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1
한정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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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시리즈 소설선의 41번째로는 한정현작가님의 「마고 麻姑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로 지난 6월 25일에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 마고라는 제목을 보고 뜬금없이 걸그룹 여자친구의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인 「MAGO」가 머릿속에서 재생이 되었는 데 알고 보니 마고가 마고할멈할때 마고이기도 하고 욕망을 숨기지 않으며 타인의 시선에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마녀를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더군요.
「줄리아나 도쿄」나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를 읽지 않았고 「소녀 연예인 이보나」에 실린 단편들 중 딱 절반만 읽었기에 사실 한정현작가님의 작품세계에 관해 이렇다라고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핀 시리즈 소설선의 하나로 인식하여 읽기 시작했는 데 일제강점기에서 이제 막 벗어나 아직은 주체적인 대한민국이 되지 못하던 역사적인 시대를 다루고 있었지만 그 것이 고루하거나 배경지식이 없어 읽기 힘들지 않았고 윤박 교수가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유력 선상에 오른 세 명의 여성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나 범행동기, 윤박 교수와 연관된 과거등을 조사하며 온전한 여성인권을 주장하던 윤박 교수의 검은 속내를 하나씩 찾아내는 여성 검안의 연가성과 완전한 여성이 되기를 학수고대하는 신문기자 권운서, 카페 송화의 주인이자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송화, 잡지의 표지모델을 할만큼 아름다웠지만 장미처럼 가시가 박혀있는 호텔 포엠의 지배인 에리카, 그리고 윤박 교수와 지독하게 엮인 세 여인들까지......
읽었을 때에는 세 명의 여성 용의자가 윤박 교수를 잔인하게 죽여만 하는 동기나 원한같은 것을 중점적으로 주시하며 읽었지만 사실 진범은 일찌감치 밝혀졌고 세 여인 중 누군가는 윤박 교수를 살해한 공식적인 용의자가 되어야 하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과 일제에서 겨우 벗어났더니 다른 제국에서 입맛을 다시는 어수선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며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던 인물들 그 자체만으로도 눈길이 가고 제 마음에 자연스럽게 안착되더군요.
저는 당연히 그 시대를 겪어보지 않았고 그 시대를 겪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접해보지 않았지만 이들처럼 저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한정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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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갈증 트리플 13
최미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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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의 13번째로는 최미래작가님의 「녹색 갈증」입니다.
제목과 표지만 보면 자칫 환경문제를 다룬 소설이겠거니 싶을 수도 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은 아무래도 내 몸에 흐르는 피에 설탕(당)이 가득하면 갈증을 느끼게 되어 물이나 마실 것을 찾고 그렇기 때문에 빈뇨를 하는...... 그런 생각을 했었죠.
(프롤로그)까지 포함하면 4편이지만 아무튼 (프롤로그)와 3편의 단편 (설탕으로 만든 사람), (빈뇨 감각), (뒷장으로부터) 들은 연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조라는 인물을 만들어 소설 속에서 살아 숨쉬게 했으나 결국에는 윤조와 소설로부터 도망쳤고 엄마와 언니가 있는 집에서도 도망쳐 모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숙식하는 나라는 인물이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고 코로나 시대에 살면서 그저 버티는 것만이 삶을 지탱하는 데에 유일한 방법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제 모습이 겹쳐보여서 불안했고 지병 때문이겠지만서도 이유없이 갈증을 느껴 물을 비롯한 마실 것을 목구멍으로 밀어넣기에 자연스럽게 빈뇨로 이어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더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며 버렸던 윤조가 소설 밖으로 나와 윤조의 존재도 모르는 새 애인을 산 아래로 밀어버린 엄마와 비즈공예에 열심이며 방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않는 언니에게 가족도 아니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살갑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은 에세이인 (너 어깨 위의 도깨비) 속의 고양이 최 장영실이 아닌 최장 영실을 쓰다듬고 작가님이 해주시는 요리들을 맛보고 싶은 데 그렇게되면 제 몸에 흐르는 피의 농도가 더 진해지며 끈적끈적해지겠죠?
최미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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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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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몰라 난몰라 천번만번 말해줘도 몰라 몰라 / ♩사랑인지 뭔지 그 심정이 미친듯이 궁금해 /
♬ 소란해 소란해 내 가슴에 불난듯이 소란해져 /
♭ 책임져 책임져 날 책임져 날 이렇게 만든 너~
「오렌지캬라멜(Orange Caramel) - 마법소녀 (魔法少女) , 2010」
소설 Q 시리즈의 13번째 작품은 박서련작가님의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인데 ‘마법소녀‘라는 단어를 보자 마자 생각났던 것은 주문을 외우며 변신을 하는「세일러문」이나 「웨딩피치」, 마법보다는 마술에 가까웠던 「천사소녀 네티」와 카드를 가지고 능력을 쓰던 「카드캡터 체리」같은 마법소녀가 아니라 가사와 제목의 큰 연관성은 없었지만 12년 전 소위 병맛컨셉으로 활동했던 애프터스쿨 유닛인 오렌지캬라멜의 「마법소녀」가 자동으로 재생이 되더군요.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 방영되던 세일러문, 웨딩피치, 천사소녀 네티의 주인공의 모습 특히 사악한 악당을 물리치기 주문을 외우며 변신하는 모습을 인상깊게 봐서 생물학적으로는 절대 소녀가 될 수 없는 데도 방영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TV 속의 마법소녀들은 악당으로 부터 이 지구세계와 우주를 지키기 위해 정의롭게 맞서 싸우는 그야말로 약해보이지만 마법을 쓰며 멋지게 악당을 물리치는 강인한 소녀들이지만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의 마법소녀들은 빠른 속도로 무너져내리는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능력을 쓰기도 하지만 현상금처럼 돈이 되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능력을 쓰는 마법소녀들도 있으며「카드캡터 체리」같은 요술봉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사용하는 마법소녀 들보다 냉장고를 할부로 구매해 다가오는 할부대금 납부일에 납부하지 못해 리볼빙(저도 20대때 쥐뿔도 없으면서 멋모르고 할부로 긁다 할부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리볼빙을 하다가 그 것조차 막기 힘들자 대부업체에 손을 대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어 망했고 신용카드 발급 받기 전으로 되돌리는 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을 쓸 수밖에 없고 그 리볼빙조차 못쓰게 되어 죽을려고 했던 소녀라고 정의하기에는 너무 많은 29살의 그녀가 빚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가장 인상깊고 이게 바로 현실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시계를 수리하시던 할아버지처럼 시계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자신의 통장잔고 내에서 결제하며 오늘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녀를 보며 저도 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보려 합니다.
박서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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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데이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0
서수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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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도 벌써 40번째로 접어들어갑니다.
40번째는 서수진작가님의 「유진과 데이브」라는 소설인데 작가님이 실제로 호주인과 결혼하여 호주에 사셔서 그런지 소설 속에서도 한국여자 ‘유진‘과 호주남자 ‘데이브‘가 연인관계입니다.
연애라는 것이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던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공통분모를 가지고 한 마음이 되어 같은 시간과 같은 곳,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같은 세상에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저는 연애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연애를 하면서 각자가 살아왔던 생활패턴, 속해왔던 가족이나 친구같은 외적인 면에서부터 가치관과 생각같은 내적인 면까지 아무리 닮은 점이 많고 오랫동안 유지해왔더라도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충돌하며 갈등을 겪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데 이 것을 서로가 어느정도 타협하며 극복해 더 단단해지기도 하지만 조금씩 균열이 생기거나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이별을 맞이하게 되기도 합니다.
「유진과 데이브」의 유진과 데이브 또한 한국과 호주라는 서로 다른 국적과 가족들, 각자의 가치관으로 인해 갈등을 겪는 모습이 그려지는 데 뭉개져 형체가 불분명해진 그림처럼 연애를 포함한 우리의 삶또한 많은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서로를 사랑해야 ‘연인‘이 될 수 있지만 그 전에 나 자신을 사랑해야 겠다는 다짐을 가지면서......
서수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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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대한 감각 트리플 12
민병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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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의 12번째로는 민병훈작가님의 「겨울에 대한 감각」입니다.
2년전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던 소설집「재구성」을 읽을 기회는 있었지만 읽으려는 시도를 해보지는 않았는 데 3편의 단편 (겨울에 대한 감각), (벌목에 대한 감각), (불안에 대한 감각)과 짧은 에세이 (당신을 통한 감각론), 민음사 편집자로도 알려진 박혜진 평론가님의 해설 (감각을 위한 논리) 까지 읽고 나서 들은 느낌은 해설을 쓰신 박혜진 평론가님도 쉬이 읽지 못하셨다고 하셨는 데 혹시나 읽기를 시도했더라면 저 역시 쉽게 읽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수긍이 갔습니다.
단편의 제목에 쓰인 ‘겨울‘, ‘벌목‘, ‘불안‘, ‘감각‘이라는 단어를 소리내 읽어보며 춥고 건조한 ‘겨울‘에 울창한 숲에서 땔깜으로 쓰던 어떤 용도를 가지고 나무를 ‘벌목‘하고 난 민둥산의 모습은 황폐하여 ‘불안‘한 ‘감각‘을 느끼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지만
이게 정답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더군요.
단순히 1955년 겨울에 태어나 2005년 여름에 돌아가신 아버지나 환자의 핏자국을 지우다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번져가는 핏자국을 문지르는 간호사(겨울에 대한 감각), 벌목을 하는 인부들때문에 밤낮으로 고통을 받으며 뜻하지 않게 동료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고모의 집에서 살고 있는 인물(벌목에 대한 감각), 배를 타고 머나먼 항해를 하는 선장과 선원 그리고 도중에 마주친 사체들(불안에 대한 감각)같은 내용적인 것보다 소설 속에 툭하고 던진 것 같지만 의도적일 수도 있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떠올리며 (당신을 통한 감각론)의 ‘당신‘이 제가 아니며 저와 일치하는 것은 손꼽을 정도로 적지만 작가님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항들을 다시 한번 읽어가며 당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려고 합니다.
민병훈작가님, 작가님의 자연과 저의 자연이 공존하는 이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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