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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의 변명
유이카와 케이 지음, 남주연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나온지 한참 된 일본소설들 중에 간혹 보물을 만날때가 있다.
<아내의 여자친구>가 내겐 그랬다. 그리고 <어깨너머의 연인>도 꽤 좋아해서 이 작가의 책을 찾아보게되었다. 이 중 한권에 소개된 작가의 에세이는 아직 번역이 안된 모양이지만 그것도 읽어보고 싶었다.(자신의 사무직시절 얘기인듯하다)
십년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인후 십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소설쓰기를 시작한 작가는 20년쯤후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작가는 이제 소재를 얻은 탓인지 이 소설은 결혼한 후의 생활에 대해 쓴 것이다.
결혼후의 위기에 대한 게 아니다. 오히려 "부부간의 사랑"에 대한 얘기인것 같다
남편 시로는 아내 유코를 사랑하지만 안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헤어지고 싶거나 애정이 얕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결혼전보다 더 사랑하고 절대로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유코는 아이를 가지자는 제안을 해온다. 결혼생활 7~8년만에의 결심, 그러나 이틀도 되지 않아 두 사람은 혼자서 후회를 시작한다. 맞벌이에 그동안의 각자 누리던 편안한 생활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그런데 위층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아래층인 시로와 유코는 어쩌다보니 서로 떨어져서 지내게 되고 또 그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오히려 훨씬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일본 소설의 특징인 절제된 표현과 깔끔한 묘사 덕분에 쉽게 읽혀지면서도 결코 가볍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