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소년 탐정단 ㅣ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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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고향이 나를 이만큼 키웠노라고. 지금 갖고 있는 감수성, 지금 느끼는 충일감, 지금의 처지에 대한 만족감들을 짚어 보다가 이것들이 나의 고향 덕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심정으로. 나는 종종 그런 생각으로 내가 떠나 온 고향을 떠올리곤 한다. 


이 소설도 그런 모양이다. 작가의 고향이 오사카였고, 오사카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고. 작가가 이 책을 낸 시기도 오래 전이었던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이제 발간된 모양이다. 풋풋하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최근에 읽은 작가의 신작 소설들에 비하면 분명히 단순한 구조이고 명쾌하게 읽히니까. 그렇다고 재미가 덜한 것은 아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젊은 여교사인 것도 흥미로웠다. 함께 등장하는 선생님의 제자들과 에피소드들도 귀여운 맛이 있었고. 어두운 곳에서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살벌한 세상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날의 일상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사는 것에 만족하면서 더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좋을 세상,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세상을 기대하는 내 마음이 아주 뜬금없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y에서 옮김201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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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6 ㅣ 소설 보다
구소현.남궁지혜.박민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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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세 편은 내가 즐겨 읽는 글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적는다. 소설가 세 사람의 이름이 내게 낯선 것은 흔한 경우이니 넘기고, 소재도 내용도 주제도 거북했다. 이런 경우도 종종 만나기는 했던 일이니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세 편 중 하나도 얻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표지의 우아하고도 여리게 보이는 푸른 꽃잎만 남기게 되고 말았다.


어두운 기억, 어두운 시절, 어두운 공간, 어두운 관계... 이런 어둠은 순수하게 어두워서 싫어한다. 물론 내게도 매력적인 어둠이 없는 것은 아니고. 하지만 소설 속  상황이 제시하는 어둠의 이야기들은 내가 굳이 글로 확인하고 싶지는 않은 내용이었다. 인간성을 탐색하는 과정의 일부일 텐데 회피한다고 비난한다면 감수할 일이다. 어두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기어이 알아내어서 널리 이해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딱 없다. 안 하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이제부터는. 


소설은 우리 사회의 특정한 면을 반영하고 때로 고발도 하는 장르다. 현실의 거북한 일면과 고통스러운 상황을 글로 옮기는 일은 작가의 몫, 이를 받아들이고 개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 위한 방편으로 소설을 읽는 일은 독자의 몫. 각자 서로가 잘할 일을 하면 되겠다. 이번 참에 연약한 나는 쉬어 가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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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이야기 - 시와 그림으로 보는 백 년의 역사 ㅣ Dear 그림책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백계문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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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집이 오래되면, 오랜 시간 여러 사람들의 삶을 겪으며 이를 소중하게 간직한 집이라면, 그래, 집이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못 알아듣는 사람이 아쉬운 것일 테고, 보고만 있어도 이야기가 흘러 나와 흘러 가는 느낌을 알아채고 이를 들을 만한 집 앞에 서 본다면. 더는 무섭지 않을 것 같다.


대단한 그림이다. 1656년에 처음 세워진 집, 1999년까지의 모습을 15개의 그림으로 보여 준다. 처음 세운 뒤로 허물어졌다가 다시 손질을 해서 사람들이 살았다가 떠났다가 바뀌는 동안의 여러 모습들. 특히나 세계 전쟁이 있었던 무렵의 그림들은 집의 입장에서 보아도 서글프고 암담하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못내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래도 눈을 맞는 집, 비를 맞는 집 그림은 참 근사하다. 속사정은 내내 아릿하지만. 지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집도 사람마냥 시든다. 책 속 '새 것이 꼭 좋은 건 아니라는 옛말'이 이렇게 슬프게 들릴지 몰랐다.  


이 책도 어린이 대상의 동화책으로 분류되어 있기는 한데, 세월의 흐름에 시들해진 어른들에게 더 도움이 될 듯하다. 20세기 전쟁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본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집의 수명이라면, 적어도 사람의 한 목숨보다는 더 길어야 하지 않을까, 아파트나 빌라 따위 말고 집이라면 말이야, 저택까지는 못되더라도. 궁시렁거려 본다. (y에서 옮김20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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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 저택의 피에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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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시간 보내는 방법 하나 - 추리소설 읽기. 남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생각은 배제하고. 


범인이 누구인가를 모르는 채 글을 읽어 나가면서 범인을 추측하는 것, 그리고 작가가 감추어 두고 있는 게 무엇인지 동시에 파악해 나가는 것. 작가의 의도를 소설의 끝장에 이르기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졌다! 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상쾌해지는 뒷맛. 그 맛을 느끼고 싶다는 게 이런 글을 읽는 이유 중 하나이겠지. 작가의 의도를 조금이라도 일찍 알아버린다면 알아낸 자신의 능력과는 별개로 시시한 소설이었다고 할 테고, 끝까지 읽었음에도 작가의 의도를 깨우치지 못하게 된다면 끝맛이 쓴 소설이었노라고 불평하게 될 것이고. 


히라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이런 나의 기대에 적절히 부응한다. 내가 만족하는 이유이다. 계속 그의 글을 읽고 싶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루하지 않다는 것, 이건 재미에 있어서는 중요한 요소니까. 


한낱 추리소설이라고 하겠지만 범죄가 일어난 곳에는 예외없이 오해나 욕망이나 질투가 근원에 자리하고 있다. 용서할 수가 없었다거나 납득할 수 없었다거나 두고 볼 수 없었다거나 참을 수 없었다거나. 그럴 수 없었다는 것, 그걸 좋은 표현으로 열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결국 범죄에 이르고 말았다면 열정은 아니었던 것일까. 집착이나 병이었다고 해야 할까. 스스로를 다스릴 수 없었던 병. 재미와는 따로 생각해 볼 거리인데, 내 마음 속 어딘가에 있을 그런 속성의 일부가 맞물리다 보니 더 쉽게 빠져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미움을 받지 말아야 할 것, 의외의 사고를 염두에 둔다면 이 또한 고려해야 할 처신이다. 나를 비롯해서 우리 인간은 어지간히 불완전한 존재이니까 말이다. (y에서 옮김201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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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타카코 씨 6
    신큐 치에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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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리즈를 끝내는 책이다. 모르고 구한 건데 다 읽고 나니 아쉽다. 행복이라는 게 대체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가졌으면서도 더 가지고 싶고 가지고 있는 채로는 자꾸만 잊어버리곤 하는. 


    행복한 상태로 지내는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있을 듯하다. 작가는 남보다 유독 잘 듣는, 잘 들리는 소리들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을 생각해 내고는 이 만화를 그렸다는데 배경이 된 그 마음이 잘 느껴진다. 나도 궁리해 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란. 이 또한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구에게나 혼자서 지내야 하는 시간도 있고 남과 함께 지내야 하는 시간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겠지. 이런 좋고 좋지 않음의 경계를 어느 쪽으로 당겨서 사는가 하는 게 각자의 성향 혹은 취향이 되는 셈일 텐데, 이 문제를 요즘들어 더욱 활발하게 탐구하는 듯하다. 그만큼 자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시대가 된 것일까. 이 항목만큼은 나도 요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y에서 옮김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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