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기사에는 좋은 취재가 있고, 취재에는 반드시 인터뷰 과정이 들어간다.
인터뷰와 관련된 방송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다. 인터뷰에서는 알고 싶은 정보를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할까. 무릎팍 도사와 같은 프로그램은 대놓고 물어보는 것처럼, 언론에 알려진 사실을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듣고 해명을 듣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카리스마 강한 강호동 mc의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인터뷰는 편안한 대화속에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생각한다. 시골의사의 '직격인터뷰' 13번째 편에서는 국내 선교 100주년 구세군 한국 사령관을 인터뷰했다. 거리에서 딸랑딸랑 소리가 들리고 자선냄비에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 쌓여간다. 하지만, 거리와 지하철에서 무조건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는 소리가 불편하는 소리와 함께 군대라는 단어에 대한 어감이 좋지 않은점도 있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자선냄비의 연유와 구세군이 장로교 계열이 아닌 웨슬리 계열로 선교활동을 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의미를 더욱 강조한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군대와 같은 조직과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해에 대한, 일반인들이 궁금한 사항도 꼼꼼하게 잘 담겨있는 인터뷰였다.
좋은 인터뷰에는 인터뷰이의 홍보를 넘어, 인터뷰이가 밝히고 싶어하지 않은 정보도 함께 스며있다. 좋은 기사에는 좋은 취재가 있고, 좋은 취재에는 반드시 인터뷰 과정이 들어간다. 인터뷰를 잘하는 법이 소개된 책이 나왔다는 마음에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책을 데려왔다. 25년이상 기자생활을 한 저자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썼기에 잘 쓰여진 것보다 현장의 경험이 남아있다는 말에 힘이 났다. 오랜 실전의 경험속에 나온 노하우를 알 수 있을거란 기대에 서둘러 책을 읽기 시작했다.
# 만나는 약속을 했다면, 절반은 이룬 셈이다!
직접 인터뷰, 간접 인터뷰 등의 기본적인 소개글을 넘고나면, 자신이 만나고 싶은 인터뷰이를 만나기 위한 고투의 과정이 드러난다. 인터뷰는 관련 대상자에게 질문행위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알아내는 과정이기에 일단 만남이 있어야 한다. 그 만남을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서 취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만 취재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인터뷰이를 만나기위한 사전조사로 그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조사하고, 그 주변의 인물들을 알음알음 알아가면서 그와 다가설 수 있는 관계의 끈을 이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사건에는 관계자와 당사자가 있기 때문일까. A를 만나기 위해 A1을 만나야 하고, A1을 만나기 위해서 A2를 만나는 수고를 거듭거듭해서 A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취재는 발로 뛰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만남에 성공했다면, 절반은 이룬 셈이다. 책에서는 필자의 경험이 잘 담긴 기본기에 충실한 내용들이 잘 드러나있다. 사진을 찍으려면 이야기가 끝난 뒤가 아닌, 처음 만났을 때 먼저 부탁하는 것이 중간에 했을때 흐름이 끊어진 것보다 좋다는 이야기라던가, 중요한 사건일수록 수첩을 사용해서 당사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등, 실제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들이 잘 살아있고, 그 노하우들은 대부분 기본에 충실하라는 이야기였다. 물고기를 잡으려는 어부와 도망가려는 물고기의 쫓고쫓기는 싸움처럼 질문이라는 그물을, 타이밍에 맞게 잘 쳐나가야 요리조리 잘 빠려나가려는 날랜 인터뷰이에게서 정보를 얻을수 있다고 할까. 그렇기 위해서는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정보를 알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필자는 인터뷰를 잘 하기 위해 비유와 상상력을 잘 활용할 것을 권한다. 상황이나 현상을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적절한 비유를 통해 대화에 윤활유를 뿌려주고, 답변에 상상력을 발휘해서 또다른 정보를 얻어내라고 알려준다. 성을 지키려는 장군과 같은 인터뷰이의 태도에는 무조건 성으로 달려갈 것이 아니라, 지탱하는 포인트를 잘 찾아내, 수사관이 된 마음으로 같은 질문을 시간차를 두고 하는 방법등을 활용해서 무너뜨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기 주도적 인터뷰로 명성을 얻은 오리아나 팔라치의 일화와 인물 탐구의 대가이자 한 인물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80번이 넘는 꾸준한 인터뷰를 통한 공을 들이는 인터뷰의 달인인 월트 해링턴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저자가 간추려 모은 실제 인터뷰 기사를 통해, 인터뷰 과정을 거꾸로 역추척해보면서 좋은 인터뷰의 비결을 다시 확인하는 일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인터뷰는 재능이 아닌 기능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떡볶이를 만들려면, 떡볶기에 필요한 떡과 고추장, 그리고 개인적 취향에 맞는 여러 재료들이 필요하다. 인터뷰이를 만나는 과정은 자신이 만들고자하는 음식이 떡볶이라는 걸 결정하고, 그에 걸맞은 재료를 시장과 마트 등에서 찾아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인터뷰를 잘 했다면, 재료를 잘 샀다면 남은 과정은 그 재료를 바른 순서에 맞게 조리하는 방법만 남은 셈이다. 저자는 조리하는 방법, 인터뷰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은 재료를 잘 가져오면 거의 다 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육하원칙과 글을 쓰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조리법 순서에 맞게 요리하고), 상상의 내용은 빼고 사실만 적시하며(인공조리묘와 멜라민은 넣지 않으며), 글맛을 살리는 어휘와 묘사에 공을 들이는 과정(데코레이션도 중요하다)은 요리사가 음식을 하는 과정과 닮아 있었다. 요리의 마지막에 간을 맞추는 것처럼, 인터뷰어도 호흡이 살아있는 퇴고를 꾸준히 하며 글맛을 잘 살린 글을 만들어 내면, 길고 긴 인터뷰 과정이 끝이난다.
# 온 놈이 온 말을 해도, 길을 찾아가는 건 당신이다.
황량하고 거친 길이라도 길을 걷기시작하면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필자는 말한다. 어쩌면 이런저런 수많은 착오끝에, 많은 길을 헤매면서 좋은 지름길로 가는 방법을 저절로 배운다며,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면서 부딪칠것을 주장한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은 이런 많은 수고와 발품과 고민이 담긴 끝에 나온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음식일수록, 그 맛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할까. 좋은 인터뷰를 보면서, 장점을 잘 찾는 연습을하고, 자주 인터뷰에 도전해서 기사쓰는 연습을 하는 일이 인터뷰 잘하는 비결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뭔가 많이 배운 것 같은데, 실제로 남은 건 하나도 없는 이 느낌,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일거라 생각한다. 하나 둘, 인터뷰를 하면서 글쓰는 요령을 익히다 보면, 필자의 오랜 내공의 의미를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실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한고, 많이 쓰고 고치라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요령은 익혔으니 남은 일은, 인터뷰 하는 일만 남았다. 어떤 정보를 얻고 싶은지, 생각하고, 생각에 멈추지 않고 답을 구하려는 과정, 인터뷰 과정을 멈추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