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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추천 받아서 읽게된 책이다. 읽은 사람 모두가 강력 추천했다.
제목이 무슨뜻이냐. 무슨 책이냐고 물어봤지만, 읽으면 알게 된다는 말만 들었다.
그런데 읽고나니 똑같은 말을 해야겠다. 다른 아무 말도 듣지 말고 일단 읽으시길.
[스포일러있습니다]
70페이지 정도 봤었나? 그때까지는 지루했다. 그래서 잠시 접어 놓았다가. 몇주가 흘러 다시 펼쳐봤는데 단숨에 읽었다. 100페이지 정도를 기점으로 쭉쭉 잘 읽힌다. 그때까지만 꾹 참고 보면 빠져들어서 끝까지 읽게된다.
정말 장르를 단정지을 수 없게 나를 들었다 놨다 한다. 흠... 지루한 위인전인가 싶다가. 와 뭐야? 이 긴장감은? 스릴러? 추리소설인가? 싶고, 마지막에서는 감동이 느껴진다. 와... 이건 철학 책이라고 해야 되나? 싶어진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한마디를 위해 깔아 놓은 플롯들이 정말 멋들어진다."데이비드 스타 조던" 그가 집착했던 연구들과 신념들이 가지는 의미를 깨부숴 버리고 당신이 틀렸다고 한방을 날리는 듯 하다.
우리가 어류라고 부르던 것과 그가 행했던 우생학적 불임시술 등 자연의 일부를 그와 사회가 규정 지어 행해지던 것들에서. 룰루밀러는 민들레를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잡초이지만, 약초로 쓰임이 있듯이. 인간도 각각의 쓰임이 있다고 말해주며, 사회가 정해 놓은 관점이 아닌. 자연 속에서 나 자체로 살아가 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나는 늘 남들과 끊임없는 비교, 도태되어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 속에서 나를 소모하고 있다고 느껴 이 책에서 주는 위로가 반가웠고. 평소 나를 가둬놓는 생각,관념들 그 규정된 선 넘어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감동과 울림을 줘서 정말 좋았다.
잘 읽은 책이지만 굳이 트집을 잡자면 레즈비언의 삶과 연관시키는 부분은 약간 읭...? 스럽긴했다. 감동으로 끝나려고 하는데 사족을 붙인 느낌이 조금.. 조금 있다. 그것 말고는 완벽했다.
요즘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사서 읽기를 잘했다 싶다. 읽은책 일부는 알라딘에 팔려고 정리하던 중이었는데. 이책은 아직 팔고싶지가 않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사은품으로 받은 표지 디자인 컵이 예뻐서 그 컵이랑 같이 또 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