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너 다이어리 - 사계절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는 실전 노하우
국립수목원 지음 / 지오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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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데 얕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뭘 몰라서 이런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마당에 꽃 몇 송이, 나무 몇 그루 심겠다는데 이렇게나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 살짝 질린 마음도 있고. 그럼에도 차분히 한 쪽 한 쪽 그림과 그림에 따른 설명들을 읽어 나가자니 점점 더 책의 친절에 감동이 일어나는 듯했다. 누가 만든 책이라고? 음, 국립수목원이라고, 그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기관이라면 이런 정도의 친절은 베풀어 주셔야지요.

 

책의 내용이 다 필요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어차피 나로서는 시행착오를 각오했으니 향후 몇 년 동안은 살리는 식물보다 못 살리는 식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고 있는 형편이라), 전부 필요해서 가까이 두고 매번 들여다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다 챙기려면 새로 책을 사든가 내용을 전부 옮겨 놓든가 해야 하는데 나는 다 포기하고(기억력이 많이 모자라는 것도 이런 경우 난감하다) 딱 한 쪽만 붙잡았다. 퇴비 만드는 일. 넣어도 되는 것과 넣으면 안 되는 것. 중요한 것들을 알게 되어 이것만 해도 퍽 만족스럽다. 이 책을 못 봤더라면 이 정보도 얻지 못했을 테니, 이것과 관련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더 겪을 뻔 했을 것인가.

 

꽃도 씨를 뿌려서는 키우지 못하고 있고, 나무도 어느 쪽에 뭘 심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잡초는 벌써부터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있는데, 내 인내심은 얼마만큼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안 하던 꽃들 들여다 보기도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닌 것이, 이유도 모른 채 이미 지고 있는 꽃잎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꽃이라는 게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하는 것이라는데 나는 아직 이 이치에도 이르지 못했으니 매번 이렇게 안달하면서 속상해 하고 말 것인지.      

 

어느 날 문득 국립수목원이라는 곳에 놀러 가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y에서 옮김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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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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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닦거나 도를 깨우치는 쪽에 관심이 없다. 당연히 해 보려는 생각도 없다. 다른 이가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간섭할 생각도 없다. 도는 도, 명상도 명상,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안 하겠다면 안 하는 것이고. 이런 것을 하라, 하지 말라 하는 그 사람이 나로서는 부담이다. 가까이 하고 싶지 않으니.


소설 제목인 헤세가 쓴 싯다르타. 읽기 전 나의 선입견이자 착각-싯다르타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부처를 말한 것인 줄 알았던 것. 읽다 보니 초반 내용이 내가 알던 부처의 일생과 달라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름만 같았던 다른 인물이었다. 소설의 주인공 싯다르타는 진리를 찾아가는 인물로, 주인공 싯다르타가 스승으로 모시는 부처는 고타마라는 인물로 등장한다. 부처의 이름이 고타마 싯다르타였으니 작가는 이름만 빌렸던 것일까. 나처럼 착각하라고? 


내가 헤세의 글과 사상을 꽤 좋아한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한 사람의 의식을 몽땅 좋아할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이 책, 이 책 속의 주인공, 싯다르타를 통해 진리를 깨우치는 길을 보여주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전부 내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싯다르타는 고생고생을 해서, 즉 온전한 직접 경험을 통하여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된 모양이지만, 작가는 이만큼이나 직접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에궁, 읽는 나는 벅차기만 했다. 뭘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알아내어야 한단 말인가? 진리? 삶의 진리? 깨달음? 


소설 속 고타마는 싯다르타의 스승이자 부처다. 부처는 깨달은 자라고 한다. 싯다르타는 마침내 부처가 된 것일까? 깨달으면, 깨닫고 나면, 삶과 죽음에 무상해지면, 그때는 이전과 다를까? 더 나은 것일까? 내가 깨닫지를 못했으니 이대로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도 깨달아 보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으니 보이지 않는 길일 뿐이다. 이 분야에서도 사람은 다 다르게 살기 마련이고. 


헤세가 더없이 우울한 시절에 쓴 글이라고 한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회복시켰던 것일까. 나를 낫게 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싯다르타의 모든 고행과 삶의 여정이 내게는 멀고도 멀기만 하였으니 별다른 위로도 받지 못하였다. 


나는 세상을 그다지 무겁게 느끼지 않는다. 그냥 살 것, 내 의지대로 태어난 것이 아니고 내 의지대로 세상을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살아 있는 동안 내 의지에 맞춰 살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정도. 다만 내 의지가 그릇된 방향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끝없이 경계하면서. 


싯다르타와는 어서 헤어지고 유리알 유희를 만나러나 가야겠다. 괜찮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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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네덜란드
유신영 지음 / 산지니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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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때 생각한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고. 여행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네덜란드라는 나라와 사람들에게 관심과 호감을 갖고 있는 편이니 이런 책은 내게 참 적당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사는 일상을 촘촘하게 소개하고 있어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작가가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 더 와 닿았다.


사람 사는 모습이 여기나 거기나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또 찾아보면 차이점을 쏠쏠하게 만날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좋지 않은 점이나 비합리적인 요소를 바람직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그 나라에 가서 확인하고 싶어진다는 바람이 절로 생긴다.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의 증거일 테니. 네덜란드에도 있다, 그런 것들이. 읽는 동안에는 매우 신기하고 낯설었으나 읽고 나면 남의 동네 이야기라 금방 잊어버리고 말게 되지만.


네덜란드는 국토는 좁지만, 게다가 바다보다 육지가 낮기도 하고, 좁은 공간 내에서 두루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오랜 시간 여러 사람들이 궁리해 왔을 것이다. 지금의 합리적인 제도나 장치도 그런 과정 끝에 얻은 결과일 것이고. 사는 모습이나 규칙이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에게 왜 그렇게 사느냐고 따질 수는 없는 일이다. 거꾸로 적용할 수 없듯이. 


이 책을 읽고 보니 여행보다는 문화 쪽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기도 하다. 네덜란드를 여행하겠다는 사람보다 네덜란드에서 살겠다는 사람들에게 더 유용할 정보들이 많으니까. 나처럼 눈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차이가 없겠지만. 


나는 이렇게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사람이 전해 주는 이야기로 만족한다. 튤립도 풍차도 여전히 마음에 드는 나라. 해마다 봄이 되면 우리의 봄꽃 축제 마당에 빠지지 않는, 네덜란드에는 못 가도 섭섭함은 달래 주는 두 가지. 기회가 되면 또 떠나봐야지, 눈으로 하는 네덜란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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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3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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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이 작품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본 책이다. 4권을 먼저 읽은 터라 순서가 바뀌기는 했지만 나로서는 별로 구분이 안 되고 문제도 안 된다. 한번씩 본 것으로 내용을 다 외우지도 못하고 있어 또 보면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므로.  


지금은 겨울, 남쪽 땅이라지만 낮에도 영하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아파트에 사는 게 아니라서 볕 내리쬐는 베란다도 없다. 창고에 화분들을 넣어 놓고 햇볕 좋은 날 밖으로 냈다가 다시 들이기를 반복하고 있는 중인데 지금으로서는 이 일도 못하고 있다. 이런 참에 이 책으로 본 식물 조명 에피소드와 겨울 에피소드. 재미도 얻고 정보도 얻는다. 나는 아무래도 전문서적보다 만화를 더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 어렸을 때도 만화로 교과서를 만들면 얼마나 좋으랴, 공부를 잘 할 수 있으리, 따위의 생각을 하기도 했었으니(이후 만화 교과서 같은 책이 나오기는 했는데 그때는 이미 필요없는 나이가 되어 버렸고).


뿌리파리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식충식물' 편, 베고니아에 꽃베고니아가 있고 잎베고니아가 있으며 내가 가진 것은 꽃베고니아(이것도 앞서 읽은 이 책 덕분으로 구한 것임)라는 것을 알려 주고 있는 '콜레우스와 베고니아' 편, 생물 방제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사막이리응애' 편은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내용이었다. 이 만화책으로 정보를 얻는 방법에 더 신뢰감을 갖는 나, 이 또한 내 취향일 테다. 


이제 4권을 나란히 놓고 계절별로 식물별로 골라 가며 익히는 일만 하면 되겠다. 4권으로 마무리된 게 내게는 퍽 아쉽다.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식물집사라서. 그런데 의문이자 염려 하나, 작가가 초록별로 보냈다는 식물들이 꽤 많아 보였는데 이 정도로 경험해야 하는 건지. 나로서는 식물이 시들고 죽으면 그걸 치우는 게 싫어서 개체수를 늘이는 일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는 말인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y에서 옮김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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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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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원예를 소재로 그린 만화 두 번째 책. 나는 세 번째로 읽었다.(이제 한 권 남아 있는데 벌써 아쉬운 느낌) 


책 제목에 있는 '크레이지'라는 말의 뜻에 대해 생각해 본다. 보통은 이 말이 부정적으로 쓰일 텐데 가끔 좋은 쪽으로 쓰이기도 한다는 게 말의 신비함이 아닐까. 정반대의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는 말들. 나도 어느 한편으로 미치고 싶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


어떤 대상을 향해 미친다는 것, 그것도 나쁜 쪽 말고 좋은 쪽으로. (깊이 따져 보면 아주 좋은 것만 생기는 것은 또 아니기도 하고. 무엇보다 돈이 좀 많이 들 수 있으니까.) 덕질이라는 게 이 상황에 딱 맞는 말이렷다. 나도 덕질 비슷한 걸 이것저것 하고는 있는데, 아무리 더듬어 봐도 내가 미칠 정도로 나아가지는 않는다는 거다. 절제할 줄 안다? 글쎄, 이 말보다는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한다는 정도로? 2권에 나오는 에피소드 20. 식물 쇼핑과 비교해 보면 금방 확인이 된다. 갖고 싶어도 사고 싶어도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내 성격과 태도.


한편 일단 식물이 시들어가는 걸 보고, 죽은 식물을 치우는 일이 너무너무 싫고 힘들다. 이래서야 계속 키울 수 있겠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불편하다. 그럼 그렇게 안 되도록 관리를 잘 하면 될 텐데, 그건 또 잘 못한다. 게으르기도 하고 부주의하기도 하고 섬세하지 못하기도 하고. 한마디로 게으르고 이기적인 식물 집사인 셈으로 예쁜 꽃과 잎을 보는 것만 좋아라 하는 거다. 식물을 들이는 일도 아주아주 깊이 있게 고려하고, 마침내 들이고 나서는 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이려고 하고는 있는데, 이게 마음과 실제 상황은 아주 다르더란 말이지. 만화를 보는 내내 내가 하고 있는 처사를 돌이켜 보면서 작가의 상황과 비료를 해 보니 '크레이지'까지는 도무지 안 될 것 같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르더라도.          


작가가 좋아하는 식물들과 내가 좋아해서 키우는 것들과는 거리가 좀 있다. 그래도 비료나 분갈이나 흙과 관련되는 정보들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얻는다. 알고 있던 것들도 있고 새로 알게 된 바도 있고. 


식물을 구입한 지 꽤나 된 것 같은데 오늘은 베고니아 화분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 계절에 구해서 겨울을 어떻게 넘기겠다는 건지 모르겠으나. 아주 조금만 '크레이지' 해 보는 거지. (y에서 옮김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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