈 2024-03-27 22:02   좋아요 1 | URL
넹 노래도 들어봤는데 좋더라구요 ㅎㅎㅎ
하루키 덕분에 많은걸 접하게 됩니다 ㅋㅋㅋㅋ 지인중에 새파랑님과 같은 의견인분도 있었어요 <상실의시대>로 접해서 그게 익숙하시다고 ㅎㅎㅎ

과정 2024-04-01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생각들이네요. 많은 생각을 해주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책친놈 2024-04-01 08:27   좋아요 0 | URL
덕분에 월요일 아침부터 기분이 좋네요 ㅎ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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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접하게 된 계기가 독특해서 더 기억에 남는 책이다.

내가 종종가던 오마카세집 사장님이 매장에 전시 해놓으셨던 책이라서 읽게됐다.

표지는 노르웨이의 숲이 아닌 <상실의 시대>였는데

그때 책 5권 정도가 있었다. 어떤책이길래 저 5권안에 들었을까.

얼마나 재밌길래 가게에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전시 해 놓으셨을까? 그렇게 읽어보고 싶어졌다.

인생 책으로도 꼽는 사람이 많은 만큼 유명하고 제목은 익숙했지만 상당히 늦게 접했다.

그래도 오히려 늦게 접했기에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전에 읽은<이처럼 사소한 것들> 후기에서 클레어 키건은 

[저는 좋은 이야기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이야기를 다 읽고 첫 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뒤에 이어질 내용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했던점이 굉장히 공감됐다.


나에게는 노르웨이의 숲이 그렇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다시 첫장을 읽을 때 미치도록 좋았다. 초반 도입부가 너무나 강렬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꽤나 담담하게 봤는데, 다시 읽을 때는 몇장 읽지도 않았을 때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다. 눈물의 이유는, 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분명히 나오코의 얼굴을 어렴풋이 그렸었다. 하지만 다시 읽는 순간 선명하게 ,뚜렷하게 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 와타나베의 슬픔 또한 느껴졌다. 나도 그와 같이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오코 회상씬이 끝나고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이후 부분을 며칠 지나고서야 읽었을정도였다)


두번째 읽었을 때 다시 보였던 복선은 나오코를 회상하는 것이 단순히 멀어진 사이 정도일 줄 알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죽음을 의미하는것이었다는것.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자신이 단체생활을 하면 어떨지 묻는데 단순히 와타나베의 기숙사 생활에 대한 흥미가 아닌, 요양원을 가게될 복선이었구나 싶었다.

세번째 읽을 때 찾을 수 있는 복선이 또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읽을 계획은 없다. 아껴 놓고 기억이 좀 희미해질 쯤 읽어보고 싶다.

(아마 30대가 될때쯤? 30살에 첫 책을 이책으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읽은 이야기만 했지만 처음 읽었을때에 느낌도 정말 좋았다.

리뷰로 남겨 놓지 않은 것이 아쉬워 지금이라도 남기려 한다.

나는 <상실>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해서 였을까. 상실이 어떤것인지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연애소설보다는 나는 어떤 상실을 겪었을지, 현재와 과거의 나를 비춰봤던것 같다. 

"나오코"는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 "미도리"는 [현재 또는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로 느껴졌다.

화자인 "와타나베"에게 [나]를 대입하며 읽게됐다. 


나는 과거에 얽메여 있으면서 계속해서 깊은 우물로 빠지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오코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것같다. 나는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는것을, 그것을 직시 해야 하는걸 알고 있음에도 쉽게 놓지 못했다. 과거에 얽메이던 모든걸 정리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느낀건. 나의 행복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옳았으며, 소설에서 의미하는 것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마지막에 와타나베가 "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이 질문이 나는 과거와 현재중에 어디에 있냐고 독자에게 되묻는 질문 같이 느껴졌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책이다. 나에게는 당연히 완전 호.

성적인 묘사가 많다고 불호인 경우가 있던데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춘을 다루는데 성적인 묘사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이 책은 썩 달갑지 않은 감정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됐을 쯤 호감으로 다가올 책이다.

연애를 해보지 않았거나. 학생일때 이책을 읽었다면 전혀 다른감정으로 읽히지 않을까.

이별과상실,슬픔,실패,좌절 등의 인생에 모든 불쾌한 감정을 겪어보고 읽는다면 나의 청춘을 되짚어보게 하는 좋은 소설이될거라 생각한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책이라 리뷰는 이정도에서 마치고 페이퍼로 더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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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27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나이대별로 세 번 정도 읽었는데 세 번 다 느낌이 다르고 그때마다, 好도 되고 不好도 되더라고요.
좀 더 시간이 지나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예요^^

책친놈 2024-03-27 14:09   좋아요 2 | URL
저도 세번째 읽을때는 어떻게 달라지려나요 ㅋㅋㅋ 不好일수도 있군요. 저도 다시 읽어보니 不好인 책이 있더라구요. 애정이가니 다음에 읽었을때도 좋았으면 좋겠기도 하네요 ㅎㅎㅎ 페넬로페님께는 다음에 어떤책으로 느껴질지도 궁금하구요 ㅋㅋㅋ

새파랑 2024-03-27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완전 극호! 입니다. 처음 읽을때도 좋았고 다시 읽어도 좋았고 또다시 읽어도 좋더라구요 ㅋ 전 이 책 세가지 출판사 버젼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책친놈 2024-03-27 22:00   좋아요 2 | URL
오 3가지 버젼으로 가지고 계시다니👍 소장가치 충분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문학사상사의 <상실의시대>가 ˝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라고 할때 방점이 찍혀있던게 좋아서 민음사꺼가 있는데도 살까 고민중이었어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3-28 07:39   좋아요 2 | URL
저도 좋아하는 책!
새파랑님 댓글에 숟가락 얹기!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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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갔다가 읽었다. 도서관 100선 서가에 있어서 몇장 읽어보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책에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공감할 내용이 많다.
나는 책이 좋아진지는 오래된건 아니지만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출판사와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사는거보다는 도서관을 추천드리는 책이다.
4컷 만화라 글이 별로 없는데 분량도 짧아서 너무 금방읽어서.. 
도서관에서도 대출 안하고 그냥 그자리에서 읽어도 될정도.

시작은 책읽는 기쁨을 가르쳐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시작한다.
(책읽는 기쁨을 알려준사람에게 나도 고마운 마음이다.
이렇게 재밌는걸 모르고 살았다는게 억울할정도니까. 그동안 왜 멀리하고 살았는지!)

어디를 가던 책을 들고 다니고, 그래서 가방도 큰거 들고 다니고,
같은책 읽어본사람이 있으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고,
독서모임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읽으며 기분이 영 꿀꿀하고 ,
 읽고싶은 책이 많은데 시간이 없는걸 아쉬워하고,
너무 재밌게 읽었으면 이책을 읽는 사람들과 대화 하고 싶다는생각이 마구마구 들고.

다 적을수는 없지만 이거 말고도 공감가는부분이 반이상은 됐던것 같다.
그치만 작가는 책에 진심인 분이다. 에….? 저는 이정도는 아닙니다만… 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렇게 가볍게 읽으라는 책은 별점을 어떻게 줘야할지 고민이 됐지만
원래 가볍게 보라고 쓴책이니 4점 주고 싶다. 읽고 즐거웠으면 된거지.
내가 뽑은 걸작선 이라고 표시한 페이지가 있었는데 사진찍어놨다. 


이정도 책덕후인분이 추천하는 책이면 다 읽어봐야지.

나는 책을 읽을때 과거를 여행하고 미래를 탐험하며 세상을 다른각도에서 바라봐 이건 나를 발견하는 여정의 시작이야 - P21

내가 책을 읽는 이유 - 새로운것을 배울 수 있으니까. 아이디어와 영감을 주니까. 즐겁고 행복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실에서 도망칠 수 있으니까. - P36

책이 나에게 가르쳐준것 - 공감할 수 있을것, 감사할줄 알것, 열린마음을 가질것, 나의 열정을 따를것 - P37

나와 같은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우연히 마주치면 새로운 소울메이트가 생긴것만 같아!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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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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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지정도서여서 읽게됐다. SF소설인데 생각해볼꺼리가 많았다.



문이과를 넘나들고 동서양까지도 넘나드는 신기한, 매력있는 작가라고 느꼈다.
논문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글을 쓰고, 중국계 미국인이라는점을 소설에 잘 활용했다고 느껴진다. 사극에 나올법한 옛날 동양인(?)이 등장하는데, 여주인공에게 낭자라고 한다던지, 하오체를 쓴다던지하는데, SF소설에서 이런 말투가 나오다니 색다르고 재밌게 느껴졌다. 

기억에 남는 단편은 <호> ,<매듭묶기>,<카르타고의 장미>인데


제일 첫순서로 <호>가 배치된것이 좋았다.
제일 재밌게 읽었어서 뒤에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다른 단편들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단편집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단편이라고 느껴서서 앞에 있던 점이 좋았다.
인간에게 영원함이 없기에 사랑이 아름다워 보이는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연애할 때 권태기라는걸 딱히 느껴본적이 없고, 연애를 한번 하면 기간이 짧지는 않았어서
한사람을 평생 사랑한다는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를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삶이 유한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다른 단편들을 읽으면서까지 계속 들었다. 끝이없는 영원한 삶에서 한사람이 안질릴 수 있을까? 흠...확답을 못하겠다. 사랑앞에서 영생은 비극일것같다. 아무리 건강하게 영생을 살아도 썩 행복할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듭묶기>는 기술력만 빼앗기고 버려지는 벤처기업, 대기업의 갑질같은 느낌이라 기억에 남는다.
소재도 참신했고. 이것도 논문을 기반으로 썼다는점이 신기했다. 요즘세상 눈뜨고 코베이지 않게 정신똑바로 차리고 살아야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씁쓸하다.


<카르타고의 장미> 맛표현들이 기억에 남기도한다. 홍옥을 먹으면서 했던 표현들. 그리고 이것도 <호>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삶에 대해 말하는데, 조금 다르다. 연인보다는 가족을 말한다. 영원한 삶을 위해 디스켓 으로 남겨질지. 있는대로 살아갈지에 관한 고민. 나라면 어떤선택을 할까 싶은 고민이 들었다. 나와 추억을 공유할 상대가 없이 먼 미래에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그게 과연 행복할까?
흠... 가족,친구, 아무도 없이 미래로 가서 영원을 살수 있는게 행복한지 모르겠다. 상당히 외로운것같다. 


앞으로 리뷰는 읽고 바로 바로 써야겠다. 읽은지 한달이 넘어 쓰려니 생각이 잘 안나고 책도 반납해서 밑줄긋기로 문장을 적어 놓을 수 가 없다. <호>는 다시 읽어보고 싶은 단편이다.

요즘 독서의 가성비..? 를 따지며 여러작품을 읽고싶다는 생각에 단편을 많이 읽지만,

단편보다는 장편소설을 더 좋아해서 켄리우의 장편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제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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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27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하고 나서 바로 리뷰를 쓰는게 좋더라구요. 좀 지나면 기억도 안나고 쓰기도 귀찮아지고.... ㅋㅋ

독서 가성비 완전 공감합니다~!!

책친놈 2024-03-27 14:03   좋아요 2 | URL
넵 ㅠㅜ 역시 읽고 바로 쓰는게 좋네요 밀린리뷰가 많은데 3월 중에 다 쓸 수 있음 좋겠네요🤣 독서 가성비가 공감된다니 반갑습니다🤭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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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싶어진건 <번역:황석희>라는 에세이에서 한강 작가의 인터뷰를 접하게 되면서 였다.

부커상은 변역가도 함께 받는 상인데, 수상하면서 번역가가 작품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있던것에 대해 한강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고한다. 


[원본을 훼손한 번역자를 비판하거나, 반대로 번역을 상찬하며 원작을 절하하는 과정에서, 때로 문학적인 담론의 지점을 넘어 이 책의 '영광'이 과연 누구의 것인가를 질문하며 어느 한쪽을 선택해 공격하거나 배제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실은 모두가 알다시피 문학은 성공과 영광을 위한것이 아닙니다. 문학은 사업이 아니고, 문학작품은 사업적 결과물이 아닙니다.기본적으로 덧없는것이고, 그 덧없음의 힘으로 진실과 직면하는것이고, 세계와 싸우며 동시에 말을 거는 것입니다.]


인터뷰내용을 보고 번역자에 대한 비난 속에서 문학 그 자체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말씀하시는 점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마침 이 책을 지정도서로 선정한 모임이 있어 가입하고 읽게 되었다. 


이책은 3개의 단편이 이어지는 연작소설로 단편마다의 화자가 바뀌는데, 이로인해 이야기가 끝나고 느낀것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냐는 물음이었다.

 

"영혜"의 남편 시점<채식주의자>,

"영혜"의 형부 시점<몽고반점>,

"영혜"의 언니 시점<나무불꽃>

영혜가 화자로서 등장하지는 않지만 영혜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화자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들키지 않은, 혹은 들키기 전 내면을 보여준다.

남편은 영혜가 평범한 사람이기만을 바라는 '이기심'

형부는 영혜의 육체에 대한'욕망'

언니는 영혜로 인해 자신까지 망가지는 삶에 대한 '원망'


그러나 영혜의 내면은 영혜가 꾸는 꿈 외에는 서술되어 있지 않다.


독자인 나는 모든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았지만, 영혜를 제외한 다른 등장인물들과 같은 시점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때문에 나는 다른 인물과 마찬가지로 온전히 영혜를 이해 할 수 없었다.


<채식주의자>에서 주된 갈등원인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육식이 남들에게는 [그저 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할 수 없다는것이 아닌, 하지 않는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느꼈다.


나는 이것을 "우울증"에 대입하면서 보게됐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하는 가장 큰 실수가 "우울한 생각을 하지마",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라는 등의 말이라고 한다. 우울증이 당사자 입장에서는 우울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 밝은 생각은 할 수가 없기에 힘든병인데, 이를 다른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점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할수 없는것을 하기 싫다는것으로 받아들이는것은 강요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강렬했던것은 <몽고반점>이었다. 

화려한 표현과 묘사로 나 또한 욕망에 사로잡힌것 같았다.

리뷰를 쓰고있는 지금도 작품에서의 햇빛이 눈에 그려진다. 나는 문장 마다 그려지는 선명한 그림과 예술적인 표현들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었고, 계속해서 다음장이 읽고싶어졌다. 영혜의 내면은 생각조차 하지 않은채로. 아름다움과 욕망을 나또한 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무불꽃>으로 넘어가면서는 망가져 가는 영혜의 모습에서 일종의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나무불꽃>에서는 가족의 의미와 개인의 삶에 대해 많은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를 정신적,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하는사람에게 진심으로 가족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가.가족이라는 피의 연결고리는 구성원으로서의 의무감만이 남았고, 끊고싶어도 끊을수없는 악연의 고리처럼 느껴졌다.

책에서 영혜는 계속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인혜는 모든걸 감당하지만 작품에서는 이름조차 몇번 나오지도 않는다. 이소설에서 가장 안타까운것은 누군가의 딸,엄마,아내,언니,처형으로서 모든것을 감내하고 살아가는 "인혜"가 아닐까.



영혜의 채식주의라는것에 나는 무엇을 투영시켰는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무엇인가?

상대를 위한다는 강요, 그 또한 폭력이 아닌가?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강요 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은 아닐까? 

삶을 원하지 않는이를 간병하는건 누구를 위한것일까?

라는 등의 많은 의문점을 주었다.


이책은 끝으로 다가갈수록 마음이 피폐해진다.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며 나 또한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든다. 왜 죽으면 안되는거냐는 영혜의 말에 눈물까지도 나왔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숨쉬고 살아간다는게 누군가에게는 힘든일이 될 수 있다. 영혜를 모두가 이해해줬다면 달라졌을까? 이러한 파국으로 향해 가는일이 없지는 않았을까? 타인은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배려와 관심이라는 노력을 통해 이해 하는것에 조금이라도 다가가 보겠다고 생각한다.


제목으로 유추했던것 보다 파격적이고 충격적이며 예술적이었으며,가독성이 좋아 강력한 몰입감 속에서 읽었다. 유명한 작품이라 읽어본분들이 많겠지만 안읽어봤다면, 그리고 어두운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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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25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채식주의자 중에서 <몽고반점>이 가장 흥미롭더라구요. 전 이책을 최근에 읽었는데 그 강렬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이해받지 못할수는 있지만 그것을 죄라고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인혜‘ 처럼 그저 피해만 보는 사람은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요...

우울증에 대입해서 해석하는것도 맞는거 같습니다~!!

책친놈 2024-03-25 20:1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그 강렬함이 좋았습니다 ㅎㅎㅎ 이해받지 못하는게 죄로 보이기도 하네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해석 듣는게 역시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