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도 슈사쿠의 <깊은 강> 에선 양파가 신이더니, 여기서는 양파가 이번에 사랑과 욕망이란다. 양파, 너란 존재는 ㅎㅎㅎ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남자주인공의 찌질함과 집착과 질투가 닮았다고 해야하나. 사랑이 가고 남은 자리, 빈한한 이 세상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허전한 마음, 주인공은 하고 많는 미련 중에 미움을 담는다. 어설픈 흥신소 부자의 과한 보고서, 몰래 훔쳐 보는 일기장과 그녀의 낙서들. 의심과 질투, 사랑하고 남은 찌꺼기를 차분히 공들여 분리수거하는 듯한 작가의 글이 참 좋다. 인간과 인간의 사랑, 인간의 신에 대한 믿음은 의심과 불신의 관계라는 점이 닮았다. 두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했다. 한 남자는 떠날까 두려워했던 감정에서 , 또 한 남자는 다 써 버린 사랑이란 감정에서 조금은 홀가분할까. ( 모리스 말하는게 넘 얄미워서 욕하면서 읽었는데 ㅎㅎ 재미있다. 심리묘사나 감정표현아 좋아서 모리스마저 나중엔 밉지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