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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동물의 딜레마
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雜食動物(omnivore)
동물성 먹이와 식물성 먹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섭취하는 동물.
(출처 : Encyclopaedia Britannica)
몸을 가진 만생만물은 먹어야만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어머니 자궁에서 탯줄을 통해 자양분을 공급받고 자라다가 열 달이 되면 세상 밖으로 태어나서 코들 통해 숨 쉬며, 입을 통해 음식을 먹고 삶을 살아가다가 소위 밥 수저를 놓으면 육체적인 삶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형태이다. 그만큼 삶에서 먹는 것과 호흡하는 것은 삶의 전부라고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가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렇다고 무작정 먹어치워서도 안된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앞에서는 생각도 없는 짐승의 행동을 서서럼없이 행하는 경우를 많이본다. 많이 먹은만큼 빨리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으로 한치앞을 보지 못하는 누를 계속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곧잘 볼 수 있는 모습인 것이다. 일생 동안 5톤의 음식물을 먹으면서 매일 같이 8.5m의 소화기관을 거친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 소화보다는 식사량에 의해 밀어내기를 한다는 사실이다. 위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배고픔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인간은 생존과 존속에 불가결한 요소인 음식에 대해 동물과 공유한다는 이유로 가능한 한 그것을 숨기고 은폐하며 억압해 왔다. 특히 자연과 문화를 엄격히 구별하려는 성향이 강한 사회 에서는 극단적인 경우, 음식이나 배설에 관한 언급을 피해왔다.
인간은 '동물이라는 호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가능한한 한 동물로부터 도주하고 싶어하며, 동물이기를 거부하는 기묘한 역설적 동물'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음식은 항상 문화속에 빠질수 없는 이물질로 침입해 들어온다. 그래서 어느사회든 이 이물질 관리여부가 문화의 근간과 관계되는 중요한 사안이었던 것이다. 음식에 터부가 가장 부착되기 쉬운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인간은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도저히 먹을수 없는것까지 먹는다. 보통 유럽인들이나 미국인들은 벌레 먹기를 강력히 거부하는데.벌레는 질병을 옮기고 온갖 더러운 것들이 묻어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인간이 벌레를 먹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혐오스럽다기 보다는, 거꾸로 우리가 그것을 먹지 않기 때문에 더럽고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은 잡식에 적합한 치아와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피부 및 다른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피하기 어려운 정도의 민첩성 등 자연 상태에서는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진화해 왔다. 이 불리한 조건이 인간을 오늘날의 인간이게끔 만들었는데. 신체, 생리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인간은 문화를 창조해 온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책의 저자 폴란은 단순히 음식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음식이나 식문화와 관련된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생태학적 인류학적인 제반의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음식을 통해 인류의 문화와 역사를 되짚어보고, 식품산업이 대변하는 사회 전반의 정치적 경제적 생태적 문제점을 통찰하면서 인간으로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즈음은 햄, 라면, 베이컨, 소시지, 장조림까지 인스턴트 음식이 나오지 않는 것은 거의 없을 정도로 인스턴트 음식이 대중화되었다. 음식은 어떻게 자연에서 우리의 식탁까지 오게 되었는가? 그가 밝히는 비밀들은 종종 예측에서 벗어나고 당혹스러우며 심지어 끔찍하기까지 하지만, 그것이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진실임은 분명하다. 음식과 건강에 관한 수많은 학설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권위 있는 학자의 말 한마디가 하룻밤 사이에 식품매장 진열대와 가정의 식탁 풍경을 모두 바꿔버린다. 갖가지 음식열풍이 사람들을 들쑤시고, 넘쳐나는 건강정보는 사람들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린다. 먹 거리를 선택하는 것과 조리, 그리고 먹는 방법의 올바른 기준은 몸이 지금 진정 필요로 한 것이 무엇인가를 올바르게 판단해야한다. 또한 먹 거리가 내 뱃속으로 들어올 때까지 어떠한 환경에서 또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가를 생각해보면 먹어서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 쉽게 판가름이 날것이다. 선택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식품매장의 다양성이 사실은 유전학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조작된 옥수수 하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우리가 과신하고 있는 유기농 식품이 사실은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많은 화석연료를 소비하고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 많은 대량가축시설에서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풀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반추동물인 소에게 옥수수와 함께 다량의 항생제를 투입하여 비정상적으로 고기를 찍어내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을 더 이상 이전과 똑같이 생각하거나 같은 맛을 느낄 수 없게 할 만큼 충격적이고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농축산 정책과 음식사슬에 대한 문제점을 근원적이고 실천적인 고찰을 통해 또 하나의 새로운 관점에서 인류 문화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음식문화와 관련된 정치, 문화, 사회, 생태적 문제들까지 언급하고 있는 점이 이책을 통해 먹거리에 관한 자기생각중심을 정립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