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달에 발간한 시사in 에는 눈에 띌만한 기획기사가 있었다. 최근 몇년간 꽤 주목(?)받는 '20대 남성'에 대한 분석 기사였다. 당시 SNS상이나 커뮤니티상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제가 핫한 만큼 나중에 챙겨봐야지 했던게 최근에 다 읽게되었다.


이 기사는 604호~606호에 걸쳐 소개된 것으로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리서치와 함께 '20대 남자 현상'을 주제로 심층 조사했다. 


지난해부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유난히 빠졌던 집단으로 지목되었던 '20대 남성'은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부턴가 정치권이든 뉴스에서 20대 남자 남자 하길래 이게 어떤 특징을 가진 집단이 있기는 있는건가?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데 어차피 기존의 남성세대에게도 대체적으로 퍼져있는 것이 온건(?)적이든 극단적이든 여성 차별적 생각들을 많이 하는 걸로 아는데 너무 과대포장해주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진보적인 쪽이거나 리버럴 쪽의 사람이든 방송계에서는 20대 남자들을 달래줘야지 너무 여성쪽으로(?) 가면 안된다라는 식의 목소리는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지금도 그러는 것 같다.


기사를 한번 살펴보자.


20대 남성은 여성 차별 문제를 가볍게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특별하지 않다. 이 대목에서 20대 남성은 기성세대 남성과 일치한다. 20대 남성이 진정으로 특별한 집단이 되는 것은 남성 차별 문제를 무겁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은 일관된 분노와 강한 결집력과 지치지 않는 지구력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기성세대 남성에게서 찾기 어려운 인식이다.

(제 604호, p.32)


기사에 따르면 나도 알고 있듯 20대 남성도 기성세대의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게(?) 여성 차별에 관해서는 가볍게 인식한다. 하지만 기성세대와는 다른 점은 남성차별에 대해 더 무겁게 느끼고 있어서 이쪽으로 분노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20대 남성에게 페미니즘은 무엇보다 권력의 문제였다. 이들에게 페미니즘이란 남성을 권력의 약자로 만드는 기획이다.

(제 604호, p.40)


그렇기 때문에 어느 세대의 남성보다도 페미니즘이라면 경기를 일으키고 달려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남성들이 늘 누리는 지위가 있었고 지금도 알게 모르게 여전히 누리고 있는 것이 있지만 (사실과는 별개로) 우리를 약자로 만드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을, 그 어떤 긍정적인 표현('여성 지위 향상')과도 연결시키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분석을 총괄한 한국리서치 정한울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반(反)페미니즘이랄까, 그런 인식이 강력하게 내재화되어서,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그걸 기준으로 일관되게 답하는 집단이 20대 남성 중에 두드려져 보인다. 20대 남성의 응답이 튀는 젠더 관련 문항 거의 대부분은 이 집단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제 604호, p.42)


몇년 전에 학교도서관에서 빌린 록산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책 날개에 쓰여진 '페미나치'라는 것을 처음 봤을때 응? 싫거나 동의 안할 수는 있는데 왜 굳이 책에다 낙서를..? 이라며 당시에 이해 못했던 적이 떠오른다. 페미니즘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며 그건 좀.. 이라던지 관심이 없다던지 정도의 수준을 넘어선 단어에 대한 혐오가 있는 듯하다. 이 기사에서도 20대 남성층은 페미니즘에 관한 질문 만큼은 다른 집단과 다르게 더 적극적으로 강한 부정적인 답변을 내었다.


하지만 진보나 리버럴쪽에서 우려하듯 정치적 보수화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이것은 개인적으로 보수정치권이 이런걸 잘 포착해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거나 젠더이슈에 대해 퇴행적인 포퓰리즘적 제안을 한다면 안 바뀐다고는 보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젠더이슈에서 만큼은 강한 부정을 가지고 있는 이 20대 남성층의 특징은 무엇일까?

기존 해석들은 20대 남자가 공정성에 유난히 민감하고 불공정에 대해 반대하는 성향과 특히 경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였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세대들도, 성별을 떠나 비슷하게 발견할 수 있는 차이가 없는 특징이라고 한다.


20대 남자는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20대 여자도 마찬가지다. 토양이란 이런 의미다. 공정과 경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권력이 결과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를 혐오하면서,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느껴 소수자 보호에 덜 관대해지는 토양이다. 여기에 젠더와 권력의 조합이 씨앗으로 뿌려지자, 20대 남자들 사이에서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 집단이 공고한 블록을 형성했다. 이들을 핵심 동력으로 해서 20대 남자 현상은 꽃을 피운다.

(제 605호, p.50)


그러나 20대들의 눈으로 보기에 (저성장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미래는 밝지 않은게 보이고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느끼는데 권력에서 인위적으로 개입해 그 그나마 없던 기회마저 여자쪽으로 빼앗아가버리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오랫동안 걸쳐 사회적 권력의 남성에 비해 하위에 늘 있었던 여자의 역사따윈 중요치 않고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경쟁을 왜 공정하게 하지 않고 있냐라는 분노가 그들에겐 자리잡고 있다. 


이 20대 남자들이 유일하게 여성정책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었다.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지원과 보상정책에 동의하는 지에 대한 질문이 그 것이다. 왜 동의했을까? 이들에게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여성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즉, 여성의 사회적, 생물학적으로 진 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지원과 보상은 '그럴 수 있지..'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내부 원인이면 본인이 책임지고, 외부 원인이면 돕는데, 그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경계를 가혹하게 잡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시 말해, 환경과 사회구조의 힘을 고려해주지 않고 그 사람의 내재적 특성 탓("게으르고 멍청해서 가난해")을 하는 경향이 강해지면 어떻게 될까. 명백히 외부에 해당하는 극소수 사례(육아 경력단절)를 제외하면, 모든 문제가 내부로 간주된다. 그러면 모든 우대정책이 부당하고 불의한 것이 된다.

(제 606호, p.29~30)


하지만 이들이 판단하는 여성을 향한 내부/외부 원인을 가르는 선이 극도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 출산과 육아를 제외하고는 다 내부의 원인이라고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특히 국가나 사회가 나서서 조정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문제이기때문 공정한(?) 게임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또 기성세대(특히 앞서 특권을 더 누려왔던 남성)에 의한 착취와 여성에 의한 착취로 인한 이중의 착취를 받는다고 느낀다. 이러한 이중 마이너리티라는 현실에서 기성세대 남성의 점잖은 훈계는 먹혀들지 않는다. 이 전선에서 기성세대 남성은 애초의 자신들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쟁을 피곤해하면서도, 경쟁의 가치를 건드리는 시도에 크게 반발한다.

(제 606호, p.40)


이런 세계에서,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둔 호혜적 관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외상 거래, 그러니까 어떤 영역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나중에 다른 형태로 돌려받는 거래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

바로바로 손익계산을 맞추는 방법밖에 없다. '맥락이 제거된 공정'이라는 잣대는, 이 즉시 현금거래의 원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것이 우리가 도달한, '20대 남성 마이너리티'의 마음이다.

(제 606호, p.41)



경쟁에 누구보다도 노출당한 20대 남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자체를 피곤하게 여기지만 경쟁을 떠나 살아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나마 경쟁이 유일한 공정한 경기 룰이라고 믿는지도 모르겠다. 이전의 세대의 남성처럼 군대갔다와서 나중에 가산점으로 보상해주거나 나중에 맞이 하게될 밝은 미래를 봐서라도 지금은 참자.. 가 안통한다. 지금 당장 내놓거나 눈에 바로 보일때만 호응해줄 것이 20대 남성 마이너리티의 마음이라고 이 시리즈 기사는 마무리 짓는다.


사실 3편의 시리즈 기사를 읽으며 그런 거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해해주자라고 까지는 마음이 안간다. 

그들이 비록 지금 이중의 착취받고 있다고 믿는 것들이 실제 조금이라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에 이 20대 남성 이슈가 불거지기 이전에도 늘 자리 잡고 있는 여성의 역사를.. 오늘도 마주하고 있는 실상을 알아볼려고 노력했던 적은 있었나? 그 점에 있어서 넓게 보지못하는(보지 않으려고 하는건지) 그들의 좁은 시야가 안타까울 뿐이면서 나 같은 윗세대 남성들도 잘못도 크기에 뼈아프게 느껴진다.


'사실, 그들의 분노와는 별개로 역사적 흐름은 성 평등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진보하는 길목에 늘 반동의 움직임이 있었다. 예전같이 어떤 집단이 마음에 안든다고 물리적 힘으로 폭동이든 혁명이든 해서 현 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들도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말로 설득하든 치열한 언쟁을 벌이든 하다못해 꿀밤을 주든(?) 해서라도 이끌고 가야할 텐데 이러한 것은 너무나도 지지부진한 과정일거라는 것도 알고 있기에 지금 당장은 어디서부터 풀어가야할지... 참으로 어려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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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17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블랙겟타님! 그러고보니 저는 세번째 시사인은 안읽고 넘어갔네요.

저도 지금 천천히 성평등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진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때마다 머리채 잡히기도 하고 반동의 움직임에 마주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앞으로 가는 걸 막을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때문에, 그 길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도태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흐름이 왜그런지 따져보고, 왜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하는건지 깊이 들여다보아야지요. 계속 현재에 안주하려고 하면 결국 과거를 붙잡는 꼴밖에 안되니까요.


페미니즘은 내 관심 밖이라는 남자의 글을 보면서 ‘결국 남은 건 도태뿐이겠구려‘ 생각했는데, 블랙겟타 님의 같이 가려는 움직임이 저는 반갑습니다. 같이갑시다! 컴 온!

블랙겟타 2019-07-17 10:04   좋아요 0 | URL
네. 앞으로 가는걸 막을 순 없겠죠.

이번 시리즈 기사도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들은 왜 이정도 일까? 이런 그들 마저 설득해 나가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작은 실마리 정돈(?) 던져주는 기사였습니다.
그들도 당연히 지금과 다르게 변해야 할거구요. 더 나아가 해야만하는 시기가 올 거 구요.

아직도 저도 이 부분에 모르는게 많고 알게모르게 맨박스에 갇혀있구나를 우연히 느낄때마다 깜짝 놀래곤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겠지요 ( 」`д´)」!!
네. 계속 따라가겠습니닷 (•̀ᴗ•́)و ̑̑
 
타락한 저항 - 지배하는 ‘피해자’들, 우리 안의 반지성주의
이라영 지음 / 교유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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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을 살고 있는 지금, '진지'라는 단어는 썩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요즘은 진지하면 욕먹기 일쑤다. 최근의 단어도 아닌 '진지충'이라는 단어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 요즘은 벌레 취급당한다. 가볍고 유쾌해야 한다. 

인터넷 문화와 만나며 더더욱 이런 분위기는 가속화 되었고 많은 사람도 이제 그부분에서 많이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회사내의 상사가 분위기 푼답시고 시덥지 않은 야한 농담따위는 별개다.)

지나친 엄숙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딱딱할 것만 같은)사회운동에서도 (재미없을 것 같은) 정치적 행동을 할때도 재미를 추구했고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다. 

힘든과정들을 유쾌하게 이겨나가자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사회운동도 재미있어야 하고, 정치도 재미있어야 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시대다.


심지어 JTBC에서는 악플을 소재로 한 예능까지 나왔다. 

악플을 미화하려는게 아닌 댓글문화 속에서 이해해보자라는 취지라고 한다. 

이러한 소재는 유튜브에서는 이미 유행하고 있었던 것인데 외모비하,혐오적인 발언이 넘쳐나는 악플을 읽으며 당사자가 의연하게 대처하면 대인배적인 풍모로 보여지고 쿨하다라고 인식하면 깔끔하게 끝이 나는 걸까? 

이게 발전적인 건지는 모르겠다. 혐오적 표현을 그대로 보여주며 그냥 재미로 웃어넘기면 혐오주의가 넘쳐나는 것이 사라지나?

생각해보니까 너무 '재미'만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되어버리면서 재미로 포장된 혐오표현조차 품어야 남들한테 욕을 안먹는 지경까지 오는 것 같다.


이렇게 뭐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뭐가 잘못된것인지 생각의 정리는 안되고.. 그 와중에 이 책『타락한 저항』을 읽게되었다.


 진지함은 참되다, 솔직하다, 신중하다는 의미다. 사물과 세계, 존재를 들여다보고 생각하며 의구심을 품는 태도다. 이러한 진지함이 부정될 때 유머의 질도 하락하기 마련이다. 비판적 성찰 없이 타인의 수치심을 재료 삼은 유머(라는 이름의 차별 발언)에 익숙해진다. 진지함에 낙인을 찍는 언어의 증가는 생각하는 사람을 향한 조롱과 경멸이 점점 만연해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진지함에 대한 불편함을 우리는 불편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지함이 위선이 되면 의구심과 회의를 표출하기 어려워진다.

(p. 9)


"충은 몸 안팎을 수시로 들락거리고, 소변, 대변 역시 몸안에 있지만 늘 바깥으로 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한 사회의 건강성은 내부자가 아니라, 주변인 혹은 경계에 있는 존재들에 의해 표현된다." 바로 '진지충'이라는 언어는 이 사회의 지성이 처한 경계인의 위치를 보여준다.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그것을 생각하는 일은 피곤하다. 독설, 조롱 혹은 감정에 극도로 호소하는 신파가 더 쉽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생각의 범위뿐 아니라 감정의 영역도 협소해진다. 감정에 호소하는 사회일수록 오히려 감정은 풍요롭지 못하다. 감정의 정답을 만들기 때문이다.

(p. 9~10)


저자인 이라영은 서문에서 진지함에 낙인을 찍는 언어의 증가가 지식에 대한 조롱과 경멸이 만연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감정에 호소하는 독설, 조롱보다 문제를 인식하고 생각하는 일은 언제나 피곤하다. 

이렇게 가는 것이 좋은 현상으로 볼 수 있는 걸까?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 후반까지 이어진 2명의 보수대통령이 집권했던 시절 많은 사람들을 옥죄었다.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원 댓글, 문화계 블랙리스트등의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었다. 박근혜대통령은 결국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불명예스럽게 탄핵을 받게 되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가 된 후 국회 로비에는 시국을 비판하는 전시가 열린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정치적 탄압에 저항의 의미였다. 그 중 하나의 작품이 문제가 되는데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다.


박근혜를 비판하는 듯 보이는 <더러운 잠>은 실은 '여성'대통령을 바라보며 자신의 남성성을 위로하는 남성의 시각이 빚은 결과다. 저항은 커녕 젠더 권력을 가동시킨 작품이다.

(p. 56)


응시는 남성의 권력이다. <더러운 잠>은 이러한 '바라보기'라는 남성 권력을 '여성'대통령을 향해 휘두른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참여라기보다 약자의 정체성을 끌어와 수치심으로 유발케 하려는 태도이며, 이러한 수치심 유발을 저항으로 착각한 결과다. 블랙리스트와 이에 대항하며 마련된 전시에서 선보인 <더러운 잠>은 제도적 억압과 문화적 저항 사이에서 볼모가 되는 '여성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게다가 정치적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이 작품의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작가의 정치적 입장이 작품의 미학적 입장을 변호하거나 보장하진 않는다.

(p. 59)


<더러운 잠>은 형식적으로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1510)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1863)에서 기본구조를 가져와 박근혜 얼굴을 합성한 '풍자'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풍자'했다는 <더러운 잠>은 원본인 <올랭피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벌거벗은 여성의 몸이 필요했을 뿐 성을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 행동은 권력을 향한 풍자가 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결국 남성의 시각에 머물러서 어설프게 '풍자'한 결과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조롱과 혐오로 밖에 소비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은 어떤 정치적 입장이 작품의 판단 기준과는 전혀 관계없음을 보여줬다.


한편, 이시기를 지나오며 정치적으로정 새로운 현상이 일어났었다. 바로 <나꼼수> 신드롬이었다.

당시 이름도 생소했던 '팟캐스트'라는 오디오 방송 플랫폼을 통해 4명의 인물이 모여 정치수다 방송인 <나는 꼼수다>를 시작했다. 이 시절에는 기성언론의 색깔이 비슷해지고 있었던 와중에 당시 정부의 잘못을 기존의 언론문법이 아닌 날것의 느낌으로 파해치는 이 정치 오디오방송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했다. 나꼼수 현상으로 불릴만큼 그 방송의 힘은 나날이 커지고 있었다. 

그렇게 대안언론으로써 영향력이 커지고 있던 무렵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일명 '나꼼수 비키니 사건'이다.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의 응원을 위한 여성 지지자들의 비키니 응원사진을 둘러싼 <나꼼수>구성원들의 태도는 많은 여성들에게 비판받았지만 끝내 사과는 없었다.


그렇게 성적으로만 여성을 소비하다가 이를 지적하면 도리어 '성적으로만 머물리 말라'고 충고한다. 기만적인 태도이며, 묵살 행위인 셈이다. 말을 듣지 않음, 들을 의사가 없음, 상대의 말을 눌러서 없애버림. 이렇게 여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면서 뚝심 있고 '남자답게'밀어붙인다. 이렇게 물러서지 않으며 과오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오히려 지지자들에게 더욱 신뢰를 준다. 소위 '리버럴'들이 말하는 대로 '60년대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여성도 성적으로 쟈유롭게 해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 여성이 '자유롭게 대상화'가 되어야 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약자에서 벗어나라'는 말은 사회의 권력구도를 모른 척한채 '쿨'하게 자유를 말하는 데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자유라고 착각하는 '권력에 의한 대상화'를 여성에게 권장한다.

(p. 86)


쿨함, 재미와 풍자를 추구했던 <나꼼수> 구성원들은 젠더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들의 강한 마초성때문에 진보계열의 지지자들에게 젠더에 있어서 왜곡된 관점만 전달해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나꼼수'류'라고도 부를 수 있는 어떤 흐름이 이 사회에 끼친 해로운 영향이 크다. 박정희-박근혜로 상징되는 독재와 이명박이 상징하는 성공 지상주의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오직 정권 교체에만 '올인'하는 이상한 정의를 정당화한다. 이들은 정권 비판을 위한 도구로만 여성의 목소리를 활용한다. 이들의 관심은 권력의 이동이지 진보가 아니다.

(p. 92~93)


거침없음, 보수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날것의 언어로 지지자들에게 쫄지말라며 정치에 있어서 재미와 조롱을 선사한 그들은 정권교체에 열망이 있었을 망정 정치의 진보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을까?


2010년대 중반을 거치며 한국에서는 페미니즘의 물결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그 속에서 생겨난 '메갈리아'라는 사이트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이슈중 하나로 남을 만큼 온라인 상에서 여성의 언어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처음 겪는 이런 움직임에 한국사회는 당황하며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곧 정신을 차리고 사회전반에서 대대적으로 철퇴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메갈리아'가 왜 만들어졌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증발한 채 '메갈리아를 옹호하는가'라는 검증만 난무했다.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그렇게 새로운 형태의 '종북 빨갱이'가 된다. '메갈리아'라는 가상의 적은 '한국 남자'를 피해자로 만들고, '한국 남자'들의 일상화된 혐오가 마치 '메갈리아'때문에 새롭게 탄생한양, 그들의 혐오를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이해'는 언제나 약자의 몫으로 남는다. 성소수자는 이성애 사회를 이해해야 하며, 여성은 가부장제를 이해해야 하며, 장애인은 비장애인을 이해해야 한다. 반면 이해 받는 이들은 조심할 필요 없는 권력을 휘두른다.

(p. 149~150)


이러한 움직임이 왜 일어났을까 하는 분석과 이해보다는 한국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왔던 단어인 '빨갱이'처럼 너도나도 완장차고 낙인 찍기에 바빴다. 오히려 '메갈리아'가 남성들에게 만연한 '여혐'의 태도를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왜곡된 형태로 낙인을 찍어버리기에는 이 현상자체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고 생각이 든다.


블랙리스트 사건, 나꼼수 현상, '메갈리아' 마녀사냥은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여러 사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들을 관통하는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수 정권은 시민의 '개인 되기'를 방해하기에 비판적 의식을 통제하는 제도적 억압을 가하고, 상대적으로 진보 진영은 이 억압을 향해 저항하는 과정에서 약자를 향한 혐오와 멸시를 정당화 한다.

(p. 169)


일련의 사건을 통해 느껴지는 것은 보수정권이 시민들에게 제도적 억압을 가한다면 진보 진영도 이 억압을 저항한다는 이유만으로 약자에 대한 혐오와 멸시를 버젓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지함은 벌레가 되고, 취향은 혐오와 반지성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인종, 성, 세대, 지역, 계층, 종교 등의 이유로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약자라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취향이 정치적 검열 대상이 되거나 인격적 모독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표현의 자유'나 '개인의 취향'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취향, 자유, 표현이라는 개념을 오히려 소수자와 약자를 억압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재확인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

(p. 175)


사회의 야만은 약자 멸시에 담겨 있다. 지성은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향해 치밀한 관심을 동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립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되, 현실에 참여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p. 196)


세계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는 반지성주의 속에서 한국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언제부턴가 진지함은 외면받는 사회를 살고 있다. 엄숙주의보다 재미, 풍자, 쿨함을 추구하는것. 다 좋지만 이것들을 행할 때 약자와 소수자를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가볍고 재미있을 수는 있으되, 그 시선만큼은 약자와 소수자를 존중하는 선에서 행해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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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7-13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블랙겟타님^^
전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 책이에요. 사람에든 행동이든 ‘충‘을 붙이는 게 어디에서부터 유행했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진보적인 남자들의 젠더 의식에 허점이 많은 건 사실이죠. 본인들도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여성에겐 국가가 없듯이, 여성에겐 자신을 지지해주는 세력도 없는 것 같아요.

근데 또 망설이게 되는 것은, 그렇다고 진보 세력의 남자들을 다 두고 갈 것이냐.... 거기에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역할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역사적 상황이라는 게 있고, 역사적 환경에서 기회라는 게 있잖아요.
니들도 똑같아, 하면서 그래도 좀 나은 애들이랑도 열나게 싸우는 게 나은 방법인지, 걔 중 그래도 말 좀 통하는 애들을 달래는게 나을지... 에궁...
그래도 아침부터 블랙겟타님 글 읽고 나니 기분이가 좋네요. 편안한 주말 되시어요.

근데 진짜 부산이세요? ^^

블랙겟타 2019-07-13 17:4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님 ^^
음.. 개인적으로 공통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슨말인가하면 남성들 중에도 페미니즘에 극구 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온건한 스탠스를 취하는 층을 이해시킬 수 있는 ‘회색지대’라고 해야할까요..그런 것들을 마련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서로 간에 이해할 수 있는 조그마한 접점부터 시작해서 점차 늘려가는..

물론 이 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고 더 강한 목소리를 내시는 분도 계시는 것도 맞고.. 여러갈래로..
사실 말이야 쉽지 실제로는 얼마나 험난한 과정인지도 알고 있지만요..ㅜㅜ
지금하고 있는 여성주의 책들을 읽으면서 좀더 생각을 발전 해보려구요. (˶′◡‵˶)

네 단발머리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그리고 네!! 지금 여기는 바닷 바람이 불고 있는걸요? ㅎㅎㅎ(● ˃̶̀ロ˂̶́)੭⁾⁾
 
[eBook] 여자 전쟁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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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발견하게 된건 심심해서 알라딘 페이지를 이것 저건 보던 중..(심심하면 알라딘에서 책 탐방을 합니다.^^;;)

'여자 전쟁'이라는 책의 옮긴이가 심수미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응?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상세페이지를 들어갔더니 

역시나 JTBC기자인 심수미기자가 맞았다. ^^

'책도 번역하시고 그러시나..?' 그러면서 벌써 장바구니에.. 이미 결제완료... 나중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잊어버리려는 와중에 4월의 여성주의 책 읽기에 선정되었다는 기가막힌 타이밍! 이기도해서 이번에 읽게 되었다는 중요하지 않은 사연..


비슷한 문제를 다루는 책을 여려권 읽다보면 '어? 이전에 읽었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길 본적이 있는데..' 라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전통.. 종교.. 전쟁중에 벌어지는 강간.. 등 여러번 내가 보았던 광경들이 또 되풀이해서 읽는 과정이 유쾌하진 않았다. 그만큼 지독할만큼 오래되어왔고 아직도 벌어지는 광경이기 때문이기에 여려 책에서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 


나는 BBC의 다큐멘터리 <특파원> 담당부장을 설득해서 성착취 인신매매 업계와 유엔 평화유지군 그리고 병사들의 연관성을 탐사보도하게 됐다. 우리는 다큐멘터리 제목을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Boys will Be Boys'라고 지었다.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자주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되는지를 드러내자는 취지였다.

(p.327)


이 대목에서는 너무 뜨끔했다. 여성문제에 관심이 없던 시절에 이 책에 보았던 끔찍한 문제들을 보며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치부했던 때가 분명 있었다. 지금에서야 조금 인식을 하고나서 이런 문제들을 접하니 이럴 수가 있나? 충격을 받으며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지만 이런 나조차 생물학적인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 읽을 때와는 공감의 강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당장 내가 하루아침에 바꿔질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어설프게나마 여러 알라딘 이웃들과 함께 여성주의 책 읽기도 하고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어설픈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의 저자인 수 로이드 로버츠는 여성의 문제만 천착해서 취재를 한 사람은 아니었다. 중국의 장기밀매, 미얀마의 군부부패등 사회, 경제, 국제 이슈룰 다 망라해서 탐사보도를 했던 영국의 유명한 르포 기자였다. 잠입취재의 선구자로서 여러 위험한 곳을 드나들며 취재를 해 많은 것을 담았다.

심수미기자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탐사보도를 하는 수 로이드 로버츠 기자가 특히 30년동안 여성 부분에 대해서만 이렇게 묶어서 책을 쓴데는 아마 그 모든 걸 관통하는 기본적으로 폭력의 구조에 최하위에 여자들이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라고 했었다. 

그녀가 2011년 시리아에서 가짜 신분증을 들고 현지인 운전기사의 청각장애를 가진 여동생인 척하며 군인들의 삼엄한 검문을 통과했던 적이 있었으며 때로는 아마추어 조류학자 행사를 하거나 어느 때는 그저 물정 모르는 관광객인 척, 또는 남성 지배적인 세계에서 한없이 겁먹은 여성 여행자 척을 용기있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여러 국가에서 벌어진 것들이었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문제가 한 특정국가에서만의 문제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감비아에서는 할례문제를..

아르헨티나 5월광장의 할머니들의 이야기..

너무 엄격한 보수주의 가톨릭 문화로 인해 생겨난 아일랜드의 사례..

사우디,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문제.

동유럽에서의 성 인신매매..  

파키스탄의 강제결혼과 명예살인문제가 파키스탄 국내에서만의 일이 아닌 영국으로 이민해온 영국이민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

보스니아 콩고 내전에서는 전쟁의 수단으로써 대규모 강간이 벌어졌던 사례..

전세계가 여성에 대한 끔찍한 일 투성이다. 그리고 이것은 과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는 것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보스니아 전쟁이 끝난 후 유엔은 수천 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명목상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체제를 안정시키고 법과 질서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역 주민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두둑한 월급을 받는 평화유지군이 도착하고 얼마 안가 인신매매범들과 그 피해자들이 생겨났다고 말해줄 것이다.

(p. 323)


동유럽에서 나타난 유엔의 평화유지군들은 이 나라에게 어떤 피해를 끼쳤는가..

왜 인신매매범이 끊이질 않았는지..


그들은 인신매매당한 여성들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함께 일했던 남자들의 태도가 어땠는지를 묻는 사람도 있었다. 볼코백은 고위 장교들 사이에 '전쟁터니까 어쩔 수 없잖아'식의 태도가 존재했다고 답했다. 그녀는 여성경찰관들이 남성 동료들로부터 겪은 성희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남자들이 다 그렇지'라는 만연한 분위기로 요약했다. 그녀는 자신들이 성적으로 학대하는 여자들을 경멸하는 남자들의 태도에 절망했다. "이 여자들은 전쟁터의 창녀들이고, 자신들이 원해서 몸을 파는 매춘부들일 뿐이라는 거죠."

(p. 342~343)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나는 이 자리에는 어떤 모습이 발견되는가.


그게 쿠르드족의 방식이고 또 요르단과 파키스탄의 방식이다. 내가 방문하는 모든 국가에서 이 말을 들었다. 우호적 관계를 다지고 사업상 거래를 확정지으려고 떼어주는 필지처럼, 여성에게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라고 강요하고, 열네 살짜리 소녀를 사십대 중년 남자에게 보내버리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 문제는 여성의 지위와 관련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성은 사고력도, 감정도 없는 재산의 일부로 여겨진다. 성숙하고 상호적인 성인의 애정관계를 가질 기회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의 처녀성과 절대적인 순종은 가족의 명예와 직결돼 있고, 이 명예는 여성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간주된다.

(p. 424~425)


그가 설명하기 위해 '전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을 상대로 하는 얼마나 많은 범죄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인류는 세계화되고,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분명히 더 풍부한 지식을 갖추었는데도 시대에 뒤처지고 이해할 수 없는 전통을 경외하는 마음을, 이성을 무시하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전통이라는 아우라는 여성혐오를 감추고 심지어 범죄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되는가?

(p. 444)


이 두번째 발췌한 글은 저자의 분노한 모습이 그려진다. 전통이 이렇게 무섭다. 왜? 어째서 전통이란게 뭐길래 여성의 인권을 파괴하면서 까지 지켜야 하는 것일까? 전통, 종교등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실은 근거가 없으니까 인간의 생활에서 보다 한 차원 높다고 인식되는 전통, 종교라는 단단한 벽으로 근거도 빈약한 정당성을 애써 찾으려고 한다. 앞서 읽었던 책에서도 느꼈지만 얼마나 비겁한 일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까지도 이러한 비겁한 변명을 하며 무자비하게 권력을 누려왔던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 자신의 나라인 영국의 사례가 나온다.

성별의 임금격차 또는 차별에 대해 썼다. 그런데 이 장을 읽는 도중 갑자기 끊겨버린 부분이 있다.



엄마의 글은 여기서 끝이 났다. 엄마가 다음에 무엇을 더 쓰려고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p.543)


그 이유는 저자인 수 로이드 로버츠가 이 책을 집필하던 중 완성하지 못한 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버린 것이다. 수의 자녀인 세라 모리스가 나머지 부분을 대신 썼다.  비록 더 쓰려고 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남겨진 쪽지와 엄마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며 조심스럽게 마무리 짓고 있다.


잘 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살짝(?) 깨작거린 분야가 임금격차였던지라 이 마지막 장이 나에겐 또 새롭게 다가왔다. 한국에서 성별 임금격차를 실제로 비교해보면 당연히(?) OECD평균보다 차이가 더 심한 편이다. 이유들은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양분된 노동시장'인데 높은 전문성과 고임금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 남성층이 강세인 곳이 많고 상대적으로 낮은 전문성과 저임금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곳이기 때문에 격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게 의외로 한쪽에서는 격차가 정당하다는 논리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남성이 고위험군을 담보하는 일을 하기때문에 임금을 더 받는다는 것이고 여성은 그만큼 저위험을 감당하고 있으니 저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자연스런(?) 어쩔수 없는 격차에 불과하다고도 설명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것만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개인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특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예를 들면 지역의 차이 (보수적인 지역에서의 살아온 여성과 보다 덜 보수적인 지역에서 살아온 여성과의 차이)라던가 남성과 여성의 학력의 차이(요즘이야 성별간의 학력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이전세대의 경우는 차이가 꽤 날 것이고..) 


여성의 급여가 남성보다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자신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가 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남성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믿게 했기 때문에, 남성들과 달리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p. 556~557)


이렇게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자체가 여성들에게 보다 진취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움추려 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임금 격차에 한몫을 할 수도 있다. 


<일상의 성차별Everyday Sexism>이라는 책을 쓴 여성주의 운동가이자 "일상의 성차별 프로젝트"를 설립한 로라 베이츠는, 여성의 돌봄 의무가 임금 상승의 장벽이라는 논쟁이 애초부터 여성만이 돌보는 사람이라는 성차별적 전제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p. 558)


<뉴스 스테이트먼>의 부편집장인 헬렌 루이스는 이렇게 적었다. "'모성의 덫'은 자본주의의 가장 불편한 비밀 중 하나를 드러낸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개 여성들의 너무도 많은 무급 노동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 노동은 직장에서의 기회와 그에 따른 평생의 수익력을 희생해야만 가능하다. 이십대 남녀의 임금격차는 거의 근절되었지만 '모성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의 임금은 출산에 전념한 시점부터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p. 560)


예전에도 말했지만 특히 여성의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생김에 따라 당장의 임금 손실 뿐만 아니라 역량을 쌓아야할 경력 초기의 시기에 쌓지 못하고 운 좋게 다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받았던 임금보다 적은 금액으로 일을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모성 격차'로 설명하듯 모성 격차가 성별 임금격차의 원인에 꽤 많은 부분을 담당 있다고 생각한다.


딸은 어머니의 인생을 보고 배운다. 나는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내 딸에게 수없이 강조해왔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활동을 집안의 남자들에게 엄격히 통제받고 그들의 지시에 복종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땅에 떨어져 있다.

(p. 183)


나는 정말 엄마가 몸소 보여준 덕분에, 여성이라는 것이 나를 뒤처지게 만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러니 엄마, 전혀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말아요. 나는 기자이자 어머니로서 당신과 당신이 이뤄낸 성취가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엄마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네, 여성들은 시도하고 경쟁해야 합니다. 엄마가 우리에게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까요.

(p. 565~566)


앞부분에서 수 로이드 로버츠가 쓴 대목이 있다. 많은 여성 인권의 유린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딸에게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적극적인 삶을 강조해왔었다. 실제 마지막 장에 딸인 세라 모리스가 그것에 대한 화답이라도 하듯 엄마 자신께서 스스로 몸소 보여준 덕분에 여성이라는 것이 수동적이거나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가 행했던 많은 취재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의 딸을 잘 자라게 만들어 주었고 그렇게 무엇보다도 잘 아는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며칠전 한 기사를 봤다.

"Look at all those women!" (저 여자좀 봐!)

한 외신 기자가 지난 4월 신문의 날에 청와대 트위터 영문계정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남긴 메세지라고 한다.

청와대 트위터 영문계정에는 신문의날 행사에 문대통령이 참여한 사진이 첨부되었었다.

그 외신 기자는 현장 사진 속의 여성들을 주목하라고 했지만 정작 그곳에는 여성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여성 언론인이 소외된 한국 언론인에 대한 현실을 꼬집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기계적으로 여성언론인 몇명, 남성 언론인 몇명 맞추자는 의견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들이 점유한 언론 환경에서 언론이 여성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제아무리 고집스럽게 싸운다 하더라도 그토록 뿌리 깊은 여성혐오와 믿음, 그뿐 아니라 조직적 부패를 넘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쉽게 끝나지 않을 전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p. 570)



출처 및 참고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699

미디어오늘, 신문의날 헤드테이블 자세히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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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8 0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44페이지는 오늘 여기서 읽으니 더 분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청와대 사진을 외신 기자가 리트윗한 일이 있었군요. 그러고보면 그렇게 끊임없이 불공평하다, 잘못되었다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아주 느리게, 속터지게 느리게 변하긴 하지만요. 갈 길이 멀어 답답합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블랙겟타님. 자, 지치지 말고 계속 갑시다!

블랙겟타 2019-05-28 20:30   좋아요 0 | URL
네. ^^ 다락방님 지치지 않게 밀어드리면서(?) 페이스메이커 할 자신은 있습니다. (´◔‸◔`)? ㅎㅎㅎㅎ

공쟝쟝 2019-05-28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짝짝짝!!!!! 전 여자전쟁은 못읽었지만 진득허니 읽고쓰신 독후감을 보며 훑어볼 수 있었네여~! 5월이 얼마 안남아서 5월책 어서 읽어야 겠어요 ㅋㅋ 잘 배웠습니다!

블랙겟타 2019-05-28 20: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5월 책, 저도 얼른.
같이 읽어요 ㅋㅋㅋ

공쟝쟝 2019-05-28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말이지요... 눈에 콱 밟히는 문장이있는데 말입니다 (김상중톤) 겟타님 생물학적 남자시라고요???? (저 왜 찰떡 같이 20대 여성일거라고 믿고 있었죠??)

블랙겟타 2019-05-28 20:22   좋아요 0 | URL
네.?! 제..제가 그렇게 보였었나요? ㅎㅎㅎ 숨길 의도는 아니였는데요..( ˃̣̣̥᷄⌓˂̣̣̥᷅ )
제 스스로도 꽤 남성적인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서 전혀 생각치도 못했.. ㅋㅋ
(이것도 선입견일까요.. (´◔‸◔`))

공쟝쟝 2019-05-28 20:39   좋아요 1 | URL
이것도 고정관념인가봐요. 여성주의책을 같이 읽는 이모티콘 표정이 풍부한 다정한 댓글을 달아주는 이는 젊은 사회초년생 여자 일 것이다....(ㅠㅠ 반성)

블랙겟타 2019-05-28 23:19   좋아요 1 | URL
아니에요. ㅎㅎ 괜찮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저도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많이 공부하는 중이에요.
아. 앞으로도 (다정한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다양한 이모티콘(?) 보여드릴께요. ◡( ๑❛ᴗ❛ )◡

공쟝쟝 2019-05-28 20:5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최고시다!!🤣🤣🤣

다락방 2019-05-28 21:04   좋아요 2 | URL
아놔 ㅋㅋㅋ 다양한 이모티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고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5-28 21:08   좋아요 1 | URL
(V•̀ᴗ-)✰
 















(3. 종교가 박해한 '타락한 여자들':아일랜드 ~ 5.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에서의 성폭력:이집트)


종교. 정확히 말하면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여자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유럽에서, 중동에서, 아프리카에서, 어디든이며. 기독교, 이슬람 가릴 것 없이.


여성의 성에 대해 성모마리아가 비현실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세운 이래 남성들은 이에 대비되는 '타락한 여자'에 집착해왔다. 초기 기독교의 현자로 통하는 성 예로니모는 4세기에 "여성은 만악의 근원"이라는 글을 남겼다. 13세기에 발의된 교회법Canon Lows은 여성 감금을 정당화했다.

"추악한 육욕으로 인해 결혼의 침상을 내버리고 타락한 여성들은 하느님을 위해서……

종교에 귀의한 여성들이 있는 수녀원에 배속시켜 영구적인 고행을 하도록 해야한다."

19세기 초 아일랜드에서는 이런 사상이 인기를 얻었고 대부분의 대형 세탁소가 이떄 지어졌다.

(P. 134~135)


'막달레나 수녀원사건'이라는 것을 다큐멘터리에서 얼핏 봤던 기억이 났다. 

인권유린의 사례로 당시에 보면서 부산 형제복지원사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막달레나 수녀원에서의 인권.. 

특히 여성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내용이 이 책 한 파트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현재에도 가톨릭계의 심각한 흑역사로 기록되는 이 사건은 종교가 '여성'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태초부터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견지했던 종교인의 말씀은 후대로 내려올 수록 더욱 단단한 법이 되었다.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고 지금보면 철저히 2등 사람쯤으로 여겼던 것 같다. 초기 기독교의 현자로 불리는 분은 여성을 만악의 근원이라고 칭했으며 여성은 가만히 놔두면 안될 사람이었다. 가만히 놔두면 타락하는 존재이니 가정으로 국한한다면 철저히 남편의 그늘에 있어야 했고 넓게는 판단력과 절제력이 있는(?) 남자들의 말을 들어야했다. 


19세기 초 아일랜드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대형 세탁공장들은 대부분 군시설이라던가 호텔, 정부시설쪽에서 위탁 받아 사회시설로서의 역할을 했던 가톨릭 수녀회에서 세탁업무를 맡아서 하는 형태였다. 

수녀회에 속했던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이 업무를 맡았는데 이들은 일명 '타락한 여성'들이었다. 대부분 매춘부, 미혼모들이었는데 비현실적인 엄격한 기준으로 여성의 성에 대해 판단해  아무나 막 잡아들였다. 매춘부, 강간으로 인한 임신한 여성, 심지어 '예방'의 차원으로.. 외모가 뺴어나다는 등. 근거도 없이 많은 여성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낙인이 찍혔다. 미혼모들은 아이와 강제로 생이별을 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는 정신없이 바쁜 세탁 일이 영혼을 정화하는 공인된 방법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금지된 성교에 관여한 남자들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데 이런 에너지를 쏟은 적은 없었다.

(p. 136)


가부장적 사회의 도덕적 질서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와, 노동자를 공짜로 부려먹으면서 이익을 얻으려는 종교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이들 세탁소는 그 정당성을 더욱 공고히 확보했다.

(p. 137)


수녀원은 '감금'되어 있던 많은 여성들에게 강제노역을 시켰고 구타, 심지어 신부에 의한 강간도 이루어지는 등 인권유린의 장소였다. 당시 아일랜드, 영국 사회 분위기 자체가 이런 타락한 여자들은 정신없이 노역을 시키는 것만이 영혼을 정화하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믿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 이런 기준이라면 타락한 남성이라면?? 

이렇게 여성들을 철저히 솎아내고 처벌하면서 남성들에겐 전혀 그러지 않았다. 

이렇게 자행해왔던 이유가 있다면 사회적으로 볼때 가부장적인 도덕적 질서를 유지해야할 필요성과 노예형태의 무임금 강제노역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종교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은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철저히 여성의 인권이 유린되가며 많은 여성들이 죽어갔다.

19세기초라고 해서 옛날얘기가 아니다. 

이 수녀회세탁소는 내가 살고 있었던 20세기 말까지 존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만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질 못했다.


아랍국가라고 한다면 지금도 무턱대고 드는 생각이 종교적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곳아니야? 라고 생각이 든다.

많이 변해왔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랍권 국가에서는 여성들을 억압을 넘어선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슬람 종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표적인 아랍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의 와하브파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와하브파는 특히 근본주의를 엄청 강조하는 분파로서 심각한 여성차별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무슬림국가에서 히잡(머리와 얼굴을 둘러싼 형태)정도 쓴다면 정숙한 옷차림(어?)으로 여성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이 허용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슬림 여성복장의 폐쇄적인 형태인 니캅(눈만 들어낸 채 얼굴 전체를 감싸는 형태)와 부르카(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싼 형태)를 입어야되고 남성의 보호자(가족 혹은 보호자)의 동행이 아니고서는 절대 돌아다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파트의 제목이 가장 큰 여성 감옥이라는 것이 납득이 된다.


와하브주의는 여성을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영원히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한다. 여성은 집을 나서기 전에 반드시 남성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병원치료를 받거나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교육기관에 입학하거나 또 여행을 할 때도 집 밖에서 보내는 매 순간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남성 보호자는 여성이 몇 살이든 상관없이 결혼시킬 수 있다. 만일 이혼한 여성에게 아버지와 남자형제마저 없다면, 십대 아들에게서 이러한 특권을 누릴 허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p. 185)


마찬가지다. 앞서 가톨릭도 그렇듯 이슬람계의 와하브파도 여성을 남성과 동일시 보고 있지 않다. 

결함이 있는 형태 미성숙한 인간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리고 심지어 영원히 성숙하지도 못한다고 판단(!)했다. 

영원히 여성은 남성과 동일 선상으로 같아 질 수 없는 것이다.

모든 행동이 남성의 판단아래 행해야 하고 남성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애초에 이런 종교적 판단이 막장이였기 때문이니 이것의 백미는 만약 이혼여성일 경우 아버지든, 남자 형제가 없다면 무려 아들이 엄마인 여성의 행동권을 가질 수 있다.


젠더 분리의 관습은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고위 와하브파 성직자들이 근거로 드는 개념은 크게 두 가지다. 여성을 잠재적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성의 '능력부족' 때문에, 즉 여성은 너무나 음탕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면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다.

(p. 186)


뭐 이젠 놀랍지도 않다. 앞의 가톨릭의 '타락한 여자'들에게 집착했듯이 와파브파 또한 마찬가지로 타락.. 그것도 '잠재적'인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선천적으로 음탕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내버려두면 큰일 난단다.

이쯤 되면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죄다. 

어째서 어떤 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이렇게 죄가 될 수 있단말인가?

많은 남성들은 떳떳하게 성 권력을 놓치기 싫어서라고 얘기 하지 못한다. 

'어허험...아니.. 하느님께서..알라께서.. 부처께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냐...따라야되느니라..' 라는 식으로 

비겁하게도 숭고한 종교 뒤에 숨어버린다. 


딸은 어머니의 인생을 보고 배운다. 나는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내딸에게 수없이 강조해왔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활동을 집안의 남자들에게 엄격히 통제받고 그들의 지시에 복종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땅에 떨어져 있다.

(p. 183)


여기 내용에서 저자 수는 자기 딸에게 수 없이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는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마지막 장으로 연결되어서 읽으니 마음 먹먹해진다. 

(다음에 다시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겠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그들의 어머니를 보고 어떻게 자랄까? 철의 장막처럼 공고한 남성상위의 벽앞에 무기력감을 일찍이 배우기 때문에 많은 사우디의 여성은 이러한 것을 어쩔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간다..


와예하 알후웨이더와 동료 인권운동가들은 사우디 남자들이 이처럼 여자를 고의적으로 '유아화'하는 데 절망하고 있다. "동물에게 갖는 감정과 비슷한 겁니다. 아무런 존중도 없는. 단순한 동정에서 비롯한 친절이에요. 한 여성에 대한 소유권은 한 남성에게서 또 다른 남성에게로 이전될 뿐이죠" 이것은 여성혐오의 궁극이다. 동등한 존재로서 여성이 응당 갖고 있는 지성이나 능력을 부인하고, 그저 먹여주고 보호해줘야 하는 아종亞種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p. 220)


여성을 보호해줘야 할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배려따위가 아니라 아무런 존중도 없는 자의적 행동이다. 여성의 소유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남성은 다른 남성에게만 이전할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뫼비우스의 띠다. 끝이 없다. 항상 제자리로 돌아온다. 달아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전혀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딴 식으로 여성을 취급하는 이유를 알후웨이더는 사우디 남성은 결국 여성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타의 일반 국가처럼 정정당당히 여성과 경쟁해서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에 비겁하게 종교의 무기를 내세워 억누를려고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집트의 사례를 보자.

2010년에 시작된 아랍의 봄은 이집트도 피해갈 수 없었다.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을 위해 많은 이집트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혁명이 일어났다.

아랍권에서도 상징적인 나라인 이집트에서 이러한 혁명이 일어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고 세계의 눈이 주목했다.

중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사건이기도 했다.

결국 무바라크는 사임을 했고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많은 이집트 시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놓친 장면이 있다. 시위대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사건들이다.

시위대에 참가한 남성에게서, 군인들에게서.. 이 순간만은 정부군, 반정부시위대는 한마음이다.



아랍대안포럼의 정치 연구원 하비바 모센은 이집트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일그러진 판단'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집트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세 배는 더한 압박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첫째, 시위대로 참여하며 군사정권에 맞서고, 둘째, 그저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그 자체로 사회와 맞서며, 셋째, 공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모든 것들과 또 싸워야만 해요. 각양각색의 핑곗거리가 주어집니다. 소위 전통, 문화, 심지어 종교의 중요성 같은 것들 말이죠. 한마디로, 언제나 여성의 잘못으로 귀결됩니다. '품위 있고' 정숙한 여성은 시위나 연좌 농성에 참여하려고 집 밖으로 나갈 리가 절대로 없다는 논리예요. 그러니까, 이 여자가 애초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왜 그곳에 갔나?"

(p. 248~249)


시위대에 같이 참여했다고 해서 안타깝게도 남성과 여성이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여성은 당시 정부와 뿐만 아니라 삼중고와 싸워야 했다. 군사정권과. 사회와. 공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와.

이 중에 하나와도 싸우는 게 버거운데 3개의 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2011년의 당시 이집트의 여성들은 그랬다. 결국 화살은 '여성'이라는 이유가 포함되어서 날아왔다. 


여자가 여기가 어디라고! 

그렇다면 너희들은 '타락한 여자'들이구나

혼을 내줘야 겠구나.


이런식의 사고흐름이었을까? 


이후 다행히 경찰에서 성폭행 당한 것을 진술하더라도 경찰이나 검찰에서 돌아오는 답은 

"그 여자는 대체 왜 거길 간 겁니까?" 였다.


이 시기에 여성인권에 관한 의제가 중요한 안건으로 취급되지 않않던 게 문제입니다. 집단 강간, 성희롱, FGM과 같은 일들은 그냥 곯아 터지도록 방치됐습니다. 여권신장은 별개의 사안으로, 더욱 화가 치미는 건, 이집트 전체 인권에서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와 치안 등 더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처리할 수 잇는 사치품 같은 취급을 받은 거죠. 여성 인권이야말로 경제와 치안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온통 방위 문제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국경 전반에 걸쳐 임박한 위험으로부터 이집트를 구하는 문제 말입니다. 파시즘에 기울고 있는 민족주의와 음모론에 관란 것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권리는 지금도 그렇고 이제껏 단 한번도, 우선순위에 올랐던 적이 없습니다.

(p. 275~276)


이 시기에 많은 여성들의 희생과 용기는 무엇을 성취했을까라는 저자 수의 질문에 이집트 출신의 BBC 특파원 샤이마 칼릴은 냉정하게 위의 내용으로 답했다.


과연 한국도 이 대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여성의 권리가 우선순위에 올랐던 적이 있었던가?

여성의 권리는 언제? 라는 물음에..

아니야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정치야. 등등의 대답만 들어왔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타락한 여자'는 이름으로 수 많은 여성들을 탄압해왔다.

남자인 내가 읽어도 숨이 턱턱막힌다.

세계 곳곳의 사례에 슬퍼지기도 숙연해지기도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은? 이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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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2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우디아라비아 읽을 때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되잖아요. 도대체 거기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나 싶고요. 저도 페이퍼로 언급한 기억이 나는데, 여성을 억압한 이 모든 현상에 종교가 단단히 받침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힘없고 약한 자들의 의지처가 되어줄 수 있는 게 종교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가, 오히려 그 반대로 힘없는 자들을 더 억압하는 게 종교라는 걸 알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방법은 있을지, 우리가 앞으로 갈 수는 있을지... 그런 것들에 대해 막막해지기만 해요. 물론 이 책에서도 틈틈이 거기에 맞서고자 하는 여자들이 등장했고 그것을 수 로이드 로버츠가 기록했다는 것은 분명 희망적이긴 하지만요.

블랙겟타 2019-05-22 10:26   좋아요 0 | URL
종교적이지 않은 나라에서도 여성에 대한 억압과 탄압이 있는 상황에서 철저히 종교적인 나라에서는 어느정도일지 가늠이 안되더군요. 이 책에서나 앞서 같이 읽었던 책에서 볼 때 종교가 참...여성에게 나쁜 짓이란 것은 다했고.. 그것이 아직도 유효하긴 하죠..ㅜㅜ

네. 역사적으로 용기있게 맞선 많은 여성들의 희생과 이런 책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저같은 사람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거겠죠.
 

3째주에 있는 격한 E-book 쿠폰과 전자책 적립금을 모아모아 한달가량 봐두었던 E-book들과 종이 책 몇권을 샀다.


1. 알라딘에서 산 종이 책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김겨울 지음


북튜버이자 가수로 잘 알려진 김겨울님의 신작이다.

요즘엔 보통 종이책과 Ebook 두 버젼 모두 있다면 (곧 이사도 가야해서..;;) 되도록이면 전자책으로 가는데 (가격도 싸니까!) 하지만 이 책은 종이책으로 사자고 했다. 왜냐면 곧 '책과 영화대담' 행사로 부산으로 오시는데 이 종이책으로 사인을 받으려고 이번만큼은 종이 책으로 샀다. 
















시베리아 시간여행

박흥수 지음


이 책도 지금은 전자책으로 출간되었지만 종이책으로 굳이 산 이유는 우연한 기회로 곧 이 저자분을 포함해 여러사람들과 러시아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가기전에 읽어보고 사인도 받기위해서다.^^

사실 생전에 한번이라도 시베리아 횡단열차 풀코스(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로 가고 싶어했었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로 풀코스는 아니고 짧게 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열차로 가게되어서 그정도라도 엄청 설레긴 하다. 

시베리아 여행은 평소 가고 싶었던 여행중 하나라서 이 책도 술술 읽어질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2. 알라딘에서 산 전자책















호르몬의 거짓말 -여성은 정말 한 달에 한 번 바보가 되는가

로빈 스타인 델루카 지음


부끄럽게도 나는 여성의 몸에 대해선 거의 모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알게모르게 실수를 꽤 했을 것 같아 그 점이 더 부끄럽고 반성을 하게된다.

심지어 모든 여성이 겪는다는 생리의 경우도 흔히들 알고 있는 잘못된 통념 '예민한 날'로 겉으로만 알고 있다보니

곁에서 듣던지 매체에서 대사로 듣던지 차별적인 발언인 '그날이라서 이렇게 예민해?'그런 류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그런가..? 라고 그냥 쉽게 생각했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에 눈길이 갔다.

이 책은 생물학적 여성에 대한 '과학 정보'가 사실은 '통념'이나 '미신'에 불과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책이다. 

지난 날의 무지에 대해 반성을 하고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한스 로슬링 지음


이 책의 경우는 언제 넣었는지 모르겠는데 장바구니에 담겨있었다. (이놈의 기억력이란...;;;)

그런데 며칠전 김겨울님 영상에 소개하는 책으로 보면서, 

어? 저거 어디서 보던건데... 하고 생각하니 장바구니에 담겨져 있는 그 책! 

이렇게 사게 된 책이다. 

막연히 진실로 믿고 있는 여러가지의 일들이 진짜 사실과 다르다는 걸 느꼈을 때 

와 미쳐 생각지도 못한 채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고 있구나라고 느끼는데

이 책 또한 그런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당신이 알아야할 일본가수들 -제이팜 J-pop 아티스트 대백과

황선업 지음


이 책은 우연하게 산건데 

일본문화 개방기에 청소년을 보낸터라 애니메이션이라던가 일본영화, 드라마, 노래등을 많이 접하고 친숙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 반 친구가 하마사키 아유미의 광팬이었는데 난 아유미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아직까지 그 이름만은 또렷이 기억이 날 정도였다. 그당시 나도 Zard나 라르크앙시엘등의 노래를 꽤 접했던 것 같다. 

이렇듯 일본 노래를 자라온 터라 예전엔 제이팝 느낌을 가지고 있는 보아도 초창기에 좋아했었고.. 

요즘에도 미스터칠드런이라던가 퍼퓸도 한번씩 듣기도하고..

어쨋든 일본가수들을 소개해논 책이길래 사게되었다.^^;;















여자는 인질이다 - 왜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는가

디 그레이엄, 에드나 롤링스, 로버타 릭스비 지음


이웃인 다락방님이 다음달에 이 책으로 한다던데 이미 장바구니에 담겨있네! 그래서 이번에 샀는데

응? 종이책이랑 가격이 똑같잖아? 3만원에 육박하는 값이 꽤 나가는 책인데 전자책 가격할인이 없다니...

그래도 여러 쿠폰을 먹이고 적립금 모아모아서 산거니까 금요일에 사게되었는데 지금 글쓰기 위해 다시 알라딘에 들어가보니 응? 10%할인을 하고 있네? ㅎㅎㅎ

당연히 내용은 유쾌한 내용은 아니겠지만 5월엔 이 책을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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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4-22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르몬의 거짓말]은 저도 계속 보관함에만 담아두고 있는데, 저도 사야겠어요. 불끈.

블랙겟타 2019-04-22 21:25   좋아요 0 | URL
(•̀ᴗ•́)و ̑̑

다락방 2019-04-22 22:23   좋아요 1 | URL
앗 불끈대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4-22 22:44   좋아요 0 | URL
(V•̀ᴗ-)✰

공쟝쟝 2019-05-21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 겟타님 댓글 넘 귀여워요 ㅋㅋㅋ저 여자는 인질이다 오늘 시작해요 ㅋㅋ 도저히 혁명의 영점은 (너무 좋아서) 너무 천천천히 읽고 있어요 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5-21 20:52   좋아요 0 | URL
마침 저도..시작합니다! ٩(ˊᗜˋ*)و
너무 좋아서! 천천히 읽고 계시군요 ㅋㅋ

다락방 2019-05-21 20:57   좋아요 1 | URL
여자는 인질이다 읽을 여러분 진짜 와- 어떤 글을 써주실지 잔뜩 기대하고 있을게요. 전 같이읽기 책 중 가장 좋았어요. 감탄과 충격이 막 !!

다락방 2019-05-21 20:57   좋아요 1 | URL
아 그리고 겟타님 댓글 귀여운 건 이미 소문났어요 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5-21 21:05   좋아요 0 | URL
네. 늦은 만큼 열심히 읽어야죠!

블랙겟타 2019-05-21 21:10   좋아요 1 | URL
에이(◜▿‾ )ノ
그그정돈 아닌데요...(๑◔‿◔๑) ㅎㅎㅎ

공쟝쟝 2019-05-21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여워!! 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