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미드나잇 시리즈 중 1번째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메멘토 모리와 바니타스를 떠올리며.


삶이 시작될 때 그리고 정점을 향해 갈때 우리는 마치 평생의 삶이 보장된 듯 계획을 세우고 삶을 설계한다. 삶의 시작엔 죽음도 함께 함을 망각하고 삶만 분주히 준비한다. 그리고 죽음이 다가오면 분노하고 억울해 한다. 왜 나인가부터 벌써 갑자기? 죽음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삶의 시작부터 같아 걸음을 내딛었는데,단지 시작의 방향이 삶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였을 뿐
주인공도 마찬가지, 그래서 고통 속에서 삶을 분노를, 자신이 죽은 후 삶의 전개에 대해 고통스러워한다.

죽음을 거부하다가 기다리다가 혹은 희망에 젖었다가 또 다른 날엔 체념과 고통 속에 분노가 가득하다.
죽음앞에서 내 삶이 부정되고, 죽음 앞에선 좋았던 것들조차 의미가 없다. 어린시절의 나와 성장한 후의 나는 다른 사람같다. 삶이 부정되는 죽음앞에 주인공은 두려움으로 그리고 자신이삶을 잘못 산 것인지에 대한 불안으로 고통으로 절망한다. 죽음앞에선 그런 모든 일들도 무의미한 것. 자루 속에 갇혀 어둠을 헤메던 주인공에게 한 줄기 빛, 죽음이 찾아온다. 책 속 글처럼 이제 끝났다. 죽음은 끝났다. 주인공에게 더 이상 죽음은 없다
그가 바란 것은 솔직함, 돌아보니 그의 삶 속 수많은 인물들과의 관계며 명성과 직업 자부심을 가지던 그 모든 것은 거짓일 뿐
순박한 모습으로 그저 죽음이란 삶의 과정이라며 주인공을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하인 게라심, 그의 손을 잡고 울음을 터트리는 아들.

죽음앞에 선 사람의 심리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놀랍다. 뛰어난 성찰과 심리묘사 등은 너무나 생생한 동시에 감동을 준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과 잠시 함께 함으로써 삶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외롭고 쓸쓸한 죽음앞에서 , 그 고통과 고독에 맞설 좋은 기억들과 행복은 무엇일까. 그렇게 손을 놓고 떠날 그 자리에 그 무슨 분노와 미움 미련이 있을까.

( 죽음 앞에서 결국은 홀로 서 있어야 함을 삶의 허무함 그럼에도 삶이 주는 의미를 무섭도록 슬프고 외롭게 표현한 소설이다. )

책 속 문구 ~

< 이 거짓 주변 사람들과 그 자신의 거짓이 이반 일리치의 마지막 나날들을 해치는 가장 무서운 독이었다 >

<나는 산을 올라가고 있다고 상상했지. 하지만 일정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던 거야. 그래. 그랬었던 거야. 분명 사람들 눈에 나는 올라가고 있었어. 하지만 정확하게 그만큼씩 삶은 내 발아래서 멀어져 가고 있었던 거야.
그래 다 끝났어 죽는 것만 남았어. >


( 아래 그림은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 그들이 상류층이면서 과학적 지식과 예술에도 조예가 깊음을 알리려는 마음이 그림 속 정물들에서 드러난다. 이들의 책과 단검엔 25와 29. 그들의 나이다. 프랑스의 대사와 주교로 헨리 8세의 마음을 돌리려 하지만 사랑에 빠진 그를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막을 수 없는 죽음. 해골의 도상이 이그러진채 왜상기법으로 그려져 있다. ~ 원통의 거울을 그림앞에 놓으면 제대로 해골이 나타난다. 여기 해시계는 4월 11일 10시 30분. 헨리8세가 아라곤의 캐서린과 이혼한 날, 서명한 시간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끊어진 류트 줄 등 심상치 않은 암시들이 그림에 가득하다. 응접실을 꾸미며 높아진 연봉에 희망 차 하던 주인공 또한 그 공간에 일그러진 죽음도 공존함을 몰랐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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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8-06 19: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NOON세트ㅎㅎ 미니님 아니었음 몰랐을텐데 그림 속에 정말 다양한 물건들을 장식해놓고 있었네요! 저 해골그림 뭐예요?!! 두 사람 모르게 교묘하게 넣은?😳

mini74 2021-08-06 19:21   좋아요 5 | URL
유행하던 초상화랍니다. 모피 입은 대사 장 댕트빌? 이 주문한 그림인데 이 분이 메멘토 모리를 좋아했다고 해요. 그래서 죽음을 항상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그리길 바랐고 대신 카튼 뒤엔 십자가를 두어서 그럼에도 구원받길 바라는 마음도 표현했다고 하네요 ~~

새파랑 2021-08-06 19:42   좋아요 5 | URL
미미님은 👀 세트군요~!!
열린책들 세트 1주 1권씩 읽기 하시죠 ^^

청아 2021-08-06 19:56   좋아요 5 | URL
좋아요ㅋㅋㅋ👍

scott 2021-08-06 20:30   좋아요 5 | URL
그럼, 전 1주 한번씩 두분에게 좋아요 💗
눌려야쥥 👆 ㅋㅋㅋ

새파랑 2021-08-06 20:33   좋아요 5 | URL
감독(감시) : 스콧님 😄

새파랑 2021-08-06 19: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전권 읽으시는 건가요? 저도 담주부터 주 1권씩 읽어나가야 겠어요. 20주 프로젝트로 😆

<이반 일리치의 죽음> 완전 좋아요👍

mini74 2021-08-06 19:24   좋아요 6 | URL
아니요 새파랑님 ㅎㅎ 첫번째로 이반 일리치를 읽었다는 ㅠㅠ 정말 이 책 좋았어요. 새파랑님 *^^*

새파랑 2021-08-06 19:43   좋아요 6 | URL
저도 일단 열린세트 책 한권 읽어야 겠어요. 포장만 뜯고 자세히 안봤어요 😅

scott 2021-08-06 20:34   좋아요 5 | URL
흔히들 톨스토이 대 장편을 명작으로 평가 하지만
실제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톨스토이 최고작!!

Falstaff 2021-08-06 19: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대사들>이란 초상화의 제목 하나로 민음사는 자기네 책 헨리 제임스의 <대사들> 표지로 쓰는 야만을 저질렀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ㅎㅎ

mini74 2021-08-06 20:50   좋아요 3 | URL
ㅎㅎ 그러네요. 그러면서 대사들. 재미있을거 같지만 헨리 제임스 ㅠㅠ선뜻 손이 안 가요 ㅎㅎ

scott 2021-08-06 20: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미니님의 싱싱하고 생생한 열책 미니,미니 북 리뷰 기다렸습니돵!!

톨스토이 작품중 제가 가장 좋아 하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 부터 읽으셨다니 감동 ㅎㅎㅎ

실제로 죠기 죠! 그림 <대사들>에 해골이 안보인다고들 관람객들이 항의 ?? ㅎㅎ 해서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전시실에는 그림 정면에서 오른편으로 2m쯤 떨어진 위치에 빨간 동그라미로 해골 위치 쉽게 찾을 수 있게 표시 했어요

초상화 보며 역사 공부 하는 재미까지 ♥(ˆ⌣ˆԅ)

mini74 2021-08-06 20:53   좋아요 3 | URL
ㅎㅎ 빨간 동그라미. 저도 이 책 정말 좋았어요 ㅠㅠ 스콧님이 톨스토이 작품 중 제일 좋아하신다는 거 막 이해가 갑니다 *^^*

페넬로페 2021-08-06 20:3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벌써 시작하셨네요~~
저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죽음을 나태낸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그냥 넘어져 부딪혔는데 더 이상 회복되지 못하는 것도 인생의 한 단면 같더라고요~~
가족들의 반응도 그렇고~~
죽음은 외로운건가봐요^^

mini74 2021-08-06 20:52   좋아요 5 | URL
외롭고 결국 고독한 죽음앞의 두려움과 체념이 잘 나타나서 감동이 ㅠㅠ 페넬로페님 글처럼 죽음을 나타낸 훌륭한 작품이에요 *^^*

그레이스 2021-08-06 2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족들이 왜 그의 방에 오기를 꺼려 하는가에 대해...
<페스트>의 오랑에서의 삶. 질병과 죽음은 두꺼운 벽 뒷쪽에 존재하고 삶에서 멀리 추방시켜버린 대상이라는 생각.
그들의 삶에 죽음이 비집고 들어오는것, 죽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에 질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춤추는 죽음>을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mini74 2021-08-06 21:02   좋아요 4 | URL
두려움과 외면. 나는 아닐 것이란 젊음에 대한 오만같은 것. 그래서 죽음은 더 외로운 것 같아요 ㅠㅠ 춤추는 죽음 ~ 저 이거 미니사이즈로 갖고 있어요 ㅠㅠ 노안이 올줄 모르고. 그것도 제 젊음의 오만 ㅠㅠ 좋은 댓글 고맙습니다 ~~

북다이제스터 2021-08-06 21: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보통 실제 그림을 감상할 땐 정면에서 많이 보는데, 다들 45도 각도에 서서 이 그림을 감상하던 많은 사람이 떠오릅니다. 언제였는지 어디서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ㅎㅎ

전 개인적으로 색감이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올려주신 사진만 봐도 그렇지만 커튼의 초록과 인물 옷의 분홍색이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

mini74 2021-08-06 22:27   좋아요 5 | URL
모두 다 같이 45도.~ ㅎㅎㅎ 저도 45도 각도로 실제로 보고싶어요 *^^* 색감도 좋고 숨은 이야기와 역사 등 해서 아이들도 이 그림은 대부분 좋아하더군요 *^**

붕붕툐툐 2021-08-06 22: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양~ 이거슨 미니님의 장기~ 책과 그림 엮어 읽고 보기! 너무 좋아용~😍
댓글 쓰신분 중 유일하게 저만 아직 안 읽은 모양입니다~ㅋㅋ 저도 읽으면서 아래 그림도 떠올려 보겠습니다. 어떤 책에서 아래 그림 보고 해골 때문에 엄청 기억에 남았어용~~ 다시 만나니 반갑~ㅎㅎ

mini74 2021-08-06 22:28   좋아요 5 | URL
이거슨 툐툐님의 장기~ 귀염귀욤 댓글 달기 ㅎㅎㅎ 저도 너무 좋아용 *^^*

바람돌이 2021-08-07 0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시대 그림들 전부 저런 상징으로 가득찬.... 한창 미술사 공부할 때 저거 외운다고 허덕거렸어요. 이제는 다 까먹었지만요. ㅎㅎ
열린 책들 미니 시리즈 책이 너무 예뻐서 손이 덜덜 떨리지만 열심히 참고 있어요.

mini74 2021-08-07 09:51   좋아요 3 | URL
ㅎㅎ저도 눈? 시리즈는 참고 있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1-08-07 06: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림 속에 중간에 있는 기타인지
류트인지 하는 게 눈에 딱 들어오네요.
(아 류트였군요!)

군주들의 거만한 포즈 하며 ㅋ

여튼 열린책들이 책과 기획은 끝내
주는 것 같습니다. 책장사는 잘 되는지
모르겠지만요.

mini74 2021-08-07 09:51   좋아요 4 | URL
류트 줄이 끊어진 것이 종교적 혼란을 의미한다고 ㅠㅠ열린책들 책장사 ㅎㅎㅎ *^^*

서니데이 2021-08-09 01: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세트 사셨군요.^^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면, 그 그림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림 하단의 해골의 비밀도 신기합니다.
mini74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도 좋은 일들 가득한 한 주 되세요.^^

라로 2021-08-10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방금 미니님께 땡투하고 샀어요.ㅠㅠ

mini74 2021-08-10 09:31   좋아요 0 | URL
ㅎㅎ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