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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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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지내는 것에 대한 두가지 시선.

  
  대학 새내기가 되었을 때 혼자서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어야, 뭐든지 잘 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한 일이었다. 늘 친구들이나 선배들과 어울려 먹다가 혼자서 밥을 먹는 느낌은, 외롭다는 느낌보다, 타인의 시선에 더 부담스럽고 불편한 느낌이 더 컸다. 나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냥 마음이 많이 불편했었다. 그러고 보니, 밥을 먹을 때도, 술을 마실 때도, 언제나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문화 자체가 혼자 보다는 어울림의 문화가 많았다고 할까. 복학생이나 아저씨들이 쓸쓸히 밥을 먹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이는 것도 내 마음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연유 중 하나였다.

  성인이 되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그 책임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은 홀로서는 일의 첫 걸음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맥락으로, 성인이 되면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성인이니까 무조건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정상 어쩔 수 없게 된 때에는 혼자서도 즐겁게, 둘이 먹는 것처럼 자신을 잘 돌볼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할까. 군대를 제대한 후에유야, 겨우 혼자서 밥을 먹는일이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혼자놀기'라는 제목이 마음에 든 책이었다. 관계와 어울림을 중요시하는 많은 책들이 나온 이때, 개인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 주는 책이 적절하게 출간되었다고 할까. '개인의 자유'를 좀 더 폭넓게 바라보는 생각들이 예전보다 많이 넓어진 시대상의 흐름을 잘 읽은 책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도 없이 불쌍한 홀로가 아닌, 스스로 고독의 시간을 즐길 여유가 있는 '혼자놀기'. 두 가지 시선에서 두번째 시선으로 옮겨가고 싶다면, 가볍게 이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 가볍게, '혼자서 즐겁게 노는 방법을 소개한 책.'  
 

  사진도, 글도 무겁지 않다. 가벼워 보이는 제목과 글은 어려움 없이 책을 읽어보게 하는 마음을 독자의 가슴 속으로 불어넣는다. 조금만 맘을 바꾸면 쉽게 할 수 있는, '이런 건 나도 말할 수 있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 일들이 소개되어 있다. 부모님의 욕망에 갈등하고, 부응하고자 애쓰는 시기인 고등학생부터 사회생활을 하기 전인, 대학생때까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여성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카페에 가고, 여관에서 하루의 자유를 누려보고, 조금 더 내 모습과 내 행동을 관찰하고 찾아보는 등 조금 더 나에 집중하는 시도들은 습관적으로 보내는 일상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과정의 경계로 넘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책에 나온 방법을 행했을 때 장점은 조금 더 사회의 시선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 보이지만, 그 시간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나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하고, 그 짧은 시간을 일상의 습관에 휘둘려 아무생각없이 보낼 것이 아니라, 그 틈을 잘 활용해서, 작은 일탈과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만들어 주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사람이, 무리 속에서도 즐겁게 잘 지낼 수 있을거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만큼, 타인에 대한 이해도 함께 깊어지고, 그 한계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사랑도, 관계도 잘 풀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소개된 30가지 주제의 8-90가지의 방법은 저자가 좋아하는 놀이의 방법일 뿐이다. 커피도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 다양하듯, 각 개인마다 자신만의 혼자놀기의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된 부분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립이 아닌, 공존을 위해서라도, 자기만의 공간, 자신만의 신간을 보내는 일은 꼭 필요하다.  

  깊이와 무거움을 원하는 이에게는 잘 맞지 않는 책이라 생각한다. 휘리릭 책장을 넘기다 두어장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읽다면, 그때 구입해도 좋다고 할까.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장관을 이제껏 보았다면, 폭포에서 떨어지는 순간의 물방울 하나 하나에 떨어지고 난 후 물방울들이 흘러가는 모습, 폭포 주변에서 피고있는 들꽃에 시선을 돌리게 하는 시각의 폭을 넓여준 책이었다. 뻔한 행동을 뻔하지 않게, 참신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 그 발상이 책에 잘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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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관계가 아닌 자신에 초점을 맞추는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여성들을 위한 책이 적절하게 나온 느낌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여고생 - 20대 후반의 여성.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한계에 도전하는 이유는 내 포기지점을 알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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