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살인 1
베르나르 미니에 지음, 성귀수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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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풀장 안의 인형들과 더불어 지금 보고 있는 시신 모두 나름의 중요한 발언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 두 경우 다 물이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했다. 욕조 바닥에서 뭔가 유기적인 물질이 눈에 들어왔다. 살짝 오줌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세르바즈는 여자가 이 차가운 물속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에도 물, 밖에도 물... 비가 내리는 상황... 혹시 살인자는 이 폭풍의 밤을 기다려 범행에 나선 것일까?     p.58

 

폭우가 쏟아지던 밤이었다. 쏟아져 내리는 빗소리와 하늘 저편에서 울리는 천둥의 굉음 너머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마르삭 고교의 여교사 클레르가 자택 욕조에서 밧줄로 온몸이 꽁꽁 묶인 사체로 발견된다. 사체의 목구멍에 손전등이 불이 켜진 채 깊숙이 박혀 있었고, 정원의 풀장 안에는 19개의 인형이 떠있었다. 강렬한 빛을 받아 번들거리는 인형들의 희고 유령 같은 얼굴들이 오싹한 현장이었다. 그리고 약에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한 청년 위고가 풀장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그는 죽은 여교사가 가르치던 반 학생으로 세르바즈 경정이 오래전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이기도 하다.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마리안은 세르바즈 경정에게 연락을 하고, 그는 학창시절의 추억이 녹아 들어 있는 마르삭의 사건현장으로 출동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형사생활 중 가장 끔찍했던 살인사건을을 떠올리게 된다. 2년 전 겨울 치료감호소를 탈출해 사라진 연쇄살인마 쥘리앙 이르트만의 그림자를 발견한 것이다. 무려 40여 명의 여성을 납치 살해한 쥘리앙 이르트만이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치료감호소를 탈출한 이후 특별수사팀이 18개월 동안 추적했지만 결국 검거에 실패해 현재 그의 생사는 물론 행방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베르나르 미니에의 전작인 <눈의 살인>에서 쥘리앙 이르트만은 치료감호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로 등장해 마치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 렉터 박사처럼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인물이다. 세르바즈 경정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과연 연쇄살인마가 귀환한 것인지, 아니면 수사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범인의 트릭인 것인지 이야기는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앞으로 달려 나간다.

 

 

야바위꾼이 한쪽으로 주의를 끌고는 정작 중요한 손동작은 다른 쪽에서 시도하는 것처럼 갑자기 뭔가 속임수에 걸려든 듯 불쾌감이 엄습해왔다. 한손은 구경꾼들이 보도록 밝은 데서 움직이고, 어둠 속에서는 다른 손으로 수작을 부리고 있다. 지금 어느 누군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잘못된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 보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누군가 무대를 설정하고, 소품과 배경을 꾸미고, 배우와 관객들까지 정해놓은 것이다. 사건의 이면,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는 숨은 그림자의 존재에 생각이 미치자 또다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p.114

 

전작인 <눈의 살인>에서는 눈 덮인 산과 쉴 새 없이 내리는 눈, 거센 바람과 눈보라 등으로 페이지 곳곳에 눈의 풍경이 서려 있었다. 이번 작품 <물의 살인>에서는 천둥이 우르릉대는 소리, 후텁지근한 열기, 정체된 대기와 잿빛 하늘, 그리고 쏟아지는 폭우와 욕조에 잠긴 시신, 풀장에 떠도는 인형들이 등장해 물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고 있는 피레네산맥 인근 지역은 베르나르 미니에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고, 아름다운 숲과 호수, 짙은 안개, 계곡을 흐르는 물, 호수와 숲 언저리에 위치한 전원주택으로 유명한 곳이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지역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탄생시키고 있어, 전작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경들을 묘사하는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마치 실제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탱 세르바즈 경감은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아버지가 자살한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다. 교수였던 아버지는 아내가 바로 눈앞에서 강간당하고 살해당한 기억에 시달리며 살다 모든 걸 끝내기로 결신했고, 아들이 자신의 시신을 발견하도록 조처해두었다. 라틴어 과목에서 늘 1등이었고, 좋아하는 소설 작품들을 줄줄 외워 늘 입에 달고 살았던 아들은 시신을 발견하고 몇 주가 지난 뒤 공부를 때려치우고 경찰시험을 본다. 그렇게 우등생이자 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세르바즈는 형사가 되었고 여전히 죽은 아버지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안고 있지만 수사 실력은 뛰어나고, 게다가 말러의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형사라는 점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세르바즈 경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는 <눈의 살인>과 <물의 살인>에 이어 <불 끄지 마>, <밤>, <자매> 등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다음 작품도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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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8-1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의살인> 을 오늘 받을 예정인데... <물의살인>도 사야하는 건가요 철푸닥

피오나 2020-08-12 23:31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러셔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신작도 재미있더라고요. ^^
 
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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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면 가끔 실소가 터져 나온다. 지붕을 타넘고 글록 권총으로 묘기를 부리는 CIA 요원들을 볼 때마다 말이다.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그런 추격전을 벌이다니. 정체가 발각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요원 생활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CIA 요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상대를 안심시키는 것,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이 따라올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걷고, 운전할 때는 노란불에 멈춰 서고, 오가는 모습을 대놓고 보여줘야 한다. 다시 말해 상대가 하품이 날 만큼 지루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상대가 잠잠해지면 그때 슬그머니 빠져나가 007 임무를 개시하는 것이다.     p.8~9

 

이 책의 저자인 아마릴리스 폭스는 전 CIA 비밀요원이자 당시 최연소 여성 비밀요원이었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22살에 CIA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그 후 가장 위험하지만 모두가 선망하던 최정예 비밀작전에 투입되어, 수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6개국의 테러집단을 추적했다. 이 책은 바로 그 CIA 최연소 여성 비밀요원의 영화보다 더 놀랍고 매혹적인 삶을 담고 있다.

 

 

아마릴리스 폭스는 중국 상하이부터 파키스탄 카라치까지 세계 곳곳에 잠입해 10년간 예술품 사업가라는 위장된 신분으로 살았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 그저 다국적기업에 컨설턴트로 취직된 줄로만 알고 있었다. 엄마를 포함한 가족, 친구들 모두가 그랬다. 그녀의 삶은 오직 테러를 막기 위한 포섭과 잠입, 협상으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새로운 위장 신분이 견고해질수록 그녀는 현실 세계가 점점 더 멀어져간다고 느낀다. CIA 요원들의 목숨을 지켜주는 건 무기가 아니라 위장 신분이었고, 그들이 얻고자 하는 건 상대의 목숨이 아니라 신뢰였다.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CIA 요원들도 물론 있었고 말이다.

 

 

새로운 위장 신분이 견고해질수록, 현실은 거기에 가려졌고 점점 더 멀어져갔다. 나는 이 신분으로 첫 번째 여행을 다녀오고, 두 번째 여행까지 무사히 마쳤다. 처음에는 착륙 후에 세관에서 심문받을 게 두려워 비행 중에 세부 정보를 강박적으로 암기했다. 하지만 새 신발에 길이 드는 것처럼, 얼마 안 가 자연스러워졌다. 현실 세계는 내게서 점점 더 멀어져갔다. 앤서니와의 결혼은 무효화되었고, 관련 서류는 뜯지도 않은 채 부엌 식탁에 방치되었다.     p.199~200

 

아주 평범했던 화요일 아침에 3천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는 파괴적인 행위가 바로 테러이다. 그리고 아마릴리스 폭스는 바로 그러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삶을 사용한다. CIA 요원들은 자신들이 막아낸 재앙의 규모로,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평가한다. 수백 가지 재앙 속에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인생은 어떤 걸까 궁금했다면 이 책이 그 답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가 알던 스파이, 혹은 CIA 요원들의 모습이란 영화 속에서 등장하며 어느 정도 과대 포장되어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이 책 속에서 보여지는 CIA 요원의 삶은 매우 디테일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 놀라웠다. 워싱턴포스트가 "CIA 요원들의 회고록 중에서도 가장 디테일하고 풍성하다!"라고 평가했을 만큼 말이다. 반면  CIA에서는 지나친 정보 누설을 우려하며 끝까지 이 책의 출간을 막으려고 했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이런 것까지 다 공개해도 되나 싶은 부분들이 꽤 있었다. 그만큼 그 어떤 영화나 첩보소설에서보다 리얼한,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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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찾아라! 숨은그림찾기 사전 - 초등 입학준비 신비 호기심 쑥쑥 8
정주연 그림 / 서울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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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호기심 쑥쑥 그림 사전 시리즈가 벌써 여덟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그 동안 한자, 국기, 수수께끼, 속담, 틀린그림찾기, 미로찾기, 영어 사전 편으로 출간되었다. <신비아파트> 친구들과 함께 영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는 영어 사전을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는 그림 속 숨은 그림 찾기 편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무엇보다 신비아파트의 주인공들을 비롯해서 함께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총 출동해서 재미와 함께 친근함을 준다는 점일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 책은 여러 번 보다 보면 구겨지거나 찢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아담한 판형의 양장인데다 무겁지 않고, 내지도 얇은 종이가 아니라 매우 튼튼하다. 아이들은 책을 읽는 것도 놀이처럼 하는 경우가 많아 책을 좀 험하게 다루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이 시리즈는 장점이 뚜렷하다. 그리고 각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서 아이들이 혼자 보기에도 안전한 책이라 더욱 좋다.

 

 

단순한 숨은 그림 찾기가 아니라 초등 저학년 교과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퀴즈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초등 입학 준비에도 딱 좋다.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바른 생활, 4교시 슬기로운 생활, 5교시 즐거운 생활로 구성이 되어 있다. 퀴즈들의 방식도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초성 퀴즈, 번호 퀴즈, OX 퀴즈 등으로 진행되며, 퀴즈를 풀기 위한 도움말도 팁으로 같은 페이지에 있다. 그리고 매 페이지마다 그림 속 숨은 그림 찾기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문장 끝에 질문을 나타내는 부호는? 동화 중에서 읽을 수 없는 동화는? 20은 스물, 30은 서른, 40은? 123에서 가장 큰 자리의 수는? 엄마의 자매를 부르는 말은? 우리나라와 북한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봄이면 떠오르는 날씨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글자는 모양이 다르다? 단 음식을 많이 먹고 이가 상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도는?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선물하는 꽃은? 등등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한 퀴즈들은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넌센스 퀴즈들은 재미와 작은 상식을 더해준다. 그 외에도 미로 찾기와 색칠 놀이, 틀린 그림 찾기 등 5가지 놀이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아이와 함께 읽기 전에 책에 어떤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는지 훑어 보았는데, 요즘 초등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을 깨닫게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아이의 수준에 맞춰 한글이며 수학이며 공부들을 시키고,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매번 가르쳐 주고는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초등 학교에 가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감이 안 잡혔었다. 이 책에 수록된 교과 퀴즈가 113개나 되어 여기 있는 내용들만 제대로 숙지해도 전반적인 상식들을 갖춘 상태로 초등 학교에 입학 할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초등 입학 준비를 공부처럼 하는 게 아니라, 놀이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을 테고 말이다. 초성 퀴즈라는 형식 자체를 아이가 처음 접하는 거라 조금 낯설어 하긴 했지만,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 지지 않을까 싶다. 자, 아이가 초등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신비 아파트 캐릭터들과 함께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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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미생물 - 우리 몸을 살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의 비밀
캐서린 하먼 커리지 지음, 신유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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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이 젓가락을 떠난 뒤에 겪는 일련의 과정은 듣기에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치 잘 짜인 소설을 읽는 것처럼 놀랍고 또 매 순간이 굴곡과 변화로 가득하다. 우리가 먹은 저녁 식사는 대략 총 9m 길이의 코스를 수십 시간 내에 이동한다. 그 과정 내내 장은 신경,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면역 체계를 통해 몸의 나머지 부분과 소통한다. 근육은 수축하고 꿀렁거리고 이완하며 음식물을 이동시킨다. 사람들은 소화관이 매우 내부적이고 사적인 기관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소화관은 바깥세상으로 활짝 열려있다. 외부 물질(아마도 음식)이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p.52~53

 

수많은 균류, 박테리아, 바이러스, 고세균 등의 작은 미생물들은 인류가 나타나기 수십억 년 전부터 이 행성에 존재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미생물 군중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만약 미생물이 없었다면 면역 체계는 제 기능을 잃고 음식물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얻는 일도 어려울 것이며 인체의 내, 외부 전체가 병원균을 위한 드넒은 기회의 땅이 되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체내 미생물과 전쟁을 시작했다.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이나 실내 배관 설치 등은 몇 세대 만에 고대 미생물 군집을 뒤집어놓았고, 인류의 음식 문화 역시 체내 미생물의 조성을 바꾸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은 체중 감량의 지름길이나 건강을 위한 기적의 치료법을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체와 체내 미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우리 인간들이 찾아냈던 수많은 방법들을 살짝 맛보려 한다'고 밝히고 있다. 치즈, 요거트, 김치, 낫토, 사우어크라우트, 콤부차, 올리브, 코코아 등 우리의 장내 미생물을 먹이는 전 세계의 대표 전통 음식들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매우 누구라도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미생물이 어떤 존재인지에서부터 그러한 미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음식, 그로 인해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 몸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게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음식을 대할 때 '이건 먹어도 괜찮아, 이건 상했어'라고 딱 잘라 분류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살균 기술과 유통기한이라는 것이 생겨나면서 음식에 무언가가 살고 있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고 따라서 그 음식은 상한 것이라는 생각이 기정사실화 됐죠. 그러나 이곳에서는 그런 식의 시선이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녀가 설명했다. "저는 가끔씩 사람들에게 '당신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을 구매한 거예요'라고 말해요. 발효 음식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니까요."     p.322

 

수많은 연구들이 밝혀낸 건강과 장수의 비밀은 결국 전통 식단과 맞닿아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고기는 적당량만 먹고, 발효 음식으로 맛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먹는 식단에 이러한 음식들을 꾸준히 포함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 과학계를 들썩이게 하는 키워드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 안의 미생물 생태계를 말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들어본 이들도 있을 것이다. 건강한 미생물이 우리의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만, 자폐, 알레르기, 우울증 등까지 치료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하니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너무 낯선 분야라 어렵고 딱딱한 내용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 술술 읽혀서 깜짝 놀랐고, 무엇보다 미생물이라는 존재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캐서린 하먼 커리지는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미생물의 세계'를 일상에서 늘 접하고 친숙한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과학계의 화두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소개하고, 미생물 연구의 최전선에 선 학자들과 미생물이 풍부한 세계 곳곳의 발효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대표적인 발효 식품인 요거트와 라씨, 치즈를 이용한 전채 요리인 수프 드 샬레, 그리고 피클, 사우어크라우트, 김치, 낫토 등의 레시피까지 수록하고 있어 누구라도 발효 식품을 직접 만들어, 먹어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저자는 경동시장에서 김치에 대해 논하고, 스위스의 수백 년 된 치즈 동굴을 방문하며, 홍어만큼 지독하다는 그린란드의 발효 생선을 소개하고, 새로운 트렌드가 된 발효 식품 콤부차도 빼놓지 않는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미생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이를 풍부하게 함유하는 발효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 몸을 살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의 비밀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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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일합니다 -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7가지 정리 습관
곤도 마리에.스콧 소넨샤인 지음, 이미정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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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역시 정리할 때는 모두 한곳에 모아놓고 시작한다. 그냥 책장에 꽂은 채 제목을 훑어보면서 남길 책을 고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제발 그러지 말길 바란다. 책장에 너무 오랫동안 묵혀뒀던 책은 배경의 일부가 되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다. 그 상태에서는 당신에게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는 책이 무엇인지 고르기도 어렵다. 한 권 한 권 꺼내 손에 쥐어봐야 독립적인 개체로 보인다. 아무리 봐도 뭐가 설레는 책인지 모르겠다면 이렇게 자문해 보자. 이 책을 언제 샀지? 몇 번이나 읽었지? 다시 읽고 싶은 건가?    p.70~71

 

세계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와 미국 500대 기업의 생산성 멘토 스콧 소넨샤인이 만났다. ‘곤마리하다(to konmari)’가 ‘정리하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로 사전에 등재되었을 정도로 곤도 마리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리의 여왕’이다. 곤마리 열풍을 몰고 온 <정리의 힘>은 전 세계 1,200만 독자의 삶을 바꾸어 주었고,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녀의 모토는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였고, 물건만 남기고 버리는 작업을 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까지 파악하게 된다는 거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곤마리 정리법의 핵심이다.

 

이번에는 그녀가 업무 공간 정리법으로 돌아왔다. 업무 공간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직장에서도 정리를 통해 일과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집 정리로 보다 나은 삶을 만들어나가는 것처럼, 업무 공간을 정리하면서 직장에서도 더욱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공동 집필자인 스콧은 조직 심리학자이자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훨씬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업무 처리법과 문제 해결법 등에 대해 오랜 시간 연구해왔다. 이들이 제시하는 정리정돈의 기술은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행동이 아닌,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하나의 루틴이라 더욱 흥미롭다.

 

 

정리를 하면서 물건을 마주 보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는 것과 같다. 정리를 하다 보면 가끔 '이걸 왜 샀지?'라며 후회하거나 과거에 자신이 내린 결정에 당혹해 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이 과거에 했던 선택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정리를 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무엇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과정을 끝없이 반복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모든 선택에 확신을 갖는 긍정적 관점이 생겨난다.    p.98

 

우리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낸다. 어쩌다 칼퇴를 한다고 하더라도, 약속이 있거나 외식이 있을 수 있고, 정작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과 아침 정도인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오랜 시간을 회사 책상에서 보내다 보니, 자신의 책상에 뭐가 뭔지 모를 잡동사니들이 점점 쌓이게 되는 경험을 다들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업무와 상관이 있든, 전혀 관련이 없든 간에 대부분의 회사 책상들은 어수선하고, 복잡하게 뭔가가 쌓여 있게 마련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책상 정리 한번으로 직장 생활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조언으로 시작해, 정리를 하고 싶은 근본적인 이유를 되짚어 보고, 책, 명함, 서류, 소품 등 항목별로 정리 방법을 알려준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에 완벽하고 빠르게 정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단순히 '공간적인 정리'뿐만 아니라, 디지털 데이터 정리하기, 시간, 결정, 관계 정리하기에다 회의, 팀 정리하기까지 그야말로 일 잘하는 사람의 정리정돈 기술이 총 집합되어 직장인들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같은 책이다. 곤마리식 정리법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와 닿았던 것은 그것이 단순한 ‘수납’과 ‘미니멀리즘’을 넘어선 인생에 대한 태도 자체를 바꿔주는 강력한 리추얼이기 때문이다. 책상을 수백 번은 정리했지만 어느새 또 어질러지는 경험을 했다면,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진 책상을 보며 우울해진 적이 있다면, 할 일을 산더미 같은데 시간은 부족하다면, 뒤죽박죽 엉켜버린 일과 삶의 질서를 되찾고 싶다면, 당신에게 이 책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7가지 정리 습관을 통해 누구나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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