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인생 한입 50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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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다. 하나의 주제로 오랜 시간(거의 25년) 같은 만화를 그려 온다는 게 여간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작가의 술 사랑과 직업 정신에 존경심을 느낀다.  

책이 나온 순서대로 보다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쳤다. 지금과 가장 가까운 시일에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 놓았나. 만화를 그리는 작가와 만화를 읽는 독자는 시간을 따라 나이가 들었는데 작품 속 소다츠는 나이를 먹지 않았다. 권마다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실어 놓기는 했는데 그게 꼭 시간의 흐름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나 보다. 소다츠가 50살을 넘긴 게 아닌 걸 보면. 소다츠는 여전히 젊고 혼자 살고 혼자 마시거나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다. 카스미와 마츠시마와 마시기도 하면서.

이번 호에는 전편-후편, 전편-중편-후편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많아 보인다. 한 회로는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었던 것 같은데 술이나 안주에 대한 설명을 담는 공간이 많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읽는 내 입장에서는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그리는 작가는 신경이 쓰였겠다. 이걸 둘로 나누나 하나로 마무리짓나. 

덴푸라가 특집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아주 어렸을 때 덴푸라로 들었던 튀김. 어른들이 일본어를 썼던 탓이겠지. 튀김 요리를 아주 좋아한다. 술안주가 아니더라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술안주로 멋지게 장식까지 해 놓고 있어서 술을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 특히나 각종 야채 튀김이라면...

술을 마실 때 한 종류만 마시는 게 아니라 안주에 따라 바꿔 가며 마시는 게 더 술맛 나는 일인가? 이제서야 궁금해진다.  (y에서 옮김202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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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49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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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된 순서대로 읽다가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을 일부러 구해 보았다. 작가가 서문에 2021년이라고 쓴 것을 보며 시간적 공간적 거리감을 확인한다. 알아서 뭘 어찌 하겠다는 건 아니고 이런 차이점을 고려해서 더듬어 보는 것도 내 방식대로의 재미이니까.


소다츠의 짧은 시 글자체가 바뀌었다. 약간 흘림 형태인데 읽기에는 편하지 않다. 이제는 이런 모양체의 글자가 안 읽히는 나이가 되고 만 것인가. 만화를 보면서 나이를 인식한다는 게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그래도 여전히 만화를 좋아하고 있으니 이것대로 괜찮다. 


잘 먹고 잘 마신다. 잘 먹고 잘 마실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누린다는 게 얼마나 건강한 삶이고 얼마나 풍요로운 생활인지 알고 있으니 만화 속 세상이라도 감탄스럽다. 사는 게 이것 이상일 필요도 없는 게 아닌가 싶고. 입맛이 없을 만큼 몸이 아프거나 술과 안주를 마련할 돈이 없거나 함께 먹고 마실 사람이 없다면… 나로서는 이 만화를 구할 형편이 안 된다면… 생각만 해도 슬프고 절망스러운 노릇이다. 


이 책을 꽂아 놓고 다시 앞에 나온 책으로, 읽던 순서대로 돌아갈 것이다. 오뎅탕이 점점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y에서 옮김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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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2018 2호 - Vol 2 : 상품화된 세계 속의 인간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2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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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잡지의 마지막 호이다. 발간 순서가 아니라 내가 구입한 순서로. 과월호까지 다 구해서 읽고 나란히 세워 놓으니 뭔가 흐뭇하다. 이 또한 물건을 소유한 행복 하나쯤 되겠다.

 

물건이란 무엇인가. 누가 어떤 물건을 얼마만큼 갖고 있는가. 우리들 각자는 어떤 물건을 더 더 더 갖고 싶어하는가. 나는 물건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가...... 따지고 보니 새삼스러운 생각은 아니었다. 이 책이 나온 시기 즈음부터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지 그 전부터였는지는 모르겠는데(확인해 보고 싶지는 않고) 나도 꽤나 오랜 시간 물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물론 아주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니고, 짐이다시피 하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물건을 갖지 않는 게 더 좋겠다는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갖고 싶었던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해야겠다.(못 가지는 게 아니라 안 가지는 것이라고, 이게 사실은 아니지만) 

 

이 책도 그 시기에 읽었더라면 내게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훨씬 빠르고 훨씬 수월하고 훨씬 가볍게 정리도 버림도 할 수 있었을 테니까.(나눌 만한 건 썩 없는 처지라 생략하고) 물건 하나를 사는 일도, 그 물건 하나를 갖고 관리하는 일도, 사소한 물건이라도 선물로 주고받는 일조차도 다 철학에 속한다는 것, 안다고 여겼다가도 순간순간 잊는다. 그리고는 단순한 욕망에 자신을 끌어들인다. 이건 해도 된다고, 이건 갖는 게 좋다고, 이건 가질 수밖에 없노라고 스스로를 채근하면서. 그리고 이어지는 후회와 한탄, 왜 그랬던가 하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는 모든 순간이 내 철학의 발현이 되는 시간이라는 걸, 지나서 깨닫는다. 이것조차 삶인 걸까.     

 

물건에 대한 욕심이 여전히 넘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될 책이 아닐 것 같다. 기분 상하기에 딱 좋을 것 같으니까.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면? 좀 그럴 듯한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을 얻을 수도 있겠다.

 

지속가능한 상태로 우리네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물건에 대한 탐구를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물건을 탐구하다 보면 쓰레기 문제는 저절로 뒤따르게 되는 셈이니. (y에서 옮김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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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걸렸던 자리
구효서 지음 / 창비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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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생의 작가, 2005년에 출간된 책. 지금은 2026년. 그리고 내 나이. 나는 이 소설집을 읽는 동안 4가지 조건을 자연스럽게 챙기고 연결시켰다. 작가와 독자인 나와의 거리, 소설이 나온 시기와 소설을 읽고 있는 지금과의 거리, 이 거리감이 소설을 읽는 맛을 한껏 북돋워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요건 하나를 충분하게 확인하였다.


40대 중년의 남자가 화자로 등장하는 소설이 더 돋보였다. 어쩔 수 없다, 이 일치감과 내 만족감은. 절절하게 글자로 이미지로 자각으로 파고 들어오는 느낌을 어찌할 수가 없으니. 감탄하고 한숨쉬며 느긋하게 읽었다가 후다닥 읽었다가 머물렀다가 잠시 외면했다가, 책을 읽는 시간이 내내 이러하였다. 이 시간이 내내 흐뭇하였다. 


소설은 어느 한 편 평온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화자들을 보면서 나는 안타깝거나 쓸쓸하거나 허무하거나 당황스럽거나 하였다. 더러 나도 그 자리에 서 있곤 하였다. 소설의 가치를 느끼는 순간이 된다. 글을 읽는데 내 안에 숨어 있던 나를 만나는 기분, 소설이 주는 기회다. 이 작가의 글을 통해 자주 얻는 아픔이자 회개다.  


'시계가 걸렸던 자리'에 찾아가서 나 이전의 나를 새로 찾아내는 화자, '밤이 지나다'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또 하나의 나를 찾고 다시 잃는 화자, '소금가마니'와 '자유 시베리아'에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쉽지 않은 삶의 태도를 탐구하는 화자, '앗쌀람 알라이 쿰'에서는 끝내 사라져 버린 것을 애도하는 화자, '이발소 거울'에서는 타인에게서 발견하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는 화자, '호숫가 이야기'에서는 마치 환상처럼 자신의 모습을 다른 이에게서 발견하는 화자를 만났다. '스프링클러의 사랑 2'에서는 특이하게도 스프링클러의 시선으로 지극히 모순된 우리네 인간성을 보았으며, '달빛 아래 외로이'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순응의 캐릭터를 만나 당황스러워하는 화자를 보았다. 이 화자들이 나에게 건넨 위로들이라니.  


책이 나온 지 20년이 흘렀고 작가도 나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자주 또 새롭게 만날 수 있을까? 기대되고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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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48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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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 이 만화책을 많이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어 보지는 않았다. 소다츠가 쓴 것으로 나오는 하이쿠 중 여름 장면을 찾다 보니 든 생각이다. 여름과 맥주와 나,  어째 점점 더 어울려 가는 듯하다. 입으로 마시든 눈으로 마시든. 

책 앞쪽에 봄여름가을겨울의 한 장면씩 칼라 그림으로 나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작가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가져다 놓았다. 많이 본 그림들, 그 안에 소다츠와 일행들의 모습을 살짝 끼워 그렸다. 만화라는 장르에서 받는 가벼움이 신선한 무게로 바뀐다. 작가의 실력인 셈이다. 

이번 호에서는 마지막에 나오는 유리잔의 차이에 대한 에피소드 둘이 인상적이다. 술은 담는 용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점. 나는 이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병맥주와 캔맥주의 맛이 차이라든가, 캔맥주를 유리잔에 부어 마셨을 때의 차이라든가... 와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고. 술맛을 제대로 느끼면서 마시려면 얼마나 많이 마셔야 할까? 이 물음에 이르면 결국 안 마시고 마는 것이니 나로서는 영영 모를 일이다. 

내년 여름도 올해만큼 혹은 올해보다 더 덥다면, 다른 책은 더 읽기 어려워질 듯하다. 이 만화책이나 다시 보면서 가상 술 체험을 할 수밖에. (y에서 옮김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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