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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그리스에도 로마에도 신 말고 사람도 산다!
올림푸스산에서
헤베나 가니메데의 시중을 받으며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홀짝인다.
예쁘다고 소문난 여인네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인간세상의 전쟁을 주도하고 구경하며 어느쪽이 이길지 내기도 한다.
자신들끼리의 불륜과 질투 시기, 그로인한 다툼과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영웅을 만들기도 하고, 영웅을 도와서 마치 보드게임이나 롤게임처럼, 중요아이템을 아끼는 캐릭터에게 하사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로마신화 속 신들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의 삶은 어땠을까에 대한 답이 되는책이다.
야만인( 페르시아인들이 주로 입어서 더 싫어했다고) 옷이라 꺼려했지만 결국 그 실용성에 무릎을 꿇고 토가대신 택한 바지
몰티즈를 배에 올리면 소화불량에 좋다고 믿었고, 뱀 공작색 곰 사자 등을 키웠던 귀족들과 왕.
생존과 직결되는 출산의 문제, 끔찍한 피임법들, 왜 비버의 고환이 피임특효약이 된걸까. 가죽으로 모자 만들어 고환은 갈아서 써 비버의 수난이다.
로마의 의사들은 대부분 해방노예로, 많은 사람들의 묘비명이 ~ 의사패거리가 나를 죽였다~ 인걸로 봐서 그닥 신뢰를 받진 못했다
천공술같은 위험천만한 수술이 이루어졌다는 것, 간혹 원시지방흡입술과 남성유방축소수술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하면 포도주가 연상되듯, 그들은 포도주를 사랑했다. 지금의 포도주보단 조금 형편없었지만, 온갖 진귀한 음식들과 함께 그들은 폭음을 하고 술게임을 즐겼다.
주인의 이름숫자만큼 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주로 이들의 이름이 20자를 넘겼기에 아주 곤혹이었다고 한다
손님중에 한 명에게 칼을 쥐어주고, 목을 메다는 게임을 했다. 질식사하기전에 칼로 목에 매달린 줄을 끊어야 하는데, 재수가 나쁘면 그대로 사망했다고...
수수께끼 놀이도 인기였다고 한다.
“죽은 당나귀가 내 귀를 후려쳤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은?”
정답은 피리불기, 그 당시 피리는 당나귀뼈로 만들어졌다고..
그들의 수명, 노예의 삶, 신앙, 돈벌이, 이혼, 인기있는 여행지와 헬스장 이야기등 실제 그들의 삶이 재미있다.
그들에게 성 정체성은 남녀가 아닌, 성관계에서 맡은 역할에 의해 규정된다.
자유인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 남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색은 그들 세계에선 보편적인 일이었다.
이런 남색이 나타난 이유로, 인구조절 혹은 오이디푸스의 아버지가 남자를 좋아하게 된 이후가 시초란 설, 혹은 귀족 남자들간에 유대감 과시라는 설 등이 있다.
성인과 소년의 관계, 소년을 멘토로 이끌며 힘이 되어줄 인맥들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예쁜 소년노예들은 비싸게 팔렸고,그런 소년들은 햇빛에 얼굴이 타는 걸 막기위해 실크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테베의 동성연인 150쌍으로 구성된 “신성부대”는 용맹함으로 유명했으며, 남색은 상류사회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리스인들이 유독 남성의 나체를 아름답다고 여겼으며, 운동이나 연무장에서 나체로 활보하는 시간이 많았기에, 나체 동상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결론은? 여기나 거기나 ,그때나 지금이나 사는게 쉽지는 않았다는 것, 아무리 웃기고 황당한 일들에도 그 시대에는 존중받을 이유들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소수의 자유인, 귀족들이 토할때까지 요상하고 특이한 음식들을 즐기고 소년들과 놀아날때, 그보다 몇배수의 사람들은 뒷정리를 하고 쓰레기와 배설물을 치우고 간혹 운나쁘게 눈에 띄면 목숨마저 장난감이 되는 그 시대를 읽으며, 신분과 재력에 의한 상하관계는 지금도 그닥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로마인이야기와 로마의 일인자 등의 소설들이 떠올라 서재를 뒤적여 본다. 어딘가 있을텐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