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인생 한입 32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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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어떤 술을 어떤 안주로 어떻게 마시나? 궁금한 듯 또 퍽 궁금하지는 않은 기분으로 에피소드를 읽는다. 소다츠는 술을 좋아하고 즐겨 마시고 일도 열심히 하고 일한 후에 한 잔 하는 생활을 퍽 즐긴다. 이런 삶도 꽤 괜찮아 보일 정도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처지라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이번 호에는 김밥 에피소드가 특별히 눈에 띈다. 덕분에 김밥이라는 음식의 기원에 대해서도 찾아 보았다. 김을 언제 먹었는가 하는 역사적 사료 증거부터 밥을 김에 싸서 먹었다는 기록까지. 일본이나 우리나 서로 자기 것이 먼저라고 우기는 배경에 대해서도 알아 보았고. 우리의 김밥과 일본의 김초밥, 그리고 충무김밥까지. 이런 연구를 하는 학자들은 어떤 사명감을 갖고 있을까, 김밥을 만들어 먹을 때도 계속 떠오르게 생겼군, 김밥을 안주로 삼아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는 거지? 따위의 생각도 하고.

겨울이 썩 물러나지 않고 자꾸 머뭇거리고 있는 시기다. 만화 속에서나마 봄날의 풍경을 찾아 보았다. 근처 어딘가에서는 매화꽃이 이미 피었다는데 꽃나무 아래서 술은 못되더라도 차는 마셔 보았으면 싶다. (y에서 옮김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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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의 인문학 - 한국인의 역사, 문화, 정서와 함께해온 밥 이야기 한식 인문학
정혜경 지음 / 따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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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밥'을 좋아한다. 쌀로 만든 밥, 밥 그 자체. 밥을 상징적으로 혹은 다른 주식을 대신하는 말로서가 아니라 우리가 하루 한 번 이상은 먹는 그 밥. 반찬과 함께 먹어야 하는 우리의 밥 말이다.


나는 내가 밥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다른 먹을 거리에 그다지 관심을 안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면서, 그럼에도 밥만큼은 챙겨 먹었던 것을 생각하니 내가 살아 있는 힘이 바로 밥 힘이었다는 것을. 고기도 안 먹고 과일도 안 먹고 케익도 아이스크림도 초코렛도 안 먹고 그래서 먹고 싶은 게 없다고 여겨 왔는데 바로 밥이 있었던 거다. 그러고 보니 나는 흰밥도, 비빔밥도, 돌솥밥도, 김밥도 좋아한다. 고기가 들어가는 덮밥이나 볶음밥은 싫어하지만. 


그러니 나는 쌀이 없는 세상을 두려워한다. 쌀농사가 힘들다는 말이나 쌀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말이나 쌀을 수입해야 한다는 소식이 들릴 때면 본능적인 떨림이 온다. 이러다가 내가 먹을 게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사 먹기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아주 비싸지는 것은 아닌지, 수입쌀에만 의존해야 하는 게 아닌지...... 


책이 참 좋다. 귀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소재는 밥인데, 밥과 관련된 역사적 배경, 시, 소설, 수필, 그림, 과학적 원리, 요리법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우리나라의 전국에 퍼져 있는 특색 있는 밥들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 있으면 하나씩 찾아가서 먹어 보고 싶을 정도이다.(그래, 나는 앞으로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고 싶다고 말해도 되겠다.) 작가의 관심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너무 많고 흔해서 밥의 귀중함을 몰랐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역사적 지식이나 과학적 지식의 진위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할 입장이 못된다. 말하는 대로 믿고 싶다. 쌀이 왜 밀보다 좋으며 어떻게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며 아침에 밥을 왜 먹어야 하는지, 밥을 먹어야 살이 도리어 안 찐다는 것까지, 참, 골다공증이 염려될 때는 현미밥보다는 백미밥이 더 낫다는 것까지 내가 믿고 싶은 정보가 아주 많다. 그리고 믿을 것이다. 국민을 굶주리게 할 것 같은 정부의 정책에는 이제 질려 버렸다. 


내일 아침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 출근하고 싶다. 밥만큼 경제적인 먹을 거리도 사실 없는 셈인데. (y에서 옮김20150820)

구석기인의 식사란 결국 구석기인들이 처한 자연환경 조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식사법이다. 이를 문명화된 사회의 현대인이 다시 받아들여야 할지는 잘 생각해볼 일이다. 현대인은 육체보다 두뇌를 더 많이 쓴다. 그런데 두뇌 활동의 에너지원은 포도당이 유일하다. 이 포도당을 제때 잘 공급할 수 있는 식품이 바로 탄수화물인 쌀밥이다. 인간이 벼농사를 지어 밥을 먹기 시작한 이래 인간의 문명사는 놀랍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모두가 다른 동물에게 없는 놀라운 두뇌에 영양을 제공한 쌀 덕분이다. - P28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혼자서 밥 먹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가족을 나타내는 ‘식구’라는 단어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항상 같이 어울려 밥을 먹고 술을 마시기를 즐긴다. 그래서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는 말은 가장 일상적이면서 친근한 사교언어가 되었다. 혼자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는 서양과는 대조적인 풍습이다. 그래서 고식孤食, 즉 홀로 하는 식사는 공도체에서의 이탈과 고립을 의미했다. 홀로 밥 먹는 데에서 개인적인 외로움이 출발한다고 보는 이유다. 심지어 제사를 지낼 때 열심히 상에 올리는 음식마저도 죽은 귀신과의 공동 식사를 뜻한다. - P34

식사량, 특히 밥의 양 변화는 생활양식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주로 노동에 의존하던 시대에는 열량원으로 의존할 것이 밥밖에 없기에 밥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차츰 육체 노동량이 줄어들고 밥 이외의 간식 섭취도 많아지면서 밥의 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 P55

사람들이 음식을 선택하는 행위에는 생리적 혹은 사회경제적 요인 외에 상징적 의미도 작용한다. 우리 민족이 쌀과 쌀밥을 다른 곡식보다 우위에 두는 것도 바로 그런 의미 부여 때문이다. 쌀이 아닌 다른 곡식을 통틀어 ‘잡곡’이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쌀을 ‘순수한 것’ 혹은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쌀밥을 제사상에 올렸다는 것은 쌀밥을 그만큼 귀한 것, 좋은 것으로 보았다는 증거다. - P69

인류학자 맥클랜시는 그의 책 <소비하는 문화>에서 "음식은 힘이다"라는 말로 음식의 생산·분배·소비를 지배하는 자가 다른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먹거리를 지배하는 자가 바로 권력을 가진 자다. 특히 고대사회에서는 밥이 곧 권력이었다. 밥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와 권력을 가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왕의 식사량을 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 P89

한국의 전통문화의 특징은 자연과 가까이 있고, 자연을 받아들여 바탕에 깔아놓은 데 있다. 자연의 생명력이 가장 잘 표현된 것이 바로 우리 밥상이다. 이 밥상의 주인공은 밥이다. 밥을 짓는 쌀은 땅으로부터 온다. 우리에게 보약은 별다른 것이 아니다. 자연을 담은 밥을 먹으면 보약이 된다. 옛날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 즉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말로 식생활의 중요성을 표현했는데, 이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 P119

고대로부터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1차적 욕구인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생존전쟁이었다. 채집·수렵 경제에서 벗어나 정착하여 농사를 지으면서 배고픔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지만, 이젠 쌀을 독점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쌀을 독점한 사람들은 음식물을 분배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 P127

우리 민족에게 기원하고 소원을 비는 행위는 일상적이었다. 사는 것이 팍팍하고 어려웠던 만큼 기복 행위를 통하여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자 했다. 집 나간 자식을 위해서도, 가족의 안녕과 건강을 위해서도 물과 밥 한 그릇 떠놓고 빌었다. 또한 아직도 죽은 조상을 잘 모셔야 복을 받는다는 사상이 뿌리 깊으며, 대부분의 가정에서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있다. 대대로 제사는 풍성한 상차림을 통해 조상을 모셔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기원과 소망을 빌 때 음식을 차려서 대접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136

어머니가 주신 쌀밥을 찾는 일화는 음식을 단지 생명 유지를 위한 섭취물, 물질적인 차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무엇으로 설정한다. 그래서 한국의 모든 음식에는 어머니의 영혼과 사랑이 깃들어 있고, 그것 때문에 우리는 음식에서 어머니의 맛, 고향의 맛을 느낄 때 감동하며 그것을 최고의 요리로 인정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는 모두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음식을 최초의 맛으로 기억한다. 처음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그것은 깊은 상흔처럼 세월 속에서도 결코 희미해지는 법이 없다. 기억은 오히려 선명해지고 향수는 깊어만 간다"고 표현한다. - P215

쌀은 밀보다 우수하다. 영양소들이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다. 보통 쌀은 탄수화물만 있는 식품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쌀에는 79퍼센트 정도의 탄수화물 외에 7퍼센트 정도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쌀 단백질의 질이 매우 좋다. 단백질 구성 비율만 보면 밀이 10퍼센트로 쌀보다 더 높다. 그러나 체내 이용률을 표시하는 기준인 단백가로 보면 밀가루는 42인 반면 쌀은 70이다. 쌀이 밀가루보다 더 우수하다고 말하는 근거다. 특히 쌀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리신’이 밀가루나 옥수수, 조보다 두 배나 많을 뿐만 아니라 몸에 흡수되어 활용되는 정도가 다른 곡식보다 높다. 그래서 질적인 면에서는 식물성 식품 중 쌀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P278

물론 현미는 백미에 비해 좋은 영양소가 많다. 그러나 소화 흡수율이 백미보다 많이 떨어진다. 특히 현미에는 파이테이트라는 섬유성 성분이 다량 들어 있어 체내에 들어가면 칼슘과 결합하여 우리 몸의 칼슘을 몸 밖으로 끌고 나간다. 따라서 소화에 자신이 있는 건강한 상태라면 현미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나이가 많거나 골다공증이 염려되는 경우라면 현미보다는 백미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 P284

우리 뇌는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만 사용하는데 바로 단당류인 글루코스로부터만 얻는다. 글루코스를 뇌에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밥을 먹어 공복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밥을 규칙적으로 먹지 않으면 머리를 많이 쓸 때 단 음식이 당기거나 당을 공급하는 혈당이 떨어져 짜증이 나게 된다. 이럴 때 단것을 섭취하면 뇌에서 도파민이란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이런 자극이 반복되다 보면 점점 더 강한 단맛의 탄수화물을 찾게 되고, 나중엔 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우울해지는 금단증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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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31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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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제1화 길거리 음주와 제13화 나만의 유행어. 소다츠의 술을 향한 애절하고도 간절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술이라는 게 잘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신 뒤에, 즉 취한 뒤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니 그저 사랑하기만 해서 될 일은 아닌 탓이다. 주인공인 소다츠는 많이많이 마시는 쪽이라기보다는 날마다 즐겨 마시는 쪽이라고 보는 게 더 적당할 듯하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유쾌하게 마시든 혼자 고즈넉하게 마시든.  


이제는 이 만화를 보는 내가 취하는 경지에 이른 즐거운 기분이 든다. 하루에 한 편씩? 하루에 한 잔씩처럼. 그러다가 어느 날은 여러 잔을 마시듯 여러 편을 보고. 술꾼은 술을 마시면서 다음에 마실 술을 기대할 것이고 나는 이 만화를 보면서 다음에 볼 만화책을 기대하고 있고. 시리즈 전 권을 구해 다 읽고 난 뒤에는 아무 권이나 뽑아서 다시 봐도 괜찮으리라는 기대감까지 갖고서. 이미 마신 술을 잊었듯이 나도 이미 읽은 에피소드는 잊고 말았으니.


이번 책에 여행지로는 파리가 등장한다. 파리에서 술을 맛본 이야기와 일본에 있는 카구라자카라고 프랑스 요릿집을 탐방하고 술을 마신 이야기. 그런가, 본국에서 술맛을 보고 오면 국내의 낯선 가게에서도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겠지. 탐구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따르는 태도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얻을 수 있다면, 나에게 좋고 또 남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경험은 많을수록 삶이 풍부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y에서 옮김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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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 - 코미디언 무어 씨의 문화충돌 라이프
이안 무어 지음, 박상현 옮김 / 남해의봄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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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의 책도 있고,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읽을수록 빠져드는 경우의 책이 있다. 이 책은 내게 단연 후자다.


작가는 영국의 코미디언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사람이라는데, 그 코미디가 어떻게 공연하는 것인지 약간 짐작이 되기는 한다. 서서 하는 코미디 토크쇼 정도? 영국에서는 이런 형식의 쇼가 자리잡혀 있는 모양이다(프랑스에서는 아니고). 행동보다는 말을 위주로 하는 코미디 쇼일 테니 우리의 토크 콘서트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그게 구체적으로 궁금한 것은 아니고. 무엇보다 코미디언이 이 책을 썼다는 데 내가 감동했다(우리에게도 이런 코미디언 작가가 나와 주기를 기대하면서). 작가의 직업이 코미디언이어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 내가 유머에 약하다 보니 더 끌려들었을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혼자 실실거렸고, 모처럼 즐거운 기분을 누렸다.    


작가는 영국인이고, 아내는 프랑스인. 아들만 셋. 영국에서의 복잡한 도시 생활을 벗어나 프랑스의 한갓진 시골 생활을 꿈꾸며 시골에 집을 얻어 여러 종류의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그 과정이 여간 재미있고 유쾌해 보이는 게 아니다. (물론 이건 나처럼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이고, 실제로 살고 있는 작가는 내내 투덜투덜 불평 투성이다. 나라면 이렇게는 못산다.ㅎㅎ) 작가는 아내를, 아들들을 참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지간한 사랑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데 다 받아준다. 세상에나, 이런 남편이 또 있을지. 


영국이나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데에 의외의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럽의 선진국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 있겠지' 하는 그 '이 정도'의 수준이 내 예상과 꽤 다르게 보인 것이다.(이것도 내가 갖고 있는 편견 중의 하나) 영국이라는 나라에서의 삶은 빌 브라이슨의 최근 책으로 정보를 좀 얻은 덕분에 상상만큼 편리하거나 세련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으로 프랑스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알게 된 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프랑스의 좋은 인상은 주로 홍세화의 글에서 받은 것이었는데 이 책으로 많이 바뀐 셈이다(안 좋은 쪽으로). 그곳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랑 별 다를 바 없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고 한편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했다.(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고, 사람이라는 게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점, 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작가와 작가의 가족들이 건강한 삶을 오래 누리게 되기를 빈다.  (y에서 옮김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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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만두 웅진 우리그림책 98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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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목련대로 어여쁘고 만두는 만두대로 맛있는데 둘을 합쳤다. 맛있는 음식이 되고 나누는 마음도 예쁘다. 작가의 의도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쁜 마음으로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살면 어떠하겠느냐고. 오해도 갈등도 시기도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어려서 배우는 이 예쁜 마음을 어른이 된 후로도 오래오래 간직하고 살 수 있으려면? 이런 그림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제서야? 싶어 뒤늦은 후회가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씩 챙기고 산다면 남은 날들이 어느 정도는 따스한 기운을 얻지 않을까?


몰라서 생기는 오해, 몰라서 미워하고 두려워하는 그릇된 착각. 이 책을 보는 아이는 구별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그저 다 스스럼없지 않나? 철이 들면서 구별을 하고 경계를 하고 비교를 하고 경쟁을 하고 그리고 멀어지게 되는 게 아닐까? 그러니 이 그림책은 해맑은 아이들보다 관계에 찌들어 있는 어른들이 먼저 봐야 하는 게 아닐까? 


봄은 멀리 있고, 내 삶과 다소 동떨어져 있는 세상의 바깥에는 혼란스럽고 무서운 일들이 끝도 없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있고 누군가는 목숨을 빼앗고 있고. 이 그림책의 동물 친구들만큼도 못되는 인간의 욕망이 한탄스럽다. 


그래도 세상을 견디게 하는 힘을 이 책으로부터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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