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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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접하게 된 계기가 독특해서 더 기억에 남는 책이다.

내가 종종가던 오마카세집 사장님이 매장에 전시 해놓으셨던 책이라서 읽게됐다.

표지는 노르웨이의 숲이 아닌 <상실의 시대>였는데

그때 책 5권 정도가 있었다. 어떤책이길래 저 5권안에 들었을까.

얼마나 재밌길래 가게에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전시 해 놓으셨을까? 그렇게 읽어보고 싶어졌다.

인생 책으로도 꼽는 사람이 많은 만큼 유명하고 제목은 익숙했지만 상당히 늦게 접했다.

그래도 오히려 늦게 접했기에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전에 읽은<이처럼 사소한 것들> 후기에서 클레어 키건은 

[저는 좋은 이야기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이야기를 다 읽고 첫 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뒤에 이어질 내용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했던점이 굉장히 공감됐다.


나에게는 노르웨이의 숲이 그렇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다시 첫장을 읽을 때 미치도록 좋았다. 초반 도입부가 너무나 강렬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꽤나 담담하게 봤는데, 다시 읽을 때는 몇장 읽지도 않았을 때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다. 눈물의 이유는, 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분명히 나오코의 얼굴을 어렴풋이 그렸었다. 하지만 다시 읽는 순간 선명하게 ,뚜렷하게 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 와타나베의 슬픔 또한 느껴졌다. 나도 그와 같이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오코 회상씬이 끝나고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이후 부분을 며칠 지나고서야 읽었을정도였다)


두번째 읽었을 때 다시 보였던 복선은 나오코를 회상하는 것이 단순히 멀어진 사이 정도일 줄 알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죽음을 의미하는것이었다는것.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자신이 단체생활을 하면 어떨지 묻는데 단순히 와타나베의 기숙사 생활에 대한 흥미가 아닌, 요양원을 가게될 복선이었구나 싶었다.

세번째 읽을 때 찾을 수 있는 복선이 또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읽을 계획은 없다. 아껴 놓고 기억이 좀 희미해질 쯤 읽어보고 싶다.

(아마 30대가 될때쯤? 30살에 첫 책을 이책으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읽은 이야기만 했지만 처음 읽었을때에 느낌도 정말 좋았다.

리뷰로 남겨 놓지 않은 것이 아쉬워 지금이라도 남기려 한다.

나는 <상실>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해서 였을까. 상실이 어떤것인지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연애소설보다는 나는 어떤 상실을 겪었을지, 현재와 과거의 나를 비춰봤던것 같다. 

"나오코"는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 "미도리"는 [현재 또는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로 느껴졌다.

화자인 "와타나베"에게 [나]를 대입하며 읽게됐다. 


나는 과거에 얽메여 있으면서 계속해서 깊은 우물로 빠지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오코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것같다. 나는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는것을, 그것을 직시 해야 하는걸 알고 있음에도 쉽게 놓지 못했다. 과거에 얽메이던 모든걸 정리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느낀건. 나의 행복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옳았으며, 소설에서 의미하는 것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마지막에 와타나베가 "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이 질문이 나는 과거와 현재중에 어디에 있냐고 독자에게 되묻는 질문 같이 느껴졌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책이다. 나에게는 당연히 완전 호.

성적인 묘사가 많다고 불호인 경우가 있던데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춘을 다루는데 성적인 묘사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이 책은 썩 달갑지 않은 감정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됐을 쯤 호감으로 다가올 책이다.

연애를 해보지 않았거나. 학생일때 이책을 읽었다면 전혀 다른감정으로 읽히지 않을까.

이별과상실,슬픔,실패,좌절 등의 인생에 모든 불쾌한 감정을 겪어보고 읽는다면 나의 청춘을 되짚어보게 하는 좋은 소설이될거라 생각한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책이라 리뷰는 이정도에서 마치고 페이퍼로 더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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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27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나이대별로 세 번 정도 읽었는데 세 번 다 느낌이 다르고 그때마다, 好도 되고 不好도 되더라고요.
좀 더 시간이 지나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예요^^

책친놈 2024-03-27 14:09   좋아요 2 | URL
저도 세번째 읽을때는 어떻게 달라지려나요 ㅋㅋㅋ 不好일수도 있군요. 저도 다시 읽어보니 不好인 책이 있더라구요. 애정이가니 다음에 읽었을때도 좋았으면 좋겠기도 하네요 ㅎㅎㅎ 페넬로페님께는 다음에 어떤책으로 느껴질지도 궁금하구요 ㅋㅋㅋ

새파랑 2024-03-27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완전 극호! 입니다. 처음 읽을때도 좋았고 다시 읽어도 좋았고 또다시 읽어도 좋더라구요 ㅋ 전 이 책 세가지 출판사 버젼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책친놈 2024-03-27 22:00   좋아요 2 | URL
오 3가지 버젼으로 가지고 계시다니👍 소장가치 충분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문학사상사의 <상실의시대>가 ˝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라고 할때 방점이 찍혀있던게 좋아서 민음사꺼가 있는데도 살까 고민중이었어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3-28 07:39   좋아요 2 | URL
저도 좋아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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