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 상 을유세계문학전집 55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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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을 언젠가는 도전해보겠다고 마음만 먹었는데, <인간실격>을 읽던중에 등장한책이라 읽어보고 싶어졌다. 혼자서는 안읽을것 같아서 모임까지 진행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더 읽기 힘든책이었다.

작품은 좋았지만 생각보다 더 시간에 쫓겨서 읽어 아쉬웠다. 이름이 헷갈려서 읽는부분을 읽고 또읽어 오래걸렸다.


러시아문학은 이름이 큰 장벽인듯 싶다. 부칭,애칭.... 정신을 붙잡고 읽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도스토엡스키의 장황한 문체도 한몫한다고 들었다.

(모임분 이야기로는 러시아 친구가있는데 원래 러시아 말이 좀 그런편이라고. 영어는 너무 직관적인 표현들이라 러시아 만큼 낭만이 있는 언어가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책에서 던지는 철학적 질문들이었다.

매춘,살인등을 통해 윤리와 법에 대해서 다룬다. 

매춘은 이 시대에 러시아에서 합법이다. 하지만 윤리적으로는 어긋나는 일이다.

윤리으로 어긋나는 행동이 정당화 될 수 있는지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중요한것은 의도일까? 행동일까? 답이없는 문제인것같다. 나는 의도가 더 중요하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의도는 명확한기준도 없고 관용이라는것은 한도 끝도 없다. 정확히 답을 내리기 어렵다. 


살인의 경우  법, 윤리 모두 어긋난다

하지만 살인도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였다면, 또 그로 인해 다수의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그건 정당화 될 수 있을지. 공리주의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나는 정당화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다수결이 어쩔수 없이 최선인 경우도 많겠지만, 내가 소수의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에 대한 존중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들은 재미있다.


그리고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살인에 대한 계획과 취조 하는 과정에서의 심리묘사였다.

내가 살인자가 된것 같은 몰입감이랄까. 흠칫흠칫 긴장하면서 읽게된다. 

발소리 하나, 조금의 문소리에도 예민해지는 모습들을 표현한부분을 가장 몰입해서 읽었다.

취조하는 과정도 흥미롭고 오히려 자기가 범인이라고 도발하는 부분에서 내가 더 긴장하며 읽었다. 


하권은 이제 읽어야되는데 기대된다. 어렵지만 읽는 보람이 있다.


아 그리고 내가 출판사 을유로 정했던게 모임사람들한테 미안해진다.

번역이 어디꺼가 좋을까 찾다가 을유가 좋다는평이 많아 을유로 정했다.

그러나 주석을 간과했다. 전자책으로 읽어서 뒤로 넘기기가 너무 힘들고 귀찮은일이다.

그래서 대충 유추해서 읽을떄가 많았다.

을유의 미주를 이해할 수 없다. 제발!!!!! 제발 각주로 만들어주세요.... 제발... ㅠㅜㅠ

다음번부터는 주석이 많은 책은 을유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기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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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5-11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예프스키 장편 소설을 읽을때는
일단 등장인물 소개 페이지를 출력해서 따로 보면서 읽으면 좋습니다 ㅋ

도스토예프스키 특유의 비정상적인 인물들과 장황한 묘사가 낯설긴 한데 읽다보면 은근 빠져듭니다ㅎㅎ
 
외투 쏜살 문고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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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지인이 말해줬던게 떠올라서 읽게됐다. 카페에서 이책을 읽고있는 사람한테 내적친밀감 생겨서  그책 재밌지 않냐고 말걸었다가 친해져서 결국 사귀게 되기까지 했다고.  아니 얼마나 재밌길래 싶어서 나도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이책은 일단 웃기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고 히죽거리면서 봤다. 하지만 그저 웃기고 가볍다고만 할 수 없다 짧지만 긴 여운을, 가볍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나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느낌이었고, 배경은 러시아 계급사회를 그렸지만 현대 사회에도 적용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코>에서는 누군가의 불행,곤란할 상황임이 예상되더라도 내가 엮이거나 내가 곤란할 상황이면 피하고 숨기고 보지 않을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작품에서 "코" 라는게 의미하는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 또 나의 "코"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나에게 당연히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없어지면 미쳐버릴만큼 곤란한 중요한것은 뭘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외투>또한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웃으면서 보고있었는데 어느새 묘한 불쾌감이 들었다. 아까기에게 내가 비쳐보였기 때문에.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보니 그의 가난과 애쓰는 모습이 웃긴 묘사로만 보였지만 파티에 가는 모습으로 부유한 사람과 더욱 대비 되었을때 나는 어느쪽에 가까울까. 라는 생각이 들며 점점 돌덩이가 얹힌 느낌이었다.

 또  나의 외투는 무엇일까? 라는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추위를 견디게 해줄 외투는 어느새 조금더 좋은걸 쓰고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는데 ,이걸 보면서 현대에서 사람들이 명품 가방과 시계등을 구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방이라는것이 의미로만 보면 단지 소지품을 담는 수단이고. 이 작품의 코트또한 추위를 견디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하지만 남들눈에 더 예쁜, 더 멋진 것에 대한 탐욕으로 차오른다.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코트를 소유하는게 아까기인지, 아까기를 소유하는게 코트인지 모르게 느껴졌다. 또  나는 내가 가진 물건들에 소유 당하고 있는가? 내가 소유하고 있는가 ?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어떻게보면 외투가 부동산이나 사업을 시작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흔히 말하는 영끌 처럼 보였다. 먹는것도 줄이기까지 하면서 모든것들을 아끼고 줄이면서 겨우겨우 마련했지만 한순간에 잃게되고 그로인해 죽음으로까지 가게되는 부분이 그랬다.  


<광인일기>는 위에 두 단편에 비하면 조금 무서웠다. 점점 미쳐가는 남자를 그렸다.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왕이라고까지 착각하고;; 근데 일종의 리플리증후군? 처럼 보이기도 해서 실제로 학창시절 허언증이라는걸 종종 봐왔어서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이 이사람을 미치게 했을까.  나는 무엇때문에 미칠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었던것 같다. 

고골의 작품에 반해서 감찰관도 읽는중이다 아직 읽고있는데 재밌다고 느껴서 고골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될것같다.
그의 글은 살아있다 못해 춤추고 날뛰는 느낌이다. 쉽게 읽히고 살아있는 문체, 유머와 상상력이 있어 그렇게 느끼는것 같다. 또, 유머가 있지만 어느새 웃지 못하게 만드는 묵직함을 주는.. 그런 작품이 좋다. 웃음으로 작품이 즐겁게 기억되기도, 찝찝함이나 무거운 감정으로으로 여운을 남길수도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찾아가는게 정말 재밌다. 이런 작가를 만나고 내가 느낀부분도 써내려 가는게 즐겁다.
고전중에 그리고 단편중에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만난것 같다. 물론 이걸 이길 작가가 계속해서 나타나서 갱신시켜줬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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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부클래식 Boo Classics 14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유정화 옮김 / 부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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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독서모임 지정도서여서 읽게됐다.

영화로 처음 접했고 , 몇달전 인상깊게 읽은 노르웨이의숲에서 등장해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던것 같다.

(영화Ost를 굉장히 좋아해서 한동안 계속들었기에 읽으면서 귀에 맴돌아서 좋았다)


읽은지 좀 지나서 쓰는 리뷰지만, 이책을보면 지금도 마음이 아려온다.

이책의 클라이막스 부분들을 집앞 독서실에서 봤다.

그때 2~3시간을 각잡고 읽으려고 갔었는데, 이 책을 읽던때가 선명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축축함과. 그날의 습한느낌과 발끝이 살짝 시려울 정도였던 날씨가 생각난다.그가 왜 그 저택에 살고 있는지 서술되는 장면에서 만 건너편이 그려지며 내 마음이 아려왔다.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데이지에게 사랑에대해 떼쓰던 ..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냐고 하는 그장면. 나는 그 장면을 그리며 눈과 미간이 찌푸려지고 탄식했다. 꾹 다물었던 입술에서는 약간의 한숨이 나왔다.


가슴한구석이 저려왔다..내가 나로 사랑받을 수 없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인가. 내가 다른조건을 갖춘, 어쩌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게... 사랑에 조건을 걸고 그 조건에 자신을 끼워 맞춰야한다는게 얼마나 자신을 갉아먹는일인지. 그로 인해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되돌릴 수 없는 아픔이 남는다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에 담겨진 내 눈은 책을 꾹꾹 눌러가며 마지막 폐이지까지 함께했다.


나의 사랑이 상대방과 같을수는 없다. 헤어진 연인이라면 더더욱.

아이같은 사랑은 그사랑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데이지가 썩 좋은여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가져봤다면... 어쩌면 이정도의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것은 신포도로 취급하기에 이런생각을 하는것같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면 마음속에 묻어두자.


그래도 위대한 개츠비, 그의 순수한 사랑이 위대하다고 하고싶다.




P.S 

하루키의 달리기 에세이를 읽으면서 준비한 발제문중에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날이 있는지에 대한 것을 물어보는것에 이책을 읽은게 떠올라서 리뷰를 써본다. 그는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날을 너무나 시원하고 청량하게 그려냈다. 하루키씨는 나에게 글에대한 많은 영감을 주는것 같아 읽을수록 고마운 작가다.


읽으며 작가는 이런 사랑을 했으리라 거의 확신해서 찾아봤는데,역시나였다. 

그런 경험을 이렇게 살려서 이시대에 살고있는 나에게까지 전해준다는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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