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내 말 듣고 있어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프랑스문학은 비교적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단순하지 않고 우울하고 현학적이고 프루스트처럼 모든 작가가 스물 다섯줄이나 되는 내용을 한 문장안에 담는 것은 아니라도 기본적으로 지루하게 늘여서 쓴다. 그러니 새삼 이 나이에 우울한 소설을 비타민이나 보약이라도 먹듯 손에 들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본 소설이 인기인 것은 그래서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아주 유쾌하다. 일본작가도 진지하고 우울한 작가는 아주 지독한 것처럼 프랑스 사람중에도 유쾌한 작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나는 안해봤나보다.

딸들 중 하나는 이혼을 했고 두 번째 남자와는 동거중이고 애들은 셋이나 있다. 주변 친구들은 갑자기 남편에게 젋은 여자가 생겼다고 이혼당하기도 하고 시어머니는 양로원에서 정정하게 노후를 즐기고 있고 남편은 부부싸움을 하면 어머니한테 갈거야 하고 나가버린다. 작가는 새벽 5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신랑을 출근시키고 딸들과 손자와 시어머니와 기타 친구들과 고양이들을 돌보며 지낸다.

항상 복잡하고 꼬인 사건들이 생겨남에도 작가의 필치는 항상 유쾌하다.

읽으면서 조용히 낄낄거리는 나도 따라서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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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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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몇 번씩은 내게도 일어난다. 쉽게 해결이 될수도, 온 힘을 다해 버텨내고 싸우고 해결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노부부에게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대가 생긴다. 선량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고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당황스럽고 불편하고 그 다음에는 괴로워지고 지긋지긋해지고 그리고는 마침내 분노와 짜증이 일어난다. 그리고 해결책은 단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내 자신이 그리 선량하거나 훌륭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라지만 그 문제는 현재 내가 당면한 현실때문에 부차적인 고민이 되어버린다. 노통은 이런 과정을 절묘하게 그려나가며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납득시켜버린다. 심지어 그 상대는 이런 결과를 사실은 바랐던게 아닐까 하고 내 자신마저 납득시켜 가면서.

  소름끼치도록 설득력 있는 묘사와 구성이지만 그래서인지 다시 손이 가지는 않는다. 내 자신이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를 지나치게 선명하게 보여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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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알랭 드 보통 지음, 지주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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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작가이고(우리나라 기준은 아니지만) 누구나 아는 책이지만(역시 서양인들 기준으로) 읽으려고 시도한 사람은 꽤 되지만 다 읽은 사람은 그야말로 소수인 책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총 7권의 두꺼운 하드커버로 나온 전집을 보고는 나 역시 그다지 도전할 맘이 내키지는 않았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오히려 다른 소설에서 많이 나온다. 에릭 시갈의 <러브스토리>에서 제니는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두시간씩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그 버스안에서 프루스트의 소설을 모두 읽을 수 있었다고 했고 프랑소와즈 사강 조차도 만인의 괴로움이었던 이 책을 <사라진 알베르틴느>를 시작으로 하지 않았다면- 이책이 아마 중간 권이었던듯- 결코 다 읽어내지 못했을거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겨우 7권을 가지고 왜그리 난리를 치는지는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태백산맥을 다 못읽었다고 한숨짓는 사람은 없고 고요한 돈강을 읽어내고야 말겠다고 이를 악무는 사람은 없는데 어째서 프루스트의 7권만은 그렇게 마의 7권이 되는 것일까..하는 의문과 함께 까짓거 나중에 한 번 읽어주지 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친절하게 그 의문을 풀어주었다.

 한 문장이 42줄짜리는 너무하지 않느냐는 출판사 관계자들의 조심스러운 평.... ㅠ.ㅠ

 

이책은 즐겁게 프루스트와 사귀어볼수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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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루스트 씨
조르주 벨몽 지음, 심민화 옮김 / 시공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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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주 길고 긴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결코 지지 않는다.

나는 사실 그냥 이 "프루스트 "가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다. 각각 500페이지 이상은 충분히 되어보이는 두꺼운 하드커버로 된 책이 무려 7권짜리였기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대학 도서관에서 불문학칸을 지나다니면서도 한번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웬지 "고요한 돈강"은 읽어야 할 듯 해서 1권만 읽고 그만두기도 했지만 뭔가가 부담스러웠다. 

 사강의 수필에서 나는 "사라진 알베르틴느"라는 책을 먼저 읽은 덕분에 길고 지루하기로 소문난 프루스트의 소설을 다 읽을 수 있었다는 고백에 그토록 지루한 책인가보다...라는 선입견에 오히려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지가 한참이 되었지만 이제는 구하기 조차 힘든 책이고 값 부담도 만만치 않아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었다.  어쩌면 여기서, 저기서 조금씩 들은 내용으로도 책 내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듯이 프루스트의 기이함에 대해서도 여기 저기서 조금씩 들은 바는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책을 한 권 다 읽도록 나는 그보다 더 많이 알아낸 것이 없었다. 이 책에는 프루스트가 마마보이에 가까왔다는 사실도 간접적으로 , 알고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도록 적혀져있다. 그냥 아주 가까왔지만 그를 그저 가까운 사람으로만 봤었던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프루스트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공부하거나 이미 많이 알고 있는 사람에게 어쩌면 더 신선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프루스트를 잘 모르거나 알고 싶거나 그의 소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책을 고르는 편이 낫겠다.  이 책은 그냥 프루스트는 이렇게 최후의 몇 년간을 보냈다는 이야기일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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