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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얼업 : 하 - 스물, 선명하고 뜨거웠던 우리의 계절
차해원 지음 / 너와숲 / 2022년 12월
평점 :
스틸컷 여러 폭이 잘 뽑혀 책의 앞뒤에 실렸습니다. 그러니 이건 책이라기보다 마치 굿즈처럼 만든 수버니어라고 하겠습니다. 예쁜 책 하권 p58에서 가수 적재가 "좋을 때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책을 보는 독자,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이 대본집만 보고 리뷰를 쓰려 했는데 드라마를 작년 10월 듬성듬성 본 것만 갖고서는 무리다 싶기도 했고 책이 너무 이뻐서 16회 16시간분을 지난 주말 동안 다시보기로 다 훑었습니다. 해 보니까 이것도 일이라서 일요일 늦은 저녁에는 아주 진이 다 빠졌습니다.
(상권 후반부 리뷰에서 누락된 몇 가지 포인트를 먼저 좀 짚은 후에 하권 리뷰를 본격 시작하겠습니다. 어차피 상하권 곳곳을 넘나들며 연결해 가며 쓰는 독후감이므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테이아는 연희대 응원단 이름인데 이게 구어체 종결어미 "~테야"와 라임을 맞춰 여러 번 말장난을 이룹니다. 4회 에필로그, 5회 S#25에도 나옵니다.
4회 S#24에 나오는 음악은 보첼리가 부른 <멜로드라마>의 변주입니다. 이 4회의 합응 장면은 아주 볼만했습니다.
5회, 상권 p267 S#20 재미있는 야쿠르트 아줌마 씬이 S#18앞에 놓였습니다.
배영웅 사장과 도해이 사이의 "불행 배틀"의 시작이 재미있었고, 상권 p276의 나셨네가 드라마에선 납셨네로 제 귀엔 들렸습니다.
상권 S#29 바비큐장에서 또 <깊은 밤을 날아서>가 삽입되었고, 바로 다음에 트와이스의 <치얼업>이 나오는데 물론 이 드라마가 나오기 6년 전 곡입니다. 배영웅 치얼스 사장님하고 학생처 차장(처장은 따로 있습니다. p376) 신지영이 그런 사이였다는 걸 여기서 처음 알 수 있습니다. 하권 p422에서 둘이 드디어 맺어집니다.
p314 S#4 "작년 일"이 "작년 이슈"로 바뀌어 드라마에서는 나옵니다.
S#19와 S#14 등이 다른 씬 앞에 나오면서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춘양, 진희 들의 이름 유래가 처음으로 소개되네요.
S#35(p343) "라면 먹었어?"라며 아내가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내는 남편(선호 부). 아들이 이런 것까지 거짓말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좀 뒤인 p353에 보면 도해이가 가난한 자신이 부끄러울 거잖아 라고 하는 대사가 나오죠. 이 남편(선호 부친인 민철)은 아마도 가난한 출신 아내가 부끄러웠던 듯합니다. 제 짐작입니다.
S#39 "먹고사는 게 더 무섭죠". 여러 번 나오는 대사. 그렇게 명언인가 싶었습니다.
p348 선배가 간장종지라면서 재혁을 갈구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그릇이 작다 드립이 나왔지만, 이 대본에서는 그 말이 없었고 귀한 자식 운운밖에 없었기에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p349에는 "의인의 밤"이라 되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의대인의 밤"이라 나옵니다.
상권 5회 S#45(p351) 재민씨라고 해야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민재씨라고 합니다(민재는 다른 애죠). 도해이가 청담고 출신이라고 하는데 드라마에서는 부담스러웠는지 동강고(?)로 바뀝니다. 그런데 제3자가 당사자들 사정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권 p46을 보면 재혁의 어느 선배가 "요즘 애들은 확실히 우리 때와 다르다"고 하는 대목이 있는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재혁은 저 씬 후로는 다시 안 나옵니다.
이 6회 마지막에서 박정우와 도해이 사이에 처음으로 감정이 스킨십을 통해 제대로, 서로 교류됩니다. 이 장면은 중요하기에 7회 시작에도 되풀이됩니다. "포옹은 외국에서 인사잖아? 난 지금도 할 수 있다."
이 대본 여러 곳에서도 알 수 있지만 관행상 O.L은 두 인물의 대사가 겹칠 때에만 쓰이고, Dissolve는 장면까지 다 겹칠 때(예를 들어 하권 p371)에 쓰는 걸 알 수 있습니다.
p404 힘든 게 없을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시선? 루즈벨트의 "두려움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self-referential. 하권 p173에 정우가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 있습니다.
p408 성공한 졸업생 나정선 이사 역으로 장나라가 특별출연합니다.
p432 시나리오에는 없는데 드라마에서는 "젊음은 너무도 좋은 것이라서 젊은이들에게 주기 아깝다고 누군가가 그랬다."라는 춘양(해이 모친)의 대사가 있습니다. 이 말은 비교적 출처가 명확한, 조지 버나드 쇼의 명언입니다.
p447 유독 여기서만 이상은의 <언젠가는>이 곡명까지 나오는데 상권 리뷰에 적었듯이 다른 데서는 곡명 언급들이 없습니다. 학생처 차장 지영이 이 곡에 대해 길게 논평까지 하는데 이 부분은 시나리오에는 없습니다.
p454 명상 메시지인데 또 김기현씨 목소리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드립으로 "사랑 그 잡채"처럼 들리는데 제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상권 p457에서 선자가 민재 안경 벗은 모습을 보고 얼음이 되어서 아 3년 전에 봤던 누군가가 이제 생각났구나, 미스테리가 중대한 고비를 맞겠구나, 무슨 클라크 켄트도 아니고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잘생겨서"라서 빵터졌습니다. 그런데 하권 p158에서 유민이 민재를 "3년 전 그 고등학생?"이라며 기억을 해 냅니다. 하권 p235에는 그 사건의 재현씬 있습니다. 하권 p297에 민재 스타일이 완전 바뀌어서 입장하고 도해이 이하 모든 단원 경악하는 장면이 코믹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하권 내용입니다)
p28 이해가 잘 안 되는 게, 왜 응원단장 "박"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지. p56에서 성공적으로 공연 마치고 "찢어놨다"며 만족할 때는 다시 주선자라고 합니다. 이 배우는 어디서 봤나 싶었는데 헐리웃 고전극에 나왔던 앤 백스터와 닮았네요.
p32 행시 준비 안 하는 아들에게 실망하는 정우의 엄마 선혜. p115에서 "그놈의 별, 천문학과". p63에서 "피는 못 속인다카더이"라는 대사. 그런데 정우 역 배우가 엄마하고 대화할 때만 나오는 사투리 연기는 어색했습니다. p89에 보면 부산이라고 하네요. p92에는 아무 말이 없는데 드라마에서는 기장이라고 플래카드에 써 있고 기장과 자갈치는 꽤 멉니다. 기장에서 난 수산물을 자갈치에다 갖다 판다?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알타이르(알타리ㅋ), 데네브... 그런데 한국에서 이 학과에 대한 인식이 어떻든 간에 학문 자체는 그리 낭만적이거나 쉽지 않으며 오히려 현존 최고난도를 자랑합니다. p414 해이의 대사 "먹고사는(띄어쓰고)데 아무 쓸모 없는.."도 참조.
12회 p210 이하에서는 무슨 여름합숙훈련까지 하는데 해당 학교의 전통이야 외부인이 알 바 아니지만 이래갖고 어디 학생이 공부를 할수나 있을까 싶긴 했습니다. p223에서는 폐건물(드라마에서는 미진병원)까지 들어가는데 극에서 실제 깔리는 음악은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 주제가(p241에는 언급 있음)입니다. 가사가 "신촌의 유령들"로 바뀌었네요.연대에서 실제로 이런 개사로 응원가를 돌린다고 하던데 "뭐든지 먹어대"가 over here over there로 들렸습니다(일종의 몬데그린).
p113에서 "작고 소중한 내 눈"이란 대사ㅋ. 해당 배우가 눈이 작지는 않았습니다만 여튼 재미있었습니다.
p40에서 삼진족발 "그쪽은 족발같이 생겼어요!" 대사가 드라마에서는 빠졌습니다. p155에 사정 해명이 나오는데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여튼 오해는 정직하게 바로잡았어야죠. 하권 p191 같은 데서 또 나오는 운찬 - 소윤이도 나름 커플각인데 상권 p21에도 발음 교정을 두고 옥신각신하는 장면 있습니다. 상권은 circulation, 하권 여기서는 vacation.
p48에서 받던가는 "받든가"의 잘못입니다. p109의 "하던가"도 마찬가지입니다.
p58에서 신기하다는 듯 가수 적재를 바라본다는 지문이 있는데 아마 이 세계에서는 아주 유명한 가수인가 봅니다. 드라마에서는 선호를 쳐다보며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다고 말하는데 명문대(풋) 신입생으로서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앞에서 "고백 잘못하면 큰일나잖아"고 했는데 여기서 선호가 과감하게 고백하고 인생 처음으로 짝사랑도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p62에서 "이 자릴 빌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1989년 맞춤법 개정 이전의 잔재).
전반적으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느낌도 듭니다. 재혁에게 간장 종지 드립치는 선배, 너네 이미 찢어진 커플이라던 선배 등은 어지간히 친하지 않으면 그런 말 안 나올 것 같은데 이름도 없는 그냥 단역이고 반대로 초반에 이름까지 달고 나오던 몇몇은 나중에 가서 하는 일도 없이 사라집니다. 하권 p255의 정미는 누군데 갑자기 나오는지.
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중 그 역에 가장 잘 맞는 이미지(고생 전혀 모르고 자랐으며 자기중심적이고 얍삽하면서도 철이 없는 명문대생)다 싶은 사람은 재혁 역이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실제 어느 학교 출신인지는 정보가 안 나오더군요.
p74에서 아무리 알코올 중독자이고 남편한테 대접 못 받아도 진희(선호 모)가 돼지고기를 소고기로 업글하라고 테이아 전체를 대표하는 정우에게 카드 주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사모님 체신이죠. 정우는 역시 애가 없는집 출신이라서 괜히 사양하는데 이럴 땐 그냥 받고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그냥 쓰는 게 맞는 겁니다. 얘는 가만 보면 분위기를 망치는(속어로 x창내는) 나쁜 버릇이 있더군요.
p375에서 배영웅 사장이 도해이한테 "이런 건 그냥 받는 거야."라고 하는데 해이고 정우고 서민 자녀들이라서인지 별나게 따지고 듭니다. 누가 거지근성이라고 할까봐. 다만 p349에서 선호가 해이네 도와 주자고 엄마한테 권하자 "사모님" 진희가 선 넘는다며 한칼에 자르는데 이건 얄밉다기보다 제 현실을 안다 싶었습니다. 본인도 바람난 남편(아마 맞겠죠?)한테 이혼당할 판인데 누굴 걱정하겠습니까. p406에서 이 사모님이 유방암 걸린 친구(춘양)한테 문병은 옵니다. p421을 보면 위자료는 넉넉히 받았나 봅니다.
p156 감정 표현 잘 안 하는 민재가 회심의 미소를 짓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11회가 본격적으로 달달한 멜로로 가득찹니다. 이제 정우로 해이는 완전히 마음을 정하여 딥키스를 나누고 아까 자갈치에서 뜯어먹던 PPL의 k*piko 촤컬릿 로고가 화면 하단을 스쳐지나갑니다. p198 본문에는 (당연히) 없는데 드라마 12회 19분쯤의 해당 대목에서는 또 이 과자 PPL이 나옵니다. S#34 p260(의 드라마 해당 씬)에서도 또 나오는데 엄청 거액을 협찬했나 봅니다. p290에서 또 PPL이 나오는데 책에는 삼겹살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오o니쭈꾸미볶음입니다. 저 앞 테이아 회식자리에서는 로메인에 고기를 싸먹는데 여기서는 깻잎에 싸 먹습니다. p378에 도해이가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한 뭉텅이 사오는데 드라마에서는 이 아이스크림이 국민 모두가 아는 스테디셀러인 메*나입니다. 근데 oo이 도해이를 죽이려고 달려오기 때문에 이걸 팽개쳐서 땅에 다 떨어지는데 저 많은 메*나가 길바닥에서 다 녹을 생각을 하니 너무 아까웠습니다.
p178에 별첨 자료가 있는데 이건 드라마에도 안 나오고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
p194 지영(차장)의 대사 "너 진짜 징하다. 어메이징"이 재미있었네요. p196 해이가 "단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미모가 24시간 근무하니까"로 주접 배틀(상권 p276의 불행 배틀에 이어)에 열심인 장면이 또 재미있었는데 11회 끝부터 본격 드라마가 이런 모드로 접어들어서 그렇습니다.
p199, p211에 피나 콜라다가 아니고 피냐 콜라다입니다. 촌스럽긴.
S#50은 대본에서는 12회지만 드라마에서는 13회에 들어갔습니다.
하권 p240에서 용일이가 태초희에게 "누나가 그런 상처 주는 사람들과 만나선 안 된다. 그런 대우를 받으면 안 되는 소중한..."은 이런 경우에 해 줄 수 있는 딱 좋은 말 같습니다(상권 p293도 참조). 사실 태초희는 애가 행실이 좋지 않은 듯 보이고 하권 p201에 "밤에 끝내준다", 상권 p291에도 "대o레"라는 평판이 나왔는데 용일이가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냐며 격분하는 씬이 있었습니다. 하권 p365의 해당 드라마 장면에서 일일호프 할 때 가슴에 "EH초부터 EH초희"라는 명찰을 달고 나옵니다. 주선자는 "앉은자 선자", 박정우는 "난 니 꼰댕...". 여기까진 재미있는데, 진선호는 "팩트 폭격기"라서 요건 무슨 맥락으로 이런 걸 했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하권 p430에서는 오히려 선호가 용일이한테...). 이런 문구는 대본에는 없습니다. 태초희는 화학공학과라는 설정인데 나중에 연구원이 된다는 결말입니다.
p325 해당 드라마 장면에서 이동환(노어노문학과 81) 해당 대학교 동문의 말로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가 나오는데 대본에는 없는 말입니다. 이분이 설마 처음으로 이 말을 했다는 건 아니겠습니다 ㅋ 상권 p20에 나오던 기부자 명단(도해이가 낙서 하던)과 연결이 된 건조물인지는, 그리 넓지도 않을 해당 학교에 방문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하권 p426에 도해이가 취업 면접 보는 씬에서 드라마는 회사가 "오성증권"이라고 밝힙니다. 상권 p24에서 스스로 "올모스트 문닫고 들어왔음"을 스스로 밝히지만(신학과) 원래 주식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죠.
(약스포)
p415에서 재이가 누나 해이와 정우의 로맨스를 방해하고 해이는 "날 제발 지키지 마"라고 울부짖으며 동생 손에 끌려가는데 미친놈 칼에 찔려 죽을 뻔한 누나를 누가 구해 줬는지 모른다는 게 아주 개탄스러웠습니다. ㅋ
하권 p112 부산 시퀀스에서 눈 근처에 고춧가루가 묻은 해이를 정우가 물로 씻어주려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장면이 있었는데 하권 p382 해당 씬에서 oo이 정우를 칼로 찌르고 튄 피가 해이 얼굴에 좍 묻는 장면과 겹치는 것 같다는 (제 주관적인) 느낌이었네요. p387에서 oo을 제압할 때 선자가 킥을 날린 게 결정타였는데 대본에는 없지만 드라마에서는 "미친 싸패 색기!"라는 포효(!)를 합니다.
민재는 5회 등장때부터 음침한 너드 같은 이미지인데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건 정말로 (시청자들의 의심과는 달리)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 수일이는 인상이 너무도 드러우며 대놓고 빌런인데 이런 사람도 장르 관행상 절대 범인이 아닙니다. 반면 범인인 oo은 역이 악역일 뿐 꽤 핸섬하죠. 장르의 공식대로 가는 겁니다.
oo는 끝내 싱글로 남는데(하권 p428) 상권 p359를 보면 당시여친(?)이 oo더러 전화로 "넌 감정불구"라고 통렬하게 비난하는 씬이 있어서 사실 불길하게 의미심장합니다. oo를 만약 해이가 선택했더라면 결국 잘 안 되지 않았겠습니까. 그 엄마도 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고 보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