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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때도.. 철학이 어려워서 정치철학수업 버리고 경제학 전공선택수업들었던 나인데..11월 12월달 여성주의 책 읽기 선정도서가 미셸 푸코의 책『성의 역사』시리즈었다. 어엉? 푸코..? 이름은 들어봤는데..프랑스 철학자.. 아 그래 앞에서 말한 그 버렸다는 정치철학 수업의 교수님도 프랑스에서 공부하신분이였다. 부르디외 전공자였던걸로 기억이 난다. 

뭐.. 사전같은 책도 읽어왔던 나인데 성의 역사 쯤이야.. 하고  1권을 뒤 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같이 읽는 분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처음 받아든 성의 역사 1권의 느낌은 '어.. 뭐 두껍지도 않고. 할 수 있겠네.' 


그렇게 약 일주일만에 1권은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책 내용이 뭐였지? 읽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이 책을..

앞서 읽었던  『'장판'에서 푸코 읽기』는 괜찮았는데 푸코의 책으로 넘어오니 역시 만만치 않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푸코에 대한 해설이나 글들을 찾아보면서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중이다. 


다행히 먼저 읽으신 분들의 말에 따르면 2권부터는 해볼만 하다고 들었다. 그래! 2권부터는 다르다. 2권.3권을 택배로 받고나서 보니 1권보다 두껍네.. 시작부터 몸이 움츠러든다. 에이 겁부터 먹지 말자..우울했던 2020년.. 푸코와 보내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지? 















원래 성의 역사는 6권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1권을 76년에 발간후 80년 초 푸코의 건강의 악화로 인해 서둘러 2, 3권을 그가 사망하던 해에 내었고 사후에 4권이 18년에 발간되어(한국엔 19년) 4권짜리가 되었다.  

 

푸코는 왜 성에 대해 쓴 것일까?


내가 제기하려고 하는 물음은 '왜 우리가 억압받는가'가 아니라, '왜 우리가 우리의 가까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그토록 커다란 열정과 강렬한 원한을 품고서 스스로 억압받고 있다고 말하는가'이다. 

(…)

왜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성과 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었는가 하고 자문하는 것은 확실히 정당하다. 이 연결이 어떻게 성립되었는가도 또한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성이 "단죄되었다"고 일괄적으로 성급하게 말하지 않도록 삼가야 할 것이며, 왜 우리가 예전에는 성을 죄악시했다가 오늘날에는 이에 대해 매우 강한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가도 자문해야 할 것이다. 

(P.16~17)


푸코는 절대적이거나 보편적인 진리가 있다는 생각에 반대해왔던 철학자였다. 그 보편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진리는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다.

'성'에 대해서도 그러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 책을 썼던 것이다. 그리고 푸코 본인이 동성애자로서 이 분야에 대해 더 의문을 가졌을 거라고도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성'이 억압되어 왔다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푸코가 역사(여기서의 역사는 서양의 역사)를 통해 살펴본 바 통념과 달리 근대로 넘어오면서 오히려 성에 대한 담론들을 끊임없이 형성해왔다는 것이다.(이 말이 전혀 억압된 적이 없다라는 주장과는 다르다고 하였다) 


사제권력의 고백에서 비롯된 내밀한 욕망의 공개 방식은 성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개하게 만들었지만 어린이의 성이라던지 성도착자들의 성등의 '주변부적인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철저히 통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었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분류되었다. 이후 이런 것들은 교육이나 성 과학, 의학 권력(정신의학등)에 의해 통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주변부적인 성적 욕망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권력의 출현이 필요하다.  

 

이렇듯, 『성의 역사』 1권은 1년 전에 나온『감시와 처벌』(1975)의 연장선 상에서 동일한 문제의식(권력-지식관계)을 섹슈얼리티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책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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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2-19 0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이렇게 풀어서 얘기해주시니 이해가 되네요. 쫌. ㅎㅎㅎㅎ 푸코는 완전 제 아웃 오브 안중인데....열심히 읽으셔서 정리해줘요. 저는 그럼 푸코는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

블랙겟타 2020-12-20 23:1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직까진 어렵네요 가장 얇은 1권만 읽어서 ㅎㅎㅎㅎ
앞으로도 노력해볼게요 라로님. ^^ (언제 다읽지..ㅋㅋㅋ)

다락방 2020-12-19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겟타님! 감사해요.
전 3권까지 읽었지만 그래도 이 페이퍼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1권 읽었는데도 여기 인용문 보면서 이런 게 있었나 싶고 ㅜㅜㅜ 전 어떡해요 ㅜㅜㅜㅜㅜㅜㅜㅜ 빨리 1월 와서 육식의 성정치 읽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블랙겟타 2020-12-20 23:18   좋아요 1 | URL
저도 적어도 3권까진 이달에 읽어야 될텐데요. ㅋ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얼른 1월의 책이 기다려지는 ㅋㅋㅋㅋㅋ

비연 2020-12-19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열심히 열심히 읽어서 저를 앞지르고... 제 2권은 저어기 얌전히 놓여 있답니다. 흠흠. 어쨌든 다 읽어보기로. 흠흠.

블랙겟타 2020-12-20 23:20   좋아요 2 | URL
역시 아직 철학이 어려워요.. 특히 프랑스... ㅋㅋㅋㅋㅋ
저도 눈 딱 감고(응?) 3권까지는 읽어보려구요

scott 2020-12-19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 ㅜ.ㅜ겟타님이 이웃님들에 푸코 전도사였어 ㅋㅋㅋ

블랙겟타 2020-12-20 23:21   좋아요 1 | URL
제가 전도한건 아니고 더 많이 읽으신 분도 계실거에요 ㅋㅋㅋㅋ
1권밖에 읽지 못했는 걸요 ㅎㅎ 아직 이해하기엔.. ㅠ

수이 2020-12-20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와 보내는데 어떻게 따뜻할 수가 있지!!!!!!!!!! 🙅‍♀️🙅‍♀️🙅‍♀️😎😎😎🤬🤬🤬

블랙겟타 2020-12-20 23:22   좋아요 1 | URL
그래서 그런걸까요? 난방을 켜두었는데도 춥더라구요.. ㄷㄷㄷ

han22598 2020-12-22 0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왜 성의 욕망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한 걸까요?주변부적 또는 비정상적으로 분류하면서 왜 통제하려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통제의 수단으로 성을 이용한건가요? 흠.........(겟타님 아시죠? 제가 답변을 요구하는건 아니라는거...그냥 책을 읽지 않은 이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궁금증이에요 ㅎㅎ )

블랙겟타 2020-12-29 23:28   좋아요 1 | URL
han님 답글이 늦었지요?(사실 바로 단다는게 깜박하고 있었어요. 죄송ㅠ)
타인을 통제하려는 권력의 기능이 성(섹슈얼리티)의 분야에도 작동한 것이 아니였을까요?
18세기 서양에서 성의 관한 의학적, 과학적 지식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성적행동과 의식을 통제(정상/비정상의 분류)하게 되었다고 푸코는 보았는데요.(이것은 프로이트와도 연결이 되는 것 같기도..)
이렇게 의학적, 과학적 지식이 권력을 얻게된 과정을 통해 푸코는 권력과 지식이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두개가 긴밀한 관계다라고 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프로이트도 만만치 않았는데 철학.. 특히 프랑스철학은 더욱 어렵네요. 읽는것과 별개로 이해하는 것이 또다른 과정이니 말이죠 ㅋㅋㅋ

han22598 2020-12-31 03:4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권력과 지식의 상관관계!
저도 잊고 있었던 답글인데, 기억해주시고 답글 달아주시다니...대단.대단하십니다.
감사해요 블랙겟타님!

2021년에도 즐거운 알라딘 놀이 계속 해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cott 2020-12-24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따스한 연말 보내세요.
푸코 책 옆에 트리 한그루 심어놓고 갈께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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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Merry..........:+☆+:............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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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rry ..:+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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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블랙겟타 2020-12-25 09: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scott님도 즐거운 크리스 마스 보내세요~

scott 2020-12-31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2021년 새해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해피뉴이어 !

\-----/
/~~~~~\ 2021년
| 福마뉘ㅣ
\______/

블랙겟타 2020-12-31 23:04   좋아요 0 | URL
먼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밤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와 카타르의 평가전이 열린다.

며칠 전엔 멕시코와 평가전이 있었고 이 두 경기을 위해 남자축구대표팀은 멀리 오스트리아로 날아갔다. 왜 멕시코도 아니고 한국도 아니고 제 3국에서 경기를 하나 싶지만 코로나의 사정으로 이렇게 이루어진 듯하다. 그런데 오스트리아가 코로나로 심각한 상황이였다. 그럼에도 이전부터 잡아논 일정이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오스트리아로 간 것이다.

결국 우려한대로 뉴스를 본 사람들은 알지만 한국 남자 대표팀선수 5명이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그럼 왜 이런 세계적으로 위험한 상황에서 외국에 모여 축구경기를 할까? 좀 쉬면 안되나?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전체적으로 커다란 산업화가 이루어져 이제는 비지니스차원으로 움직인다. 

하기 싫어도 마냥 미룰 수만 없는 사정도 있다. 그래서 그 인기있다는 유럽의 축구시장도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서유럽의 코로나 유행이 다시 일어나는 와중에도 (예를 들면 영국의 경우 봉쇄령이 내려졌음에도 리그는 지속되고 있다.)리그가 열리고 있고 A매치(국가간 경기)도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마 스폰서와 중계권을 맺은 방송사와의 계약내용을 이행해야되는 조건들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경우엔 올해 초 나이키와 12년 장기 계약을 체결을 맺었는데 전문가들이 하는 말엔 1달만 늦었으면(코로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런 대형계약을 체결하지 못했을 거라고 하였다.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에 끼친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선수들 연봉에도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국 축구남자대표팀이 있는 곳이 오스트리아라고 하니 마침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주인공이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사람이다.(우연?)

바로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마침 프로이트도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스포츠가 인간 안의 공격적인 욕구가 신체적으로 드러난 것일 수도 있는데 이는 곧 사회적으로 타나토스적 에너지(인간의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면)를 방출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시대에 스포츠의 역할이 꼭 비지니스 산업으로 보지 않더라도 타나토스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해소시켜 주는 역할으로서도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


프로이트라는 사람은.. 그의 만행(?)에 대해서 책을 통해 보기만 봤지 그의 생애나 그가 남긴 책을 읽은적은 없었다.

프로이트가 말한 남근선망-거세공포로 인해 꾸준히 읽고 있는 여성주의 책 안에선 당연히 프로이트를 좋게보지 않는데 이 입문서를 읽으면서 프로이트 당신이 뭔데?! 라며 읽으려고 했었다. 깔땐 까더라도 알고나 까려고..


프로이트의 이론, 곧 정신분석학은 사랑·증오·유년기·가족 관계·문명·종교·성욕·판타지 등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여러 상반되는 감정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했다. 오늘날 우리는 혁신적인, 그렇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는 프로이트 개념들의 그늘 아래 살고 있다. 프로이트의 글은, 그것이 포괄하는 범위나 이후 그것이 끼친 영향의 측면에서 본다면, 한 이론가의 생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개념과 그 개념의 정수를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P.19)


생각해보니 지금까지도 좋든 싫든 프로이트의 그늘 아래 살고 있는 것인가..


프로이트는 1856년 오스트리아(지금은 체코)의 모라비아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7남매의 장자로 태어났다. 어릴 때 부터 총명했던 프로이트는 어려운 집안사정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아들의 교육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집에 있던 두 개의 방중 하나를 그에게 공부방으로 내어줄 정도였다. 이렇게 부모로부터 받은 높은 기대가 훗날 그의 정서에 어느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리고 나이가 들었을 때는 1차 세계대전시기의 일어난 반유대주의 사상으로 인해 인간의 사회적 특성을 비관적으로 보기 시작하였다.

실제 프로이트는 완벽과 정확성을 추구하는 강박적인 성격으로 자기얘기를 잘 하지않는 사람이었다. 호감을 사는 사람이 아니여서 자신의 이론을 수용하지 못한 사람들(아들러, 융)과 결국 결별하기도 했다. 

그만큼 고집스러운 성격이 지금의 프로이트를 만든 것일 수도 있겠다.


사회 이론으로서의 정신분석학은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것처럼 보인다. 프로이트는 공산주의가 약속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유토피아에 대해서는 별다른 믿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인간 본성과 관련해서 염세적이고 회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경제적 요인들의 변화가 인류의 기본적인 본성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프로이트는 사회규범들을 받아들이기는 하면서도 그것들이 돌에 씌어져 있는 것도, 자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오히려 그에게 사회규범들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정신 분석학은 개인이나 사회의 변형에 대한 이론이라기보다 현재 상태를 인정 및 옹호하는 이론이다. 인간 본성(이드)이 함축하는 욕망들은 제어될 수 없다.

(p. 210)


입문서이긴 했지만, 이 책과 생애를 다룬 논문을 읽으보며 느낀건 프로이트는 천재는 맞는 것 같다.

프로이트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깊은 통찰을 갖게된 것은 분명하다.

정신분석에 대한 체계화된 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사람으로 당시에 프로이트가 제시한 설명들은 너무 획기적이였고 지금 봐도 납득가능한 타당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프로이트 본인이 19세기 백인 유대계 남성의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인간보편적으로 보는 것은 실패하였다. 남성이었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관찰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고..시대의 한계일 수도 있고. 


또, 마르크스가 제시했던 사회문화적 측면을 간과한 것도 한계라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는 섹슈얼리티, 성욕이라고 대표되는 어떤 인간의 욕구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자 했고 인간은 결정되는 존재로서 바라보았다. 즉, 과거에 의해 결정되어버린 존재로..

하지만 인간이 정말 그런 존재일까? 인간이 성욕으로 전부 설명될 수있을까? 


프로이트의 용어들을 약간만 바꾸면 '여성들이 어떻게 성차를 상실이나 결핍으로 경험하게 되는가?'라는 문제와 관련한 그의 분석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상실은 어떤 신체 기관의 상실이 아니라 지위(사실상 여성이 결코 점유할 수 없는 지위)의 상실이다. 모든 사람이 갈망하는 것은 사실 구체적인 신체 부위가 아니라 권위나 확신, 존경이며, 사회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이런 종류의 권력들, 그러니까 자아를 형성하는 사회적 권력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프로이트가 젠더 간의 불평등을 발생시키는 원인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옳았다고 잘못된 주장을 했지만, 젠더 간의 불평등 구조에 대한 견해에서는 옳았다고 할 수 있게 된다. 

(p. 240~241)


한계도 분명한 학자임에도 현재에도 왜 여러분야의 책에서 프로이트가 소환이되고 그럴까? 인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든 '통찰'을 발견하게 된 최초의 사람으로 가지는 위상은 대단한 것이다. 이 프로이트의 이론들을 통해 그가 가진 한계들을 보완해나가면서 사람을 더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 후세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몫이다.  


욕할려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정도 프로이트에 대해 알고 나니 그를 아주.. 약간 이해한 것 같지만..여기서 멈추자. 너무 이해하면 안된다고.. ㅋㅋㅋ

그것보다 잠시만.... 프로이트 책을 다 읽고 나니.. 주위에 아무도 없는게 느껴진다..;;; 다들 푸코에 가 있겠지..ㅠㅠ(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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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1-17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지막 문장 뭔가 했어요.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게 무슨말이지? 했는데 푸코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블랙겟타님 너무 좋아요ㅜㅜ 프로이트 읽기 전과 후의 감상이 저랑 결이 너무 비슷한 것 같아서 씐나서 읽었네요.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같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이제 빨리 푸코로 오세요!

부산 가고 싶네요 ㅠㅠ

블랙겟타 2020-11-19 13:58   좋아요 0 | URL
뒤늦게 골인지점에 와보니 아무도 없더라구요.. 다들 다음 코스로 가버려서요 ㅋㅋㅋㅋ

다락방님도 감상이 저와 비슷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책 읽고 글도 쓰고 하면 더 이해가 되라구요. 정리도 되니깐요. (당연하자나!! ㅋㅋㅋ)
네! 푸코 입문서로 함께 다음코스로 넘어갑니당!!

하루빨리 상황이 좋아져야할텐데요...ㅠ

수이 2020-11-17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해하고 싶지 않아.......프로이트.........ㅋㅋㅋㅋㅋㅋㅋ 푸코에게 얼른 오세요!!

블랙겟타 2020-11-19 13:56   좋아요 0 | URL
이제..프로이트는 제쳐두고 하고 푸코로 가요! (수연님은 이미 저 멀리 간것 같은데..ㅠㅠ)

han22598 2020-11-19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불변성에 대해 부정하긴 어려운데..프로이트님은 우리에게 존재하는 본성을 인정하고 옹호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맞나?)..저는 반대로 본성은 인정하되 그 본성을 잘 다스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데..(사실 모든 욕망은 제어하지 않아도 되니.) 아...먼가 프로이트가 궁금해지긴 하네요. 하지만 선뜻 읽어볼 용기는 나지 않네요 ㅋㅋㅋㅋ

블랙겟타 2020-11-19 14:32   좋아요 1 | URL
댓글 감사합니다. han님^^
저도 프로이트의 저서를 직접 읽어본 것이 아니라 입문서로 읽어본거라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프로이트가 주장한 인간 마음의 구조적 모델인 자아(에고)/원초아(이드)/초자아(슈퍼에고)에서 본성(이드)의 존재를 인정하고 옹호하더라도 이드가 너무 많이 힘을 가지게 되고 있을 땐 충동적이거나 파괴적이되기 때문에 건강한 삶을 위해선 자아의 기능(개인과 타인의 안녕을 해치지 않으면서 본능적 욕구(이드)를 충족시키는 기능)이 중요하다고 했었거든요. 이렇게 볼땐 프로이트도 han님의 말씀과도 비슷한 것 같구요...^^;;
이 책은 입문서라 생각보다 어렵진 않을 거 같아요. 다음에 기회가 되시면 읽어보세요.

han22598 2020-11-20 00:41   좋아요 1 | URL
저도 댓글 감사해요 ^^흠..한가지 문득 떠오르는 생각. 사실 본능이라는 범주가 어디까지인지도 궁금하지만, 사실 본능이라 생각하면 언뜻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들은 쾌락, 욕망 이런것들이잖아요. 하지만 남을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마음,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픈 마음, 저는 이러한 것들도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또한 자의적인 생각인 것 같아서 본능의 정의를 찾아보니 유전적으로 몸에 지니고 있는 성질이라네요....그렇다면 유전적인 요소가 달라지면 각 개인의 본능도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데...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암튼 프로이트가 주장한 논리를 적용해보면, 이러한 선한(^^)이드는 많은 힘을 가질 수록 그리고 초자아 (나 중심적 사고 또는 삶)가 잘 작동하지 못할수록 인간의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어요. (물론 이 생각의 가정은 성선설이네요.ㅎ, 만약 인간이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본능이라고 생각하면 이 생각은 뒤집어지는거죠.)

블랙겟타 2020-11-21 13:41   좋아요 1 | URL
han님이 말씀하신 흔히 우리가 아는 쾌락이나 욕망을 프로이트는 원초아(이드)라고 했지만 또 han님과 다르게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함께 하고픈 마음 등은 본능의 범주에 넣지 않았던 것 같아요. 초자아(슈퍼에고, 도덕이나 규범)라고 이것은 자라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해석했던 것 같아요.
프로이트의 생애(태어날 당시부터 복잡했던 가족관계, 가난, 유대인으로서 청년기 이후에 겪은 사회적 냉대, 15년간에 걸친 의사 집단으로부터의 따돌림, 정신분석 치료의 실패에 따른 위기감, 그리고 말년에 겪었던 여러차례의 구강암 수술의 고통)를 보며 느껴지는 건 프로이트는 성선설의 입장은 아니였을 것 같아요..^^;;
프로이트는 사회에서 사람들과 같이 사는 이상 자연적인 본능(원초아)만 힘을 가져서도 안되고 도덕이나 규범(초자아)가 너무 강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원초아와 초자아를 적절히 컨트롤(충족 또는 해소) 해 현실세계에서 보다 성숙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자아의 기능이 잘 발휘될 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라고 보았기 때문에 han님의 생각과 약간 다를 것 같아요. 본연의 모습이라기 보다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느낌이 들어서요. (어? 왜 자꾸 내가 프로이트를 이해하는 것 같지?? 정신차리자! ㅋㅋㅋ)
그래도 이런 프로이트의 해석이라고 무조건 정답은 아니니깐요. 저도 아.. 이런 접근도 있구나라고 느끼지 han님의 생각도 동의해요. 저도 인간의 선한 마음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요 :D
(그런데..제가 한 권밖에 안 읽은 거라 군데 군데 프로이트에 대해 제가 이상하게 해석 했을 수도 있어여.. ㅠㅠ 알면 알수록 어렵네요 하하..;;)

han22598 2020-11-24 05:11   좋아요 1 | URL
프로이트는 초자아에 속한 도덕적양심이나 규범들이 본능을 잘 다스리고 조절할 때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는데, 사실 이 말의 큰 착각(오류)는 ˝도덕적 양심과 규범의 완벽성˝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그런 양심, 도덕, 법, 규범들이 시대에 따라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고려가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시간의 변화 가능성은 슈퍼에고 뿐 아니라 이드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참...책도 안 읽고 말만 많네요 ㅋ)

블랙겟타님, 친절한 답변 감사해요^^ 이상하게 저는 책을 읽기 전에 질문이 더 많은 것 같아요 ㅋ 유명한 고전책들은 (특히 프로이트님ㅋ) 적극적으로 읽으려는 부지럼은 없는 반면에, 읽고 난 사람들의 반응을좀 지켜보곤 하는데, 무언가 좀 일관된 생각들이 보여지면 좀 마음이 심드렁해져요 ㅎㅎ. (성격이 이상한가봐요 ㅋ) 아무튼, 질문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기는 좋아하는데, 답정책 처럼 이미 정해진 리뷰에 편승하는 책 읽기는 재미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블랙겟타님이 저의 욕망을 조금 채워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

블랙겟타 2020-11-25 21:39   좋아요 0 | URL
저도 han님의 의견에 동의해요 ^^
han님과 댓글이 오간 덕분에 ‘아! 그 부분은 내가 생각치 못했었구나‘라고 책 다시 찾아보면서 공부가 더 되는 느낌을 받아 좋았습니다. 책을 읽기 전 의문을 가지는 건 좋죠ㅋㅋ 저는 그렇게는 아직 안되고 그냥 좋은 느낌이 드는 책이 있으면 바로 읽거든요 ㅎㅎ 그리고.. 이상한 성격도 아니에요(소근소근) ㅋㅋ
제가 조금이나마 채워드렸다면 다행이네요!
앞으로 저도 han님의 글 열심히 읽을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D
 

한국의 20년 7월 초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망자는 말이 없고 숱한 의혹들을 남긴채 떠났기 때문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박 시장의 죽음 이후에 벌어진 정치적인 공방에 나도 지치고 시민들도 지쳤는데 그 중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정의당 두 의원의 조문 불참 글로 비롯된 일이었다.

정의당의 두 국회의원(류호정, 장혜영)이 SNS를 통해 진상규명과 2차가해 방지를 강조하며 조문을 가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는데 이를 보도 하는 다수의 기사에서 다분히 편향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몇몇의 기사에서 나타난 썸네일은 이 사안과 전혀 관계가 없는 류호정의원이 거울보는 사진으로 되어있다던가 하는 것이다. 나이 어린 이미지와 여성성의 편견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느낌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테다. 당연하게도 이런 기사의 댓글들은 나이 어린 여성에 대한 비난 댓글이 다수를 이뤘다. 그 당시 조문을 불참한 의원들은 많았다. 그 쪽이 훨씬 정치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었지만 같은 잣대로 보기보다 정의당의 두 의원의 경우 태도나 예의의 차원에서 해석했다.


김종인·안철수 대표의 조문불참은 정치적 판단 영역으로 전제하고 보도하지만 류호정·장혜영 의원의 조문불참은 그들 개인의 예의와 태도의 문제로 보는 차이다. 강제추행 등으로 복역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공적관계로 만난 비서를 사적관계(애정관계)로 이해한 점, 안 전 지사를 옹호했던 논리인 ‘어떻게 불륜으로 그만큼 처벌하느냐’는 것 등은 모두 남녀관계를 사적관계로 이해하는데 익숙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장슬기, 「박원순 사건에서 '여성' 정치인을 향한 이중시선, 미디어오늘, 2020.07.14일자.

  

일반적으로 어떤 '남성'이 말한다고 해서 '남성'으로 따옴표해서 해석하지 않지만 어떤 '여성'의 발언의 경우엔 '여성'이라는 따옴표에 갇혀서 해석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를 보더라도 '남성' '여성'은 계급이 맞는 것 같다.















모니크 위티그도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 범주는 여성에게 딱 붙어 있기 때문에, 여성은 범주 밖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여성은 오직 성, 그 성이다. 그리고 성이 여성의 마름, 몸, 행동, 제스처를 만든다. 심지어 살인과 구타도 성적이다. 정말로, 성 범주는 여성을 꽉 옭아매고 있다.

(p. 53)


위티그의 말대로 여성에겐 한 사람이라기 보다 '여성'이란 것이 딱 붙어서 해석된다. '여자'치고 잘했다던지..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여제(女帝)라는 표현도 그렇고 지금은 잘 안쓰는 여류작가, 여배우[일본에선 배우가 아닌 여(배)우(女優, 죠유)라 써야 여자배우인것으로 해석한다.]등등을 봐도 그렇듯이 말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안철수 전 의원도 조문을 불참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이 것은 '안철수'의 불참이지 '남성'의원의 불참이라고 보지 않는다. 언제나 한 '남성'은 한 '일반'으로 해석되는데 이 책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추상적 형태는 소위 남성적인 젠더를 의미한다. 남성 계급은 보편적인 것을 자기 자신으로 전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성이 보편적인 것이 될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고, 여성이 특수한 부분으로 환원된 채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보편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매순간 남성에 의해 전유되어 왔고, 전유되고 있다. 이것은 마법처럼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계급이 다른 계급에 대해 저지르는 범죄적 행위다. 이것은 개념들, 철학, 정치학의 층위에서 수행되는 행위다.

(p. 176)                


보편적인 것과 일반적인 의미를 '남성'이라는 계급이 점유하고 있는 이상 '여성'은 일반 혹은 보편 이외의 의미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위티그는 남성이라는 계급을 없애야된다고 주장했다.


우리 싸움의 목표는 제노사이드적인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투쟁을 통해서 계급으로서 남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남성'계급이 사라진다면, 계급으로서 '여성' 역시 사라질 것이다.

(…)

'여성'은 우리 각자가 아니라 '여성'(착취 관계의 산물)을 부정하는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형태다. '여성'은 우리는 헷갈리게 하고 '여성들'의 현실을 숨긴다. 우리가 계급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계급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강력하게 유혹적인 측면을 포함해서 '여성'신화를 없애야 한다.

(p. 67-68)


남성이라는 계급이 있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계급이 있기에 위티그는 정치적인 투쟁을 통해 계급타파를 실현해야 왜곡되어 있는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남성-여성이라는 성범주를 넘어서기 위해서 위티그는 '레즈비언'을 말했다.


내가 알기로 레즈비언은 성 범주(여성과 남성)를 넘어서는 유일한 개념이다. 왜냐하면 지시된 주체(레즈비언)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 혹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여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을 만드는 것은 남성에 대한 특정한 사회적 관계, 우리가 이전에 노예 상태라고 불렀던 관계, 경제적 의무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물리적 의무를 의미하는 관계("강요된 거주지", 가내 강제 노역, 부부 관계의 의무, 제한 없는 아이의 생산 등), 레즈비언들이 이성애자가 되거나 이성애자로 남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탈출한 관게다. 

(p. 74-75)


이 위티그의 '레즈비어니즘'은 당시의 페미니스트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고 하는데 30-40년이 지나 '남성'인 내가 읽어도 이 새로운 시선에 놀라웠다. 아직도 이런 주장은 '급진적'이라고 분류되어 소수적 관점일지라도 이런 주장에 귀를 기울어야 하는 이유는 미래에 언젠가 이런 관점들이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논의해야될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급진적'이었지만 나중엔 이 글보다 더 급진적인 관점들이 나타나 이글이 '보편적'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직도 안 읽은 다양한 관점들의 페미니즘 책이 너무 많다. 나도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당황하지 않고 맞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제껏 해왔던 행동들과 생각들을 반성해보기 위해 지금 페미니즘 책을 읽는다. 이 책은 전혀 두껍지도 않고 판형도 작은 책인데 비해 위티그의 철학적인 표현과 단어가 많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위티그가 주장한 '유물론적 레즈비어니즘'은 이 책을 통해 머리 속에 이렇게 각인이 되었다.


참고

미디어 오늘, 박원순 사건에서 '여성' 정치인을 향한 이중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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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7-27 0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적절한 사례들 들고 와서 아주 알기 쉽게 써주신 것 같아요. 이 책은 같이읽는 여러분들이 써주신 글이 더 좋네요.
8월 책은 준비 하셨습니까?

블랙겟타 2020-07-28 16:4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8월 책도 어제 샀어요 ㅋㅋㅋ

비연 2020-07-27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완독도 축하드리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를 옭아매는 수많은 ‘범주’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블랙겟타 2020-07-28 16:43   좋아요 0 | URL
네 비연님, 저도 이 책을 읽으며 또 다른 관점에 대해 배웠어요.

별족 2020-07-27 1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들릴 건데, 저는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이 좀 기이하게 들린다고 생각하는데, 그 구분 자체를 그대로 수용했을 때, 지금 많은 문제들이 공과 사의 크기가 달라진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존재하는데, 공적 영역을 남성에게 사적 영역을 여성에게 할당하여 구축된 문화 위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크기가 비슷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사적 영역을 자꾸 공적 영역에 편입시키는 혹은 편입시키기 위해서 사적 영역을 축소하는 지금의 자본주의-바꿔 말하자면, 모든 팔아치울 수 있는 걸 팔도록 장려하는-로 불균형이 발생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여성의 공간에 기업과 사업이 들어오고, 돈으로 거래할 수 없던 걸 거래하게 하면서, 여성의 위상이 계속 미끄러지는 거죠. 가정 내에서 아빠의 영향력이 엄마의 영향력과는 확실히 다르고, 여성이 존중해야 비로소 존중받을 수 있는 가부장의 영향력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나요?

블랙겟타 2020-07-28 16:49   좋아요 0 | URL
긴 댓글 감사합니다. 별족님
제가 몰랐던 관점인데 이런 쪽으로도 고민해보겠습니다.
 














(~37)


이 책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을 뒤늦게 읽고 있다. 

제목만 보면 무슨 내용인지 감도 안잡히고 모니크 위티그는 또 누구신지.. 매달 읽는 책에 비해서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좀 착하지는 않은거 같구... (근데 이 책 내가.. 추천 했는..)


페미니즘에 관련한 책을 엄청 많이 섭렵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매달 읽으면 읽을 수록 페미니즘 안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각각의 주장하는 내용들이 어렵지만 뭔가 시선을 넓혀주어 읽고나면 성장해있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이전에 읽었던 관점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현재 다 읽지 못했지만 내가 이해 한 바, 저자 모니크 위티그가 바라보는 곳은 '이성애'다. 


초창기 자유주의 여성운동의 요구였던 남성이 가지고 있는 기본권 쟁취를 넘어 그 다음 세대의 우리도 남성과 동등하다라는 흐름과 프랑스 페미니즘의 남성 중심적 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여성성을 강조한 '차이의 정치'의 흐름등 다양한 것이 있었다, 모니크 위티그는 '동등의 정치'은 물론이고 이 '차이의 정치'도 반대했는데 특히 '차이의 정치'는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의 성차를 신화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비판하였다.


위티그가 말하는 보편성은 레즈비언 관점을 보편적인 것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여성성을 신화화하는 대신 보편화함으로써 보편 주제로 상정된 이성애자-남성을 탈구축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은 억압받는 자로서 여성 계급을 지칭하고, 이에 따라 궁극적 목표는 계급으로서 '여성'의 종말이 된다.

(p. 24)


위티그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의 구분은 이항 대립에 근거해 이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고안된 인공적인 것이다. 선험적으로 주어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신의 섭리에 따른 구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p. 31)


위티그는 이성애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이며 사회계약 속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이 이성애 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면 남성-여성의 구분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성애 제도로서의 '여성'이 아닌 '레즈비언'으로서 새로운 계약을 맺겠다는 것이다. 내가 읽었던 이전의 페미니즘 책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접근이다. 그래서 그가 급진적 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아직도 낙후되었다고 평가받는 보수적인 한국에서는 '이성애'에 대한 의문이라는 의제가 테이블 위로 올라와본 적은 당연하게도 없다. 그 보편적인 차별금지법조차 보수 개신교계-보수 정당의 반대로 제대로 입법절차에도 오른 적이 없다. (10년이 넘도록 폐기에 폐기를 거듭..)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을 논의하자는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 쉽진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꼭 이번 국회에선 통과되는 것을 보고 싶다.


지금 당연히 여기고 있던 것들이 미래에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견고한 남성적 사회구조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답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필요하다. 

누가 아나? 정답이 '이성애'였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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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월 마지막 날이다..

자, 여러분들과 함께 읽기로 했던 4월의 책 『여성성의 신화』를 얼만큼 읽었나 봤더니.. 반도 못읽었다. ㅠㅠ

마지막날을 이렇게 보낼 수 없기에 책상 앞에 앉아서 이렇게 겨우(!) 하나의 페이퍼를 쓰고 있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밀리는 것을 알기에 최대한 5월 초에 이 책을 다 읽기로 다짐을 하기로 하고..


지금도 다니고 있는 일본어 회화반 수업에서 생겼던 일화로 한번 시작해보고자 한다.

몇주 전쯤에 수업중에 원어민 선생님꼐서 학생들과 '일본과 한국의 다른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었다. 뭐. 일본인들은 친절하다. 일본은 깨끗하다라는 식의 다 알만한 대답이 오가던 와중, 

(아마 나는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많다라고 했던거 같다.;;)

한 남학생이 한국은 방송에서 제약이 많은데 일본은 그런게 없이 프리하다고 말했다.

대답하는것을 들어보니 여성에 대해서라던지 그런주제에 대해 이야기할때 일본방송은 자연스럽게가 가능한데 한국은 제약이 많다는 식의 설명이었다.

아 요즘 남학생들은 그렇게 보고 있구나..그 제약없이 자연스럽다는 것이 올바른 것은 아닌데.. 그런 관점이 이상하다는 것을 사회가 혹은 교육에서 잘 지도가 되어야할텐데라며 걱정을 한적이 있었다. 확실히 예전 방송들을 우연히 보게되면 엥? 저런 발언들이 가능했었었나? 어떤 사람은 이것을 보고 야. 저 땐 방송하기 편했었는데 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잘못된 것이였고 백번양보해서 그 때가 잘못된 것이 몰랐던 때였다면 알고 있는 지금은 당연히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이다. 


요즘은 티비나 심지어 컴퓨터조차 이용빈도가 적은 대신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으로 유튜브로 많은 것들을 보고 있는시대다. 그 수많은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진 사람들중 연반인(!)이라는 위치에 계신 '제재'라는 사람이 있다. 말그대로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니면서도 유명인인데 그분의 직업은 SBS PD다. 그는 유튜브영상에서 다양한 분들과 인터뷰를 하시는데 특히 아이돌 팬들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당연히 있다. 아이돌 팬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재재와 인터뷰하는 아이돌들이 편하게 방송하고 있구나를 정말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스트를 대할 때의 태도일 수 있겠는데 아이돌들과 인터뷰할 때 사전 정보들을 세세하게 숙지한 상태로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애교라던지 자칫 무례할 수도 있는 것들을 강요하지 않으며 단어선택에 있어서도 신중하게 사용하는 점이다. 기존의 방송사에서도 인기가 있다는의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최근엔 재재가 타방송사에도 게스트로 나오기도 하더라. 하지만 아직은 왜 인기가 있는지까진 잘 모르는게 문제지만 말이다. 


어찌됫든 2020년의 한국은 한쪽은 변화하는 현실을 너무 모르는거 같고 그의 반해 한쪽은 어느새 새 트렌드를 주도해 자리잡고 있다.  


















돌고돌아(?) 베티프리단의 책 『여성성의 신화』를 살펴보자.


15년이 넘도록 여성을 위해 쓰인 많은 글이나 남편들이 방 한 쪽에 앉아서 직장이나 정치 또는 새 정화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여성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아이들이나 아이들의 학교에 관한 문제나 남편을 기분 좋게 해주는 법, 닭고기 요리법, 예쁜 의자 커버를 만드는 법 같은 것들이었다. 아무도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논박을 하지 않았다. 여성과 남성은 서로 다를 뿐이었다. '여성 해방'이나 여성의 '직업 경력career'이라는 말은 이상하고 어색하게 들렸고, 몇 년동안 아무도 이런 단어를 쓰지 않았다. 시몬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을 펴냈을 때, 어느 미국 평론가는 보부아르가 '인생을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데다가 이 이야기는 프랑스 여성에게만 적용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여성 문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p.67)


프리단이 이 책을 썼던 당시 미국의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 1세대 미국 여성운동가들은 여성의 참정권과 교육권을 비롯한 법적, 정치적 권리획득을 위해 싸웠고 결국 1920년대에 여성참정권을 쟁취했다. 그러나 법적, 정치적인 권리는 얻었지만 지위자체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계2차 대전을 통해 많은 미국 남성들이 전장으로 투입되었고 여성 일자리를 꺼려했던 기존의 산업계로서도 노동자 하나가 아쉬운 와중에 여성인력들을 대거 늘려야 해야만 했다. 결국 실제 여성고용률이 높아지고 여성이 산업의 한축을 차지하게되었다. 하지만 종전과 함께 남성들이 미국이 돌아오게 되면서 다시 자연스럽게 노동의 자리를 뺏겨야만 했고 다시 여성들은 가정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전장을 누비며 돌아온 남편들이 편안하게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가정에 충실한 가정주부가 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러한 여성성의 강요속에 점차 많은 여성들 또한 자기 삶의 꿈을 가정에서 남편을 잘 보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마치 자기가 원해서 가정주부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중산층의 교외의 가정주부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 프리단이 이 '이름붙일 수 없는 문제들'이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여성성의 신화』를 썼던 것이다. 


고전인 이유는 언제든 읽어도 시사하는 바가 있기때문일 것이다. 아직 다 읽어보지 못해서 전체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 읽으면 2020년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2020년 한국을 보면서도 간극을 느낄 수 있었는데 느낌상으론 현재 10대인 어린세대들은 간극이 더 넓은 것 같다. 전세대인 나의 잘못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1960년대의 미국을 살았던 프리단은 자신이 느꼈던 간극을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좀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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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5-01 0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재재 잘 몰랐어요. 그런데 피디였군요! 저도 여유가 되면 재재 방송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요즘은 일본 av 에 대해서도 고발하는 사람들이 있고 말들이 많은데 그 학생은 아직 흐름을 못읽는 것 같네요. 읽기 싫은 걸 수도 있고요...

블랙겟타 2020-05-02 23:14   좋아요 0 | URL
네네. 다락방님. PD긴 한데 편집, 진행, 섭외등등 다 하는 거 같더라구요.

음.. 사실 저도 몇년 전까지도 포르노그거 암묵적으로 불법(한국의 경우)보느니 차라리 합법화하면 안될까 생각했었는데요.. 지금껏 책 같이 읽기를 하면서 불법이나 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닌 애초에 잘못된 틀안에서 생각해왔던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어 그동안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더라구요..

공쟝쟝 2020-05-01 0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재의 문명특급 좋아해요! 반도 못읽은 겟타님!! ㅋㅋㅋㅋㅋ 페이퍼를 읽으니 디아워스 라는 영화가 생각 나요~! 혹시 보셨나용?

수이 2020-05-02 18:55   좋아요 1 | URL
저는 봤어요 공쟝쟝님!!!! 진짜 좋아하는 영화.

블랙겟타 2020-05-02 23:18   좋아요 1 | URL
디아워스라고 하시길래.. 어? 들어본거 같은데라며 검색해봤더니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건 디 아더스였더라구요..^^:;;

그럼 안본거 맞습니다 ㅠ 이 글을 그 영화를 보고 쓰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쟝쟝님 추천으로 곧 찾아서 챙겨볼려구요.
수연님도 좋은영화라고 하시니.. ㅋㅋㅋ

수이 2020-05-02 1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재재는 보지 못했는데 페이퍼를 읽고보니 궁금한 마음에 휘리리릭 찾아보았슴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반짝반짝 먼지 한톨 없는 깨끗하고 깔끔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리 쓸고 닦아보아도 금세 개판이 되는 저희집 풍경을 보다말고 역시 물건이 없어야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겠다 깨달아요. 저는 여성성의 신화 읽는 동안 공쟝쟝님이 말씀하신 디 아워스 계속 떠올랐는데 아직 안 보셨다면 강추해요 블랙겟타님!!

블랙겟타 2020-05-02 23:20   좋아요 1 | URL
아마 영상을 보시면 수연님도 금방 재재님이 좋은 진행자임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말씀대로 디 아워스도 꼭 보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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