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특종 잡는 인터뷰의 모든 것 새로운 글쓰기의 보고 세상 모든 글쓰기 (랜덤하우스코리아) 4
이만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 좋은 기사에는 좋은 취재가 있고, 취재에는 반드시 인터뷰 과정이 들어간다.
  

   인터뷰와 관련된 방송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다. 인터뷰에서는 알고 싶은 정보를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할까. 무릎팍 도사와 같은 프로그램은 대놓고 물어보는 것처럼, 언론에 알려진 사실을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듣고 해명을 듣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카리스마 강한 강호동 mc의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인터뷰는 편안한 대화속에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생각한다. 시골의사의 '직격인터뷰' 13번째 편에서는 국내 선교 100주년 구세군 한국 사령관을 인터뷰했다. 거리에서 딸랑딸랑 소리가 들리고 자선냄비에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 쌓여간다. 하지만, 거리와 지하철에서 무조건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는 소리가 불편하는 소리와 함께 군대라는 단어에 대한 어감이 좋지 않은점도 있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자선냄비의 연유와 구세군이 장로교 계열이 아닌 웨슬리 계열로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의미를 더욱 강조한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군대와 같은 조직과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해에 대한, 일반인들이 궁금한 사항도 꼼꼼하게 잘 담겨있는 인터뷰였다.   

  좋은 인터뷰에는 인터뷰이의 홍보를 넘어, 인터뷰이가 밝히고 싶어하지 않은 정보도 함께 스며있다. 좋은 기사에는 좋은 취재가 있고, 좋은 취재에는 반드시 인터뷰 과정이 들어간다. 인터뷰를 잘하는 법이 소개된 책이 나왔다는 마음에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책을 데려왔다. 25년이상 기자생활을 한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썼기에 잘 쓰여진 것보다 현장의 경험이 남아있다는 말에 힘이 났다. 오랜 실전의 경험속에 나온 노하우를 알 수 있을거란 기대에 서둘러 책을 읽기 시작했다. 
 

#  만나는 약속을 했다면, 절반은 이룬 셈이다!   

  
   직접 인터뷰, 간접 인터뷰 등의 기본적인 소개글을 넘고나면, 자신이 만나고 싶은 인터뷰이를 만나기 위한 고투의 과정이 드러난다. 인터뷰는 관련 대상자에게 질문행위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알아내는 과정이기에 일단 만남이 있어야 한다. 그 만남을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서 취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만 취재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인터뷰이를 만나기위한 사전조사로 그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조사하고, 그 주변의 인물들을 알음알음 알아가면서 그와 다가설 수 있는 관계의 끈을 이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사건에는 관계자와 당사자가 있기 때문일까. A를 만나기 위해 A1을 만나야 하고, A1을 만나기 위해서 A2를 만나는 수고를 거듭거듭해서 A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취재는 발로 뛰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만남에 성공했다면, 절반은 이룬 셈이다. 책에서는 필자의 경험이 잘 담긴 기본기에 충실한 내용들이 잘 드러나있다. 사진을 찍으려면 이야기가 끝난 뒤가 아닌, 처음 만났을 때 먼저 부탁하는 것이 중간에 했을때 흐름이 끊어진 것보다 좋다는 이야기라던가, 중요한 사건일수록 수첩을 사용해서 당사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등, 실제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들이 잘 살아있고, 그 노하우들은 대부분 기본에 충실하라는 이야기였다. 물고기를 잡으려는 어부와 도망가려는 물고기의 쫓고쫓기는 싸움처럼 질문이라는 그물을, 타이밍에 맞게 잘 쳐나가야 요리조리 잘 빠려나가려는 날랜 인터뷰이에게서 정보를 얻을수 있다고 할까. 그렇기 위해서는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정보를 알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필자는 인터뷰를 잘 하기 위해 비유와 상상력을 잘 활용할 것을 권한다. 상황이나 현상을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적절한 비유를 통해 대화에 윤활유를 뿌려주고, 답변에 상상력을 발휘해서 또다른 정보를 얻어내라고 알려준다. 성을 지키려는 장군과 같은 인터뷰이의 태도에는 무조건 성으로 달려갈 것이 아니라, 지탱하는 포인트를 잘 찾아내, 수사관이 된 마음으로 같은 질문을 시간차를 두고 하는 방법등을 활용해서 무너뜨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기 주도적 인터뷰로 명성을 얻은 오리아나 팔라치의 일화와 인물 탐구의 대가이자 한 인물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80번이 넘는 꾸준한 인터뷰를 통한 공을 들이는 인터뷰의 달인인 월트 해링턴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저자가 간추려 모은 실제 인터뷰 기사를 통해, 인터뷰 과정을 거꾸로 역추척해보면서 좋은 인터뷰의 비결을 다시 확인하는 일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인터뷰는 재능이 아닌 기능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떡볶이를 만들려면, 떡볶기에 필요한 떡과 고추장, 그리고 개인적 취향에 맞는 여러 재료들이 필요하다. 인터뷰이를 만나는 과정은 자신이 만들고자하는 음식이 떡볶이라는 걸 결정하고, 그에 걸맞은 재료를 시장과 마트 등에서 찾아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인터뷰를 잘 했다면, 재료를 잘 샀다면 남은 과정은 그 재료를 바른 순서에 맞게 조리하는 방법만 남은 셈이다. 저자는 조리하는 방법, 인터뷰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은 재료를 잘 가져오면 거의 다 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육하원칙과 글을 쓰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조리법 순서에 맞게 요리하고), 상상의 내용은 빼고 사실만 적시하며(인공조리묘와 멜라민은 넣지 않으며), 글맛을 살리는 어휘와 묘사에 공을 들이는 과정(데코레이션도 중요하다)은 요리사가 음식을 하는 과정과 닮아 있었다. 요리의 마지막에 간을 맞추는 것처럼, 인터뷰어도 호흡이 살아있는 퇴고를 꾸준히 하며 글맛을 잘 살린 글을 만들어 내면, 길고 긴 인터뷰 과정이 끝이난다.

 
# 온 놈이 온 말을 해도, 길을 찾아가는 건 당신이다.
  

  황량하고 거친 길이라도 길을 걷기시작하면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필자는 말한다. 어쩌면 이런저런 수많은 착오끝에, 많은 길을 헤매면서 좋은 지름길로 가는 방법을 저절로 배운다며,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면서 부딪칠것을 주장한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은 이런 많은 수고와 발품과 고민이 담긴 끝에 나온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음식일수록, 그 맛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할까. 좋은 인터뷰를 보면서, 장점을 잘 찾는 연습을하고, 자주 인터뷰에 도전해서 기사쓰는 연습을 하는 일이 인터뷰 잘하는 비결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뭔가 많이 배운 것 같은데, 실제로 남은 건 하나도 없는 이 느낌,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일거라 생각한다. 하나 둘, 인터뷰를 하면서 글쓰는 요령을 익히다 보면, 필자의 오랜 내공의 의미를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실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한고, 많이 쓰고 고치라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요령은 익혔으니 남은 일은, 인터뷰 하는 일만 남았다. 어떤 정보를 얻고 싶은지, 생각하고, 생각에 멈추지 않고 답을 구하려는 과정, 인터뷰 과정을 멈추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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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상처를 방치하지 않고, 뜨겁게 녹여버리는 그녀의 에세이.


   그녀의 글은 뜨겁다. 내 가슴에 생긴 종기를 뜨거운 열기의 글로 터트려 버린다. 여드름이나 종기는 다 여물지 않았을 때 터트리면 상처가 깊게 남는다. 그녀의 글은 내 마음 속의 응어리가 더 커지기 전에 빨리 터트린 후, 신속하게 상처를 아물게 해준다. 눈물이 주르르 흐르게 하는 그녀의 글을 읽고 나면, 남는 건 축축하게 적어있는 눈물이지만, 울고 난 후 기분이 나아지는 것처럼, 세상을 좀 더 살아보게 만다는 힘을 가져다 준다. 드라마에서 잘 보이는 뻔한 갈등구조,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아닌, 내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되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그녀는 자연스럽게 꺼내어 준다.   

 

  그저 보기만 하고, 그 내면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속마음을, 등장인물이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해 준다. 나 역시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나도 그만한 사연이 있다고. 그녀의 글을 읽으면 누군가를 쉽게 미워하고, 쉽게 동정할 수 없게 된다. 우리의 삶 역시, 동전의 앞 뒤 처럼, 좋고 나쁨으로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호수에 빠진 돌덩이를 찾는 일처럼, 호수 속의 물들이 다 빠진 후에야 겨우 알 수 있다는 걸 그녀의 글은 말해준다.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글은 첫 글이었다. 머리로 계산하고, 상처받지 않으려 애쓰던 그녀의 글 속의 모습이 왠지, 상처받는 걸을 두려워 사랑을 할 염두를 내지 못한 내 마음과 닿지 않았다고 할까. 사랑을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었던 그녀가 부러웠고, 미적미적 버둥대는 화자가 마음에 와 닿았다. 

  좋은 부분을 하나만 꼽기가 아깝다고 할까. 많이 울고, 많이 기대하고, 많이 아파했던 그녀의 글이기에, 더욱 더 뜨겁고 가슴 설레고, 훈훈해지는 힘이 깃들어 있다 생각한다. 내 마음속의 작은 응어리들이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많이 사라진 느낌을 받았다.  

   신은 그녀의 드라마에 마니아를 주셨지만, 시청률을 주지는 않았다. 세상이 팍팍하고, 위로받은 이가 많기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픔보다는 환상과 욕할 수 있는 공간이 시청자들에게는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대중이 외면한다고 해서, 그녀의 글이, 그들의 드라마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 책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녀의 에세이는 그녀의 시나리오 못지 않게, 감동적이고, 훈훈하고, 깊은 생각의 알갱이들을 던져 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저자의 인세와 출판사 수익의 일부는 기아, 질병, 문맹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JTS에 기부된다고 한다. 좋은 일도 하고, 마음을 울리는 글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글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책을 구매함으로써, 세상은 촛불처럼, 뜨겁지 않지만 한 사람의 온기를 지켜줄 만큼 따뜻해진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글을 읽고 나면, 마음이 따스해 지면서, 마음속의 응어리들이 사라진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따스한 마음을 가진, 상처도 가진 모든 이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애정 결핍이란 말은 애정을 받지 못해 생기는 병이 아니라 애정을 주지 못해 생기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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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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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지내는 것에 대한 두가지 시선.

  
  대학 새내기가 되었을 때 혼자서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어야, 뭐든지 잘 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한 일이었다. 늘 친구들이나 선배들과 어울려 먹다가 혼자서 밥을 먹는 느낌은, 외롭다는 느낌보다, 타인의 시선에 더 부담스럽고 불편한 느낌이 더 컸다. 나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냥 마음이 많이 불편했었다. 그러고 보니, 밥을 먹을 때도, 술을 마실 때도, 언제나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문화 자체가 혼자 보다는 어울림의 문화가 많았다고 할까. 복학생이나 아저씨들이 쓸쓸히 밥을 먹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이는 것도 내 마음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연유 중 하나였다.

  성인이 되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그 책임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은 홀로서는 일의 첫 걸음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맥락으로, 성인이 되면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성인이니까 무조건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정상 어쩔 수 없게 된 때에는 혼자서도 즐겁게, 둘이 먹는 것처럼 자신을 잘 돌볼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할까. 군대를 제대한 후에유야, 겨우 혼자서 밥을 먹는일이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혼자놀기'라는 제목이 마음에 든 책이었다. 관계와 어울림을 중요시하는 많은 책들이 나온 이때, 개인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 주는 책이 적절하게 출간되었다고 할까. '개인의 자유'를 좀 더 폭넓게 바라보는 생각들이 예전보다 많이 넓어진 시대상의 흐름을 잘 읽은 책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도 없이 불쌍한 홀로가 아닌, 스스로 고독의 시간을 즐길 여유가 있는 '혼자놀기'. 두 가지 시선에서 두번째 시선으로 옮겨가고 싶다면, 가볍게 이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 가볍게, '혼자서 즐겁게 노는 방법을 소개한 책.'  
 

  사진도, 글도 무겁지 않다. 가벼워 보이는 제목과 글은 어려움 없이 책을 읽어보게 하는 마음을 독자의 가슴 속으로 불어넣는다. 조금만 맘을 바꾸면 쉽게 할 수 있는, '이런 건 나도 말할 수 있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 일들이 소개되어 있다. 부모님의 욕망에 갈등하고, 부응하고자 애쓰는 시기인 고등학생부터 사회생활을 하기 전인, 대학생때까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여성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카페에 가고, 여관에서 하루의 자유를 누려보고, 조금 더 내 모습과 내 행동을 관찰하고 찾아보는 등 조금 더 나에 집중하는 시도들은 습관적으로 보내는 일상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과정의 경계로 넘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책에 나온 방법을 행했을 때 장점은 조금 더 사회의 시선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 보이지만, 그 시간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나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하고, 그 짧은 시간을 일상의 습관에 휘둘려 아무생각없이 보낼 것이 아니라, 그 틈을 잘 활용해서, 작은 일탈과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만들어 주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사람이, 무리 속에서도 즐겁게 잘 지낼 수 있을거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만큼, 타인에 대한 이해도 함께 깊어지고, 그 한계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사랑도, 관계도 잘 풀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소개된 30가지 주제의 8-90가지의 방법은 저자가 좋아하는 놀이의 방법일 뿐이다. 커피도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 다양하듯, 각 개인마다 자신만의 혼자놀기의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된 부분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립이 아닌, 공존을 위해서라도, 자기만의 공간, 자신만의 신간을 보내는 일은 꼭 필요하다.  

  깊이와 무거움을 원하는 이에게는 잘 맞지 않는 책이라 생각한다. 휘리릭 책장을 넘기다 두어장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읽다면, 그때 구입해도 좋다고 할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장관을 이제껏 보았다면, 폭포에서 떨어지는 순간의 물방울 하나 하나에 떨어지고 난 후 물방울들이 흘러가는 모습, 폭포 주변에서 피고있는 들꽃에 시선을 돌리게 하는 시각의 폭을 넓여준 책이었다. 뻔한 행동을 뻔하지 않게, 참신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 그 발상이 책에 잘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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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관계가 아닌 자신에 초점을 맞추는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여성들을 위한 책이 적절하게 나온 느낌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여고생 - 20대 후반의 여성.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한계에 도전하는 이유는 내 포기지점을 알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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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나를 부른다 -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30편의 에세이 APCTP 크로스로드 1
APCTP 기획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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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과 인문학, 그 경계에 선 사람들의 30편의 에세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못하는 많은 의문점들을 책을 통해서 해결하려 애써왔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처지와 행동, 그리고 숨겨진 감정들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장면을 제시해 주었고, 인문학은 사회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들어온 문화에 대한 여러가지 관점을 보는 창이 되어주었다. 자연과학과 공학은 자연과 인간의 행동들을 원칙과 법칙을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해주려 노력했다고 할까. 그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있었고, 때론 틀린 답을 주기도 했지만, 계속 오류를 수정해가면서 각기 학문은 인간의 삶에 기여해 왔다고 생각한다. 과학과 가장 관련이 없어보이는, 인문학자들과 과학책을 번역하는 사람처럼 과학과 인문학 사이를 오가는 이, 그리고 과학의 범위 내에서 활동하는 과학자 각기 10명씩, 총 30명의 에세이가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표지에 지구본 모양의 마크가 보이던데 무언가 했더니, APCTP라는 이 단체에서 발행하는 <크로스로드>에 실린 에세이를 모은 책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첨단 물리학 주제에 대해 다양한 학술행사를 개최하는 이곳에서는 과학계의 자유로운 토론 뿐 아니라, 일반인들과의 소통에도 시도를 나섰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이 책이라고 한다. 
 
  수학을 좋아하지만, 과학의 모든 분야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목차를 보고 내가 알고있는 필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세어보았다. 김연수 작가, 김병익 평론가, 고병권씨, 정영목 번역가,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의 저자 김용규씨, 홍성욱씨, 정재승 교수까지 8명이었다. 30프로는 되네,하는 마음으로, 별 기대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 다양한 시선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
 
 
  30개의 눈으로 바라보는 과학의 면모는 각양각색이었다. 글쓰기에서 과학적 방법론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김연수 작가의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현직 과학선생님이 고민하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과학을 즐겁게 해 줄것인가에는 암기위주의 주입식으로 물든 사회현상이 보이기도 했다. 인간실험과 과학영웅담에 스며있는 음모를 드러낸 정영목 교수의 이야기도 좋았고, 인간윤리를 위해 기생충 연구를 위해 자신의 몸에 기생충을 주입하는 서민 교수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과학은 실험과 딱딱하고 어두운 분위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인문학과 사회와 깊은 연관을 지으며 존재한다는 점을 책을 통해 재확인하게 되었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들을 다시 기억하는 즐거움, 미처 몰랐던 사실을 배우는 즐거움과, 과학이 안고 가야 할 숙제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바로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생 이상의 성인들이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하는 책이다. 심장에서 흐르는 피가 온 몸에 곳곳이 퍼져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듯이, 손과 발이 따로 떨어져 있어 보이지만, 각기 한 몸안에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 문화의 틀 안에서 과학과 인문학은 함께 공존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칼럼형식이라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깊이는 상상이상이다. 깊이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많은 지식도 얻을 수 있고, 언급된 책들을 다시 찾아보며 읽게 될거라 생각한다. 많은 책 파도넘기 할 책을 발견하였다. 과학에 대한 선입견도 고쳐주었던 점이 책이 안겨준 또다른 선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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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을 탐하다 - 우리시대 책벌레 29인의 조용하지만 열렬한 책 이야기
장영희.정호승.성석제 외 지음, 전미숙 사진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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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책을 좋아하는 친구 만나는 일은, 좋은 책을 만나는 일 만큼 어렵다.

 

  학창시절에 책을 좋아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 일은 참 어려웠다. 농구나, 야구, 축구 등의 운동을 좋아하고, 때론 썩 잘했던 아이들은 쉽게 볼 수 있었고, 공부도 각 과목마다 두각을 나타냈던 아이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그리 활동적이고, 먼저 다가서는 성격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중학교때부터 6년간 사서를 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거의 보기 드물었다. 그때는 몰랐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참 슬프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기게 되었고, 책을 읽고 글을 남기면 책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글에 혹해 카페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 도서관에 들어오는 책들은 발간된지 세 달이 넘어야 겨우 들어오는 실정인 현실에서, 돈은 풍족하지 않고, 신간을 보고 싶다는 욕심과 보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과 글쓰기 실력을 억지로라도 좀 늘려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섞이어 시작되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글을 남기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줄거리가 대부분인 글을 보면서 좌절하고 무기력해지는 경험하고 난 후, 20권, 50권, 100권이 넘어가자 조금씩 내 생각과 감정이 스미기 시작했다. 책을 돈을 들이지 않고 보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읽었던 책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글을 읽을 수 있어 좋았고, 내가 들어보이도 못한 제목들의 책을 먼저 읽은 이가 남긴 흔적을 보는 일이 좋았다. 오프라인에서 책친구를 만나서 하고 싶었던 일들인,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다른 책들을 추천해주는 돈독한 관계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채워갈 수 있었다.   

  <책, 세상을 훔치다>라는 책을 출간했던 평단출판사에서 책벌레 29인의 책 이야기를 담은 <책, 세상을 탐하다>는 책이 나오게 됨을 알게 되었다. <책, 세상을 훔치다>에서는 서재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책, 세상을 탐하다>에서는 도서관과 책 읽는 행위를 권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오프라인에서 친구를 만나는 느낌으로, 카페에 앉아 친구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 다양한 개성을 가진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권하는 책 이야기.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생각을 지닌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이야기하는 책 이야기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책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느낄만큼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났지만, 실현을 하지 못한 책도둑을 미리 실천한 성석제 작가의 이야기도 좋았고, '실랑이를 벌이다'를 '가랑이를 벌이다'로,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여 문화관광인의 긍지를 높입시다'라는 글을 '문화관광인을 분리수거하여 쓰레기의 긍지를 높입시다'로 오독했던 하성란 작가가 다짐하는 정독의 시간도 공감이 갔다. 책장에 책은 쌓여가고, 책을 읽고 싶지만 여유는 나지 않고, 서점을 지나치면 책을 다시 사고마는, 책을 읽다보면 한 번은 경험해 보았던 글에 고개를 끄덕이고, 책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과 상상력들을 통해,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책에 대한 단상과 견해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좋았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는 일은 책에서 아이들을 멀어지게 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부모님께서 책을 권하지 않고, 집안 사정이 넉넉치 않았기 때문에,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대안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다니게 되었고,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놀이하듯이 이 책, 저책을 읽다가 책을 읽는 재미에 자연스럽게 빠졌다고 할까. 살아계시는 동안 부모님께 효도를 다해야 마음에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말을 알려준 것도 책이였고,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나 자신도 부모님도 슬프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 이도 책이었다. 책을 통해, 어떤 생각이 영원히 옳을 수 없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두가 희생하면서 참는 사회보다, 각자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면서, 섞이는 칵테일처럼 아름답고 매혹적인 관계를 만드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모든 책이 다 양서는 아니지만, 많은 책들을 통해 내 가슴에 하나 남은 소중한 책을 만나가는 과정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오랜시간을 필요로 하는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마음에 닿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나와 비슷한 경험과 생각들에 더욱 마음이 끌렸고, 두 번째 읽었을 때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내게 부족한 부분의 견해와 생각들을 통해 책에 대해 좀 더 넓은 시각을 보는 안목을 배우게 되었다. 진국처럼 자꾸 읽으면 읽을수록 진한맛이 우러나온다고 할까. 책의 인세는 기적의 도서관과 공공도서관 등을 지원하는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이라는 단체에 기부된다고 하니, 책도 보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노년이 되어 해 보고 싶은 일은, 영국, 런던의 책마을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한국의 책마을 근처에 사는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는 되지 못하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개인도서관처럼 만들어 놓고, 대여료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책을 좋아하는 이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을 얻고 싶은 꿈이 있다. 혼자서 이루기 힘들고, 많은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돈도 필요하고, 책에 대한 애정을 지닌 많은 이들이 필요하다고 할까. 기술의 발달에 따라,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모습을 바꿀지도 모르지만, 책이 인간의 삶과 함께 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믿고 있다. 적어도 일본만큼, 책에 대한 시장이 넓어지고 활성화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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