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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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루키 때문에 읽게됐습니다.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정말 좋았구요.
후기에서 경애하는 작가라고 표현하며 이 책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어찌 안읽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어려운책이었습니다. 하루키가 추천해준건데 그럴리가 없어 !! 하면서
억지로라도 읽고 싶었어요. 짧은 단편들 이지만 오히려 짧아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려고<장수고양이의 비밀>이라는 하루키 에세이를 읽으며 봤습니다. 안읽힌다 싶으면 하루키의 에세이로 도망쳤다가 다시 돌아오고, 또 도망쳤다 다시 돌아오고, 그렇게 겨우겨우 완독을 해냈습니다.


저에게는 추상화 같은 책이라고 하고 싶네요.
추상화를 보면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고, 저 선들과 색감이 의미하는게 무엇일지 천천히 뜯어 봐야하죠. 절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면서  나의 예술적 소양이 부족한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만듭니다.

이 책이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아 읽는 부분을 또 읽고, 친절하지 않은 이 소설. 이해 못하는 내가 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소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느낀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보자면 이 책은 친절하지 않기에 나에게 맡기는 것이 많아 내가 그려나갈 수 있다는게 많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하루키는 묘사가 적고, 이야기가 뚝 끊기는등 . 결말까지도 상상에 맡기기 때문에 이 소설이 좋았던 걸까요? 하루키씨의 풍부한 상상력이면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하루키씨처럼 내면,외면 모두 묘사를 세밀하게 해주는 친절한 소설이 더 취향이긴 합니다.

제가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몇가지 단편이 기억에 남아 감상평을 남겨보자면
<미스터 커피와 수리공 양반>,<정자>,<우리가 사랑을 말할때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미스터 커피와 수리공 양반> 잠깐 끌어안고 있자고 말을 걸고 아내의 “손씻어요” 라고 말합니다.
생각이 많아집니다. 남편에 비해 아내가 너무 한다 싶고, 남편은 사이가 좋아지길 바라는걸까. 결혼이란 이런걸까. 흠…앞으로 이가정을 어떻게 될까요

<정자> 이렇게 서로 의심하고 서로가 못믿고 피곤한관계… 이런게 사랑이고 결혼생활이라면 혼자살고 싶습니다.
드웨인은 홀리가 그녀가 옳다고 합니다. 그렇게 싸워도 팔은 안으로 굽는건가… 이 둘은 어떻게 될라나요.

<우리가 사랑을 말할 떄 이야기 하는 것>  사랑해서 죽이려고 하는게 사랑? 너무 좋아서 미쳐버린, 엇나간 사랑도 사랑일까?  그와 반대로 나왔던 노부부이야기, 사고가 난것보다 아내를 못보는것 떄문에 절망했다는. 소설인데 좀 부럽다.나이 들어서까지 예쁜사랑 해보고싶다. 그리고  이 부부들은 앞으로 어떤삶을 살게 될까요

이책은 식어빠진 사랑이야기 입니다. 그치만 결말을 열어놔서 따뜻해지기를 바라게 되기도 하네요. 식어빠졌지만 차갑다고까지 할 수 없을것같아요.


읽은지 좀 지나서  다시 빌려와서 슬쩍 보고 리뷰 쓰던 중인데 ;;; 당황스럽네요 기억에 남던 단편만 다시 봤는데 다시 읽으니까 좋아요….;;; 뒷이야기를 제맘대로 상상하게 되는게 재밌네요. 뭐 이런 앞뒤가 다른 리뷰가 있지 싶으실수도 있겠습니다만…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2점 주려고 했는데 3점으로 바꿨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읽으면 좋아질지 궁금한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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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30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레이먼드 카버 이 책 보다는 <대성당>이 좋더라구요~!! 저도 이 책은 별 셋이었네요 ㅋㅋㅋ

혹시 다른 단편을 찾으신다면 ‘윌리엄 트레버‘를 추천합니다~!!

책친놈 2024-03-30 14:30   좋아요 1 | URL
엇 새파랑님도 같은별점이셨구나 ㅋㅋㅋㅋㅋㅋ 어렵긴 하더라구요 <대성당> 읽어봐야겠네요
윌리엄트레버도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24-04-02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때문에 이 책 읽었다가 어려워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ㅎ 저도 별점 2-3점 줬던 거 같아요ㅎㅎ

묘사가 친절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인 거 같습니다. 이 소설의 해설같은 거 보면 제가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절한 해설이 있으면 좋을 거 같은 책입니다ㅠㅋ

책친놈 2024-04-02 13:49   좋아요 1 | URL
엇 해석은 찾아볼 생각을 못했네요 찾아봐야겠어요 고마워요 ㅎㅎㅎ 맞아요 묘사가 친절하지 않아요.넘 친절한 하루키 소설 읽다가 봐서 그런건지 ㅋㅋㅋㅋ 두분이나 저랑 별점이 비슷하다니 반갑네요 ㅎㅎㅎ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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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감명 깊었는데 주변에서 에세이도 좋다는말에 읽게 됐습니다.
날 좋으면 종종 러닝을 하기도 해서 제목이 반갑기도 했고,  하루키 에세이중에 순위가 제일 높아 선택하게 됐습니다.
역시 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있네요. 느낀점이 많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달리기라는 주제로 그의 삶의 태도를 엿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화나는것, 그 에너지로 오히려 자신을 단련하는 모습.
자신의 단점을 도리어 행운이하고 생각하는 점.
뭔가를 시작하면 전력을 기울이는,어중간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
나이가 들어가는것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들.
그처럼 나이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에서 느낀것처럼 문장과 표현이 좋아 그의 이야기를 듣는게 재미있는 시간이기도 했구요.
그가 어떻게 소설가가 되었으며 어떻게 달리기를 시작했는지도 흥미로웠습니다.
끝에 묘비명에서는 감탄했습니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아니 진짜…이렇게 멋있어도 되는겁니까? 마무리까지 완벽합니다.

그리고 러닝음악 추천이 기억에 남네요. 러닝하며 록 음악들도 좋긴했지만,  저는 이책을 읽었을때가 설 연휴였어서  주로 아침에 러닝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에릭 클랩튼의<렙타일 Reptile>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생각난김에 이 곡을 들으면서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산뜻해서 좋네요. 그가 추천해주는 다른 음악도 궁금해서 그의 재즈 에세이 까지 구입하게 되었고, 후기에서  <사랑을 말할때 우리가 이야기 하는 것> 라는 책에서 제목을 가져왔다는것을 알게되서 그 책또한 읽게 되었습니다. 

책 한권이 쉬고있던 러닝을 하게 만들었다는것, 다른 책과 음악 또한 궁금하게 했다는것. 그의 책이 저를 바꾸는 변화, 그것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나누고 싶어 제가 감명깊게 읽은 문장들로 발제문을 만들어  모임에서 독서토론도, 모임사람들과 단체로 러닝도 하게 됐습니다. 그가 저를 바꾸고 그런 제가 다른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게 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 좋습니다.

하루키씨에게 바치는 리뷰같네요. 이런책을 써주신게 감사 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사실 기억에 남는 문장이 많지만 다쓰기에는 길어질것 같아. 내일 페이퍼로 쓰기로 기약하고, 
한문장만 적어야겠습니다.

[이런 글을 읽고 흥미를 갖게 되어 ‘자,한번 달려볼까?’ 하는 생각으로 실제로 달려보니 ‘어, 꽤 즐겁잖아!’ 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그건 물론 바람직한 현상이긴 하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이책의 저자로서 무척 기쁜 일일것이다.] -p74

무척기쁜일이라니 저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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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30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 책 중에 유일하게 안읽은게 이 책입니다 ㅋ 왠지 표지(?)가 별로여서...

이 책 좋아하시는분들 많던데 저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책친놈 2024-03-30 14:34   좋아요 1 | URL
표지가 별로여서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강추 합니다. 읽으면 러닝하고 싶어져요👍

고양이라디오 2024-04-02 13:2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이 책 강추입니다^^!

새파랑 2024-04-03 10:19   좋아요 2 | URL
고양이라디오님도 강추라고 하시니 필수로 읽어야 할거 같습니다~!!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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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접하게 된 계기가 독특해서 더 기억에 남는 책이다.

내가 종종가던 오마카세집 사장님이 매장에 전시 해놓으셨던 책이라서 읽게됐다.

표지는 노르웨이의 숲이 아닌 <상실의 시대>였는데

그때 책 5권 정도가 있었다. 어떤책이길래 저 5권안에 들었을까.

얼마나 재밌길래 가게에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전시 해 놓으셨을까? 그렇게 읽어보고 싶어졌다.

인생 책으로도 꼽는 사람이 많은 만큼 유명하고 제목은 익숙했지만 상당히 늦게 접했다.

그래도 오히려 늦게 접했기에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전에 읽은<이처럼 사소한 것들> 후기에서 클레어 키건은 

[저는 좋은 이야기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이야기를 다 읽고 첫 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뒤에 이어질 내용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했던점이 굉장히 공감됐다.


나에게는 노르웨이의 숲이 그렇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다시 첫장을 읽을 때 미치도록 좋았다. 초반 도입부가 너무나 강렬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꽤나 담담하게 봤는데, 다시 읽을 때는 몇장 읽지도 않았을 때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다. 눈물의 이유는, 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분명히 나오코의 얼굴을 어렴풋이 그렸었다. 하지만 다시 읽는 순간 선명하게 ,뚜렷하게 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 와타나베의 슬픔 또한 느껴졌다. 나도 그와 같이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오코 회상씬이 끝나고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이후 부분을 며칠 지나고서야 읽었을정도였다)


두번째 읽었을 때 다시 보였던 복선은 나오코를 회상하는 것이 단순히 멀어진 사이 정도일 줄 알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는 죽음을 의미하는것이었다는것.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자신이 단체생활을 하면 어떨지 묻는데 단순히 와타나베의 기숙사 생활에 대한 흥미가 아닌, 요양원을 가게될 복선이었구나 싶었다.

세번째 읽을 때 찾을 수 있는 복선이 또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읽을 계획은 없다. 아껴 놓고 기억이 좀 희미해질 쯤 읽어보고 싶다.

(아마 30대가 될때쯤? 30살에 첫 책을 이책으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읽은 이야기만 했지만 처음 읽었을때에 느낌도 정말 좋았다.

리뷰로 남겨 놓지 않은 것이 아쉬워 지금이라도 남기려 한다.

나는 <상실>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해서 였을까. 상실이 어떤것인지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연애소설보다는 나는 어떤 상실을 겪었을지, 현재와 과거의 나를 비춰봤던것 같다. 

"나오코"는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 "미도리"는 [현재 또는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로 느껴졌다.

화자인 "와타나베"에게 [나]를 대입하며 읽게됐다. 


나는 과거에 얽메여 있으면서 계속해서 깊은 우물로 빠지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오코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것같다. 나는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는것을, 그것을 직시 해야 하는걸 알고 있음에도 쉽게 놓지 못했다. 과거에 얽메이던 모든걸 정리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느낀건. 나의 행복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옳았으며, 소설에서 의미하는 것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서 마지막에 와타나베가 "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이 질문이 나는 과거와 현재중에 어디에 있냐고 독자에게 되묻는 질문 같이 느껴졌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책이다. 나에게는 당연히 완전 호.

성적인 묘사가 많다고 불호인 경우가 있던데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춘을 다루는데 성적인 묘사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이 책은 썩 달갑지 않은 감정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됐을 쯤 호감으로 다가올 책이다.

연애를 해보지 않았거나. 학생일때 이책을 읽었다면 전혀 다른감정으로 읽히지 않을까.

이별과상실,슬픔,실패,좌절 등의 인생에 모든 불쾌한 감정을 겪어보고 읽는다면 나의 청춘을 되짚어보게 하는 좋은 소설이될거라 생각한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책이라 리뷰는 이정도에서 마치고 페이퍼로 더 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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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27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나이대별로 세 번 정도 읽었는데 세 번 다 느낌이 다르고 그때마다, 好도 되고 不好도 되더라고요.
좀 더 시간이 지나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예요^^

책친놈 2024-03-27 14:09   좋아요 2 | URL
저도 세번째 읽을때는 어떻게 달라지려나요 ㅋㅋㅋ 不好일수도 있군요. 저도 다시 읽어보니 不好인 책이 있더라구요. 애정이가니 다음에 읽었을때도 좋았으면 좋겠기도 하네요 ㅎㅎㅎ 페넬로페님께는 다음에 어떤책으로 느껴질지도 궁금하구요 ㅋㅋㅋ

새파랑 2024-03-27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완전 극호! 입니다. 처음 읽을때도 좋았고 다시 읽어도 좋았고 또다시 읽어도 좋더라구요 ㅋ 전 이 책 세가지 출판사 버젼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책친놈 2024-03-27 22:00   좋아요 2 | URL
오 3가지 버젼으로 가지고 계시다니👍 소장가치 충분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문학사상사의 <상실의시대>가 ˝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라고 할때 방점이 찍혀있던게 좋아서 민음사꺼가 있는데도 살까 고민중이었어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3-28 07:39   좋아요 2 | URL
저도 좋아하는 책!
새파랑님 댓글에 숟가락 얹기!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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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지정도서여서 읽게됐다. SF소설인데 생각해볼꺼리가 많았다.



문이과를 넘나들고 동서양까지도 넘나드는 신기한, 매력있는 작가라고 느꼈다.
논문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글을 쓰고, 중국계 미국인이라는점을 소설에 잘 활용했다고 느껴진다. 사극에 나올법한 옛날 동양인(?)이 등장하는데, 여주인공에게 낭자라고 한다던지, 하오체를 쓴다던지하는데, SF소설에서 이런 말투가 나오다니 색다르고 재밌게 느껴졌다. 

기억에 남는 단편은 <호> ,<매듭묶기>,<카르타고의 장미>인데


제일 첫순서로 <호>가 배치된것이 좋았다.
제일 재밌게 읽었어서 뒤에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다른 단편들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단편집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단편이라고 느껴서서 앞에 있던 점이 좋았다.
인간에게 영원함이 없기에 사랑이 아름다워 보이는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연애할 때 권태기라는걸 딱히 느껴본적이 없고, 연애를 한번 하면 기간이 짧지는 않았어서
한사람을 평생 사랑한다는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를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삶이 유한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다른 단편들을 읽으면서까지 계속 들었다. 끝이없는 영원한 삶에서 한사람이 안질릴 수 있을까? 흠...확답을 못하겠다. 사랑앞에서 영생은 비극일것같다. 아무리 건강하게 영생을 살아도 썩 행복할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듭묶기>는 기술력만 빼앗기고 버려지는 벤처기업, 대기업의 갑질같은 느낌이라 기억에 남는다.
소재도 참신했고. 이것도 논문을 기반으로 썼다는점이 신기했다. 요즘세상 눈뜨고 코베이지 않게 정신똑바로 차리고 살아야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씁쓸하다.


<카르타고의 장미> 맛표현들이 기억에 남기도한다. 홍옥을 먹으면서 했던 표현들. 그리고 이것도 <호>와 마찬가지로 영원한 삶에 대해 말하는데, 조금 다르다. 연인보다는 가족을 말한다. 영원한 삶을 위해 디스켓 으로 남겨질지. 있는대로 살아갈지에 관한 고민. 나라면 어떤선택을 할까 싶은 고민이 들었다. 나와 추억을 공유할 상대가 없이 먼 미래에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그게 과연 행복할까?
흠... 가족,친구, 아무도 없이 미래로 가서 영원을 살수 있는게 행복한지 모르겠다. 상당히 외로운것같다. 


앞으로 리뷰는 읽고 바로 바로 써야겠다. 읽은지 한달이 넘어 쓰려니 생각이 잘 안나고 책도 반납해서 밑줄긋기로 문장을 적어 놓을 수 가 없다. <호>는 다시 읽어보고 싶은 단편이다.

요즘 독서의 가성비..? 를 따지며 여러작품을 읽고싶다는 생각에 단편을 많이 읽지만,

단편보다는 장편소설을 더 좋아해서 켄리우의 장편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제 그들을 갈라놓는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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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27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하고 나서 바로 리뷰를 쓰는게 좋더라구요. 좀 지나면 기억도 안나고 쓰기도 귀찮아지고.... ㅋㅋ

독서 가성비 완전 공감합니다~!!

책친놈 2024-03-27 14:03   좋아요 2 | URL
넵 ㅠㅜ 역시 읽고 바로 쓰는게 좋네요 밀린리뷰가 많은데 3월 중에 다 쓸 수 있음 좋겠네요🤣 독서 가성비가 공감된다니 반갑습니다🤭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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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고싶어진건 <번역:황석희>라는 에세이에서 한강 작가의 인터뷰를 접하게 되면서 였다.

부커상은 변역가도 함께 받는 상인데, 수상하면서 번역가가 작품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있던것에 대해 한강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고한다. 


[원본을 훼손한 번역자를 비판하거나, 반대로 번역을 상찬하며 원작을 절하하는 과정에서, 때로 문학적인 담론의 지점을 넘어 이 책의 '영광'이 과연 누구의 것인가를 질문하며 어느 한쪽을 선택해 공격하거나 배제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실은 모두가 알다시피 문학은 성공과 영광을 위한것이 아닙니다. 문학은 사업이 아니고, 문학작품은 사업적 결과물이 아닙니다.기본적으로 덧없는것이고, 그 덧없음의 힘으로 진실과 직면하는것이고, 세계와 싸우며 동시에 말을 거는 것입니다.]


인터뷰내용을 보고 번역자에 대한 비난 속에서 문학 그 자체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말씀하시는 점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마침 이 책을 지정도서로 선정한 모임이 있어 가입하고 읽게 되었다. 


이책은 3개의 단편이 이어지는 연작소설로 단편마다의 화자가 바뀌는데, 이로인해 이야기가 끝나고 느낀것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냐는 물음이었다.

 

"영혜"의 남편 시점<채식주의자>,

"영혜"의 형부 시점<몽고반점>,

"영혜"의 언니 시점<나무불꽃>

영혜가 화자로서 등장하지는 않지만 영혜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화자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들키지 않은, 혹은 들키기 전 내면을 보여준다.

남편은 영혜가 평범한 사람이기만을 바라는 '이기심'

형부는 영혜의 육체에 대한'욕망'

언니는 영혜로 인해 자신까지 망가지는 삶에 대한 '원망'


그러나 영혜의 내면은 영혜가 꾸는 꿈 외에는 서술되어 있지 않다.


독자인 나는 모든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았지만, 영혜를 제외한 다른 등장인물들과 같은 시점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때문에 나는 다른 인물과 마찬가지로 온전히 영혜를 이해 할 수 없었다.


<채식주의자>에서 주된 갈등원인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육식이 남들에게는 [그저 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할 수 없다는것이 아닌, 하지 않는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느꼈다.


나는 이것을 "우울증"에 대입하면서 보게됐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하는 가장 큰 실수가 "우울한 생각을 하지마",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라는 등의 말이라고 한다. 우울증이 당사자 입장에서는 우울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 밝은 생각은 할 수가 없기에 힘든병인데, 이를 다른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점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할수 없는것을 하기 싫다는것으로 받아들이는것은 강요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강렬했던것은 <몽고반점>이었다. 

화려한 표현과 묘사로 나 또한 욕망에 사로잡힌것 같았다.

리뷰를 쓰고있는 지금도 작품에서의 햇빛이 눈에 그려진다. 나는 문장 마다 그려지는 선명한 그림과 예술적인 표현들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었고, 계속해서 다음장이 읽고싶어졌다. 영혜의 내면은 생각조차 하지 않은채로. 아름다움과 욕망을 나또한 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무불꽃>으로 넘어가면서는 망가져 가는 영혜의 모습에서 일종의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나무불꽃>에서는 가족의 의미와 개인의 삶에 대해 많은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를 정신적,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하는사람에게 진심으로 가족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가.가족이라는 피의 연결고리는 구성원으로서의 의무감만이 남았고, 끊고싶어도 끊을수없는 악연의 고리처럼 느껴졌다.

책에서 영혜는 계속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인혜는 모든걸 감당하지만 작품에서는 이름조차 몇번 나오지도 않는다. 이소설에서 가장 안타까운것은 누군가의 딸,엄마,아내,언니,처형으로서 모든것을 감내하고 살아가는 "인혜"가 아닐까.



영혜의 채식주의라는것에 나는 무엇을 투영시켰는가?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무엇인가?

상대를 위한다는 강요, 그 또한 폭력이 아닌가?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강요 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은 아닐까? 

삶을 원하지 않는이를 간병하는건 누구를 위한것일까?

라는 등의 많은 의문점을 주었다.


이책은 끝으로 다가갈수록 마음이 피폐해진다.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며 나 또한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든다. 왜 죽으면 안되는거냐는 영혜의 말에 눈물까지도 나왔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숨쉬고 살아간다는게 누군가에게는 힘든일이 될 수 있다. 영혜를 모두가 이해해줬다면 달라졌을까? 이러한 파국으로 향해 가는일이 없지는 않았을까? 타인은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배려와 관심이라는 노력을 통해 이해 하는것에 조금이라도 다가가 보겠다고 생각한다.


제목으로 유추했던것 보다 파격적이고 충격적이며 예술적이었으며,가독성이 좋아 강력한 몰입감 속에서 읽었다. 유명한 작품이라 읽어본분들이 많겠지만 안읽어봤다면, 그리고 어두운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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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25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채식주의자 중에서 <몽고반점>이 가장 흥미롭더라구요. 전 이책을 최근에 읽었는데 그 강렬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이해받지 못할수는 있지만 그것을 죄라고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인혜‘ 처럼 그저 피해만 보는 사람은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요...

우울증에 대입해서 해석하는것도 맞는거 같습니다~!!

책친놈 2024-03-25 20:1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그 강렬함이 좋았습니다 ㅎㅎㅎ 이해받지 못하는게 죄로 보이기도 하네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해석 듣는게 역시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