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한다
유신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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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법칙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경제의 신은 죽었기 때문이다." 이 책 저자의 말입니다. 확실히 경제학에서 영원 불멸의 법칙이란 없습니다. 아무런 권위의 뒷받침도 없고, 그렇다고 특정 commodity의 가치에 연동되지도 않은 암호화폐라는 게 저렇게 일종의 자산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걸 보면 더욱 그 점을 실감합니다. 종전의 경제학 이론이라면 아무 의미 없는 데이터 조각 취급을 받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현재 격변하는 산업 구조에서 종전의 도그마를 고집하는 건 때로 큰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저자의 지론은 이른바 현대화폐이론입니다. 물론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신음하는 지금 하필 MMT를 거론하면 충격을 받을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일단 저자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는 있을 듯합니다. 저자도 p60에서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화폐의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계기로 작용하며... 경제 시스템의 신뢰도도 저하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저자는 각국이 통화패권을 추구하는 걸로 일단 파악합니다. 왜냐면, 통화의 패권을 쥔 나라는 설령 채무를 졌다 해도 발권을 통해 덜한 부담으로 상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p66). 물론 이 과정에서 신뢰를 지나치지게 상실한 정부는 디노미네이션 과정을 겪으며 붕괴할 것으로 저자는 전망합니다. 그러나 통화 패권(monetary hegemony)를 장악한 나라는 이를 모면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책에서 드는 예로, 영국이 스털링 블록으로 세계를 쥐락펴락할 때에는 얼마든지 풍요를 누렸지만, 미국에게 패권이 넘어긴 후에는 대단히 고전한 과거의 사실이 나오네요. 

신흥국은 아무리 열심히 수출을 해서 돈을 벌어도, 적극적인 재정 조달과 예산 편성을 할 수 없다고(p92) 합니다. 원리금을 상환할 때, 달러를 통해야만 유리한 조건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준기축통화나 기축통화 국가의 경우에는 예산 편성의 경우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자는 신흥국의 경우에도 통화만 바꾸면 부자 나라가 될 수 있다(p90)고 합니다. 저자의 주장입니다. 한편 준기축통화인 유로가 더 이상 발전이 어려운 이유는, 제조업 중심인 독일과 서비스업 중심인 PIGS 진영이, 근본적으로 이해가 상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 나라들은 재정준칙을 엄격히 준수하기 곤란할 때가 많은데, 독일은 이를 용인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하긴 이러니까 영국이 8년 전에 브렉시트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한국에서도 눈 밝은 이들은 코로나 시국이 끝난 직후에도 경기가 바로 살아나리라고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때 워낙 많은 돈이 풀렸던 데다가, p142에 나오는 대로, 심지어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입은 상처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고, 직후에 양적 완화 때문에 풀린 돈들도 아직 회수가 되지않아서입니다. 저자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하는데, 예전에 경기 침체시에 정부(특히 미국)가 돈을 풀어 숨통을 티워 주면 가계가 지갑을 열어 경기가 회복되고, 이런 패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 나라만 해도 자영업자들이 죽는 소리를 하는 게, 소비자들이 지갑을 도통 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연말연초면 연례행사처럼 뉴스에서 보는 게, 미국 의회에서 벌어지는 공화 민주 양당의 극심한 대립입니다. 연방 정부 셧다운까지 불과 며칠 남았다는 식으로 극한대립을 벌입니다. 이런 대립상이 향후 몇 년 간 좀처럼 해소되기 힘들 듯한데, 일단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외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큽니다. 미국 달러의 위세가 예전같지 않은 이유도 이렇게 미국의 경제 상태가 점점 부실해져 가기 때문입니다. 또 p202를 보면 금융기관도 양극화가 진행되어, 대형은 지원도 많이 받고 소비자들의 신뢰도 강화되지만 중소형은 그 반대로 간다고 합니다. 

값싼 물건을 외국으로부터 사서 쓸 때는 당장은 좋은데 갈수록 무역 수지가 악화되고 자국 내 일자리가 감소합니다. 결국 완전한 자유무역은 허상이며, 세계 교역은 늘기보다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렇다고 무역 장벽을 높이면 물가가 더욱 상승하여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집니다. 아무리 인정하기 고통스러워도 중국이 저렇게 물건을 많이 생산하여(자국의 디플레 수출 의도든 무엇이든 간에) 밖으로 뿜어내는 바람에 다른 나라 국민들이 물자를 싸게 사는 효과는 분명 있는 것입니다. 언 발에 오줌 누기든 뭐든 말입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중국도 아니고, 평범한 우리 나라가 통화 패권을 추구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책 결론부에서 튀르키예의 예를 듭니다. 이 나라는 통화주권이 약해서 그간 큰 곤란을 겪었는데, 최근 러시아, 미국, 이스라엘, 중국, 이란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를 해서 지역에서의 발언권도 높아지고, 결국 통화 주권이 강화되어 최근 10년 간 만성적인 외환 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어 한국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정책을 제시하는데, 이런 저자의 전망이 과연 현실에서 적중할지 그 귀추를 매우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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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마사노리의 감정 마케팅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법
간다 마사노리 지음, 최윤경 옮김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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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3) 7월 초에 <간다 마사노리의 매니지먼트>를 리뷰했었습니다. 간다 마사노리는 경력도 다채롭고 불리한 여건에서 기발한 방법으로 성과를 내고 늘 승리하는 신기한 매력을 지닌 실전 경영자이자 컨설턴트, 마케터로 우리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번에는 그의 본업이라 할 마케팅이 주제인데, 그는 자신의 저서들에서 언제나 고객의 감정, 감정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강조해 온 인물입니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감정의 동물이며, 내게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에도 순간의 감정적 흐름에 크게 영향 받습니다. 하물며 별 필요 없는 구매 결정시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고객의 감정 그 위크포인트를 절묘하게 찌르는 마케팅의 핵심이 이 심플한 책에서 선명하게 제시됩니다. 

간다 마사노리 대표의 책은 언제나 그렇듯 다채로운 포맷을 채택합니다. 예를 들어 p33 같은 곳을 보십시오. 우리도 여러 번 겪어 봤듯이 회사 특정 부서에 전화를 하면 꼭 A회사 같이 응대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런 곳은 업무의 기본이 되어 있지 못한 곳입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것도 우습거니와, 그 업무가 그 사람 아니면 처리할 인력이 없는 그런 고도의 성격입니까? 대체로는, 전화 받는 자신이 처리해도 될 것을, 구태여 요령을 피우는 태도이며, 벌써 회사에 대해 별 애착이 없는 직원입니다. 직원을 이렇게 교육하는 사장의 마인드도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건, 간단한 것도 이처럼 일러스트를 곁들여 다채로운 포맷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저자의 센스입니다. 

p48을 보면 이미지 광고와 리스폰스(response) 광고의 비교가 나옵니다. 참... 간다 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데, 한편으로 업계의 비능률과 모순을 은근히 비꼬는 태도도 들어 있어서 독자에게는 책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미지 광고라는 건(간다 대표의 견해에 따르자면)... 요즘 대기업 광고애서도 자주 보는 건데, 대체 저런 광고를 누구 보라고 찍는 것이며, 저런 걸 컨펌 내 준 과장 부장은 뭐하는 사람들인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간다 대표는 이런 이미지 광고를 두고 "기업주의 애인(=그 광고에 등장한 모델ㅋ)이나 기쁘게 해 주는 광고"라고 후려쳐 말합니다. 물론 모든 이미지 광고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엄청 큰 기업이라면 모를까, 이제 갓 성장하는 업체라면 절대 이런 식의 이미지 광고를 하지 말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이제는, 특히 한국에서는 이커머스, 소셜미디어 위주로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이미지 광고는 누가 하라고 해도 안 할 듯합니다. 

간다 대표는 같은 말을 해도 참 재미나게 합니다. 위의 이미지 광고의 좋은 점이 있는데, 직원 후생복리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무슨 소리인가 해서 더 읽어 보니, 그 광고를 만든 직원이 다른 사람에게 "아 그 광고요? TV에서 봤어요. 좋은 회사 다니시네요." 이런 말을 들으면 직원 사기가 오른답니다. 또 그 직원의 부모도 어깨가 으쓱해질 테니 얼마나 좋냐는 것입니다. 물론 간다 마사노리 대표 특유의 시니컬함이 발동된 반어, 풍자입니다만, 현장에서는 자기 객관화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뭐 누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한국이라면, 이미 무슨무슨 기획이라는 1990년대식 광고대행업체들한테 혹 용역이라도 주는 기업이라면, 간다 대표가 지적한 "직원 후생"이라는 장점(?)조차도 찾기 어려울 테니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간다 대표가 생각하는 리스폰스 광고의 장점은 예컨대 이런 것입니다. p51을 보면 그저 생(生)이라는 단어(접두사) 하나만 넣어도,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이기는 하나 대중은 그에 혹해서 뭐 하나를 더 사도 사게 된다는 것입니다. 글쎄 한국에서라면 이 "생"이라는 단어에 해당하는 게 뭐가 있을까요? 갓 잡아올린? 톡톡튀는? 라이브? 여튼 특정 단어라면 맥락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주목하는 효과는 일본뿐 아니라 미미에서도 관측되었는데 미국에서 free라는 단어가 그랬었습니다. 또 리스폰스 광고의 핵심은 자기 자랑, 어필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광고를 보는 사람이 듣고싶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거죠. 

바이럴광고라고 해서 입소문, 입소문을 중시하는 게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광고 트렌드입니다. 그런데 이게 언제나 어느 업종에나 통하는 건 아니라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첫째 일상에서 화제가 될 만한 섹터나 제품(인기 레스토랑, 패션, 영화 등), 둘째 광고 자체가 규제된 영역(법률, 세무 등)이 이른바 입소문이 통할 만한 영역입니다. 그와 반대로, 화장실 용품이나 묘석(墓石)은 그게 아니지 않겠냐는 거죠. 그런데 이 점에서 한국과 일본이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은 게 독자로서의 제 생각입니다. 대략 1년 전에, 변기 세정 관련 제품이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급속히 화제로 퍼졌습니다. 제품 자체보다, 변기 뚜껑을 안 닫을 때 세균이 얼마나 비산(飛散)하는지에 대한 동영상이었습니다. 이런 예가 있으니 한국과 일본이 꼭 상황이 같다고는 못하겠는데(기능성 비누도 여성들은 화제로 삼습니다), 여튼 대표께서 뭘 말씀하고자 하는지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이라고 해서 한중일 3국 모두 수천 년 전통으로 행해 오던 방법이 있고, 서양식도 있습니다. 학교를 갓 졸업하고 기술이 정말 뛰어난 분이 있었는데, 객관적으로도 이분 기술이 가장 뛰어나지만 손님이 오지 않더라는 겁니다.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시술사가 자신보다 더 잘하는 것 같지도 않던데 말입니다. 상품의 우수성에, 일단 고객 후보를 모아들이는 기술, 그 모여든 사람들 중 상당수와 계약을 맺어내는 기술, 이 세 가지가, 더해지는 게 아니라 곱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질적으로 뛰어나도, 모으고 설득하는 기술이 0이라면 결국 0이 곱해져서 매출 자체가 0이라는 것입니다. 

p109를 보면, 고객의 감정에 호소하라고 하니까 길고 장황하게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카피 사례가 있었다며 간다 대표는 비판합니다. 세상에 남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고객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나, 나 같은 1인칭 주어를, 고객(2인칭)으로 모두 바꾸라는 것입니다. 설령 자기 이야기를 곁들인다 해도, 듣는 사람이 자신에게 포커싱이 놓인다고 생각하면 그 스토리에 끌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은 육감이 매우 발달해 있으므로, 그저 고객이 지금 무엇을 상상, 기대하고 있으며, 그 기대에 사장 자신이 맞춰야지 뭘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게 간다 대표의 핵심 결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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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 옥구슬 민나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3
김여름 외 지음, 김다솔 해설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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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산책(김여름)>. 아주 예전 정동에 "허리우드"라는 극장이 있었는데 대략 15년 전에 문을 닫고 서울아트시네마라는 시설로 바뀌었습니다. p7에서 언급되는 그 시설인데, 놀랍게도 작품 중에서 저 "허리우드"라는 극장이 언급됩니다. 할머니(p12) 정도나 되어야 아는 건 아니고 대략 60대 이상이면 개봉관 노릇도 했던 저 극장을 알 만합니다. 루(p13)나 나나 그렇게 나이 든 영혼은 아닌데, 다만 할머니 말대로 손녀딸과 함께 온 기억이 있다면... 안소니 만의 <분노의 강> 정도는 되어야 그 극장에 걸릴 만했겠죠? 물론 1980년대 <인디아나 존스2> 같은 것도 상영했겠지만... p25에서 나는 루가 사라졌다고 했지만 사실 죽은 건 자신입니다. 마치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에 불이 켜지면 하나의 세계가 사라지듯, 루와 나는 만났다가 헤어졌다가를 반복합니다. 결말에서 "투명해진다"는 말이 의미심장하면서도 슬펐습니다. 시기도 그렇고 이름이 생각 안 난다던 그 프랑스 감독은 아마 에릭 로메르가 아닐지 독자인 제 맘대로 짐작해 봅니다. 

<블러링(라유경)>. 이상하지만 물이 맛있을 때가 있습니다. 꼭 명품 생수를 어쩌다 마실 때가 아니라(그런 경우는 아쉽게도, 맛이 잘 분간 안 됩니다), p31에 나오는 대로 특정 장소 상황에서 이상하게 물이 별나게 땡기고 맛있습니다. 물의 맛까지 분별될 때가 다 있는데, 너무나 친했고 잊혀질 리가 없는 사람이 잘 생각 안 날 때가 간혹 있어서 당혹스럽습니다. "텀블러에 넣고 액체를 가져갈 때, 그 액체를 죽이는 거나 다름없다(p33)."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짐작도 될 것 같습니다. 떠난 사람은 그냥 그대로 두어야지, 내가 내 마음대로 기억에서 가공하고 집착하고... 이건 그이를 다시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제목의 블러링이 무슨 뜻일까 했는데 주인공의 직업이었습니다. 스트리트뷰 사진이 다 그렇지만 특히 교도소 근방이라면 이 작업이 더욱 필요하겠습니다. 언니이기도 하고 엄마이기도 한 천미정을 이제는 놓아주기로 했다는 주인공의 되뇜이 처음보다 나중에 더 공감되었습니다.   

<정글의 이름은 토베이(서고운)>. 확실히 순지라는 이름이 귀엽기는 합니다. 점 하나 더 찍었을 뿐인데 순자라는 보편적인 이름은 하나도 귀엽지 않은데 말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아니, 같은 일이 아니지만), 박준수는 수잔의 세 배 급여를 받습니다. 수잔이라는 새 이름은 순자의 아나그램이기도 하네요. 순자나 수잔이나 다 예스럽긴(p65) 마찬가지인데, 어차피 고객들은 상담직의 이름에 신경 안 쓴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외에 다른 나라들은 치안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 "토베이 아줌마"가 혹시 걱정하던 대로 기어이 마닐라에서는 테러가 터지고(물론 서로 지구 반대편입니다만) 아들은 그냥 장가를 보내기로 했는지 유학 계획을 접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 속에 변하는 게 뭐가 있을까 싶어도 뭔가가 조금씩은 변하고 있고 그러다가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신경 쓰입니다. 이게 평범한 우리들의 삶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체근무(성해령)>. "가끔은 아기들이 아무 이유 없이 죽기도 하더라고요.(p99)" 아직 채 살아 보지도 못하고 갓난아기들이 죽는다는 게 너무도 부조리하지만 사실 죽음 앞에 가장 무방비로 노출된 게 아기들입니다. 어른들과 시스템의 보호가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설에서 근무하는 단강 역시, 딴에는 각오도 있고 남들이 함부로 보지 못할 스펙도 쌓은 것 같으나 사실 취약하기 짝이 없는 신분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는 때로 어처구니없을 만큼 쉽게 동요합니다. 느닷 벌어진 혐오 테러(?)의 여파를 보며 단강은 가뜩이나 회의를 느끼던 자신의 처지에 대해 환멸을 절감합니다. 

<통신광장(예소연)>. 아무리 포털 네이티브라고 해도 유니텔이란 이름은 그 부모님 세대나 되어야 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PC 통신 대화라는 건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불륜드라마 어느 에피소드 재방송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 것 같고 말입니다. 이런 가상공간을 "방"이라 부르는 것도 PC 통신 시절부터의 관행입니다. 여인1, 여인2, 어색한 "님"자 존칭... 막상 현실공간에서 서로 만나기라도 하면 실망에 표정이 찌푸려지다가도 티를 안 내려 기를 쓰고 관리를 합니다. 현실이나 가상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결국 비슷한 방식으로 귀착하고, 접속이 종료된 마음은 "안락하면서도 동시에 안락하지 않은(p139)" 상태로 이만하면 해피엔드라고 타협합니다. 

"민나는 민나의 어머니보다 더 먼저 태어났다(p143, p155)." 원인보다 결과가 선행하는 건 이 3차원 세상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어떤 딸들은 엄마들보다 더 어른스럽기도 합니다. 민나는 호박벌, 도롱뇽 등 모든 자연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심지어 그들과 혈연관계인 듯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아등바등 살고, 추한 모습으로 늙어가는 게 무슨 "득"이 된다고 이 난리통일까요? 자식이 아버지를 낳고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자연과 화합하여 무(無)로 돌아가기도 하는 게 우주의 섭리지만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누군가가 의미없이 설정해 둔 규칙에 따라 삶을 소진합니다. 그 모든 게 다 무슨 득이랍니까. 알고 보면 온 우주가 작은 옥구슬 안에 들어갈 만큼 빤한지도 모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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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 피부 - 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아름다움의 전략을 찾아라
남수현 지음 / 라온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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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피부 상태, 얼마나 관리가 잘 되어 있는지도 그 사람의 역량, 실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나부터도 상대방의 그 부분을 보는데, 상대도 나한테 그 기준을 적용하는 건 당연합니다. 저자 남수현 원장은 이미 책을 몇 권 쓴 분인데, 이 책에서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행할 수 있는 피부 관리 방법이 서술되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피부가 좋아지려면 행동과 습관이 바뀌어야 한다(p62)." p6에 안색이 좋아지게 하는 방법이 더 자세하게 나오는데, 일단 수분이 충분하게 섭취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최소 1리터를 권하며, 적게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모든 습관 개선이 그렇지만, 자신의 피부 상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꼼꼼하게, 정직하게 기록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외선 노출에는 뭐 답이 없으므로, 차단 크림을 철저하게 바르고, 세안, 그리고 운동을 빠지지 않고 이어가는 걸 저자는 강력하게 권합니다. 

요즘 텔로미어 이야기를 주변에서 참 자주 하는데, p90에서 저자도 그 말씀을 꺼냅니다. 결론은 세포가 건강해야 피부가 좋아지고 나아가 내 몸도 건강해진다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가 자주 회자되는 데는 2016년의 두 우주 비행사 사례가 있어서입니다. 참 신기한 게, 우주에서의 거친 습관이 중단되자 곧바로 텔로미어 길이가 정상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스트레스는 자율 신경계에서 관할하는데, 저자는 딥 브리딩(p98)이 매우 유익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습관이 된다고 힘주어 강조합니다. 

이런 책을 읽다 보면 항상 눈여겨 보게 되는 게, 어떤 음식을 먹어야 피부에 좋은 영향을 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p136을 보면 효소, 유산균이 강조됩니다. 효소는 enzyme, 유산균은 probiotic이라고 영어로 쓰는데, 요즘은 하도 방송에서 자주 광고를 하니 일반인들도 다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첫째 장내미생물 균형, 둘째 면역시스템 강화, 셋째 염증 감소, 넷째 앞에서 말한 효소와 영양소 흡수 촉진입니다. 

또 우리가 뻔히 알면서도 소홀히하는 게 클렌징(p151)입니다. 클렌징을 빈틈없이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피부장벽 손상 방지, 탈수 예방, 민감도 감소(물론, 감소가 좋은 것입니다), 여드름 방지, 최종적으로 노화 예방 때문입니다. 직접적으로는 노폐물이 자주자주 제거되고, 탄력 역시도 더 강화됩니다. 세안 중에는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러빙(rubbing)하는 게 하나의 요령이라고 합니다. 오일 클렌저(1차), 폼 클렌저(2차)의 사용법에 대해서는 p196 이하에 나옵니다.  

p170 이하에 나오는 피부 각질화 과정은 설명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 교과서로 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략 그 주기가 28일이라고 하는데 일러스트도 깔끔하게, 나와야 할 대목만 잘 나와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각질 주기도 얼굴의 부위에 따라 다 다른데, 관리 시에는 이 부분에 유의해서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여기서도 식단이 매우 중요한데, 식단 계획과 차림 시의 유의점에 대해서는 p172에 자세하게 나옵니다. 

반신욕(p187)은 절차가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탁월하여 많은 이들이 선호합니다. 얼굴 홍조, 몸에 열이 많은 이들, 하지정맥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특히 효과를 보는데 저자는 이 방법으로 1,000명이 도움을 받았다며 특히 힘을 주어 추천합니다. 그 외에도 "여자는 365일 다이어트 하는 존재"라고도 말씀하시는데, 이제는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그렇게 하는 시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권말에는 많은 이들이 피부관리 관련해서 가장 많이들 물어 온 사례가 정리되었습니다. 이 대목도 공감하며 꼼꼼하게 읽게 되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오로지 피부에 대한 이야기들만 잘 소개되어서 유익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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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이기주의자 - 나를 지키며 사랑받는 관계의 기술
박코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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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콤플렉스는 완벽하게 극복할 필요는 없다. 약점이 아무리 많아도 장점을 그 이상으로 보여 주면 그만이니까(p37)." 남들은 의외로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내 약점을 가리려고 애 써 봐야 본인만 피곤하지 다 헛수고입니다. 반면 내 장점을 키운다면, 그 장점은 어디서건 써먹을 수나 있으므로 이런 건 뭐가 남아도 남는 노력입니다. 저자 박코는 "콤플렉스를 인정하되, 콤플렉스만 바라보지는 말자"고도 합니다. 

호불호가 강한 사람은 보통 주변에서 싫어들 합니다(p76). 그런데 저자는 거꾸로, 호불호가 강한 사람은 믿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호불호가 없을 수 있는가. 사면춘풍형 인간은 얼핏 보면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휴먼 엔지니어링에 능숙한 음모가일 수 있습니다. 그럴 바에야,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화끈한 사람이 훨씬 든든한 동맹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괜히 쿨한 척 평소에는 연기를 하다가 나중에 일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더 징징거리는 인간이, 상대하기에는 더 피곤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람을 판단할 때는 단순행동과 지속행동이 있어서 이를 구분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일회성으로 하는 말이 아무리 강하고 자신있더라도, 이런 걸로는 당장을 모면하기 위해 얼마든지 거짓말을 하는 게 사람이기 때문에, 혹 "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설마 거짓말이겠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알아서 호구가 되는 길(p111)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진짜 가치를 알아보려면 "지속 행동"을 봐야 한다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상황 자체가 마음에 안 들어도 그 자리에서는 티를 내지 말고, 태연하게 넘긴 다음에 차라리 뒤에서 욕을 하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게 바로 사람의 적응력(p117)을 보여 주는 척도이며, 그 정도 공격에는 눈도 깜짝않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상대를 거꾸로 동요시킬 수 있습니다. 또 상대의 말과 행동에 너무 빨리 반응하지 말라고 합니다. 물론 반응이 빠르다는 건 그 사람이 그만큼 두뇌 회전이 빠르다는 증명(p135)인데, 그건 실제로는 별 효과가 없는 전략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반응이 빠르면 물론 머리는 좋겠으나 사람이 가벼워 보이며, 반대로 말 없이 묵묵히 응시하는 상대에 대해 "헉, 뭐지?"라며 더 긴장하게 된다는 거죠. 

이 책에는 텍스트 대화 시 괜히 이모티콘, 초성을 붙이지 말라고도 합니다. 쓸데없이 이러는 사람은 가벼워 보이고, 뭔가 관계가 진척 안 될까봐 초조하고 위축되었기에 이럴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또 저자는 이런 사람들이 "내적인 부정성이 어느 한계를 넘었"기에 이런 행동이 나타난다고까지 말합니다. 물론 저자도 이런 자신의 주장에 대해 비약이라며 반박이 들어올 가능성을 열어 놓습니다. 하지만 꽤나 날카로운 지적이며, 100%까지는 아니라도 이런 진단이 맞을 부류가 꽤 높은 빈도로 존재할 가능성도 생각은 좀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이러한 말을 던졌는데, 왜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까? 사람은 매우 다차원적인 존재(p123)라서라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나도 누가 이렇게 찔렀을 때 상대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는데, 상대라고 내 뜻대로 그렇게 고분고분 움직여 주겠습니까. 또 사람은 워딩 자체보다, 말을 하는 분위기, 표정 등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어쩌라고?"라든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무책임합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더이상 당신하고 소통을 안 하겠다는 뜻이니, 정말 그럴 작정이 아니라면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말라고 합니다.
목차만 봐도 내용이 궁금해지는 멋진 주제가 많고, 살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듣고 보니 과연 그랬다는 예리한 통찰이 많았습니다. 남 앞에 구태여 나를 희생하면서 관계를 지속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전제 하에, 유익한 충고가 많아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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