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아기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201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김영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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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그림책을 보면서 나보다 어리고 작고 연약한 생명을 대하면서 배우는 태도를 생각한다. 분명히 가졌을 것인데, 측은지심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닐 것인데, 언제부터 자신에게서 사라져 버리는 마음일까? 자라느라 바빠서? 경쟁에 치여 잊는 것일까? 그 자리에 이기심과 소유욕을 채우느라고?


자기들도 아기이면서 더 작은 아기를 위해 고민하는 모습의 다람쥐들이 몹시 귀엽고 고귀해 보인다.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데도 도울 줄을 모르겠다. 이런 것이 내 한계일 테지.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못난 태도. 



아기들은 아기들을 보살필 줄 아는데 정작 어른들이 못하고 사는 세상이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 것일까. 나는 또 누구일까. 생각만 해서 어쩌자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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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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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이 라이츠빌이라는 가상공간에서 활약하는 이야기 중 세 번째 책. 아흐레 동안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다가 마침내 사건이 터지고 파국을 맞는다. 퀸이 사건을 해결한 듯 보였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끝까지 파헤쳐 진실을 찾아 내고 희생자의 억울함을 달래 주기는 하였지만 글쎄,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로서는 영혼으로나마 위로를 받았을지.


소설은 두 가지 재미로 흘러갔다. 범죄가 일어날 것 같은 현상을 따라가는 줄거리 하나, 193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의 보통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들여다 보는 재미 하나. 사실 범죄는 일상 생활과 따로 떨어져 있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아주 가까워서 일어나기 쉬운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질투, 터무니 없는 간섭, 막무가내의 사랑, 버리지 못하는 독점욕, 이해하기 힘든 배신감 등등. 사람 사는 곳에 사람들이 일으키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어찌 이리도 비이성적인 경우가 많은지. 그래서 또 불완전한 사람인지도 모르겠지만. 1930년대-1차 세계대전 이후, 대공황 사태, 2차 세계대전 이전-미국의 일반 시민들이 이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 것도 흥미로웠다. 


부자인 아버지와 예민한 양아들과 젊고 예쁜 새어머니와 삐딱한 삼촌. 인물의 관계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날 것 같은 가족 관계다. 양아들인 하워드가 엘러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엘러리는 하워드의 부탁을 들어 주려고 라이츠빌로 가서 머문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차례로 지켜보고 때로는 직접 겪는다. 성경의 주요 모티브가 사건과 연결되는데 이 내용에 관심 자체가 없는 탓에 건성으로 넘겼다. 이것으로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의아하게 여기면서. 그렇다고 하면 그렇겠지만 나로서는 영 낯설기만 한 장치라 따로 할 말은 없다. 이 대목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아주 민감하게 와 닿을 소재가 아닌가 싶었다. 브래드 피트가 등장했던 영화 ‘세븐’처럼.


다음 책도 궁금하다. 이게 좋다.   (y에서 옮김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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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누나 3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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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속성을 누나로부터 배우는 남동생의 이야기. 현실에서 남매는 절친마냥 사이가 좋기 쉽지 않다. 자라면서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탓도 있고 원초적인 경쟁 관계라고 할 수도 있다 보니 매양 티격태격 하기 마련이다. 어른이 된 남매의 모습을 가정하고 같이 살고 있다는 설정으로 풀어 나가는 에피소드가 마냥 흥미롭다. 현실에서 이만큼 솔직하고 사이 좋게 대화를 나누는 남매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누나도 남동생도 솔로다. 누나는 계속 연애를 하고 있고, 그것도 한 사람만 딱 정해 놓은 게 아니라 탐색 과정처럼 다른 사람도 만나곤 하는데 남동생은 좀처럼 여자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누나에게 종종 도움말을 구하고 충고를 받기도 하는데 지극히 사소한 듯하면서도 남녀 사이에 정곡을 찌르는 말들이 자주 나온다. 아주 그럴 듯해서 반박할 말이 없다. 특히 여자의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차이에 대해 말해 줄 때는. 나도 그랬지, 싶어서.


그렇다고 여자와의 데이트를 앞둔 순수하면서 좀 소심하기도 한 남자에게 이 책으로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에 특별히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정도? 그럼에도 읽고 있는 동안에는 슬쩍 흐뭇해진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말고, 순간순간 지나가는 내 감정을, 확실히 모르고 넘겼던 순간의 느낌을 짚어 주는 듯 신기한 기분도 들고. 


5권 중 3권이다. 띄엄띄엄 읽으니 계속 새롭게 보는 기분이 들어서 괜찮다. 연작 만화는 사이를 두고 봐야겠다. 이 사소한 재미는 앞으로도 오래 누려야 할 대상이니까. (y에서 옮김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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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세고 촛불 불기 바통 8
김화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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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8인이 기억하고자 하는 기념일을 소재로 엮은 소설집이다. 이 중 내게까지 인상적인 기념일로 다가온 글은 세 편. 아쉬움이 남는다. 몇 편 더 와 주었으면 좋았으련만.


김화진의 '축제의 친구들'. 낯선 사람들과의 동행. 우리는 몇 살 때부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친구라고 해서 다 똑같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고. 내가 친구로 여기는 농도와 상대가 나를 친구로 여기는 농도가 다르다는 것도 분명하고. 연애와 우정 사이 혹은 연애와 우정의 차이? 그리고 이 모든 불분명한 과정이 삶이라는 무게로 와 내리누르는 청춘의 어깨라니. 나는 지나와서 다행이고 지나와서 섭섭하다.


윤성희의 '바다의 기분'. 바다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의자라든가, 구름의 기분을 짐작할 수 있는 의자 같은 것을 갖고 싶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 글이다. 이 작가의 글을 향한 나의 호감도를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사람끼리의 관계, 사람 사이의 거리, 관심의 밀도와 오해의 착각. 조목조목 따지듯이 서술되어 있는 문장을 읽고 있으니 저절로 차분해졌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의 양이 줄어드는 것만 같았다.  


남유하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고독사박물관이라니, 뜨끔했던 상상력을 본다. 우리는 누구나 홀로 죽을 수밖에 없는데, 따지고 보면 고독하지 않은 죽음은 없는 것인데, 살아 있는 누구도 경험해 본 적 없으니 두려움이 크다.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 홀로 죽으면 힘들까, 내가 죽고 나면 죽은 나를 어떻게 처리할까... 사실 내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사항들인 것을. 자꾸자꾸 살려 내는 이 시절에 존엄한 죽음이라는 것을 내가 과연 가질 수 있게 될 것인지 헤아려 보게 한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소설집을 읽고 나면 오락가락 한다.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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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Y의 비극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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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이 분명히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나쁜 사람. 엄마가 혹은 아빠가, 아니면 둘다 나쁜 사람이어서 태어나기 전부터 나쁜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아이의 경우가. 맞는 말일까? 과학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완전히 믿기도 아주 안 믿기도 어려운, 있을 법한 경우란 말이지. 유전자라는 게, 유전자의 특성이라는 게 여러 모로 사람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소설의 배경은 해터 집안이다. 가족 중에 한 명씩 죽는다. 자살로 타살로. 이런 분위기를 괴기스럽다고 해야겠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당사자들은 엉망인 상태로 버티고 있는 가정 환경. 사건이 해결된 후의 결말은 쓰다. 탐정 역할을 맡은 도르리 레인의 결정이 믿을 만한 것이어서 더더욱 입맛이 썼다.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러는 게 최상의 선택이었다는 것. 


범죄자는 어쩌다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까? 범죄수사 드라마를 보면 아주 어려서부터 잔인한 속성과 공감하지 못하는 본성으로 생명체를 함부로 다루는 사람이 있던데. 이들이 자라서 잔인한 범죄자가 되곤 하던데. 심지어 이런 사람들이 인류 역사 이래로 죽 있었다고 하던데. 인간 본성은 발전하는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일까? 전쟁광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이 소설에서 펼쳐진 상황이야말로 사람의 의지로 다스릴 수 없는 비극이라고 해야겠다. (y에서 옮김20231229)


[이전에 읽고 리뷰도 올렸는데 다시 읽으면서 새로 읽는다는 기억도 못하고 읽고 쓴 글. 이럴 수도 있지, 더 종종 이럴지도... 그러면 또 이것대로 되풀이하면서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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