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해부
로버트 버턴 지음, 이창국 옮김 / 태학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완역이 아니었다. 번역자가 서두에 밝혔다시피 길고 긴 증보판으로 인해 엄청나게 길어진 내용때문에 부득불 편역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 "해부"도 아니었고 어찌보면 그다지 "진지한" 내용도 아니다. 우울증은 여러가지 이유로 오는데 그 원인중 하나인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다가도 그 사랑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길고 먼 삼천포로 갔다가 돌아오는 데에도 제법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읽다보면 이 책의 주제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새카맣게 잊어버리고 나의 우울증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니까 기분이 우울해져서 이 책을 읽어볼까 했다면 차라리 유머소설을 한 권 고르는게 낫다. 진짜 우울증이 생긴 것 같다면 다른 우울증 책을 권한다. 이 책은 그저 16세기에 씌어진, 로마 작가들을 많이 인용한 에세이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는 죽었고 한 여자는 살아있다. 이 두 사람의 삶을 노년의 형사는 끈질기게 추격한다.

 두 여자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을 뿐이지만 그건 결국 살인이라는 범죄를 부르고 만다.

  미야베 미유키는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 것은 마지막의 결말이었다. 결국 여자는 변명도 자기 합리화도 마지막 해명도 하지 않는다. 포와로가 말한대로 "여성으로서 가장 하기 힘든 일중의 하나"를 한 것이다. 작가로서도 가장 하기 힘든 일 중의 하나일 것이지만 어쩌면 여주인공에게 작가가 주는 가장 큰 애정이었는지도 모른다. 뭐라고 쓰더라도 쓰는 순간 그녀의 일생은 그저 사회면 신문의 한칸짜리 기사로 떨어질 뿐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뭐 알고 있었던 일이다. 트랜스 지방이 몸에 나쁘고 흰설탕이 몸에 나쁘고 쵸콜릿,  밀가루, 버터(설사 진짜 버터라도)가 잔뜩 들어간 과자가 몸에 나쁘다는 것은 다 안다. 의외로 어린 시절이나 학교 다닐때보다 직장에서 과자 먹을 일이 더 많아진 것은 이상한 일이다. 우리 회사가 식품 계열 회사도 아닌데 말이다.

  그건 처음에는 순전히 야근과 업무상 피로로 인한 피로감 회복을 위한 가끔의 간식 수준이었다. 어쩔때는 너무 정기적으로 먹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뭐 조금이니깐...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그 "조금"에 대해 사정없이 겁을 준다.

  마가린, 가공 쵸콜릿류, 소시지, 각종 첨가물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그렇거니 했지만 식용유까지도 그렇다는 점에서 조금 소름이 끼쳤다.

  그런데 그럼 집에서 만들어 먹자...해도 식용유 아닌 뭘 써야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나니 세상에 먹을 수 있는게 남은게 없는데 - 고구마, 감자, 밤 삶아 먹는거 외에는 - 다시 방법이 없으니 나는 오늘도 과자 봉지를 뜯는다. 정말 이거 안먹으면 몸이 좋아질까? 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수생활백서 - 2006 제30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민음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만으로 아무 생각없이 골랐다. 백수의 얘기인가보다. 대부분의 백수(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학생이든 아니든)는 이미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여유가 있거나 없거나 대부분 pc와 인터넷은 기본, 일본 드라마나 DVD에 어느 정도 광적인 관심이나 수집벽을 가지고 나름 시니컬하고 쿨한 세상에로의 태도 등 어느 정도 편하게 읽을 속셈이기도 했다.

  그게 DVD가 아닌 책이라는 점은 약간 기분이 좋았지만 인터넷 옥션보다는 - 그런 만남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 인터넷 헌책방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남자와의 만남도 심하게 작위적이고 우연적이다. 거기서부터 두 여자친구의 설정, 스토리 모두 서툰 동호회 수준의 만화스토리 이하의 개연성을 가진다.

 읽으면서도 심하게 서술적이고 우아한 친구들의 연애 상황 묘사, 아버지의 쿨한 모습(일본만화의 전형적 인물이다), 남자의 환상적인 비현실성(처음 모습의 후줄근함과 나중의 백만장자 스타일의 지출 성향은 어찌나 드라마스러운지)이 뒤섞여서 나도 모르게 이런~ 이라는 생각이 들만큼의 구성이었다. 이렇게 써도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소설이란 좀더 진지하고 성실한 글쓰기가 아니였나? 하는 것은 나의 고정관념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이 책을 가볍게 반납한 이유는 내 돈을 주고 소장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의외의 수확은 "연인"이라는 책의 재발견과 기타 여러 소설들의 재발견이다. 나에게는 또다른 독서일기로서의 의미이지만 이 책에서 발견한 수많은 보석같은 소설들의 목록은 이 책에서 얻은 최대의 수확이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7-01-0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는 것은 그 목록뿐이죠^^;;;

그린브라운 2007-01-01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

크리스탈 2007-05-30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목록을 따라가보는 재미도 있던데..
 
일본탐구
오태헌 지음 / 석필 / 200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에 대해서는 모두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기 때문인지 의외로 일본에 대한 책은 그다지 많지 않거나 편중되어있다. 즉 외국인으로서 그저 가볍게 영국에 대해 알아볼까 하고 생각했을때와는 아주 다른 상황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영국에 관해서라면 사소한 여행기부터 개괄적인 역사서에서 세부적인 역사서, 관련 소설, 영화 등등 수많은 자료가 나타나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아주 많이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제법 유용한 편이다.

  예를 들어  "당고우"라는 것은 우리식으로 읽으면  "담합"인데 우리나라에서 현재 쓰는 담합은 이 한자를 차용한 것이다. 또 일본에는 징검다리 휴일이 없는데 그 이유는 국가에서 아예 그 날을 공식 휴일로 지정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5월의 골든 위크나 8월의 오봉 등이 생겨나 전국민의 여행일이 되어버린다고 한다 ^^;;

 이런 사소한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게 제법 재미있고 경치나 날씨가 워낙 우리나라와 유사해서 우리나라에 와있는 기분이 들때마다 문득문득 외국임을 느끼게 해주는 사소한 일상들을 설명해주는 재미있는 자료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