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스웨터 웅진 세계그림책 198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김영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와 그림 동화책을 읽은 지가 너무도 아득하여 그런 일이 있었나 싶다. 그렇다고 지금, 모르는 아이와 같이 읽을 주변머리도 없고. 그저 나 혼자 보고 읽으면서 짐작만 할 뿐이다. 이 그림책을 읽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눌 엄마와 아이의 아늑한 풍경을. 


겨울이 다가오자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 셋에게 빨간 스웨터를 짜 준다. 춥지 말라고, 더 귀엽고 더 예쁘게 보이라고. 아이들은 크면 더 잘 알게 되겠지.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자기들을 보살피며 키웠는지. 당장은 숲속의 빨간 스웨터와 같은 색깔을 가진 온갖 보물들에 빠져 재미있게 노는 일로 시간 전부를 보내고 있지만. 마지막 부분에 아빠 다람쥐에게 빨간 목도리를 짜 주겠다는 엄마 다람쥐를 보면서도 참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14마리의 쥐 가족 시리즈를 보다가 만난 다람쥐 가족 시리즈다. 숲속에는 얼마나 많은 행복한 동물 가족이 있는 것일까.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따스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터리는 재미있다. 내가 풀 수 있든 없든, 작가가 숨겨 놓았든 밝혀 놓았든. 나는 모른 채로 읽고 모른 채 읽는 과정을 즐긴다. 애써 풀어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내 머릿속 움직임은 아주 둔하고 주어진 단서조차 의심할 줄 모른다. 독자더러 같이 풀어 보자고 작가가 아무리 밝혀 놓았다고 해도, 뻔히 다 읽고 지나가는데도 사건이 해결되고서야 깨닫는다. 가끔은 그마저도 못 알아채지만. 

가쓰라 형사. 이 책에 실린 글의 주인공 이름이다. 냉정하고 능력 있는 형사다. 한마디로 일 잘하는 사람. 그래서 매력적인 캐릭터. 읽다 보니 절로 반하게 된다.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대단히 호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동료들은 가쓰라의 태도나 능력 발휘 면에서 껄끄럽게 여길 수도 있겠으나 믿고 맡길 수 밖에 없는. 질투, 시기, 경계, 견제... 형사 사이에도 있을 수 있을 법한 일들.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창조한 마르틴 베크 형사가 떠오른다.

달콤한 빵과 카페오레. 가쓰라 형사가 밥으로 먹는 메뉴다.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렸다. 머리를 오래 써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메뉴일까? 범인을 잡기 위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먹을 수도 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먹는 이 조합, 내가 즐기는 메뉴가 아니라 괜히 섭섭해진다.  

재미있었다. 이 책으로 가쓰라 형사의 활약이 끝나는 것은 아닐 테지?  

번역한 제목이 안타깝다. 꼭 이런 말을 써야만 했는지. (y에서 옮김2024110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6-02-10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10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식탐 만세! - 집밥, 외식, 가끔은 여행식
다카기 나오코 지음, 채다인 옮김 / 살림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가가 먹을 수 있는 양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참 맛있게도 먹고 많이도 먹는다. 만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배가 부른데. 이 만화를 그리기 위해 그렇게 먹으러 가는 것은 아닐 텐데, 잘 먹고 맛있게 먹고 그걸 이렇게 오밀조밀한 그림으로 그려 낼 수 있어서 좋겠다. 정말 가까이에 이런 이웃이 있어 봤으면 싶을 정도이다. 매번 따라다니지는 못하겠지만, 가끔 맛있는 것 찾아 다니는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이 작가의 '먹는 소재' 만화와 다른 '먹는 소재' 만화와의 차이점을 생각해 본다. 우선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우리나라의 조경규 만화 작가와 비슷한 면이 있다. 어떤 사건이나 구성에 따르는 게 아니고 오로지 자신이 맛있다고 먹었다는 내용으로 만화를 그린다. 그저 맛있기만 하다고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닐 텐데,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작가의 힘일 것이다. 맛있게 보이는 그림이든 맛있어 하는 감탄사든. 나는 이만큼 먹지도 못하면서 어찌 이리도 먹는 만화를 좋아하는 것인지.

 

그래도 이 만화를 보면서 갑자기 든 충동적인 생각으로 청도에 다녀왔다. 나도 나에게 맛있는 것 선물을 해 보자는 심정으로. 나야 내가 먹은 것을 맛있게 그려 낼 재주는 없고, 잘 다녀왔다는 흐뭇함을 남기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괜히 나도 내가 먹는 것을 맛있어 보이도록 그려 보는 일을 해 볼까 어쩔까 망설이고는 있다.  (y에서 옮김2016071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6-02-10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10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쓸데없이 눈부신 게 세상에는 있어요 문학동네 시인선 244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글을 떠나 내 세상으로 나가는 나를 만나곤 한다. 글은 글대로 나는 나대로가 되어 한편으로는 엉뚱한 읽기가 될 수도 있는데, 나는 이런 과정을 꽤 좋아한다. 좋아하는 글을 읽는 것도 좋고 글로 인해 이리저리 헤매는 나를 만나는 것도 좋으니까. 


어떻게 된 것이 이 시집을 읽고 있으니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받을 사람이 하나둘 떠오른다. 그러나 내가 어떤 편지도 쓰지 않을 것을 안다. 그럼에도 중얼거린다, 받을 사람을 생각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툭툭 전하면서, 시집 속 구절들에 살짝 얹은 내 마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챙기면서. 


겨울 분위기에 젖은 시들이 특별히 와 닿는다. 내가 시를 읽는 이 시기와 겹치면서 추위에 시달리고 있는 마음이 위로를 얻은 것일 테다. 시골 분위기를 살려 내고 있는 글도 반갑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겹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글을 읽고 시를 쓰면서 살고 있다는 예천과 멀지 않은 곳에서 살았던 나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남의 것도 내 것도 가끔은 주인을 잃고 모두의 것이 되는 듯한 착각을 맛본다. 부자가 된 기분이라 떨치고 싶지 않다.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직 살아계신 어머니가 시집을 펼친 자락마다 자리하고 계신다. 그리운 이름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아지는 현상일까, 반대의 경우일까. 어렸을 때 믿었던 사랑이 점점 커지고 둥글어지는 것에 마음이 놓인다. 더 중얼거리고 싶다.



그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아서 좋은 단어들 - P13

자꾸 물어도 좋은 질문이 세상에는 많네 - P21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무척이나 편안해졌다 - P25

창틈에서 손을 빼지 못하는 바람의 마음이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끼의 마음이나 바위 속에 식솔들 재워두고 세상 구경 나온 마애불의 마음이나 - P26

나는 쓸모없는 걱정을 하다가 가장 쓸모없는 일이 가장 귀한 일이라는 생각도 한다 - P37

꽃이 피는 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꽃이 피는 순간에 꽃그늘에 들었다는 건 무진장 신통한 일이었습니다 - P68

쓸모없는 것을 기억하는 것도 쓸모없는 일이라고
기억할 줄 아는 사람만 아픈 거지 - P91

아버지가 마당에서 싸리비로 눈을 쓰는 동안 부엌에서 뭇국이 끓었던가 냄비 속에도 눈이 내려 길이 자욱했던가 - P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기대했던 '고전부'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단순히 살인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악의 근원을 보여 주려는 것 같다.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끝내 오싹거리고 말았으나, 읽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작가 특유의 반전은, 독자로서 안심하게 되는 반전이 아니었다.

 

내게도 이런 속성이 있을까.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흥분하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으면서 차분하게 최대한 낮은 자리에서 복수를 준비하는 주인공을 동경하는 마음. 분명히 일을 저지를 줄 알면서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쪽을 응원하고 있는 내 모습.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앞서 죄를 지었던 피해자에게 복수를 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은근히 기다리면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할 정도로 몰입하기도 했다. 남 이야기가 아닌 듯이 여겨지도록 하는 게 이 작가의 작품의 특징이라고 여겨진다.

 

독서 클럽이라는 소재가 중요한 연결고리로 등장한다. 현실에서 이런 독서 클럽이 운영된다면 위험하지 않을까 싶을 지경이다. 지능적인 범죄의 온상이 된다고나 할까. 똑똑하면서 냉정한 사람이 모여 나쁜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인지. 왜 그런 마음이 생길까 하는 의문 자체가 아무 소용이 없는 본성을 가진 사람들의 범죄란.    

 

이런 게 엽기적이라는 것일 테다. 영화보다 더 무섭고 끔찍하다.  (y에서 옮김201602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