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2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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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집 청년이 사랑하는 가난한 집의 여자와 결혼하려면 어머니의 유산을 포기해야한다.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여자와 열렬한 연애에 빠진 청년이 부자집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그 여자를 포기하려 한다.  

모두 지금 방영되거나 방영이 끝났거나 앞으로 방영할 TV 드라마 얘기가 아니다. 19세기에 이미 제인 오스틴이 쓴 얘기를 200년이 지나도록 전세계에서 우려먹고 있는 얘기들이다.   

심지어 소설에 나오는 대화 내용들도 조금도 낯설지 않다. 

 

"훌륭한 결혼이 될터였다. 남자는 부자겠다, 여자는 예쁘겠다"

"그러나 (남자 나이)서른 다섯이면 결혼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 

"스물 일곱살 난 여자라면 새로 사랑을 느낀다거나 불어일으킨다거나 할 욕심을 내지 말아야지" 

아버지의 유언으로 살림살이를 모두 양도받은 시어머니의 그릇과 기타 살림살이를 부러워하는 며느리라던가, 소문을 퍼뜨리는 인척아주머니의 재주라던가 아침 드라마에 나올법한 모든 캐릭터들의 성격묘사와 행태들이 어찌나 현실적인지 마치 친척 아줌마들의 수다를 듣는 기분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 생활사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것일까?  

고전은 항상 지루하다고 생각된다면 욕망의 **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제인 오스틴의 아침드라마를 한 번 펼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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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창비교양문고 48
제인 오스틴 지음, 조애리 옮김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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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읽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다.

주인공의 상황은 매우 암담하다. 열 아홉살 한창 꽃처럼 피는 시기에 만난 첫사랑을 주변의 반대로 포기한 채 스물 일곱살이 된 노처녀 앤,  이 시대에 스물 일곱 노처녀라면 지금의 서른일곱 같은 처지일 것이다. 더구나 낭비벽이 심한 아버지와 언니, 항상 불평을 일삼으며 조카들을 떠맡기는 동생 메어리 사이에서 집안의 재산 유지와 가족들 뒷치닥거리와 지내느라 정신이 없는 앤이지만 외로움만은 어쩔 수 없다.

   정말 21세기의 여자들과 어쩌면 시대는 이리도 변함이 없는지.... 앤의 몸에 타고 올라앉는 어린 조카때문에 당황해하는 앤에게서 가볍게 애를 떼어내어 말없이 안아 들고가는 앤트워스 대령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멋있다..."라고 중얼거리고 말았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의 본질적 부분이 시대를 초월한 것인지 시대가 100년전에 비해 그다지 변하지 않은 것인지 항상 나는 헛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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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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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을 읽고 굉장히 즐거웠었다. 딱딱한 고전이 아니라 말랑말랑한 멜로 드라마였기 때문이었다.

<오만과 편견>을 읽으면서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이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불릴만한 이유가 있기는 하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일단 많은 인물들이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한 인물 한 인물이 모두 아..그래 이런 사람이 있다...라고 생각이 들만큼 생생하고 성격이 살아있었다. 21세기의 드라마에서도 번번이 실패하기 일쑤인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편 드라마 한편이 19세기에 이미 나와잇었다.

  조건만 따져서 결혼하는 여자, 집안과 가족들의 배경을 살펴야 하는 결혼 조건, 애매하게 꼬여있는 연애의 조건들, 전화오기만을 기다리는 현대 여성들만큼 편지나 방문을 기다리는 여자들, 말많은 이웃 사람들 등 수많은 얘기들이 얽혀져있다.

  물론 성격빼고는 모든게 완벽한 남자주인공과 똑똑하고 가난한 여주인공의 사랑애기는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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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생거 사원
제인 오스틴 / 움직이는책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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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절대 로맨스소설을 읽지 못한다. 중학교때 읽은 하이틴 로맨스를 끝으로 고등학교 이후로는 도저히 읽어낼 수가 없었다. 뭐 인간이 고상해서 라기보다는 만화책이 훨씬 사실적인 캐릭터를 구사하거나 더 흥미로운 캐릭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도 가끔은 노력조차 해보았는데도 2/3 정도 읽어낼때는 시간이 아까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살인사건>의 섬뜩한 애정물이나 존 딕슨카의 <연속살인사건>의 로맨스가 차라리 훨씬 재미있었다.

   그러니 나의 고전 독서가 항상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제인 오스틴은 나 이외에도 여자들의 생존전략기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을만큼 "좋은 신랑감 찾기 프로젝트" 이상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진행과정에서 여주인공의 불안불안한 느낌, 과연 이 남자를 내가 사랑하는가, 이 남자가 진실한 사람인가. 그리고 주위에서 훌륭한 보호인들이 이미 남자들의 신원조회- 결혼여부, 재산 상속 여부, 현재의 능력 여부- 등을 미리 점검하고 나서야 슬쩍 모른채하며 등을 떠다미는 모습은 한편의 로맨틱 코믹 영화의 19세기 버전이고 유쾌하기 짝이없다.

   여자친구의 배신(연애가 시작되면 많이 일어나는 일들^^;;), 실은 남자의 구애와 좋아하는 남자의 애매한 태도, 그리고 특이하게도 먼저 좋아하게되고만 여주인공의 초조함...으로 소설은 꽤나 즐겁게 흘러간다. 독후감 이 숙제이거나 고전을 한 번 읽어보고 싶다거나 너무나 쿨한 현대소설이나 선혈이 낭자한 하드소설에 싫증이 났다면 한번 여유롭고 태평한 시대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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