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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기대했던 '고전부'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단순히 살인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악의 근원을 보여 주려는 것 같다.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끝내 오싹거리고 말았으나, 읽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작가 특유의 반전은, 독자로서 안심하게 되는 반전이 아니었다.
내게도 이런 속성이 있을까.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흥분하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으면서 차분하게 최대한 낮은 자리에서 복수를 준비하는 주인공을 동경하는 마음. 분명히 일을 저지를 줄 알면서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쪽을 응원하고 있는 내 모습.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앞서 죄를 지었던 피해자에게 복수를 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은근히 기다리면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할 정도로 몰입하기도 했다. 남 이야기가 아닌 듯이 여겨지도록 하는 게 이 작가의 작품의 특징이라고 여겨진다.
독서 클럽이라는 소재가 중요한 연결고리로 등장한다. 현실에서 이런 독서 클럽이 운영된다면 위험하지 않을까 싶을 지경이다. 지능적인 범죄의 온상이 된다고나 할까. 똑똑하면서 냉정한 사람이 모여 나쁜 일을 꾸미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인지. 왜 그런 마음이 생길까 하는 의문 자체가 아무 소용이 없는 본성을 가진 사람들의 범죄란.
이런 게 엽기적이라는 것일 테다. 영화보다 더 무섭고 끔찍하다. (y에서 옮김201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