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투자 바이블 - 불확실한 시기, 확실한 투자전략
곽상빈.김피비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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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어떤 자산이든 저점에서 잡아야 제대로된 수익이 건져지는 법입니다. 누구나 다 지금이 불황이라며 아우성이고 앞이 안 보인다며 신음하지만 본래 잘될 사람은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마련입니다. 책 p72에는 1997년 11월 2일자의 동아일보(아직 가로쓰기 전환 전이네요) 1면을 도판으로 실으며 IMF에 구제금융 200억 달러를 신청하던 그 최악의 시기를 회고합니다. 1면 사진에 실린 사람은 임창열 경제부총리인데 이분은 특이하게도 전 정부 부총리였던 분이 다음 정부에서도 요직을 두루 지냈고 다음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되곤 했죠. 

여튼 책에서는 이미 국가부도 전조가 있었고, 그 대표적인 징후가 성장률과 투자율 사이의 괴리(p77)였다고 합니다. 한국은 이미 고도성장기가 끝난 나라였는데 이전 생각만 해서 비현실적인 과잉 투자를 습관적으로 하다 날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 달리 (살아남은) 대기업들이 자체 현금을 많이 보유하여 구태여 차입경영을 할 필요가 없는데도 엄청 몸조심을 하죠. 과거로부터의 학습 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스닥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네 배 성장했지만 이후 닷컴버블이 터져 제자리로 돌아왔다.(p81)" 이 버블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2003년에 코스닥이 2834를 찍고 흘러내려 지금도 회복이 안 되고 있다."라고 책에 나옵니다. 이 대목은 정말 독자가 눈을 의심할 만하죠. 코스피가 아니라 코스닥이 2834라니! 현재('23.11.2) 종가기준 코스닥 지수는 772.84입니다. 1/4~1/3 토막이 난 게 20년이 넘도록 회복이 안 된 것입니다. 골드뱅크, 장미디어, 드림라인, 하우리... 책에 나오듯이 이 종목들은 한때 그렇게 핫했던 게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책 p85에서는 2023년 8월의 이른바 "초전도체 테마" 종목들에 대해 지금 어떤 생각이 드는지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대체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다.(p88)" 저자는 지금도 펀더멘털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저 20년 전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아직도 뚜렷한 근거 없이 (특정) 주가가 고점을 향해 치닫는 모습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종목에서 마침내 버블이 터지고 말면 증시 전반에 실망의 파도가 몰아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어 어떤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팬데믹 당시 한국도 사상 처음으로 재난지원금을 풀었는데 이때 "주식 시장의 급등세는 놀라울 지경이었다.(p105)"고 책에서는 회고합니다. 돈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니 현금 보유에서 자산 쪽으로 부(富)가 급격히 이동하는 건 당연합니다. 또 돈이 주식으로만 가는 게 아니라 원자재로도 흐르므로 가격이 상승하였는데,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져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현재까지도 회복이 안 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영업이익이 악화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책에서는 진즉에 금리를 올려야 했을 것을 타이밍을 놓친 탓에 2022년 자이언트 스텝이니 뭐니 해서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든 게 연준의 패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지금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판이지만 그랬다가는 기업 줄도산이 터질 지경이므로 한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비책은 "일이 터지면 그때 가서 마련하면 된다(p112)"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는 게 저자의 지적입니다. 터지고 나면 그게 대비책이 과연 될 수 있겠으며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셈이 됩니다. 외환위기 당시 얼마나 많은 가정들이 파탄났으며 실업자가 거리로 쏟아졌습니까. 당시 희생된 개인들의 피해와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보상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그런 어리석은 과거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죠. 실업률이나 GDP는 후행지표이므로 이런 걸 보고 상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금융위기 같은 재앙은 갑자기 터지는 게 아니라 장단기 금리 역전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낌새를 챌 수 있으나 많은 이들이 이를 무시하기 때문에 느닷 날벼락을 맞는 듯 보일 뿐이라는게 저자의 일침입니다. 

p146을 보면 일제강점기 당시 미두시장이라는 게 있었는데 이게 약간의 증거금만 내고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선물 옵션 시장과 비슷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채만식의 장편 <탁류>를 봐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하여 현대 독자들이 놀라곤 하죠. 책에는 반복창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선인이 당시 이 미두시장에 참여하여 큰 돈을 번 이야기가 나옵니다. 반복청이라는 투자가는 결국 큰 실패를 맛보고 재기에 실패했지만 역사상 큰 돈을 번 투자자 중에는 하락장에서 큰 베팅을 한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들의 공통점 중에는 "자기 확신"이라는 게 있는데, 자신뿐 아니라 타인들까지 그 박력에 넘어가 같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현대 계열사 CEO 중에 이익치(李益治)라는 분이 있었죠. 더 큰 성공을 거둔 사람으로는 미래에셋금융그룹 창립자 박현주씨가 있습니다. 

저자는 닉슨 쇼크 당시를 회고하며 혹시 지금이 금의 역사적 저점이 아닌지 생각해 보라고 독자들에게 권합니다. 금은이나 원자재가 주식, 부동산 등 다른 자산에 비교하여 큰 단점이 있다면 확산성이 부족하다는 건데, 주식에는 배당이 있고 부동산에는 월세 등 과실이 있지만 귀금속이나 원자재는 그냥 아무 부대 수익 없이 그것만 들고 있어야 한다는 게 아쉬우며 그래서 워런 버핏이 가장 싫어하는 게 원자재 투자라는 말도 책에 나옵니다. 개인 간 거래를 통해 과세를 피하고(KRX에서 금 시세차익은 비과세입니다), 펀드나 ETF 투자 형태도 고려하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는 피라미딩 기법을 통해 부를 쌓는 게 가능하다고 저자는 권합니다.(피라미드식  판매나 다단계하고는 관계 없습니다) 주가가 낮을 때 조금씩(적금 븟듯) 사 두다가 일정 수준 오르면 팔고, 또 내리면 사고... 이런 식입니다. 삼전 안 오른다고 아우성이지만 이런 주식은 확실한 바닥이라는 게 있어서 이런 식의 투자가 가능한 거죠. 경착륙시에는 가격 간 텀을 넓히는 방법(p169)도 충고합니다.  

부동산 투자시에는 저가 아파트를 주로 노리는 편이 좋은데, 30대 실수요자가 주로 작은 평수, 중저가 아파트를 수요한다는 사실을 이 현상의 원인으로 꼽아도 되겠으나 일시적인 트렌드 변동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은 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또 경제위기시에는 특히 부동산 경매 시장을 노려볼 만하며 수시로 법원 경매 사이트를 찹조하며 최저매각가격, 감정평가액 등을 확인하라고 합니다. 차순위 매수신고를 통해 재미를 볼 수 있지만 혹시 해당 부동산에 큰 하자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도 합니다. 

주식의 경우 차트만 보고 투자하는 건 위험하며, 그렇다고 뉴스만 보고 경솔하게 매수해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기업에서 자사 유리하게 만들어내는 뉴스도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금리가 오른다고 반드시 주가가 내리는 건 아니며 채권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자금이 주식 쪽으로 몰려 오히려 오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경제 현상에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할 수 있으므로 차분하게 인과관계를 관찰, 분석해야만 기대했던 성과를 낼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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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1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금식 주식투자를 저도 주위분들에게 많이 권하는 투자법이긴 합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한 후에 투자에 나서는 게 현명한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