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씨남정기 - 요조숙녀 사정옥과 천생요녀 교채란 한 지아비를 놓고 사생을 결단하다 겨레고전문학선집 22
김만중 지음, 림호권 엮음 / 보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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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첩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후덕한 본처를 몰아내고 양반 가문을 몰락하게 만들었다가 선친의 영혼과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다시 회생한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소설이다. 과거 고전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내용들이 수시로 교차하고, 중요한 시점에서는 우연의 연속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유교적 가치관이 아주 강한 전형적인 양반소설인데 끝까지 읽힌다. 이 소설이 300여 년전에 쓰여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대의 드라마에서 수없이 우려먹을만큼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는 점이 있고, 이야기에 우연성이 많이 들어갔다고 해도 이야기 구조가 나름대로의 흐름을 갖고 있어서 황당하지만은 않고, 남성이 아닌 여성이 이야기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유교적 가치관은 내부에서 충돌한다. 앙상한 이야기 뻐대만 있는 다른 고전소설과 달리 당시 시대상을 반양하면서도 풍부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 장편소설로서의 재미도 있고, 생략과 집중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이야기 흐름도 읽는 재미를 준다. 번역도 참으로 깔끔해서 읽기에 편하다. 다 읽고나면 재미는 있는데 그 이상은 기대할 게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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