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비슷한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인가보다.
모 가수가 나이 마흔이 되는 기념으로 개인콘서트를 열었다고 했다. 그것도 첫 개인 콘서트를.
모든 콘서트가 라이브였던 그가 개인콘서트를 나이 마흔에 처음 했다니 팬들도 주변 사람들도 이해를 못했으나 그의 대답은 "곡이 없어서..."라고 했다. 1집 내고 콘서트하고 라이브 한번 하면 엄청나게 힘들어하는 요즘 가수들 속에서 그는 멋져보였다. 이십년간 쌓여온 다양한 연령 층의 팬들이 모인 자리에서 열렸을 그의 개인 콘서트는 분명 대단했을 것이다.
그 때부터 고민해왔던 나의 마흔 기념 이벤트는 뭐가 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이 책은 지워주었다. 물론 이 책이 "한국사람 3명"이라는 기록을 깨고 내가 그 길을 갈 수 있게 될때까지는 몇 만명의 한국사람들이 지나가고 길가에는 한국어들이 와글와글 들려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루 30km를 걸어야 한달 후에 도착할 수 있는 길고 긴 거리, 배낭에 섯불리 화장품, 갈아입을 옷 두세벌, 쉴때 읽을 책(이걸 어찌 빼나?), mp3, 세면용품, 비상약품 등등을 다지고 - 한달치 짐을 메고 가야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는 않은 것이다. 경험많은 작가조차도 무릎땜에 엄청난 고생을 했으니까.
두 세시간만 거리를 걸어다녀도 다리가 천근이고 어깨에 맨 크로스백도 천근만근 느껴지는 관광객 스타일의 내가 과연 이 고행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진지한 의문과 그 길고 긴 도보여행 자체만으로도 황홀하게 다가오는 기대감과의 괴리를 극복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준비기간이 내게는 필요할지 자문해보게되었다.
그래도... 가보고 싶다. 길고 긴 800킬로미터의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